노정협


	제목 : [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투쟁

노정신

2005-04-04 10:28:33, 조회:1,631, 추천:383

한국노동혁신연구소 '혁신광장'에 실린 글입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투쟁

2005.04.04
박 유 기 [ 현대자동차 연대회의 전략기획팀/현대자동차노동조합전사무국장 ]

3월 23일, 백주 대낮에 현대자동차 정문안 광장(양봉수 열사께서 분신했던 그 자리다)에서 1백여 명의 경비대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자행했다. 그 곳에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4대 위원장이었던 윤성근 동지도 경비대에 의해 땅바닥에 패대기 쳐진 체 무차별 구타와 발길질에 짓이김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하루 전 날도 본관건물 앞에서는 1･2･3･5공장 사업대표 고소고발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업부대표와 대의원, 소위원, 상집들이 회사측의 관리자와 경비대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한 두 달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5공장 비정규직 동지들의 농성대오는 그동안 수시로 경비대, 관리자들과 부딪히면서 집단적인 폭력을 당해왔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노사관계는 87년 이전의 폭력적 탄압과 처절한 저항이 반복되면서 정몽구 회장이 소리 높여 외치는 GT-5가 노동탄압 5위를 목표로 하는 건지? 세계 5위 기업을 말하는지? 가늠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폭력과 처절한 저항, 그 속에 ‘비정규직’ 있다

이러한 폭력과 처절한 저항의 근본 원인은 모조리 비정규직 문제로 귀결된다.

국가기관인 노동부는 작년 9월 22일, 10월 20일, 12월 16일 세 차례에 걸쳐 현대자동차 울산･전주･아산공장 내 127개 업체에서 투입한 9,234개 직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즉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없는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에 파견노동자가 투입되어 있다는 판정이었다. 노동부는 이렇듯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용주에게 '직접고용'등 고용의제 명령을 내리지 않고, '개선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사용주는 '공정분리 등을 통한 합법도급'이라는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전혀 현실불가능한 개선대책'이라며 이번에는 현대자동차 사용주를 경찰에 고발조치 함으로써 불법파견 문제를 사법부로 떠넘기며 책임을 회피하는 치졸함을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노동조합과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전주･아산 사내하청지회, 상급단체는 '연대회의'를 구성하여 '불법파견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걸고 공동대응에 나섰지만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체 해를 넘겼다. 올해 1월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자체적인 역량으로 잔업거부와 특근거부 투쟁 방침을 확정했고, 이에 맞선 업체장들은 대체인력 투입으로 대응했다. 불법 대체인력 투입에 맞서 라인을 1시간가량 중단시켰다는 이유로 5공장 사내업체 소속 대의원 1명을 업체가 해고하자, 해당업체 비정규직을 비롯하여 140여 명의 비정규직 동지들이 전면파업과 5공장 탈의실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비정규직 잔업거부 투쟁을 무마하기 위해 사내 업체장들이 대체인력을 투입하자 이를 저지하고 나섰던 1･2･3･5공장 사업부대표를 회사측은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하고, 3공장 강병태 소위원에 대해서는 징계해고라는 칼날을 들이댔다.

이런 가운데 5공장 비정규직 농성은 장기화되고, 정규직･비정규직에 대한 화사측의 악랄한 탄압은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고, 이에 맞선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대회의’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한 활동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1월 2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참여하는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연대회의' 구성을 공식 결의하였다. 연대회의는 그동안 전략기획팀회의 전체회의 및 전략기획팀 수련회, 전체 수련회 등을 통해서 비정규직 투쟁의 목표를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차별철폐･조직화"라는 명확한 입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하고 있다.

앞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사업(비정규직 사업의 당위와 목표 등)과 대･소위원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간담회, 토론회 등을 배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부서별 또는 사업부별로 모아서 집단적인 교육, 설명회(불법파견 문제와 정규직화의 가능성, 그리고 왜 조직적으로 뭉쳐야 하는지 등)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현대자동차 사용주에게 불법파견 철폐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직접교섭에 나설 것을 요청하여 교섭투쟁도 병행할 것이다.

그리고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의 사업과제(부분별집회, 전체공동집회, 공동토론회, 대동제 등)를 추진하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비정규직의 차별철폐, 정규직화, 조직화의 필요성에 대한 목적의식을 높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정규직화 차별철폐의 가능성을 확인시키면서 그 첫 번째 과제로 조직화에 대한 동참을 이끌어 낼 것이다.

3월･4월･5월에 이러한 사업 과정을 통해서 5월 중으로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대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비정규직 조직화’가 투쟁 승리 해법

이러한 연대회의의 사업을 통해서 최소한 울산공장 1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노동자 중 5천 명이상의 조직화를 이뤄낸다면 우리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철폐 투쟁을 능히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울산공장 비정규직노조로 조직된 몇 백 명의 조직력만으로는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전망을 세우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이럴 경우 전적으로 정규직노동조합이 비정규직 사업을 떠안아야 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참여가 아니라 정규직노조의 대리교섭과 대리투쟁으로 얻어지는(?) 일부 특혜(?) 이상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1차적인 관건이 조직화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직된 주체역량이 형성될 때만이 이번 투쟁의 가능성과 전망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구호에서 현실로 ･･･ 금속노조 역량 발휘 필요한 때

이미 전주와 아산은 금속노조 지회의 형태로 조직이 결성되어 있다. 이는 이번 투쟁에 금속노조의 책임 또한 그만큼 부여되어 있음을 뜻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제안하건대 울산의 비정규직 노조가 금속노조로 전환하고(이는 내부적인 동의가 있어야 가능 하지만), 금속노조 울산지회를 5천 명이상 조직할 수 있다면......

이럴 경우 금속노조 산하 최대 규모의 지회가 건설되는 것이다. 그동안 그렇게 외쳐왔던 비정규직을 포함한 계급적 산별노조가 구호에서 현실로 다가서는 것이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를 수천 대오 이상으로 조직하고, 이미 50% 이상 조직된 전주지회 조직률을 드높이고, 아산지회의 조직률을 끌어올리는 '조직화' 목표가 성공한다면 그 후 투쟁에 대해서는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동지들이 주체로 서는 것이다.

따라서 현자노조의 임･단투가 본격화되는 6월과 7월에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철폐' 투쟁도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 비정규직만의 것 아니다

"정규직 노조가 불법파견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사업을 임･단투 분위기에 편승해서 얼렁뚱땅 넘기려는 거 아냐?" 언제까지 이런 의심에서 허덕여야 하는가?

"쟤들은 무조건 원칙만 내세워서 저질러 놓고 뒷감당은 엉뚱한 놈에게 떠넘기면서 정치적 명분만 챙길 꺼다." 이래서야 어디 한 발짝이라도 나갈 수 있겠는가?

"그들을 조직하면 미친년 칼자루 쥐어 주는 겁니다."

연대회의 수련회 자료를 훔쳐(?)본 회사측 노무팀에서 내뱉은 말이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비정규직 몇 명 정규직 시켜주고, 나머지는 진성도급으로 합법화하는 게 두려운가? 아니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천, 수만 대오로 조직되어 '차별철폐,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덤비는 게 두려운가?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철폐, 그리고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은 홀로 가는 사업이 아니다.

자본이 쳐놓은 덫, 이 땅 880만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의 차별 철폐와 조직화라는 전체적인 사업 속에 위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속노조와 금속연맹, 민주노총, 나아가 민주노동당 등 제조직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가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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