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협


	제목 : [세움넷/QNA]공황에 대해서 질문 드리고 싶은게 있어 글 올립니다.

보스코프스키

2012-08-10 12:13:46, 조회:1,516, 추천:391

ㆍ관련링크 ① http://seumnet.com/8899

공황에 대해서 질문 드리고 싶은게 있어 글 올립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게 아니고 아직까지는 귀동냥 수준이라서 좀 헷갈리는게 있어

질문드립니다.

자본제에서 공황이 생산의 무계획성으로 인해 발생? 하는 것이라면 독점자본이 국유화된 사회에서도

공황은 발생할 수 있는지요? 다시 말해서 사적소유가 있지만 사회의 전 생산수단 중 독점 자본이 국유화되어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황은 발생하는 것인지.. 그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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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umnet.com/8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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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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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9 13:14:30 (*.148.121.215)

김선생

독점자본과 독점적 은행들이 국유화되면, 아직 광범위한 범위에서 중소자본과 자영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주기적 과잉생산공황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물론 계획화는 국유화된 독점부문에 한정되기 때문에 전사회적인 무정부성은 아직 극복되지 않고, 경제 각부문간 불균형이 불가피하겠죠.

그러나 과잉생산공황과 일상적인 불균형과는 다른 것입니다. 주기적인 과잉생산공황이란 단순한 불균형이 아니라 시장경쟁 속에서 불균형과 모순이 순환적으로 누적되고 어느 시점에 일거에 폭발하는 현상입니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이렇게 불균형과 모순의 순환적 누적과 폭발을 불가피하게 하는 법칙적인 메커니즘이 작동합니다. 시장경쟁과 고정자본투자의 집중 및 특수성(공급의 비탄력성), 은행과 상업자본의 역할 등이 이 메커니즘의 계기들입니다.

독점자본과 대은행이 국유화되고 계획적으로 조절된다면, 경제의 거대규모 부분에서 경쟁이 제한되고 고정자본투자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며 은행대출도 계획에 따르기 때문에, 또 대상업자본도 국유화되기 때문에, 이 공황메커니즘은 결정적으로 해체되고 주기적 과잉생산은 발생하지 않게 되죠.  설명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신자유주의 하 극성을 부리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독점의 사회화는 이루어졌지만 아직 사회주의는 아닌 과도기 시기여서 자본주의의 잔재와 새로운 사회의 요소들이 상호 투쟁하고 이렇게 과도기 사회의 경제적, 정치적 모순과 불안정이 지배할 겁니다.

여하튼 독점자본의 사회화, 국유화가 자본주의에 내재된 오래된 질병인  주기적 공황과 금융위기를 일소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2012.07.29 17:00:02 (*.234.221.14)

학생

김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추가로 몇 가지 질문 더 드리겠습니다.

1.

독점자본과 독점은행이 국유화되면 주기적인 과잉생산공황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맑스 공황론의 정설인지 궁금합니다.

2.

독점자본의 국유화로 인해 주기적인 과잉생산공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사회의 전 생산수단을 사회화 할 필연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나실때 천천히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2012.07.31 22:56:20 (*.148.121.215)

김선생

두 가지 질문 모두 이론적으로 중요한 쟁점을 포함하는 것이어서 짧은 답변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1. 독점과 금융자본의 사회화(국유화)를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불가결한 프로그램으로 정식화하는 것은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의 전통입니다.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의 이행은 일거에 이루어질 수 없고 반독점 사회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독점과 금융자본( 나아가 국가독점)이란 이미 자본주의적 사회화가 진전된 형태(소유와 경영에서 사회화된, 집중화된 형태)이므로 사회변혁 세력이 간단하게 국유화를 통해 사회주의적 계획과 생산 조직의 토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독점과 금융자본을 사회주의적 사회화의 형태로서 실질적으로 기능하도록 전화시키는 과정은 단순하게 소유형태를 바꾸는 국유화와 달리 지난하고 어려운 정치경제적 과제이겠죠. 반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중소자본이나 소농층은 사회화가 진전되지 않고 분산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거에 사회주의 부문으로 전화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이행 프로그램으로서 반독점 사회화의 의의가 있는 것인데, 이런 의미에서 반독점 사회화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아직 지양된 게 아니고, 또 사회주의가 이미 확립된 것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실제로 이행의 시기에 들어선거죠. 그렇지만 자본주의의 핵심구조가 탈자본주의화 되었기 때문에, 주기적 공황의 메커니즘은 이미 작동하기 어렵습니다.(계속)

2012.07.31 23:20:24 (*.148.121.215)

김선생

이게 맑스의 공황론의 정설이냐 하는 질문인데, 그렇다기보다는 맑스의 이론과 공황론을 독점자본주의와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의 관점에서 계승, 발전시킨 정통파의 정설이라고 해야겠죠. 맑스는 독점자본주의로의 이행기를 짧은 시간 겪어보았을 뿐이어서 독점자본주의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고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정통파를 비판하는 서구, 특히 영미권의 맑스주의자들은 대개 국가독점자본주의와 반독점 사회화를 비판, 부정하고,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이렇게 단계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일거에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반독점 사회화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변함이 없고, 따라서 자본주의의 운동법칙들이 여전히 작동한다는 생각입니다. 당연히 주기적 공황도 지양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이들의 이론은 외견상 아주 근본적이고 원칙적인 것 같지만, 실상은 현실을 구체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현학적인 관점입니다. 분산,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무수한 중소자본들을 일거에 사회주의적 계획으로 전환할 수 길은 없기 때문이죠. 이들의 주장을 따라 운동을 하다가는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또한 맑스의 공황론에 대해서도 국가독점자본주의론과 영미권 맑스주의자들의 견해가 다릅니다. 전자는 생산의 무정부성 및 생산과 소비의 적대적 발전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주기적 공황을 설명하는 반면, 후자는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법칙으로 주기적 공황을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수행 교수의 영향을 받아 후자의 이론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이 이론은 공황론 논쟁 속에서 대표적인 오류의 하나입니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법칙은 10년 주기의 순환적 공황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장기적 발전의 위기, 체제적 위기를 설명하는 법칙이기 때문입니다.(계속)

2012.07.31 23:45:00 (*.148.121.215)

김선생

맑스의 공황론의 정설은 오래전부터 무정부성에 따른 불균형설과 과잉생산공황론이었는데, 점차 후자로 정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잉생산공황론의 이해에 있어 과소소비설적인 편향이 많았는데, 과잉생산공황론은 과소소비설과는 다르고 과소소비설은 오류입니다.

2.  앞서 말한 바대로 반독점 사회화가 이루어진 사회는 자본주의의 낡은 요소들과 사회주의의 새로운 요소들이 상호 투쟁하는 시기입니다. 물론 반독점 사회화로 인해 사회주의의 요소들이 우세를 점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둘러싸고 격렬한 계급투쟁이 전개되고, 그 정치경제적 투쟁 여하에 따라 자본주의로의 역이행도 열려있습니다. 이런 이행기의 모순과 계급투쟁은 설령 사회주의로 이행을 한다 하더라도 보다 완화된 형태이긴 하지만 계속됩니다.  사회화된 독점부문과 국가부문을 진정으로 사회주의적 부문으로 변환시키는 문제가 이 시기의 핵심과제고, 자본주의와 달리 직접생산자들이 이 계획과 생산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하는 겁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현실사회주의는 왜곡되고, 나아가 자본주의로 역이행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말의 역사가 실로 보여준 것이었죠. 따라서 공황을 궁극적으로 지양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궁극적으로 지양해야 하고, 사회주의를 확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반독점 사회화는 이런 이행과정의 결정적인 한 단계 또는 국면일 뿐입니다.

답변이 되었는지요. 더 이상의 답변은 아무래도 여기서는 어렵겠습니다.

2012.08.01 00:37:32 (*.234.217.39)

학생

답변 감사드립니다. 새움총서에서 발간한 "경제는 왜 위기에 빠지는가"부터 읽어보려 합니다.

답변 내용은 반복해서 읽으면서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eumnet.com/8899

갑자기!	2012-08-11 \| 02:14:27

공황은 사회주의에서도 일어납니다. 책을 본지 오래되어 그 분석을 여기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공황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생산의 성격과 분배의 모순에서 발생하므로 마르크스의 말처럼 아직 자본의 가치가 작동되는 사회주의 경제에서도 사회주의 생산과 노동자들의 소비 사이에 공황이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더 연구가 진행되면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겠지만 질문을 보는 순간 답변을 해보자면 자본주의 경제는 우리들의 눈으로 직접 시장을 통해서 사회주의 경제는 이론적으로 분업 노동에 의해서 똑같이 생산과 소비 사이의 공황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북한의 경우 사회주의적 공황 때문에 계획경제와 시장경제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봅니다.

갑자기!	2012-08-11 \| 02:28:43

김선생님이 쓴 글 중 직접생산자들이 계획과 생산의 주체로라는 표현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경제인 분업노동까지 지양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어떤 독재권력으로 확립된다해도 말입니다. 독재권력은 오히려 분업노동의 축소를 가져와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이는 역공황 현상을 유발합니다. 우리가 흔히 듣던 과잉생산의 반대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갑자기	2012-08-11 \| 13:37:33

이해에 있어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두번째 글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직접생산자들이 계획과 생산의 주체로는 옛사회주의 정치경제나 인민주의 권력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직접--주체"라는 그 자체의 의미는 오늘날 살아가는 사람들이 옛 생산관계일 뿐인 사회주의 경제의 다양한 형식에서 벗어나 -매일 노동하는 사람들의 -스스로의 방책과 같은 안이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경제는 봉건적 생산관계처럼 인류에게 이미 지나갔으며 지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자각하고 이론화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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