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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빈껍데기 합의! 종탑농성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박정운	2013-08-29 23:07:33, 조회:702, 추천:299

빈껍데기 합의! 종탑농성은 왜 한 것인가?

임금 삭감(수수료 제도 개악) 때문에 시작된 재능지부투쟁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투쟁의 애초 발단인 임금삭감을 철회시키지 못하고 그 6년 투쟁을 투쟁 이전의 원점으로 되돌린 너무도 어이없는 합의이다. 재능투쟁의 핵심 요구인 ‘단체협약 원상회복’ 구호는 바로 이 임금삭감을 철회시키고 수수료 제도 개선을 담는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것을 쟁취하고자 그 고난의 6년 투쟁을 이어온 것인데 이것이 빠진 ‘단체협약 원상회복’은 공문구이고 기만일 수밖에 없다.

합의안 중 ‘해고자 전원 즉시 복직’만 놓고 보면 그 어느 장기투쟁사업장의 합의안에서도 볼 수 없었던, 타협 없이 원칙을 사수한 합의안인 것처럼 보인다. 그 동안 대부분 단계적 순차적 복직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능투쟁에서 ‘해고자 전원 즉시 복직’은 이번에 새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이미 작년에 확보해 놓았던 조항이다. 2012년 3월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해고자 전원 즉시 복직, 선 복귀 후 단체협약체결 약속’이라는 안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재능 동지들에게 요구했지만, 알다시피 동지들은 거부했었다. 이후 재능 사측은 단체협약 체결은 선 복귀 후에 진행하고, 일단 전원 복직은 곧바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 왔었다.

이를 거부하고 투쟁을 1년 이상 계속 이어간 것은 ‘해고자 전원 즉시 복직’도 중요하지만 선 단협체결을 하지 못한다면 복직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첫째, 투쟁을 끝내고 복귀해서 무슨 힘으로 사측에 단협체결을 강제할 수 있겠느냐 라는 점. 둘째 재능투쟁이 임금삭감이 발단이 되서 시작된 투쟁인데 그 임금삭감을 철회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복직을 하더라도 단지 6년 투쟁 이전의 원점으로 그냥 돌아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고는 이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이번 합의가 전혀 ‘승리’가 아니라 배신적인 합의인 이유는 이러한 ‘선 단협체결’을 사측에게 내주고 사측의 선처에 내맡겼다는 것, 그것도 투쟁을 분열로 몰아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러한 음모를 가리기 위해 종탑농성까지 하면서 양보, 타협했다는 것 때문이다. 도대체 종탑농성은 왜 한 것인가? 작년에도 할 수 있었던 이런 합의안을 위해서? 유명자 집행부가 그같은 기만적인 합의를 거부하고 고집스럽게 원칙을 고수해서? 그래서 유명자를 몰아내고 타협적인 집행부를 세우기 위해?

이번 합의로 6년 재능투쟁에서 종탑농성이 점하는 지위와 역할, 그 의미는 이제 제대로 밝혀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 동안 종탑 지지자들은 종탑농성을 신성시하여 일체의 이성적인 비판을 봉쇄해 왔다. 그러나 종탑농성은 재능사측을 항복시키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타협을 거부하는 동지들을 겨냥한 무기라는 사실이 이제 속속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온갖 고난과 희생, 동지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온 재능투쟁! 결코 6년 전, 투쟁 이전의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투쟁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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