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료] 노점상 - 삶과 투쟁
프롤레타리아 군인   2011-02-19 20:54:47, 조회:4,269, 추천: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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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삶과 투쟁


전국노점상 총연합
김영철 (동작지역 회원)
임채희 (종로지역 회원)
1.들어가는 말

· - 노점상

바람 잘날 없는 길바닥
이리 채이고
저리 밟히고
부서지고
망가지며
싸우고
또 싸워도 싸움 끝이 없다
처절이도 밟히며 괄시 무시당하면서
길바닥 주저앉아 사는 사람들
간 쓸개 다 빼 두고 나오라 하지만
오늘 또
쓸어 담고
뒤돌아보는 길바닥
피멍이 되어
검푸르게
검푸르게 짙어만 간다
1) 노점상은 노동자이다
“노점상도 노동자다. 노동자 중에서도 중노동자다. 공장노동자보다 더 심한 중노동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먹고 살기 위해 삼백육십날을 길에서 살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들겠냐. 노점상으로 돈을 벌지 말지, 날 궂으면 항상 마음 아픈 인생이다. 길에서 육체적으로 힘들다.” (노점상 김순임과의 인터뷰중에서)
노점상은 공장노동자처럼 온종일 포장마차에 서서 정갈하고 맛있는 요리를 생산하고 온종일 야채를 곱게 다듬고 손질하며 물건들을 깨끗하게 먼지를 털어내며 닦고 조이며 아침저녁으로 물건을 폈다 개었다 하며 온종일 거리에서 하루를 보낸다. 또 노점상은 온갖 소음과 매연, 거리의 잡다한 말소리에 시달리며 거리의 날씨에 노출되어 있다. 일하는 환경이 말 할 수없이 열악하다.
2) 노점상은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일원이다.
당의 건설은 바로 우리 사회의 계급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사실 고전적인 계급규정만으로 현대사회의 모순 속에 나타난 계급투쟁 전체를 판단 할 수 없다.자신의 사회 속에서 규정받는 계급의 지위는 바로 역사적 과정에 영향 받은바 크다 하겠다.빈민, 그 중에서도 빈민의 주류인 노점상은 맑스레닌 개념에 따르면 반프롤레타리아였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조직적 역량이나 투쟁역량, 그리고 일정한 착취와 억압속에서 생성된 계급적 동일성 으로 보았을 때 빈민의 주류인 노점상은 필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일원 일수밖에
없다.

그리고 노동자 계급 속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태에 놓인 계급계층이 노점상이다.
이렇게 볼때 노점상은 혁명의 한 주력으로써 산업프롤레타리아와 함께 도시 프롤레타리아의
중핵이다. 이미 이런 분석은 오래 전에 계급운동 사이에서 일반화 되어있다.
그만큼 노점상은 우리 혁명의 주력이다. 게다가 도시 프롤레타리아로서 공장노동자만큼
잘 조직되어 있으며 도시봉기나 도시게릴라 투쟁에서 그 핵심적인 역할도 해내게 될것이다.
그만큼 노점상은 긴 세월동안 착취와 억압의 공동조건 속에서 형성된 도시프롤레타리라인 것이다.

가장열악한 상태에 놓여있는 노점상은 자본주의 하에서 억압과 착취와 빈곤에 시달리며 항상 자본가 정부에 맞서 투쟁하지 않을수 없는 계급적 상태에 놓여있으며 따라서 혁명적 계급으로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일원으로 자본주의에 맞서 새로운 세상의 건설을 주장하고 투쟁하며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해방에 복무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3) 노점상은 혁명의 주력으로
노동자 계급과 함께 빈민계급의 주력군을 형성하며 실제로 수많은 투쟁을 통하여 조직화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금처럼 빈민계급이 천만을 넘어서고 도시의 다수를 점하며 사회적 불만의 핵심세력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의 변혁세력으로 전화할수 있는 토대 자체가 자본주의의 모순격화 속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들의 첨예한 대두 속에서 노점상은 빈민계급의 주력으로 실제 정치적 조직화를 통해 혁명세력의 양대 주류 중에 하나로 성장할 것이다.

을 2. 노동에 대하여
  
1) 시 - 노동
노동 이란
무디어진 낫
숫돌에 날 세워 시퍼렇게
갈아 두어야 하고
대장간
불구덩이 속
시뻘건 불덩이 되어
달구어져 단련 되는 것이야
노동은
비탈진 산마루
똥지게 지는 머슴 되어도 올라가야 하는거야
노동은
갈으면서
달구어져
땀 흘리며
낡음을 새로움으로 만드는 것이야
2) 노동에 대하여
(1) 노동을 통한 단결만이 유일한 길이다. 인류의 발전에서 노동만이 진보를 가져왔다. 인간은 노동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독립적인 생활을 가질수 있었다. 인간의 삶은 노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서 비로서 유의미한 것으로 되었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에서 노동은 언제나 착취와 억압 속에서 자유를 향한 끝없는 투쟁과정을 경과했다. 사실 노동은 인간의 올바른 삶을 가져오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그 노동억압하는 모든 기구에 대해 비타협적으로 투쟁하였다. 인간은 비로소 노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창조적인 세계를 획득한다. 사실 인간의 창조력은 오직 노동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다. 노동만이 유일하게 인간의 창조력을 가져왔다. 인간의 삶은 창조적인 생산의 과정이며 노동이 언제나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삶은 노동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며 노동을 통해 재생산의 과정에 들어서는 것이다. 인류는 역사의 과정에서 노동을 비하하고 억누르는 모든 세력에 대해 가차없이 투쟁하였다. 노동은 모든 인간의 삶의 가치의 기준이다. 현대에 와서 특히 노동은 자본이라는 무자비한 학살자와 끊임없이 투쟁하는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찾는 역사의 도정에 있었다.

(2) 당신의 하루의 노동은 즐거웠습니까, 기쁨이었습니까. 생존의 벼랑 끝에 매달려 얼마나 발버둥쳤습니까. 그래 자본가들이 구원해주었습니까. 오늘 일용할 양식은 구했습니까. 존재는 몇 번쯤이나 흔들렸습니까. 오늘 노동은 내일을 보장해주었습니까. 그래도 기쁨을 만들기 위해 하루의 노동이 시작되었고 또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쉴 집이 있다면 가서 편히들 쉬십시오. 하찮은 내일 일지라도 어금니 악물고 살아야죠. 날마다 오늘처럼 되질 않길 바라면서 내일을 맞이하겠죠. (2003. 5. 21)

(3) 하루 장사 열심히 해서 손에 다만 몇 푼의 돈이라도 챙겨들고 귀가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노동이 신성하다든지에 관계없이 얼마간의 보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그지없이 좋은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길거리에서 장사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최하층의 삶을 의미하는 것이다. 언제나 불안하고 불투명한 앞날의 삶이 우리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라도 식구들 먹여 살릴  돈푼이라도 벌어서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행위인지 알 수 있다. 내일은 언제나 막연한 현상이며 오늘만이 확실한 삶인 것이다. 우리가 오늘 열심히 살지 않는 내일이란 없듯이 우리의 노동은 오늘 충실히 하고 내일을 기약하며 하루 노동에 만족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네 노점상의 삶은 이렇다. 노동자들이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귀가길에 소주 한잔 걸치고 내일의 노동을 생각하면서 미래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짜듯이 우리네 노점상들도 귀가길에 선술집에 들려 술한잔 하면서 내일을 기약하면서 조금은 미래에 대한 불안한 삶을 걷어내는 것이다. 노동은 삶의 전부이자 창조의 원천이다. 우리는 노동을 통해 미래를 창조해간다. 지금처럼 노동자나 노점상들에게 불안정한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 생존의 위기가 닥쳐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동을 통해서 창조적인 사업을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실로 우리에게 노동은 위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농부가 손에 삽자루를 쥐고 죽어갈 때 그의 위대한 삶이 빛나는 것이다. 우리도 역시 노동 속에서 농부처럼 죽어가는 길을 택할 것이다. 우리는 건설의 노동자 노점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노동이 지금 서럽고 또 비참하게 느껴져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인 것이다. 우리의 삶과 노동은 하나인 것이다. 그만큼 노동 속에서 단련된 우리네의 삶과 정신이 빛나는 이유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동합시다.  (2003년 6월 1일)

(4) 노동은 정말 지루하고 따분하다. 마치 하잘것없는 밑바닥 인생살이처럼 그렇게 무의미한 것 같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 노동이 자신과 식구들을 먹여 살리고 동지들과 똑같은 생각을 만들어낸다. 그러고 보면 노동은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다. 노동은 자본에 맞서는 무기이다. 또 게다가 자본의 생각을 걷어낸다. 그뿐 아니다. 해방의 사상을 만들어내고 실천과정의 모든 것을 창조해낸다. 그러니 노동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노동이 지루하고 따분하다 할지라도 결코 삶을 규정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는 노동을 통해 삶의 진리에 접근해가는 것이다. (2003. 6. 3)

3) 노점상은 노동계급의 일원으로 노동을 통해서 단결하는 것이다. 자본의 착취와 억압과 탄압에 맞서 우리 노점상은 전노련, 전빈련을 결성하여 조직적으로 투쟁하였다. 이것은 노동을 통한 단결, 나아가 정치적 단결을 준비한 것이었다. 이후 거대한 자본가 정부와의 전투들은 조직건설 이후 더욱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이것은 생존권의 요구를 넘어서 정치적 해방까지를 요구하는 거대한 정치적 흐름이었다. 그리하여 노동을 통한 노점상의 투쟁은 자본주의 하에서 프롤레타리아 해방의 진지이자 새로운 혁명세력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이 오랫동안 무시되고 천시되었듯이 노점상의 노동도 오랫동안 쓰레기 취급을 받았고 무시되고 괄시되었으며 하잘것없는 부분으로 취급되었다. 하지만 노점상의 계급투쟁이 강화되면서 노점상들의 노동도 일정한 사회적 가치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3. 독한 추위에 맞서 싸우다

1) 시 - 독한 추위에 맞서 싸우다

귀마개 오리털파카 두꺼운 모자
솜바지로 완전 무장하고
거리에 서도
깡바람은 계속 빈틈을 노린다
기나긴 세월동안
거리에 쌓인 가난과 압제
대기중에 흐르는
폭발성 가득한
강한 신나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깡추위에 맞서보지만
여전히 역부족 뿐이다

45년 세월
해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뼈 속을 흐르는
차가운 냉전
왠만히 단련되었지만
그래도 한해 다르게
다가오는 삶,
이제 벼랑 끝에 내몰려
저 독한 추위에
얼음같은 비수를 꽂는다
거리에 흐르는 착취와 압제에
신나 를 붓는다.  (2004. 12. 21)

2) 노점상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이다.

남한에서 노점상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였는가. 가난과 착취와 억압을 당하는 것을 의미했다. 기나긴 노점상 탄압은 곧 정치적 불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남한에서 노점상은 구청과 시청, 단속반, 경찰과 방범대원, 경비 등에게 항상 단속의 대상이었고 이를 피하기 위해 이들에게 갈취를 당하고 또 상납하며 근근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노점상들은 무슨 국제행사 때마다 ‘환경미화’ ‘거리질서 확립’이라는 미명아래 자본가 정부로부터 강제단속을 당해왔으며, 이러한 폭력단속은 1983년 국제금융회의(IPU)개최 때 노점상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으며, 이로 인해 노점상 1천 5백여명이 강력한 서울 시청앞 항의투쟁을 조직하였는데 이것은 남한 노점상들의 최초의 단결투쟁이었고 노점대중에 조직운동을 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선진적인 노점상들은 노점상 복지협의회 등을 조직하였으며 1986년 아시안게임 개최 때 강력한 노점단속에 맞서 그동안 산개해있던 노점상 조직들이 다시모여 전노련의 모태가 된 ‘도시노점상복지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으며 이후 이조직은 다시 도시노점상연합회로 결집하였다. 1987년 6월 항쟁과 7,8,9월 노동자 대투쟁등 노동자 민중운동의 고양에 힘입어 노점상들도 노점탄압에 주저하지 않는 투쟁을 벌이며 발전을 거듭하여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노점상 전면탄압에 ‘6.13생존권수호 결의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조직된 노점대중이 주체적으로 나섰으며 노동자 민중세력과 연대하며 자본가 정권의 반민중성을 폭로하여 노점탄압을 저지한 대회였다. 6.13대회를 통해 남한의 노점상들은 전국적 조직의 전망을 갖게 되었고 그해 10월에 전국노점상연합회가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그후로도 전노련은 포장마차 등 조리 노점상 전면철거 대응투쟁에서 명동성당 37일간의 투쟁을 비롯한 쇠사슬 투쟁 등을 조직하였으며 노점상 절대, 상대금지구역철폐, 합법화투쟁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4년여에 걸친 남성시장노점투쟁, 또한 1995년에는 장애인 최정환 열사투쟁, 1996년 이덕인열사투쟁, 1997년 양승진열사투쟁, 이재식열사투쟁 등 무수한 열사투쟁은 노점상들의 생존권쟁취와 합법화를 위한 계기를 만들어내었다. 2000년 이후에도 선거투쟁에 결합하여 노점상후보를 국회선거에 출마시켜 노점상들의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였으며 수많은 투쟁이 전개되었다. 특히 박봉규열사투쟁은 청계천개발에 반대하는 투쟁의 계기가 되었으며, 근 8개월 가까이 투쟁을 이끌었다. 노점상들의 절제절명의 위기로 대표되는 청계천투쟁은 1년 가까운 투쟁 속에서 결국 동대문운동장으로 가는 길을 택하게 되며 새로운 가능성과 새로운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리고 서강지역투쟁, 부천지역투쟁, 의정부투쟁 등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노점상들의 투쟁은 끊일날이 없다. 갈수록 생존조건이 어려워지는 노동자 민중의 삶에서 노점상들은 더욱 어려운 삶에 직면하게 되었다. 최근에 롯데지부투쟁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 대자본과의 투쟁에서 승리한 롯데지부 투쟁은 앞으로 전개될 종로지역투쟁이나 여타지역의 투쟁의 모범이 되었다. 앞으로도 노점상들은 자본가 정부의 엄청난 탄압 예고 하에 있으며 생존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우리 노점상들의 투쟁은 노동자민중의 해방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최근 투쟁들인 박봉규열사투쟁과 청계천투쟁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어 기술하겠다.

3) 박봉규열사투쟁과 청계천투쟁
(1) 당신을 그립니다
- 박봉규 열사 영전에 받치는 조시
혈관 속에 피가 타듯 뜨거움뿐인데
엄습해오는 죽음 앞에서도
"싸워주세요"'
"나 같은 노점상 없게 해주세요"
모진 목숨 부여잡고
백만 노점상의 오열을 쏟아낸다
모질게 살아온 육십삼 년
어느 한 순간인들 맘 편히 살았던가
공장에서 고물장사로 엿장사로
마지막으로 노점상이라도 해서
새끼들 가르치고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했건만
그것도 불법이라고
수시로 단속반에 빼앗긴 내 생명들,
차 밑에 드러누워 내 죽이고 가져가라고 몸부림 쳐본들,
밤새 입술이 타고 잠 못 이뤄 뒤척이며
새벽이 와도 깜깜한 한 맺힌 세월
짓밟혀도 조롱하고 비웃어도
내 새끼들만큼은 대물림으로 가난 물려주기 싫어
설움을 삼키며, 또 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못 배운 죄, 가난한 죄 천형으로 지고 살지언정
모멸과 학대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소망
가진 것, 배운 것이 없어도
간절히, 간절히 평등의 세상을 원했다
노벨 평화상 국민의 정부
도시서민을 돕겠다는 재벌시장
언제 우리가 이 약속 믿었던가
당신들에게 보낸 내 유서는
단 하루만이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었다
천대받고 멸시 받아온 백만 노점상은 온몸을 사르는 불길 속에서도
기어이 인간으로 일어서는 것을
너희 가진 자, 오만한 권력 앞에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다
박. 봉. 규 열사여!
죽음과 삶을 가르는 불길 속에서도
당신의 죽음은 죽음이 아닙니다
이제 참혹의 고단한 세월 여기 다 버려두고 가소서
다 잊으시고 다음 세상에서는
빼앗아 가는 자, 빼앗김도 없는
평등의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당신의 간절했던 소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해방의 그 날까지 동지를 뒤따라
그 뜨거운 불길 되어 하나로, 하나로 뜨겁게 타 오르겠습니다
열사여! 편히 영면하소서
박.봉.규 열사여!
(2003. 10)

(2) 박봉규열사 투쟁과 그 의의
박봉규 동지는 평범한 노점상이었다. 여느 노점상처럼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했으며 가난하지만 성실히 거리에서 살아갔고 또 구청의 단속을 받으면서도 잘 항의하지 못하고 탄압과 억압과 가난을 운명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진짜 평범한 노점상이었다. 그런 동지가 중구청과 서울시에 자본가정부에 항의하며 분신을 한 것이었다. 노점상이라면 거의 모두가 박봉규 동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아마 99%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정서적 토대가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박봉규 동지의 분신은 남한자본주의하에서 빈민노점상으로서 필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그것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하루종일 처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 마저도 털끝만치도 용납하지 않는 이 더러운 남한 자본주의 사회에 있는 것이다. 케케한 청계천의 매연을 마셔가며 장사를 하던 동지는 백만노점상의 한과 분노를 안고 폭발을 한 것이다. 동지는 “왜 없는 사람을 괴롭히는가 내 물건 돌려달라” 고 자본가 정부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투쟁을 통해 생존권을 되찾고자 하였던 것이다. 바로 박봉규동지의 한과 분노를 품고 전체 노점들이 일어섰던 것이다. 그리하여 당시 노점상 조직이 전노련, 전노총련, 서울노련 등 세 개 조직으로 분열되어 있었는데 박봉규열사 투쟁을 계기로 함께 공동투쟁을 조직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세 조직의 공동 투쟁은 강력한 대오를 형성하였으며 근 20차의 투쟁대회를 조직하였고 이후 청계천투쟁의 도화선으로 발전하였다. 당시 노점상들의 요구는 이러하였다.
- 박봉규열사 분신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분신사태까지 몰고간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명박서울시장과 김동일중구청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점단속에 대하여 공개사과하라.
폭력적인 노점단속 즉각 중단하고 용역철거 깡패 해체하라도시빈민 탄압 중단하고 긴급체포 영장발부 즉각 철회하라.
박봉규 열사투쟁은 여러 명의 구속자를 내면서까지 계속되었고 마침내 중구청의 사과와 일정한 보상을 받아내고 곧바로 이어진 청계천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던 것이다.
(3) 청계천투쟁과 우리의 미래
ㄱ) 시- 청계천거리
오늘은 일요일
청계천 거리가 생각납니다
그리운 동지들 얼굴이 스쳐지나 갑니다
투쟁 속에서 맺어진 동지하며
거리에서 술 한잔 걸치고 둘러앉아
식사하든 동무들이며
온통 그리움으로 가득찬 거리입니다

세상의 온갖 서러움과 기쁨
가난과 핍박, 억압과 착취의 땅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봅니다
언제 쫒겨 날지 모르는 긴박한 나날 속에서도
예전처럼 소주잔이라도 돌릴라 치면
흥분의 도가니 속에 잠겨드는
삶의 거리로 바뀝니다

살아있음을, 죽음을 청소하는 청소부처럼
차디찬 겨울바람 부는 거리에서 온갖 소리로 외쳐봅니다
물건 하나 더 팔자는 것
단지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삶을 달라는 것입니다
살아 갈 수 있는 삶을 달라는 것입니다
찬바람 부는 거리에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입니다
동지들이 그리운 일요일 아침
생명으로 부르는 마지막 노래입니다

ㄴ) 청계천 - 전쟁터로 화하다
“청계천 노점형제 동지들 이 추악하고 더러운 신자유주의 시대 우리 민중은 목숨을 걸어야만 인간답게 살수있는 시대입니다. 금융자본가들은 한손에 자본을 움켜쥐고 더 많은 부를 착취할 자유를 누리고, 거대한 머니게임으로 돈놀이를 하며 다른 한 손에는 총칼을 들고 이에 반대하는 민중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반면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은 절망에 몸부림치며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목숨 내놓고 싸워야만 하는 시대입니다.
오늘날 서민들은 카드빚 등 채무노예로 전락하였으며 도시빈민들은 일수 등 고리대금으로 착취당하면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청계천 하천복원을 중심으로 하는 청계천 재개발도 가진 자의 이익을 위한 신자유주의적 머니게임에 불과하며 복원을 빌미로 어떻게 해서든 우리 노점형제를 몰아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도공사에 협조하겠다고 하고 건설사들도 상호협력하여 20-30일이면 인도공사를 마무리할수 있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우리를 동대문운동장이란 닭장 속에 강제이주시켜 우리를 말려 죽이려하고 있습니다“
(투쟁속보15호, 청계천노점상생존권 사수투쟁위원회)

박봉규열사투쟁이 끝나고 곧바로 청계천투쟁이 시작되었다. 이미 자본가정부는 청계천복원계획을 말하면서 노점상에 대한 그 어떤 대책도 없음을 천명하였다. 이것은 앞으로 전개될 투쟁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예고한 것이었다.
이미 2003년 3월말에 청계천노점상생존권사수를 위한 투쟁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또 전노총련에서는 도깨비지역노점상연합회를 결성하여 청계천전투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청계천로 시위행진이 여러 차례 계획되고 실천되었으며 서울시청점거투쟁, 백만노점총력투쟁대회, 시청앞 장사투쟁, 청계천고가도로점거투쟁 그리고 수많은 천막농성투쟁 등이 행해졌다.
그리하여 10월 16일에는 서울시로부터 “청계천노점상들이 대부분 생계형임을 알고 있다. 기존 5미터였던 청계천 라인의 인도를 3미터로 축소하는 문제는 조업주차 공간을 조업공간으로 활용하므로써 노점상의 자리를 보호하도록 하겠다. 시범구간을 정해 청계천라인을 단계적으로 자율정비를 하고 거품을 줄여나가자. 실무팀을 가동하여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해가자” 라는 내용의 약속을 이끌어낼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로부터 한 달도 안되어 청계천 라인의 노점상들을 싹쓸이 없애기 위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안내문을 배포하였다. 결국 서울시는 노점상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두차례 행정 대집행을 연기하드니 노점상들의 현자리 고수를 외면하고 대체부지로 돌아서, 행정대집행을 자행하기에 이르렀다.

“전날 밤부터 결사항전의 의지를 세우며 철야 농성을 하며 청계천을 사수하던 전국노점상 연합소속 노점상 2천여명은 이날 오전 7시경 용역반원들이 청계7가 부근에서부터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각 블록별로 ‘안전제일’표지판과 각종 잡동사니들로 만들어놓은 바리케이드와 폐 타이어등에 불을 붙이고 격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노점상들이 놓은 불은 청계7가에서 9가가 시작되는 부근까지 이어졌다. 1시간여동안 불이 계속 타고 있자 급히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7가부터 9가까지 불을 꺼내려갔다. 불이 다 꺼지자 7가 방향에서 철거를 시도하려는 용역반원들에 맞서 대치하던 노점상 70여명이 용역반원들에 맞서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용역반원들은 저항하는 노점상들을 해산하기 위해 안전제일 표지판 등을 들고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점상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대치상태만 지속했다. 7가에서 노점상과 용역반이 대치하는 사이 1가에서 6가까지의 노상적치물들은 모두 트럭에 실려갔으며 포크레인 등을 동원한 서울시청은 5미터 인도를 3미터로 줄이는 공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청계천투쟁사진자료, 참세상방송국, 전노련 자유게시판)

“노점상은 우리 사회 빈민들이 마지막으로 택하는 생존수단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노점상 강제철거는 생계수단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때도 아닌 겨울초입에 진행된 이번 강제철거는 서울시가 노점상을 비롯한 빈민의 생존권을 얼마나 철저히 무시하며 청계천복원공사를 추진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당 성명서 ‘서울시의 청계천노점상 살인강제철거에 대해’)

“서울시는 이른바 ‘행정대집행’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노점상에 대한 폭력적인 강제철거를 자행하였다. 지난 11월 30일 새벽을 기해 청계천의 1500여  노점에 대해 전투경찰과 공무원, 용역깡패등 5천여명 이상을 투입해 노점철거를 강행해 좌판과 리어카를 수거해가고 청계천의 인도를 파헤쳐 노점을 아예 못하게 하였다. 게다가 이러한 폭력적 강제철거는 서울시와 노점상들간에 합의된 사항을 번복하고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7월과 10월에 조업공간내에 노점을 보장하는 약속을 하였지만 이를 뒤집고 전격적인 강제철거를 자행하고야 말았다. 서울시의 반인권적인 작태는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용역깡패 대부분을 노숙인으로 구성하여 영세민들끼리 서로의 삶터를 빼앗게 만드는 잔인무도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 날림공사로,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단장된 청계천이 아니라, 노점상들의 삶을 위한 투쟁이야말로 갈라진 아스팔트에서도 돋아나는 생명의 좌판이 아닌가! 이제까지 그 삶의 터전에서 역사와 문화를 창조했던 노점상들이야말로 청계천의 주인인 것이다.”
(노동자의 힘 성명서 ‘갈라진 아스팔트 위에 생명의 좌판을’)

패배의 날을 기록한 한 노점상 시인의 시를 보자.

ㄴ) 시- 패배가 가르친다

2003년 11월 마지막 날
청계천 하늘에는 머리 풀은 검은 연기 가득하다
꽃병이 날으고
폐타이어가 타오르고
사겹 오겹 둘러처진 포위망은
보수언론이 선무하고
용역 깡패 불러모으고 노숙자들 동원하고
완벽한 경찰의 엄호 경비속에
소방서 물대포가
그들이 말하는 청계천 쓰레기
노점상을 말끔히 청소했다

졌다!
허망하게 무너져 버렸다
진 싸움이 아니라고 변명하지 말자
돌팔매도 맞고 쓰라린 비난도 가슴에 담자
막지 말자, 저 비난의 화살들
그들은 곧 우리다!
패배가 가르친다
폐허 위에
비닐 천막이라도 치고
벽돌이라도 맨손으로 쌓으면서
우린 두 손 다시 마주 잡아야한다
백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노점상
생명의 자리는 사수해야 한다
비록 껍데기만 남더라도
전을 펴자
또다시 싸움을 준비하자
눈물로 세운 깃발!
우리는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패배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일뿐이다.

행정대집행의 날 이후에도 피의 혈투는 계속되었다. 그날 이후로도 근 한달 넘게 투쟁결의대회를 하고 장사투쟁을 하였다. 그런데도 용역깡패를 앞세운 서울시는 노점상들을 무참하게 짓밟았다. 노점상들은 청계천 황학동벼룩시장을 살리고 활성화해달라는 것과 자신들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한 것인데도 이렇게도 잔인하고 가혹하게 빈민생존권을 말살하였던 것이다. 수많은 구속자와 부상자들을 낳은 청계천투쟁은 결국 동대문운동장으로 가는 길에서 그 막을 내리게 되었다.
ㄷ) 청계천투쟁일기
․ 2003년 6월 26일(목)
7월 1일이면 청계천복원공사가 시작된다. 아주 긴 기간의 공사가 시작된다. 일방적인 서울시의 공사다. 노점상, 소상인에 대한 대책도 거의 없다. 청계천주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사조차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청계천복원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생존이 걸린 노점상, 소상인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서울시는 현재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니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하는 노점상들의 어떤 요구도 거부되고 있다. 노점상들도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 의논중이다. 서울시는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하는 노점상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2003. 7. 1(화)
(청계천 인간띠잇기 행사)
오늘은 청계천복원공사가 시작되는 7월 1일입니다. 아침에 청계천3가 모이는 장소에 갔더니 벌써 공사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우리는 복원공사에 반대하는 인간띠잇기 행사를 하기위해 청계천2가에서 9가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수천의 인파가 줄을 서서 걸었습니다. 그리고 또 수많은 인파가 거리에 나와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직접적인 싸움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선이 곳곳에 긴장을 놓았습니다. 노점상들의 인간띠잇기 행사가 졸속복원과 생존권 사수에 얼마나 투쟁적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노점상은 누구라도 이렇게 생존권을 박탈당할 수 있고 정치적 억압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더욱 강경하게 투쟁하여야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시위운동이 또한 많은 동조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향후에 더욱 강력하게 투쟁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이 투쟁이 대중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투쟁하는 것도 우리 투쟁의 하나의 전술입니다. 다양한 전술 속에서 청계천복원에 따른 노점상의 생존권과 정치적 자유를 되찾는 과정이 산출되어야 합니다. 이런 중요한 기회에 노점해방의 기치와 노점합법의 기치를 충분히 내세우면서 투쟁을 승리로 이끌 때 우리는 다른 투쟁전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노점상이 생존권 자체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무리 생존권이 중요하다해도 노점해방을 향한 기치를 포기하게 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 중대한 고비일수록 철저하게 투쟁함으로써 일보 전진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단순히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투쟁으로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승리 할 수 있습니다. 당의 기치 하에 투쟁할 때까지 전체 대중의 요구에 따라 투쟁해갑시다.

2003. 11. 16(토)
빈민들이 거리를 배회하다
늦은 밤, 청계천 밤거리에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모여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아는 얼굴투성이 들이다. 오늘밤에 서울시는 노점들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했으니 다 나와있는 것이다. 나도 청계천노점 사수에 지원나가기로 되었는데 서울시가 갑자기 노점철거를 연기하고 노점상들과 대화하겠다고 해서 오늘밤 투쟁이 연기된 것이다. 그런데도 청계천노점상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강제철거에 대비해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청계천노점상들을 밤거리에 배회케 하는가. 청계천노점상들은 10년 20년 이상씩 자신의 자리에서 장사해왔다. 그런대로 생존에 필요한 벌이를 하면서다. 그런데 느닷없이 청계천복원공사가 나타나 졸지에 거리의 떠돌이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래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선언하고 투쟁에 나선 노점상들, 전국의 노점상들이 하나 되어 자본가 정부와 맞서 싸우는 것이다. 거리는 더욱 찬바람이 분다. 벌써 초겨울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제철거하겠다니 노점상들이 가만있겠는가. 아무리 많은 경찰과 용역깡패를 서울시가 동원한다 해도 노점상들은 또한 전국의 백만노점과 함께 강력히 항거할 텐데 어떻게 강제철거가 가능하겠는가. 특히나 겨울에 들어서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당한 노점상들은 살기등등할 뿐만 아니라 죽음으로써 맞설 것이다. 서울시는 대책을 내놓아 노점상들이 살아갈 방도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수천의 청계천노점상들이 밤마다 거리를 배회하는 일은 무서운 사태를 예고하는 것이다. 10년 20년씩 정든 일터를 하루아침에 빼앗겠다니 어찌 분노하지 않겠는가. 빈민들이 거리를 배회하지 않게 하라. 무자비한 투쟁이 예고될 뿐이다. 더 이상 빈민들을 분노케 하지 말라. 수많은 죽음들이 예고될 뿐이다.
2003. 12. 5
청계천노점상들이 열심히 투쟁했지만 서울시에 의해 강제 철거되었습니다. 몇 달간의 지난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청계천노점상들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서울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자비하게 노점상들을 탄압하면서 생존권을 박탈하였습니다. 청계천거리는 말끔하게 청소되었습니다. 이제 청계천복원공사는 아주 수월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하지만 오갈 데 없는 노점상들은 다시 청계천거리에 노점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노점상들을 다 청소해도 노점상들은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오늘도 청계천에는 좌판이 깔렸습니다. 아무리 용역깡패를 동원해서 장사를 못하게 해도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다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번 형성된 벼룩시장은 그렇게 쉽게 없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서울시는 계속해서 남은 잔당을 청소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용역깡패를 동원하지만 노점상들 역시 마지막 벼랑인 노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투쟁이 전개될 것이고 결국에는 노점상들이 승리할 것입니다. 노점해방의 그날까지 노점상들은 투쟁의 기치를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청계천노점상들은 11월 30일 새벽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의 날에 격렬히 투쟁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패배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기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다음날 수많은 노점상들이 좌판을 새로 깐 것입니다. 설사 또 패배한다 해도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입니다. 그리고 해방의 날까지 그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자본가정부는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승리할 수 있어도 결국에는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노점상들의 투쟁입니다.

(2003. 12. 8(월)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의 날에
이른 저녁, 거리에는 노점상들로 가득차 있다. 웅성거리고 바리케이드를 치느라 다들 바쁘다. 내일 새벽의 결전을 위해서다. 이미 모닥불이 타오른다. 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한 노점상들은 지역별 지부별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거리는 노점상들로 완연히 가득차고 거리에 불꽃이 피어오른다. 어느덧 거리를 완전히 점령한 노점상들은 더 단단한 바리케이드를 치기 시작했다. 청계천복원 공사 중인 자재들이 어느덧 최고의 바리케이드를 만드는데 쓰이기 시작한다. 강고한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노점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단단히 조직된 군대다. 모두들 모닥불 주변에 모여 적들의 동태를 살피기 시작한다. 밤이 깊었다. 여기 저기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누워있는 사람들도 있고 계속 바리케이드공사에 열중하는 사람들도 있다. 겨울바람이 차다. 그래도 모두들 잠들지 않고 침묵속에서, 이야기속에서 밤을 밝힌다. 지루한 시간이 흐른다. 졸음이 계속 내린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일요일 새벽이 오고 있다. 점점 결전의 시간이 다가온다. 대열정비가 가동되고 있다. 지역별로 동원된 동지들과 청계천노점상들이 대오를 이루어 청계천 7가 8가 사거리와 청계천 8가 9가 사거리에 깊이 배치된다. 모두들 밤을 꼬박 새었다. 멀리에서 동이 터온다. 차디찬 새벽이 다가온다. 어느덧 동지들의 손에는 쇠파이프가 쥐어져있다. 노점 군대가 움직일 때마다 요란한 소음이 인다. 점점 더 단단하게 바리케이드를 건설한다. 새벽 어스름이 걷히기 시작할 때 삼호호텔앞에 적들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경찰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점점 결전의 순간이 다가온다. 어느덧 거대한 적의 무리들이 한쪽 거리를 점령하기 시작한다. 전투경찰들이 거리 곳곳에 배치되고 모든 통행을 제지하고 있다. 용역깡패들이 수백명이 무리지어 거리에 버티고 선다. 드디어 전투가 시작된다. 청계천 지역장의 결연한 연설이 몇 번 반복되었다. 죽어도 물러설수 없다. 끝까지 청계천노점을 사수한다. 비장한 외침들이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 돌과 쇠파이프가 움직인다. 치열한 전투가 전개된다. 바리케이드에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오랫동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적들도 대오를 형성하고 우리의 바리케이드를 향해 몰려오기 시작한다. 접전이다. 긴장의 순간이 흐른다. 무수한 돌맹이들이 적들을 향해 날아간다. 적들이 움찔하다 물러선다. 그렇게 공방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날이 훤히 밝았다. 불타는 바리케이드에 경찰들이 물을 뿌려 진압에 나선다. 밤을 지샌 노점 군대도 이제 지쳐있다. 대오가 많이 흐트러졌다. 휴전이 잠시 흐른다. 그러다 적들이 다시 몰려온다.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돌맹이가 날아간다. 그러다 거대한 적들의 무리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쳐들어온다. 노점군대는 무장해제를 당하고 만다. 거리는 용역깡패들로 적들로 가득차고 만다. 전선이 무너졌다. 우리 동지들은 다 어디로 흩어지고 잡혀가고 말았다. 전투가 끝났다. 우리 노점군대가 패배했다.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아침의 전투는 그렇게 끝났다. 피곤이 몰려왔다. 배도 고팠다. 그보다도 패배의 슬픔이 더욱 격하게 몰려왔다. 이제 청계천에는 더 이상 노점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것이 더없이 슬펐다. 하지만 단순하게 그렇게 전투가 끝날 것 같지 않다. 아무리 그날 아침 우리 노점군대가 패배했지만 전투는 계속된다는 사실에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패배를 뒤로 하고 다시 전전하기 위해 휴식을 위해 깊이 잠든다. 그렇게 그날 하루는 지나갔다.
2003. 12. 13
청계천에 오늘도 전투는 계속되고
오늘도 청계천거리는 피로 물들었습니다. 하루종일 용역깡패들은 청계천을 휘젓고 다니며 물건을 뺏어가고 노점상들을 구타합니다. 우리 노점상들은 또한 무리지어 용역깡패에 맞서며 장사를 합니다. 하지만 장사도 잠시 또 용역깡패들은 장사하는 물건을 사정없이 강탈해갑니다. 백병전이 전개됩니다. 노점상들도 여럿이 다쳤습니다. 용역깡패에 끌려가 집단폭행도 당했습니다. 깡패 경찰은 용역깡패들을 보호합니다. 그래도 노점상들은 시위를 하며 용역깡패를 몰아냅니다. 치열한 전투가 계속됩니다. 벌써 지난 11월 30일 노점상들이 패배하고 나서 시작된 장사와 전투는 2주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물건만 펴도 물건을 가져갑니다. 그만큼 투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노점상들도 무리를 지어 용역깡패에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 청계천8가는 전쟁 중입니다. 많은 부상자는 나왔습니다. 그래도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다른 지역의 노점상들도 다음 주에는 동원되기로 되어있습니다. 전투가 예측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노점상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전투는 계속될 것입니다. 거리는 폐허가 된지 오래 되어도 아직도 사람냄새 땅냄새 가득하나 봅니다. 거리에 언제나 평화가 깃들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빈민이 해방되는 날에나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노점상들은 무력시위로 장사를 접고 진군하고 있습니다. 노점상들은 오늘도 장사하고 싶지만 전쟁으로 인해 투쟁에 나서지 않을수 없습니다. 생존의 벼랑에 선 노점상들은 또다른 벼랑 끝에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끝이 없습니다. 빈민 프롤레타리아가 계급전쟁에서 승리할 때 전쟁이 멈출것입니다.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라며 함께 투쟁에 나섭니다.

(4) 청계천투쟁은 남한 노점상들의 역사에서 가장 거대한 전투였다. 그것은 우리 노점상들의 미래를 보여준 것이었다.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동대문풍물시장은 패배이자 승리의 장소이다. 한번쯤 동대문풍물시장에 가보면 우리 노점상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 동대문풍물시장
보릿고개 넘든 우리 어머님 그 시절이 이랬을까
오일장, 보리쌀 한 되의 기다림일까
하루 몇 만원 벌기가 이리 고단할 줄이야
벌집처럼 널 부러진 진열대 위에는
내 새끼들의 밥과 자람이
찬바람에 오돌, 오돌 떨고만 있다

신천지에는 언제나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양아치들이 한몫 잡는 곳이 라지만
평생에 내 먹고사는 땅 한 평 소원이
이곳 동대문 풍물 시장 이였는데
장막 속에 은폐 엄페 된 못된 무리들이
안테나를 높이세우고
감시와 통제에 혈안이 되어있다
힘없는 대중을 호도하며
목청을 높혀
그 압제를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풍물시장 하늘에는 먹구름만 가득하다

조직에서 조차 소수 들이라고
등 기댈 곳도 없는 가련한 목숨들
종일토록 삶을 기다려도 마수조차 못하는
힘도, 빽도 없는 못난 사람들......
그리움은 언제나 옛 것이 라지만
황학동 벼룩시장처럼
널부러진 그 날들이 그립다
가난한, 지난한 백성들은 누굴 탓하지 않는다
폐허 속에서도 희망은 피려니
비록 맨손뿐이라도, 우린 다시 함께 어깨를 걸고
조직을 세운다
오늘을 산다
내일을 연다

4) 청계천투쟁이후

청계천투쟁과 함께 진행된 서강지역의 테헤란로 투쟁은 근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되었고 강남구청이 노점합법화의 빌미로 노점타워를 건설하는 데까지 나갔으며 서강지역은 실제로 어려운 투쟁과정을 거쳐 새롭게 투쟁을 만들어가고 있다.
작년 10월에 의정부지역에서는 의정부시의 폭력철거에 맞서 투쟁한 결과 지금은 부분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부천지역, 울산지역 등에서도 행정대집행 등이 자행되었는데 지역노점상들은 현장에서 집회와 장사투쟁을 전개하였다. 이렇게 자본가 정부는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우리 노점상들을 폭력으로 탄압하고 생존권을 말살하고 있으며 그에 맞서 노점상들도 계속 항거하며 생존권을 쟁취하고자 투쟁하고 있다. 또 최근에 있은 중구지역 롯데지부 투쟁은 우리에게 새로운 투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롯데지부 투쟁은 노점상이 대자본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노동자, 철거민, 당, 민중연대, 노점상의 하위단위들이 아래로부터 연대하여 커다란 투쟁을 만들어내었고 지역연합의 지도하에 전체 투쟁과정을 이끌었다는데 있으며, 소수의 회원들이 대자본에 의한 무자비한 용역깡패들의 폭력철거에도 굴하지 않고 단결하여 결국에는 현자리 고수를 쟁취해내고 새로운 노점운동의 방향을 제시해주었다는데 있다. 이제 또다시 종로지역에 어두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자본가 정부는 종로지역 전체에 걸쳐 노점을 철거하려 하고 있고 또 노점상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기로에 서있다. 여기에 노점운동의 미래가 걸려있다 하겠다.

4. 노점상- 존재와 사유
1) 시- 칼을 갈며

무디어진 칼을 갈며
시퍼렇게 날, 세운다
썰고
또 썰어
푹 패인 도마 자욱
반들거리는 칼자루에
켜켜이 쌓인 세월 흘러만 간다

한 점 허실도 없이
창호지처럼 얇은 저밈에도
옹이진 손끝은 떨리고 있다
언제쯤 나, 저 살찐 고깃덩이
싹둑 싹둑 잘라 허기진 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까
언제쯤 세상살이 바로 자를 수 있을까

날선 칼날은
나를 일으켜 세운다
칼날처럼 빛나라고
녹슬지 말라고.

2) 존재와 사유
우리 노점상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서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 열흘단위로 노동하며 하루 벌어 생존해가는 (비정규직) 비공식 노동자입니다. 객관적 토대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착취와 억압의 산물로서 최하층 무산자입니다. 우리 노점상은 오랜 기간 동안 공장노동자와 동일한 계급적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또한 노점상은 그 존재 자체가 불법화된 상태이므로 오직 조직역량과 투쟁역량을 통해서만 그 존재가 유지되는 상태에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곤과 가난을 강요당하는 광범한 빈민들의 존재 자체가 노점상의 토대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그 신분적 지위가 어떤 법적 보호막도 없는 완전한 무권리 상태로 언제든지 자본주의 정부에 의해 청소 될 수 있는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다만 사회적 여론과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안 요인의 상태를 만들어내는 빈민들의 생존적 차원에서 자본주의 정부의 일정한 묵인과 어쩔 수없는 자본주의 유지의 한 방편으로, 지배계급은 끊임없는 노점상에 대한 계급적 비하와 단속정책을 통해 노점상이 존재할수 있는 공간과 시대적 상황을 통제하며 묵인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정부는 자신들의 존재를 철폐케 하는 계급투쟁을 억누르면서 부르주아 계급지배를 원활하게 하는 한 존재로서 노점상 계층 빈민계층을 적극 활용하면서 노동자계급과 연대하고 함께 투쟁하는 계급적 연대를 적극 차단하면서 노점상이 혁명적으로 진출할수 있는 토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으로 일정한 정도 노점상 합법화의 방책을 내놓으면서 노점상의 소부르주아적 상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노점상은 근본적으로 노동자계급에서 탈락하고 농촌 이주민의 빈민화 과정에서 형성되고 소부르주아들이 계급적으로 몰락한 상태에서 계급적으로 형성된 프롤레타리아 계급(무산계급)의 최하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소부르주아 계급의 일부로서 노점상을 존재케 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은 노점상을 하나의 룸펜계급으로 환원하여 계급투쟁을 희석화시키고 그저 생존에 몸부림치게 하는, 경제주의에 함몰되게 하는 비계급적 존재로 만들게 하는 것들입니다.
빈민들 전체에게 뿐만 아니라 노점상에게도 자본주의 자체가 그 존재 근거입니다. 사회적으로 그 어떤 경제적 보호망도 없는 현실 속에서 최후의 생존 수단으로 거리에 나와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노점상은 자본주의의 필연적 산물입니다. 노점상은 장사행위를 통해 일정하게 소비자와 거래해야 하며 그 계급계층상 소부르주아 계급에 의해 광범위하게 포섭되거나 포위되어 있어서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부르주아 의식을 깊숙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자체는 최하층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일원인 노점상을 끊임없이 억누르고 탄압하면서 계급적 존재 자체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소부르주아적 개별의식을 광범하게 퍼트리면서 지배계급의식으로 무장하도록 완전 포위한 채 소부르주아의식으로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강제하는 온갖 형태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조장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지속된 소부르조아적 삶의 형태에서 나오는 사유 자체가 제거될 그 물질적 기반을 갖지 못하고 항상 개별자의 의식으로 존재하며 조직적 집단적 의식으로 무장할 토대 자체가 미약한 점 때문에, 언제나 공동투쟁시나 조직적 결사의 행동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개별자로 의식하고 사유하며  소부르조아적 삶의 오랜 지속성의 긴 영향이 노점상 속에 관철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롤레타리아계급의 일원인 노점상은 자신들의 학습권을 갖지 못하므로써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들의 계급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새로운 삶에 대한 전망을 제기하지 못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자신들의 존재와 사유 사이에 엄청난 괴리를 느끼면서도 자신들의 사유와 의식에 경험주의적으로 접근하면서 그것들이 대단히 일반화되는 경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모순들을 극복할 수 있는 토대는 바로 투쟁과 조직화와 학습에 있습니다. 프롤레타리아로서 자신들의 계급의식을 갖기 위해 부단한 투쟁을 하며 새로운 세계의 전망을 갖기 위해 노동자 계급과 함께 연대하며 새로운 과학이론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부단히 학습하는 것입니다.
노점상은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산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 자체가 노점상의 계급적 토대입니다. 노점상의 의식과 사유를 규정하는 것도 역시 자본주의 사회 그 자체입니다.

5. 전노련에 들어와
-나의 노점배경과정
거리에서 노점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노점상은 항상 전투상태에 임해 살아가는 것이다. 합법공간에서 노동자로 살다가 더 척박한 불법의 땅에 산다는 것-모든 기존의 권리를 빼앗기고 무권리상태를 받아들이며 그것을 투쟁으로 돌파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에게 노점상은 정치적 상태로 다가왔다. 아주 오랫동안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집회를 하고 투쟁을 해왔지만 이젠 그 거리가 생존의 삶의 거리로 다가왔던 것이다. 오랫동안 공장의 노동을 꿈꾸어왔던 한 혁명가가 이제 거리의 공장으로 나선 것이다. 너무도 척박한 거리의 삶이 생활의 전부가 되고 또 수백만 삶의 일부로 된 것이다. 거리의 동지들과 함께 세상을 혁명하는 길로 나선 것이다. 너무나 참혹한 과정이 내앞에 놓이게 된 것이다. 2000년 3월 선거투쟁에 참여한 전국노점상연합 그 당시 나는 지역에서 정치조직을 꾸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었다. 2000년 4월 총선에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당시 전노련 후보가 종로지역에 출마한 상태였다. 나는 이 종로의 전노련 후보 선대본에 결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노련 사무실에 선거본부가 차려지게 되어 그날이후 전노련 사무실로 출근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전노련에 들어오게 된 배경이 되었다. 당시 대학 강사였던 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점상들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이 내가 노점상으로 나서게 한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다. 나는 이미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 체제의 해체를 직접 목격하였고 오랜 사상적 방황을 하며 새롭게 운동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실천의 진로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 선거기간 내내 나는 노점상 후보와 함께 종로 전 지역을 헤매고 다녔다. 선거과정에서 정치적 요구는 그리 높은 것은 아니었다. 생존권적인 요구사항과 함께 노점상의 정치적 요구 등 당시 민주노동당이 가진 정치적 구호를 걸고 진행되었다. 그런데 전노련 노점상 빈민 후보는 좀 더 다른 요구를 걸고 투쟁하고 있었다. 전노련 후보는 당시 합동연설회에서 공산당 합법화를 주장하였던 것이다. 당시는 이런 주장이 대단히 드문 시기였는데 노점상 후보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래 전노련에도 저런 사람이 있구나 노점상들도 정치적 요구를 걸고 투쟁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노점상들과 함께 조직투쟁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선거투쟁 후 전노련 사무실로 출근하다시피 하며 노점상들과 함께 투쟁도 조직하고 또 철학대학을 열어 함께 학습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차차 내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고 강사노릇을 그만두고 현장으로 뛰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노점상들과 함께 학습하면서 노점상들은 우리의 정치적 보고라는 것을 강렬하게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이른 아침에 나와 밤늦게까지 거리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강의나 하고 정치운동이나 하던 내게는 고통 그 자체였다. 하지만 노점상들 속에서 운동하기 위해서는 크게 인내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노점상들과 함께 학습을 하면서 현실적 현장 속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많은 토론과 투쟁 속에서 새로운 운동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전노련이 분열되어 있었고 아직도 노점상들의 상태나 정치적 의식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내가 본 것은 단지 가능성이었다. 우리 같은 혁명가들이 활동할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있구나 수많은 투쟁들이 전개되는 것을 보면서 정치적 조직화에 가능성이 있구나 생각하며 여러 노점현장과 노점상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나갔다. 그런데 이 척박한 노점상들의 삶속에 정치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자본가 정부의 기나긴 탄압과 압제 속에서 제대로 정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얼마나 미약한지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가능성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현장에서 일하고 투쟁하고 또 조직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자본가들, 소부르주아 세력의 엄청난 정치적 탄압을 받게 되었다. 이전에도 수많은 탄압과 억압을 받으면서도 전진해오던 나의 정치적 실천은 새로운 탄압과 억압과 압제 하에 놓이게 되었던 것이다. 저들은 나의 현실적 무지를 꿰뚫어보면서 나에게 엄청난 정치적 공세를 취했던 것이다. 나는 대단히 당황했고 나의 무지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대신 저들의 반혁명적인 면모를 온전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다시 한번 쓰러졌다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거리에 다시 섰고 아주 오랫동안 계속해서 저들의 정치적 약물공세를 받으며 지금도 계속 투쟁중이다. 노점상들은 정치적으로 대단히 미약한 상태에 있다. 계속되는 생존권 탄압에 투쟁하느라 자신들의 모든 힘을 소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척박한 땅에서도 정치적 불꽃은 타오르고 있다. 나는 이젠 수많은 노동자들이 우리 노점상들을 조직하고 함께 정치투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오랫동안 정치적 불임상태에 살아온 노점상들, 이제 새롭게 정치적으로 거듭나야 한다. 가능성이 현실로 전화해야 한다. 이젠 정치적 요구를 높이 걸고 전진해야 할 때다.  
6. 자본주의에서 노점상으로 산다는 것
1) 시 - 노점상의 하루
오늘은 작년 이맘때처럼 무덥다.
더운 바람에 지쳐
나무그늘을 찾아 앉으면
그래도 조금은 무더위 식힌다.
오늘은 작년 이맘때처럼
장사들 어렵지만
그래도 쉬지않고 나와 일한다.
그날이 그날처럼 느껴져도
고달픔이 대개 심해져도
언제나 처럼,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산다.
동지애란 말을 안써도
어느덧 말없이 서로를 위한다.
서로 가난하기에
서로 실패한 삶을 살았기에
여기서 우리 만났으리라.
기나긴 삶의 여정을 지나
왜소하고 작아진 채로
여기에서 만나
우리 작은 사랑을 만들어 간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말로
막걸리 한잔씩 붓고
남은 음식 서로 나누어 먹으며
거리의 밑바닥에서 나누는,
저 열정을 보아라.
활활 타오르는 저 사랑을 보아라.
속에 갇힌 세상을 서로 보듬어
삶의 향기를 내뿜는
사람들의 단결을 보아라.
겨울 깡추위와 무더위를 이겨내고
당당히 거리의 주인으로 선
사람들의 연대를 보아라.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삶터를 해방구로 만들고
노동해방 그날까지
거리낌없이 전진해 가리라.
작고, 가난하고, 왜소한 사랑이 익어
우리의 가슴에 전사의 깃발을 세우고
온 거리에 피의 깃발 휘나릴 때
우리는 마침내 승리로 가는 것이다.
그날까지 쉬지않고 전진하자.


2) 내일이 없는 사람들

(1) 야채장수 형님에게
형님, 오늘도 장사 나오지 못하셨군요
어쩐 일인지 궁굼합니다
형님은 날마다 술이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 제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벌써 여러날 째형님 리어카가 지나가지 않습니다
배추며 무우 열무 당근 오이 할 것 없이 가득히 싣고 지나가면서
"오늘은 이것 밖에 팔지 못했어"
"오늘은 이정도 팔았지" 하시며
형님이 저를 처음 만났을때
"내가 중앙시장 대통령이야" 하실때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토록 허름한 리어카에  어눌한 말씨
어느것 하나 웃기지 않는것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하시는 말씀
"내가 이거리를 37년동안 걸었지 리어카 끌고 말이야"
"그래서 내식구 다 먹여 살리고 아이들 공부 다시키고 말이야"
"내가 주정꾼 처럼 날마다 곤드레 만드레 취해살아도 내할일은 다 하고 살았어"
형님과 2년넘게 만나면서 형님이 점차 진리의 체현자란 사실을 알게 되었죠
말씀은 적어도 몇마디 말씀 언제나 격언처럼 다가 왔습니다
죽음과 삶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도
일상과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언제나 지난한 진실을 말씀 하셨습니다
형님의 리어카 인생이 한없이 자랑스러워 보였습니다
벌써 여러날째 나오시질 않으니 걱정이 됩니다
어디 편찮으신 데는 없는지요
형님이 보이질 않으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리어카만 보아도 형님의 얼굴이 스쳐지나 갑니다
저는 형님을 장군이라고 말했죠
야채장수라고 그런것이 아니고 집념으로 살아오신 그오기와 지혜와 진실을 보여주신 분으로
37년 동안 거리에서 인생을 보낸 가장으로써 형님은 당연히 장군 이라 불러 마땅 합니다
군인들 사이에서 장군 칭호를 받는것은 영광이지요
저는 형님의 삶를 직시하며 그 삶에 위대성에 경탄해 마지 않습니다
그것이 비록 식구들 먹여살리고 아이들 키우고 일상 이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얼마나 힘들고 또한 자랑스러운 모르겠습니다
형님이 오늘은 많이 그리워 지는군요
형님을 만나 막걸리 잔이라도 돌리고 싶네요
무슨 일이 있는지 궁굼합니다
내일은 장사 리어카 끌고 나오세요
기다릴께요.    
( 형님아우 공구장사가 드림 )


(2) 노점상 동호씨

그는 다리 하나가 불편합니다
걸을 때마다 반보씩 박자를 맞추어 걷습니다
오늘도 늦게 일 끝내고
청계천으로 들어서는 거리에서 그를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판넬 글씨를 보고있더니
나 보고 읽어보라고 햇습니다
그래서 내가 읽어주었지요
아버지가 아들 딸에게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가 다듣고는 괜찮은 내용이네 하더니
또 불편한 다리로 걷습니다
"잘 가세요"
그는 청계천 삼일아파트 20동 앞에서 장사합니다
오늘도 늦게까지 장사하고 집으로 향하는 모양입니다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거리에서 장사하며
열심히 자신의일에 충실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언제 다시 만나거든
막걸리 잔이라도 들어야겠습니다
그는 참 좋은 사람이거든요
그 뿐입니다

(3) 노점상 이익범씨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노동자였다. 어린 나이에 먹고 살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여 독립문 근처의 일터에 다니며 거리를 울음으로 채우며 헤맸다. 그러다 자신의 형이 일하는 안산으로 이주하여 그럴듯한 공장에 다니며 무슨 민중교회에 다니며 사회적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노동자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 19세 20세 때다. 그렇게 노동운동에 일신하다가 자신의 형이 한쪽 손목이 잘려나가 공장에서 일을 못하게 되자 청계천노점상으로 밀려나온 이익범, 그는 형을 따라 청계천노점상이 되었다. 벌써 노점세월이 7,8년쯤 되었다. 그러다 철거민도 되었다. 노점투쟁과 철거민생활 속에서 그는 한 많은 밑바닥 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내와 어린 자식을 앗기우고 오랫동안 혼자 살아오면서 노동자 투쟁도 함께 하면서 운동가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실제로 철대위를 건설하기 위해 분주히 나섰고 엊그제 청계천복원반대 투쟁으로 경찰서 유치장에 감금되어 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유치장에 감금된 적이 있으며 무슨 투쟁이든 동지들을 위한 투쟁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섰다. 그는 지금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지금 혁명가로 성장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노동자로 노점상으로 철거민으로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투철한 혁명전사로 성장했다. 그는 노동자가 무엇인지를 안다. 그는 노점상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렇다. 그는 혁명가다. ( 2003. 7. 2 )
(4) 더러운 세상
오늘도 아침 일찍 일터에 나왔다. 먹고 살기 위해서만 거리에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성실히 일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다. 특히 몇일 전에 종로 일대에 구청이 노점단속을 하겠다는 계고장을 돌린 뒤라 신경 써서 좀 일찍 일터에 나온 것이다. 옆집 형님들도 빨리들 나오신다. 오랜 노점생활에 익숙하신 것인지 아무런 근심걱정도 없다. 부딪쳐서 해결하는 습관이 몸에 배인 듯하다. 노점상이 먹고 살길이 없어서 거리에 나온 것인데 그 꼴을 보지 못해 단속이나 하겠다는 자들의 모습이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옆집 형님의 말씀에 권력자들은 온갖 도둑질로 배때기가 불러 또 도둑질해먹느라 바쁜데 없는 우리 노점상들을 못살게 군자들은 모두 한사람이 두 놈씩 죽이는 식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 내 옆에 형님 같은 동지가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정말로 세상이 더럽다고 했다. (2003.10.15)

(5) 내일이 없는 사람들
하루 내내 고된 노동이다. 아침 일찍 일터에 나와 종일 일하다 보면 하루해 지는 줄도 모른다. 그래도 지겹기는 마찬가지다. 쉬는 날도 없이 거리에 나와 하는 일이 막노동과 같다. 종일 손으로 채소를 만지작거리고 다듬고 씻고 가지런히 정돈한다. 가끔 찾아오는 손님에게 물건도 판다. 그래도 쉴 참이란 없다. 점심 때 잠시 쉬는 것 말고 출근 시간에 맞춰 나왔다,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가는 때까지 종일 바쁘기만 하다. 그래도 장사가 좀 되는 날에는 즐겁고 좋다. 아무리 공동장사라 해도 자신이 많이 파는 것이 즐겁다. 오늘 하루 버는 돈은 오늘 쓰기 바쁘다. 내일 일은 어느덧 내일 계획표에 따를 뿐 따로 내일은 없다. 오늘 하루 부지런히 일하고 오늘 투쟁하고 오늘 즐거우면 그만이다. 막 사는 인생 같다. 무슨 계획을 따로 짜지 못한다. 늘 가난과 궁핍, 무연휴에 무휴일이다. 지겨울 때가 많다. 나이도 웬만히 먹었다. 내일 모래면 칠십 줄이다. 그래도 언제까지 거리에 나와 일해야 하는지 모른다. 아마 병들어 일을 못하게 되거나 죽거나 하면 멈출 노동이다. 한번 노점장사에 들어오니 빠져나갈 궁리가 없다. 도대체 가난도 가난이지만 달리 살 뾰족한 방법도 없다. 주위의 동지들도 마찬가지다. 나보다도 먼저들 거리에 나와 일하기 시작했지만 동지들 역시 달리 사는 방도가 없다. 같은 운명인 듯싶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리 10년 동안 함께 공동장사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갈수록 돈벌이도 안 된다. 더 가난해졌다. 살 때까지 살다가 가야할 모양이다. 우리에겐 오늘뿐이고 내일은 없다. 하루하루의 노동과 그날그날의 근심걱정, 돈 몇 푼 손에 쥐는 하루 장사 지긋지긋하다. 그래도 내일 또 장사 나와야지 다짐하며 오늘 짐을 싼다. 오늘 하루의 삶이 아무리 고달파도 죽지 않고 사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살고 죽는 것에도 미련조차 없다. 살다보니 어찌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조금은 더 나은 내일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맨날 마찬가지다. 가끔 팔자려니 한다. 가끔씩 일하는 동안에 마시는 막걸리 한잔이 큰 위안이다. 비록 내일은 없어도 우리에겐 오늘이 있어 그나마 살아가는 것이리라. (2003.10.26)

(6) 노점상의 투쟁
노점상에게는 모든 것이 투쟁이다. 어제의 고단한 생활이 오늘 아침 잠자리를 쉽게 떨치지 못하게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적들이 내 몸에 투약한 더러운 약물에 의해 이상한 언어와 느낌이 느끼하게 전해지면서 하루의 투쟁이 시작된다. 우리집에는 적들이 세들어산다. 내몸에서 내 두뇌에서 이상한 반응이 보일 때마다 적들이 공사해둔 밥통 전기 장치와 온갖 벽들과 바닥에서 전기 튀기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나의 아침은 시작된다. 십수년 동안 계속된 적들과의 투쟁에 웬만히 적응해왔고 이제는 우리 당 건설을 통해 깨부수어야 한다는 신념에 이르렀다. 이런 적들의 파시즘적 장치들은 우리의 모든 계급운동세력에게 일반화되어있다. 적들은 가까운 이웃으로 포장하고 들어와 일거수일투족뿐만 아니라 머릿속의 생각을 기계장치로 읽어내고 그에 반응하는 장치를 하므로써 파시즘 체제를 대단히 강화해온 것이다. 이렇게 아침에 시작된 투쟁은 온종일 계속되는 것이다. 또한 장사하는 것 자체도 투쟁이다. 그토록 찬 겨울바람속에 놓여서 온종일 겨울바람을 맞으면 거의 온 몸이 얼어붙고 정신조차도 차게 얼어붙는 것 같다. 정말 하루의 장사는 거대한 투쟁이다. 내가 어디에 가든 또 어느 곳에 있든 모든 것이 투쟁이다. 이렇게 노점상의 오늘 하루는 투쟁으로 시작해 투쟁으로 끝난다. 동지들과 어울려 함께 잘 지내는 것도 역시 긴 투쟁이다. 거의 날마다 집회가 있다. 이런 집회에 참여해서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내는 것도 투쟁이다. 동지들은 장사도 못하고 날마다 투쟁이다. 청계천이 그렇고 강남지역이 그렇다. 적들은 우리를 쉬임없이 침탈해서 억압하고 탄압하고 갈취해간다. 이것도 새로운 하루를 여는 투쟁들이다. 해방의 날에나 멈출 투쟁들이다. 동지들이여 오늘 하루도 힘차게 투쟁하자.  (2003.12.14(일))

(7) 신문팔이 소년 유광식
그는 15살인가부터 거리에서 살았습니다. 신문팔이 소년이었습니다. 신문을 팔면서 군고구마도 팔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거리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신문팔이 소년이었습니다. 그것이 빈민 유광식의 삶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다 청년시절엔 조직에 가담해서 구차한 옥살이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장가도 들었는데 그나마 지금으로부터 8년전쯤에 이혼했습니다. 그는 사는 것이 지루해서 다른 여자들과 놀아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내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지금 신용불량자입니다. 그렇게 막 살아왔어도 의리는 있어 조금 알고 지내던 친구의 보증을 서게 되어 그만 파산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돈을 벌지만 그 돈은 다 빚 갚는 데 쓰입니다. 아마 그의 남은 인생도 그 빚 갚다가 다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그의 거리 인생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거리에서 노점을 하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빚도 조금씩 갚아가고요, 그에겐 다른 희망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끝없이 시달리는 빚 독촉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지금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의 삶은 얼마간 낙천적입니다. 철거민으로 살면서도 맨 앞장서 투쟁했습니다. 그는 헤어진 가족을 다시 하나로 묶어 내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그는 그 기나긴 거리인생에서 빈민의 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빈철연의 투쟁국장이고 거리노점상의 투사입니다. 나는 아직 그의 빈민철학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빈민해방의 긴 꿈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의 특기는 끈질기게 투쟁하고 한번 투쟁하면 승리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살아온 삶이 보여주는 것들입니다. 그는 지금도 청계천벼룩시장 한 모퉁이에서 장사하면서 투쟁중입니다.  그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끝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그는 빈민의 삶에 철저합니다. 그는 고도로 단련된 빈민의 정신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함께 당 조직에 가자고 제안할 것입니다. 우리 빈민이 사는 곳이면 그는 어디든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미 나의 동지입니다. 그가 오늘 장사 잘 하기 바라면서 전화합니다. 그는 장사도 투쟁이라 말합니다. 그만큼 절박하게 사는 사람을 나는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에겐 모든 것이 투쟁입니다. 모든 것이 삶의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나는 그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행복입니다. 그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는 우리의 보물덩이입니다. 그는 우리 삶의 전형적인 체현자입니다. 나는 그가 정말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2003.12.14(일))

(8) 노점상 김춘자
남성시장 들머리에 앉아 삽십팔년 세월을 보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거기 노점상과 더불어
변화하는 거리와 더불어
소나무처럼 온갖 풍상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그 지독한 남성시장 노점 투쟁 사년도 이겨내고
자식들 남편 먹여 살리며
한 많은 노점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입이되어
언제나 그 곳 그자리에 앉아
시장 사람들의 동무가 되었습니다
늘 보잘것 없는 행색으로 온 인생을 살아왔지만
어느덧 삶의 철리를 환히 꿰뚫어 보게 되었습니다
거의 휴식도 없이 하루종일 일하고
또 하루살이들 처럼
장사해서 번 돈으로 먹을거리 입을 거리 장만하고
빈민의 그것이지만 내일에의 희망도 키워보았습니다
종종 일하는 즐거움도 있곤 합니다
온종일 야채가지들이 떨어질 날 없지만
그것들 곱게 다듬어 앞에 내다 놓으면
시장 나온 사람 들 손에 떠나갈 때
얼굴에 지그시 미소가 어리곤 합니다
그렇게 삼십팔년의 세월을 거리에서 살아왔습니다
그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의 힘으로 삶을 개척해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운명의 주인이 무엇인지 자각해 갔습니다
스스로 살아온 세월
어느덧 환갑의 나이에 가진것 별반 없지만
이젠 조금씩 삶의 향기 그윽히 넘쳐 납니다
내일이 꿈틀거릴 때가 있곤 합니다
이따금 삶의 노래를 들려주고 합니다
거리에 노랫소리 울리면
이세상은 어느덧 두 손안에 들어와
잘 다듬어진 야채처럼 곱게 미래로 향합니다

새해 새 기쁨
바로 그 노래 속에 그것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들의 삶 이야기 언제나 마를 날 이 없습니다   (2004.1.11)




(9) 좋은 형님 만세!
아침일찍 장사 나왔다. 그런데 쌓인 눈이 얼어붙어 얼음처럼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해는 중천에 떠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약국에서 삽과 빗자루를 빌려서 눈얼음을 깨기 시작했다. 삽자루가 작고 연약했다. 내가 눈얼음을 깨는 것을 보고 있다 과일형님이 우산 받침대를 가져와서 눈얼음을 박살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깨부술 수 있었다. 조금씩 깨면서 거리위에 눈얼음을 집어던졌다. 과일형님이 도와주고 과일형수님이 도와주고 해서 생각보다 빨리 눈얼음을 치울수 있었다. 나 혼자 그걸 치우려 했다면 몇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런데 과일형님 형수님이 함께 도와주는 바람에 일찍 끝내고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근 오년 가까이 함께 일하면서 이렇게 함께 일하긴 처음이었다. 그리고 지난 시절의 이야기도 들려주셨다. 종로5가에서 책장사하던 이야기며 지방 장터 다니면서 슬리퍼 장사하던 이야기며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무슨 장사하면 돈 벌수 있는 궁리를 함께 해주신 것이었다. 아  그렇구나 했다. 오래 옆에서 장사하다보면 동지가 되는구나 였다. 오늘은 눈얼음 깨면서 늦게 장사하게 되었지만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좋은 형님을 옆에 두고 오랫동안 알아보지 못한 어리석음이 느껴졌다. 오늘 좋은 형님만세!(2004.3.7일)


3) 정치일기

(1) 2003년 5월 31일  
약물반응의 하루

오늘 오후 4시쯤 지나서 아마 아침나절에 들어온 약물이 활동을 몸에서 시작한 것 같다. 기분이 묘해지고 어리둥절해지고 어색한 상황이 상당시간 계속된다. 좀 이상한 어휘들이 들어와 일한 모양이다. 지금 이글을 적고 있는 시간은 오후 4시 20분이다. 이런 약물이 몸에 들어와 일한지 18년쯤 된다. 인식이 일을 한지는 단계마다 달랐다. 뭐 새로울게 없다. 이미 작년 여름 가을에는 아주 굉장한 과정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다. 요새도 거의 매일 적들이 내 몸에 약물작업중이다. 앞으로는 거창한 논문 하나쯤 나오겠다. 예전엔 무슨 소리물질인양 느꼈지만 바로 이것이 약물질로서 몸 내부에서 이상한 수많은 어휘들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컴퓨터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온갖 몸적 현상들을 창출해낸다. 오후 5시 반-외부의 말소리에 몸이 반응을 하기 시작한다. 오후 5시 45분부터 예전보다 약하게 나타났지만 망상적인 현상들이 나타난다.


(2) 2003년 11월 5일
약물공격에 대하여

어제 오후에도 강도 높은 약물이 들어왔다. 오후 5시쯤부터 6시반정도까지 계속되었다. 평소에도 약한 상태의 약물이 흐르고 피해망상적 어휘들이 떠돌고 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이따금 일할 때나 움직일 때 착시적 혼란이 일어난다. 그런데 어제는 예전의 현상들이 반복되었고 강한 피해망상적 현상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일들은 예전에 거리에서 장사하는 노점상이나 리어카 꾼들에게서는 비일비재하게 나타난 현상들이다. 김춘자라는 이주머니는 85년 무렵에 온통 세상이 하얗게 보이고 하얀 문 테두리만 보이는 현상들이 나타나 아무리 병원에 오래 다녀도 낫지 않았다 한다. 그러다 공안과라는 데를 갔는데 기도해서 치유하라는 의사의 충고를 받고 그렇게 했다 한다. 그래서 조금씩 눈이 보이게 되더라고 한다. 이도 또한 약물을 써서 일시적으로 착란현상이 일어난 것이며, 예전에 박노해 씨가 안기부에서 조사받을 때도 근 40일 가까이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고 했다. 그러다 종교적 신앙이 보이기 시작할 때 눈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동대문지역 노점상 한분이 우연히 만났는데 그분은 밤이면 차량이 검게 보이면서 사라져가고 하더란다. 이건 현상들은 비일비재했다. 또 내가 아는 리어카꾼은 85년에 리어카를 끄는데 모두 벗은 것으로만  보이고 낫으로 오리의 목을 치고 자신의 목을 치는 망상들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영환 씨의 모친이 아들의 운동으로 정신병에 걸린 것이다. 이도 약물을 적들이 작업한 결과이다. 이뿐만 아니다. 예전에 한 노동자가 재판장에서 판사를 욕했다고 감옥에서 미쳐  죽어가게 한 사건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수한 이야기와 사건을 통해 적들의 약물작업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전 노동자 민중에 대한 테러의 작업의 일환으로 기획되고 보편화시켜냈다. 사실 1985년 같은 극악한 파시스트 시절에는 전면적인 거리 청소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약물의 투여가 진행된 적도 있다. 이렇게 볼 때 나에게 지금 가해지고 있는 약물공격의 현상들은 일부적 현상이며 더 광범위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확실하게 존재한다. 우리도 이제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적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어느 곳에서든 그 같은 작업을 은밀히 진행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투쟁만이 그러한  비열한 공격에 대항하여 우리의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3) 2004년 1월 19일 (월)
적들의 언어와 나의 말이 혼재되어 진행되었다. 적들의 언어는 느닷없이 튀어나와 나의 말의 진행을 가로막곤 했다. 그리고 추위도 녹이지만 팔의 감각이 일시적으로 없어지는 현상도 며칠 전에처럼 나타났다. 적들은 오늘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거리에도 적들의 언어가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적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망상적 언어를 약물공격으로 삼아 끊임없이 공격했다. 적들의 약물공격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적들에 대한 공세를 준비해야 한다. 적들은 약물공격으로 심리적 압박감을 고조시키고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어가게 하여 끊임없이 의식조작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러한 적들의 공격에 대해 준비하고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적들은 어디에서나 공격해온다. 집에서도 공격하고 거리에서도 공격하며 그 자리가 어떠하든 무자비하게 공격한다. 약물공격은 심리전에서 적들의 우위를 내주게 하며 그리함으로써 적들이 어디서든 승리의 자신감에 도취케 한다. 적들은 하루 스물네 시간 동안 내내 우주 망원경 같은 생각의 흐름조차 파악해내는 기계장치를 통해 우리를 감시하면서 우리의 생각조차 약물공격으로 조작해내면서 끊임없이 심리과정을 그 많은 정보를 수집해낸다. 이로써 적들은 우리의 공산주의 운동이 발전해가는 과정을 수집할 뿐만 아니라 그 길을 끊임없이 방해해낸다. 집뿐만 아니라 버스 지하철 거리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적들은 심리과정이 사고과정의 정보를 수집할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인적 사항의 정보도 동시에 수집하고 감시한다. 이러한 정보체계를 가지고 적들은 수많은 혁명인자와 그 가족들을 암살하고 테러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음모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적들은 외부에 움직이는 정보망을 통해 수시로 나에게 확인케 하며 자신들이 하나의 세력임을 끊임없이 주지시키고 혁명운동의 전 과정을 파악하고 있으며 적들이 언제든지 우리 혁명세력을 통제하고 적들 자신이 유도하는 사회에 도달케 한다고 확신하는 듯 생각하는 것이다. 적들은 혁명인자들의 가족들과 그 동지들의 망을 파악하고 있다고 거의 모든 동지들의 집이나 사무실에 정보대를 파견하여 막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시로 암살과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적들은 자신들이 하나의 정치세력임을 끊임없이 조작해낸다. 약물공격으로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어내어 파악해야 할 정치적 내용들을 끊임없이 조직해낸다. 우리는 이것이 자본가계급의 첨병 노릇을 하면서 현 체제유지를 위해 복무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끝까지 투쟁하자, 동지들.

(4) 2004년 5월 29일
오늘은 토요일 오후다. 6시가 넘었다. 지나가는 옆모습의 사람이 누군가를 닮았다. 그러자 그 누군가의 성씨가 툭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 성씨를 생각하면서 다른 이름이 또 연달아 나온다. (예-문씨(문익환) 김인이라는 이름이 뒤따라 나온다.) 이것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어떤 생각에 따라 그 다음 다른 말이 툭 튀어나온다. (예-미치게) 항상 때로는 툭 튀어나오고 때로는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약물언어가 입에서 머릿속을 스쳐나가듯이 맴돈다. 이미 여러 해 동안 계속된 약물언어의 반복이다. 마치 몸속에서 컴퓨터가 일하듯이 약물언어는 대개 과학적이다. 어떤 때는 매우 급하고 과격하게 일하고 또 어떤 때는 매우 느리고 자연스럽게 일한다. 어느덧 약물언어는 내 일상이 되었다. 약간 불편한 듯하게 만드는 이 약물언어는 오랜 시일에 걸쳐 내재화되어 몸의 한 부분처럼 일하기 일쑤다. 가끔 생활을 불편하게도 하는 이 약물언어는 어느덧 우리네 삶에 한부분이다. 아마 혁명전쟁을 조금만 깊이 이해한다면 이런 현상들에 대해 금방 이해하게 되고 얼마나 인간을 적대적으로 만들어가는 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5) 2004년 6월1일
어제 오후는 저들의 약물공격으로 좀 침울하고 좀 어색한 기분상태가 지속되었다. 특히 ‘이혼’이란 말이 자꾸 반복되고 있다. 저들의 컴퓨터식 약물언어배치가 무언가의 상태에 있으면 툭하고 ‘오묘한 말’들이 튀어나오고 좀 머리가 혼란스럽고 기분이 대개 나빠진다. 아마 오랜 시일동안 저들의 약물언어는 (인간(대개 우스운 말 같다))  공산주의자를 겨냥해서 오랫동안 연구되고 보급되었음이 틀림없다. 나만 해도 벌써 7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오직했겠는가. 이제 우리 비합전위당 건설자들도 이미 보편화된 저들의 저런 무기를 보유하고 우리도 저들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내 의견으로는 남한 자본주의 하에서 거의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이런 공격 하에 노출되어 있다. 비합전위당 건설이 유일한 우리의 대안이다. 가끔씩 저들은 무차별적으로 노동자 인민을 향해서도 공격하기도 한다. 우리 공산주의자들을 더욱 노력해야한다. 저들의 온갖 테러와 암살공격에 대해서도 되공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 온갖 말들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고 순간적으로 ‘사람들’이 느껴진다.

(6) 2004년 6월 6일
어제 6월 5일 오후 7시쯤에 동대문에서 전철을 타고 종로3가에서 3호선을 탔다. 그런데 6호선과 만나는 약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가는 중에 목이 쓰 하면서 연달아 두 번씩의 기침이 두 번 반복되었다. 그것은 약수라는 말과 관련되어 있다. 오늘 6월 6일 오후 6시 24분-25분 사이에 남성시장 들머리에 앉아 장사하는데 목이 쓰 하면서 연달아 세 번씩의 기침이 두 번 반복되었다. 이런 현상들은 내 주변의 동지들에게서도 자주 목격되던 현상들이다. 저들은 항상 일정한 순간에 전위당 건설이나 저들과의 적대적인 순간의 사유과정에 대해 공격할 때 이런 기침공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6월 6일 오후 6시쯤부터 한 시간 가량 가슴이 쓰 하면서 이상한 감정증세가 연달아 일어났다. 또 한 가지 특이할 것은 저들의 언어공격에 컴퓨터식 반응현상이 일어났으며 특히 개 이야기에 대한 연상이 오래 지속되었다. 2002년 여름날 우리 집에 키우던 개와 관련된 저들의 당시 약물공격의 현상들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연상되었다. 저들은 이렇게 언제 어느 곳에서나 우리들을 공격하는 수많은 약물기제들을 가지고 사유과정과 행위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7) 2004년 6월 22일
어제 시청앞에서 집회가 있었다. 한 삼사백대오 정도였다. 노점상들이 동대문운동장의 견인보관소를 요구하는 투쟁이었다. 오후쯤부터 내 주변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유광식 형님이 내시의 주인공들처럼 작고 가난하고 왜소한 이라는 글귀들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내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유광식 형님이 자꾸 신경쓰였다. 그리고 바로 내 옆에 와서 앉자 노래도 부르지 않고 구호도 외치지 않는 신문 보는 사람이 자꾸 신경쓰였다 그리고 바닥에 깔린 신문지들의 글귀가 자꾸 또박또박 읽히면서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불안한 기분이 때로는 세게 때로는 약하게 느껴졌다. 저들의 약물은 이렇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미 예전에는 많은 집회에서 이렇게 불안하고 신경 쓰이게 하는 여러 작용의 약물이 들어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저들과의 기나긴 투쟁은 우리에게 혁명의 필연성을 상기시킨다. 동지들과 함께 우리의 투쟁이 승리하는 날까지 전진해가자.
p.s 유광식 형님의 얼굴이 큼직하게 내 눈앞에 서있다.

(8) 2004년 7월 14일
윗배가 울렁이면서 묘한 기분의 상태가 지속되었다. 밖의 상태에 반응하는 현상들이 있었다. 오후 1시 조금 넘어서부터 두시 넘어까지. 언어적인 돌출현상들도 있었다. 저들 ‘지하철’의 약물은 어제의 현상들(머리가 지끈거리는 현상)과 함께 오늘도 계속되었다.오후 3시 20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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