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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펌-노정신8호]민족주의적 갈등과 노동자계급-(펌주-독도분쟁에 부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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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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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7 10:37:30, 조회:1,817, 추천: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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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폭로>
민족주의적 갈등과 노동자계급
노동자계급은 항상 노동자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인식해야 한다. 최근 한․중, 한․일, 중․일간에 벌어지고 있는 민족주의적 갈등에 대해서도 노동자는 계급의 눈으로 바라보고 인식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지배계급의 의도대로 민족주의 열풍에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휩쓸려버린다면 노동자계급은 독립성을 상실하고 계급의식은 말살될 것이다.
노동자 계급의식의 말살은 고대 역사인 고구려사 말살보다도 위험하고 더 심각하다. 이미 우리는 세계 1, 2차 세계대전 당시 제국주의적 민족주의 열풍이 전세계를 전쟁의 광기로 몰아가면서 수십, 수백만의 인류를 학살했던 역사를 알고 있다. 당시 전세계 노동자계급이 러시아 노동자계급처럼 제국주의 전쟁을 반대하고 투쟁했다면 인류를 제국주의 전쟁의 참화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1. 고구려사 문제는 단지 과거 역사에 대한 해석의 문제인가?
고구려사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간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구려를 과거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이 중국 정부의 공식 비준과 예산지원을 받아 추진되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제 고구려사 문제는 ‘학술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영토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 중국정부는 이 상황에서 혁명정권을 인정하고 군사적인 지원을 하면서 북한 지역을 중국의 지방정권화로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중국 정치학자인 리앙 첸 교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민족주의적 갈등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남한에서는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에 대해 간도를 중심으로 ‘만주지역을 한국이 되찾자’는 호소가 대중적인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민족주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과거의 역사는 신비를 벗어버리고 국가간에 첨예한 이해가 걸린 현재의 문제임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중국정부는 고구려사 문제가 ‘영토문제’로 번지는 것에 대해서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타임>은 (17일 발간한 최신호)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는 “과거 고구려 영토였던 중국의 동북지방에 거주하는 200만 명에 가까운 조선족 때문”이라면서 “남북한이 통일할 경우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분리시도 하려 과거 고구려 영토를 한국의 일부로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티베트의 분리독립 투쟁을 강력하게 탄압해 왔던 중국은 1986년부터 티베트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서남공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중국의 소수민족 자국사 편입 시도는 “신장웨이우얼, 네이멍구, 만주로 이어지는 도미노식 독립요구 확산”을 사전에 막아내기 위함이다. “티베트의 경우는 특히 석유, 알루미늄, 우라늄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역사 왜곡의 주요 이유”(동아일보, 8월 18일자)라는 점에서 정치적 이유는 경제적 이해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티벳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중국정부의 티벳에 대한 차별정책과 강제노동, 농업생산성 독려 등 억압정책과 관련되어 있다. 중국 내에서의 소수 민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은 중국의 폭력적인 자본주의 이행 과정과 이행 완료 이후 더욱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내부의 노동자계급에 대한 압살과 수탈, 농민의 수탈과 빈부격차의 극심한 확대,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의 증대와 더불어 극심해 지고 있다. 결국 중국이 고구려 자국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는 조선족과 소수민족의 분리 독립 움직임을 차단하고자 사전 정지작업으로 진행되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인 것이다.
2. 일본의 민족주의는 얼마나 위험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001년 8월, 2002년 4월, 2003년 1월에 이어 최근 또 다시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일본 정부 각료들은 남북한 정부와 중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하고, 식민지 역사찬양과 역사왜곡 등으로 심기를 자극해 왔다.
일본의 민족주의와 역사 왜곡은 제국주의 식민지 통치의 역사와 경험을 미화하고 합리화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제국주의 전쟁 참여를 미화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민족주의는 중국의 민족주의보다도 한층 더 위험하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민족주의는 과거 제국주의의 식민주의의 합리화와 더불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제정된 ‘평화헌법’ 개정과 현재의 제국주의적 군국주의화 움직임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더불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강행했다.
미국은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에 대한 경쟁심과 더불어 일본의 자본주의 발전이 미국과 전세계 자본주의 발전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중적 태도를 보여 왔다. 최근에는 중국의 급속한 발전과 군사주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일본을 통한 중국의 팽창전략을 견제하려고 한다. 또한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자위대 파병은 이라크에서의 미국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후원 하에서 제국주의적 군사책동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반전세력 제압, 기미가요 제창 강요 등, 우익적인 방식으로 내부통합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 사회적 분위기는 일본 내 노동자들의 저항을 가로막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와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과 더불어 중국 내에서의 반일 감정은 난징 학살 등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 억압의 경험과 깊이 관련돼 있다. 지난 8월 7일 아시안컵 축구 중-일결승전에서 표출된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반제국주의의 감정의 표현인 동시에 이른바 ‘대국적 자존심’으로 표현되는 중국의 준제국주의적 팽창 심리가 뒤엉켜서 나타난 것이다.
3. 민족문제는 과연 무엇인가?
노동자계급에게 민족은 과연 무엇인가? 과거 고구려인들은 현재와 같은 민족적 귀속의식을 가지고 있었는가? 결론적으로 고구려인들에게는 현재와 같은 종류의 민족의식이 전혀 없었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시도에 반발하여 나타나는 간도의 영토 영유권 주장과 ‘고구려의 영광 재현’으로 나타나는 민족주의적 감정은 식민지 경험의 산물이자 동시에 남한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른 준제국주의의 감정이 뒤섞여 나타나는 것이다.
민족국가의 형성과 민족주의는 근대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시장이 형성되고 이 확대되는 시장을 보호하고, 통합하는 강력하고 중앙집중적인 민족국가가 형성됐다. 이 민족국가는 단일한 행정체계와 관세, 법률, 강력한 군대 등을 보유하면서 통일성이 강화되고 일체감이 형성됐다.
민족국가를 단일한 언어와 혈통, 문화, 역사공동체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다인종과 다언어로 구성되어 있음을 무시하는 것이다. 파푸아뉴기니는 4백만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단일국가이지만 860종의 언어가, 인도네시아는 670종의 언어가, 인도는 380개의 언어가 혼재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는 다인종과 다언어로 구성돼 있다. 현재의 민족국가는 상호 교류와 이주, 침공, 전쟁 등으로 특수한 역사적 경험과 보편적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구획된 영토는 역사적 공동체가 아닌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통치의 산물이다.
민족국가가 단일한 문화권이라면 최근 자본주의가 이른바 글로벌화 되면서 점점 더 비슷한 문화를 공유해 가고 있음을 무시하는 것이다. 최근 일본, 중국 간에도 한류 열풍이 일면서 한․중․일 간에도 서로의 문화가 공유되고 있지 않은가?
유럽과 다르게 아시아는 일찍이 중앙집중적인 민족국가가 형성되면서 ‘아시아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단일한 인종과 언어, 문자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국가는 국가의 단일한 통합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유의 문자를 창안하기도 했다. 물론 이 고유문자는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를 경험하면서 민족주의적 일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과 식민해방 이후에 국가차원에서 급속히 확산시켰다. 이러한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근대국가적 통합성은 식민지 해방 이후 남한의 자본주의 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강화됐다.
홉스봄은 '1789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에서 민족주의는 '상상의 산물'이고 민족주의적 열풍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민족주의는 자본주의의 필요에 의해서 재가공됐지만 단지 '상상의 산물'만은 아니라는 물질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자본주의에서 민족문제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에서 민족문제는 더욱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민족국가는 단일한 교육과 행정 시스템, 표준어 사용, 맞춤법 통일 정책 등으로 인해 언어, 문화, 행정구역의 통합을 강화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제로 인해 단일국가내 통합성이 약화되는 것 같지만 실은 더욱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최근에는 TV, 음악, 스포츠 등 동일한 문화적 경험으로 단일한 민족의식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민족국가적 단일성은 자본의 세계화에 따르는 상품, 인적 교류, 인터넷의 확산 등으로 인해 보편성의 확대 현상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역설적인 현상이지만 현실의 변증법적인 모순의 반영이다. 이는 유럽의 통합이 강화되고 있지만 유럽에 통합된 개별국가의 단일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럽의 통합은 국가단위 통합의 한 측면이 있는 반면에 국가간 대립 강화라는 다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민족주의적 갈등은 소련의 연방붕괴와 중국의 급격한 자본주의화 이후에 나타나는 민족주의적 갈등과 분리 움직임, 학살과 내전 등으로 인해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갈등은 최근 자본주의의 경제위기와 불균등 발전으로 인한 자본간 국가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4. 민족문제인가? 계급문제인가?
러시아 혁명 이후인 1921년 볼셰비키는 짜르에 짓밟혀 왔던 체첸의 굴종적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러시아내 이슬람교도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모든 이슬람인에 대한 권리를 보장했다. 하지만 1937년-38년부터 스탈린 정권은 강제적, 폭력적 방식으로 체첸을 탄압하면서 체첸의 민족독립 움직임이 강화됐고, 1991년 소련 연방의 해체 이후에 체첸은 분리독립을 선포하였다.
러시아내 그루지야-압하지야의 경우에도 1922-30년에는 소연방의 일부로서 독립국 지위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스탈린주의 억압 체제가 강화되고 그루지야에 강제통합 되면서 민족 갈등이 심화되었다. 이후 유화정책 이후에 일시적으로 민족갈등이 봉합됐다가 89년에 더욱 심화됐다. 유고 내전의 경우에는 1991년 소련과 유고 연방의 해체, 밀로셰비치의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폭력적 분할 통치, 미국제국주의의 군사침략 등으로 인해서 잔악한 학살극들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스탈린주의 시대 이전 볼셰비키는 소수민족 문제에 대한 자치보장과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소수언어를 쓰는 단 한명의 학생을 위해서도 독자적인 교육시설과 교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조차 했다. 120여개 소수민족이 러시아 연방 내에 편입돼 있던 러시아에서 민족갈등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었던 요인은 러시아 혁명의 위대한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려인에 대한 강제이주 정책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스탈린주의 하에서는 민족문제에 대한 배려가 무너졌다.
남한의 노동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 왜곡과 평화헌법 개정, 이라크파병 문제 등에 대해서 일본의 노동자들과 강력히 연대해야 한다. 한편 중국의 준제국주의적인 티베트 분리독립에 대한 학살 만행 등 탄압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한다.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자위대 파병에 반대하던 자본가 언론은 남한 정부의 파병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는 기회주의적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민족주의가 가져온 희대의 헤프닝은, 일본 내 지문날인을 반대하고 야쿠자 살해로 장기형을 받았던 김희로씨가 장기복역 후 남한에 와서 했던 최초의 일이 바로 지문날인이었다는 것이다.
남한 내에서 민족문제와 계급문제는 일도양단의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 대단히 복잡한 현실의 문제다. 실제 통일운동 세력들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상층을 장악하면서 각 영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노자협조주의의 첨병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문제(통일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계급적 관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과거 좌파에게 통일문제는 선변혁 후통일의 문제였다. 하지만 이 관점은 현실의 민족문제에 대한 기권주의를 가지고 올 수 있다.
현재 남북한의 힘의 역관계로 볼 때 북한의 개방과 자본주의적 흡수통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의 북한 직총과의 교류와 연대는 관료주의와 역동성과 자주성을 상실한 어용의 만남에 불과하다. 현 민주노총의 통일사업은 남한 내 계급갈등을 희석시키고 노사협조주의를 강화시키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 노동자와의 아래로부터의 연대의 가능성은 개방지역에 한정돼 있다. 김정일정권은 신의주특구 등 개방지구에 자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저임금을 조장하고 단결권을 부정하고 있다. 남북한의 경제교류가 증대될수록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자주적인 연대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남한 내에서 민족주의는 지배계급이 남한의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착취의 도구로 동원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였다. 지배계급은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노동자계급에게 강요했다.
현 노무현 자본가정권은 민족문제를 국가 내 통합성을 강화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제 잔재와 역사 청산은 한나라당을 압박하기 위한 정략적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민족국가 내 일체감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를 통해서도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통합과 일체감은 부르주아적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역설적으로 ‘국민’ 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자본은 국내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부의 1,2,3차 사내하청으로, 여성과 남성, 파업 참가 노동자와 불참 노동자 등 수없이 많은 분열 요소를 활용해서 노동자계급 대오를 이간질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은 부르주아의 위선적인 국민통합 이데올로기를 폭로하면서 진정한 노동자 국제주의와 계급적 단결로 분열을 막고 통합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민족 내부의 분열과 민족국가 간의 분열과 갈등을 실제 막아낼 수 있는 계급은 바로 국제주의와 전투적 계급정신으로 무장한 노동자계급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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