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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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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9 23:53:13, 조회:2,640, 추천: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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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좌파’ 철학자 김상봉의 경영참가론 비판(2)
- 국가의 본질 왜곡과 자본주의에 포섭
맑스주의 국가론 부정과 국가의 역사적 역할 왜곡
김상봉은 국가의 본질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은 현존하는 부르주아 사상에 포섭되고 지배계급에게 굴복하고 만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정치적 자유의 원리를 통해 경제적 예속 상태를 지양하고 극복하려는 것이 이 모순을 해결하는 기본방식이었다... 자본주의적 기업활동을 인정한 서방세계에서도 정치권력으로 자본권력을 규제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20세기 대다수 나라들에서 국가권력을 통해 자본권력과 기업활동을 규제함으로써 인간이 자본에 일방적으로 예속되는 것을 막고 시민적 자유의 폭을 넓혀 왔다. 국가는 법률을 통해 자본권력의 집중을 막고, 노동조합의 권력을 확대함으로써 기업 내에서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자본의 권력에 예속되지 않도록 도왔으며, 더 나아가 부의 재분배와 복지제도의 확대를 통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과도한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자의 역할을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국가권력을 통해 자본권력을 제어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김상봉,‘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철학, 자본주의를 뒤집다, 34-35쪽, 꾸리에, 2012년 3월 23일)
김상봉은 자본주의 국가가 바로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것을 부정하면서 국가는 노동자와 자본가와의 관계에서 중립적이고 원래 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다만 원래 착한 국가를 망치게 한 것이 자본이라고 한다. 김상봉은 국가가 지배계급의 계급지배의 도구이고 폭력을 본질로 한다는 맑스주의 국가론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있다.
“국가는 헤겔이 주장하는 것처럼 ‘윤리적 이념의 현실태나’‘이성의 형상 및 현실이 아니다. 국가는 일정한 발전단계에 있는 사회의 산물이다.”(엥겔스,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아침, 김대웅 옮김, 230쪽, 1995년)
맑스주의 국가론은 맑스나 엥겔스가 주장했기 때문에 옳은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가 탄생하고 발전하는 지금까지 과정에서 수행한 역사적 역할과 그를 통해 그 국가의 계급적 본질을 과학적으로 밝혀주기 때문에 올바른 것이다. 국가는 엥겔스가 위 저서에서 밝힌 것처럼, 일정한 발전단계 즉 경제적 발전단계에서 생겨난 사회의 산물이다.
원시 공동체에서 국가는 없었다. 그러나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고 이를 바탕으로 이를 독점하는 지배계급이 생겨나면서 지배계급의 이해를 폭력적으로 대변할 필요에 의해 국가가 생겨났다. 국가는 애초부터 도덕, 사랑, 덕성 같은 윤리적 이념이나 인간 이성을 따라 생겨난 조직체가 아니었다. 자본주의 국가는 일정한 발전 단계 즉 봉건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경제적 발전 단계에 맞춰 봉건 지배세력을 뒤엎고 새로운 지배계급이 된 자본가들의 이해를 철저하게 대변했다.
물론 맑스주의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김상봉에게 맑스주의 국가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김상봉은 맑스주의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역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특히 김상봉은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충성과 사랑이 지나쳐서 자본주의 발달 과정에서 국가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20세기 국가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역사왜곡을 자행하고 있다.
20세기 이전부터 수세기 동안의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의 상업무역의 시대를 기점으로 해서 18, 19세기 자본주의 형성과 발전 과정까지 국가는 식민지 무역을 하는 자본을 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인도 등 아시아 대륙 및 세계 전역에서 수천만 명, 수억의 인류를 대학살하는 참상을 저질렀다. 자본가 노예상들이 원주민을 학살하고 원료를 강탈하고 식민지를 개척하며 노예무역을 하는데 국가는 총칼을 제공했다.
영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식민지 노예무역을 시작하면서 민중들을 수탈, 학살하는 데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은 굳이 맑스주의 국가론을 빌리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자명한 역사적 사실이지 않는가? 영국 내부에서도 엔클로저 운동이라고 하여 16세기 말부터 18세기 19세기 초까지 수백 년에 걸쳐 농민들의 소작 경작지를 양을 키우는 목양지로 만들어 농민들을 토지에서 강제로 내쫓고 여기에 저항하는 농민들을 대량 학살했다. 이때 국가는 ‘엔클로저법’을 제정하여 농민들을 단속하며 지주들의 이해에 철저하게 부합하면서 자본주의 발전에 복무했다. 영국 보다 더 규모가 작았지만 프랑스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1800년대 국가는 자본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데 앞장서고 심지어 파리꼬뮌에서 보듯 대량학살하기조차 했다.
그렇다면 20세기 국가는 개관천선해서 선량한 목자(牧者)가 되었는가? 20세기 들어 독점자본주의 시대의 국가는 제국주의였다. 제국주의 국가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받들어 제국주의 전쟁을 일으키고 수천만, 수억의 인류를 대량 학살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공권력으로 짓밟고 억압했다. 노동악법을 제정하며 자본의 노동자 착취를 적극 도왔다.
국가는 법률로 제정한 ‘독점방지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점을 규제하기는커녕 독점체가 점점 더 성장하면서 독점자본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독점자본의 국가가 되었다. 김상봉의 말대로 국가가 노동조합의 권력확대와 복지제도의 확대에 앞장선 것이 아니라 국가는 사사건건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가 투쟁으로 획득한 복지제도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서 왔다. 그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197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정책 이전의 케인즈주의 계급 타협 정책 역시도 국가가 개과천선해서 그런 게 아니다.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투쟁했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본과 국가가 일시적, 부분적으로 양보한 것이다. 김상봉 같은 ‘위대한 철학자’에게 이런 자명한 역사적 사실을 시시콜콜 밝혀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국가권력을 통해 기업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했던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것은 마치 청소년이 부모의 후견 아래 있는 한 부모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형제들이 싸울 때 부모가 다툼을 말리듯이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익이 대립할 때 국가가 개입해 균형을 잡으려 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방식으로 국가가 기업 및 자본권력을 통제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렵게 되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국가의 힘이 자본의 힘보다 더 크고 강해야 한다. 그런데 도리어 자본의 힘이 국가의 힘보다 더 크고 강해진 것이 우리 시대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 시대가 당면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의 뜻을 얼마나 온전히 알고 있는가?(같은 책, 36쪽)
김상봉에게 현대 국가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사이에서 균형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고 중립적인 존재다. 국가는 선한데 자본이 문제인 것이다. 국가는 선한데 자본은 나쁘니 국가권력을 장악해서 자본을 통제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전형적인 개량주의자들의 국가관인 것이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하고 선거를 통해 집권했던 개량주의 정당들이 자본의 꼬붕이 되어 하나 같이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개량주의 국가관은 파탄 나고 있다.
국가의 본질에 대한 맑스주의 핵심 사상을 부정하는 김상봉은 결국 현존하는 국가권력과의 투쟁을 거부하고 무릎 꿇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김상봉은 현존하는 것은 참되고 좋은 것이라 하여 현존하는 부르주아 국가권력과 부르주아 체제에 투항하고 만다.
“스콜라 철학자들이 늘 말했듯이 정말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요, 참되고 또 좋은 것이다.”(같은 책, 65쪽)
김상봉은 마치 급진적인 철학적 사유 방식인 변증법을 말하면서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성적”이라며 당시 절대왕정의 수호자가 된 반동적 측면을 간직한 헤겔처럼, 현존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하나로 통합돼 있으니 대립이 없이 조화로운 것이고, 참되고 또 좋은 것이라며 철학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수호자가 되고 있다. 여기서 김상봉은 힐퍼딩을 인용하며 이론적으로 무지함을 다시 과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금융자본이 모든 산업자본과 상업자본을 지배하게 되었으므로 이제 국가가 은행만 장악하면 모든 생산수단을 사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힐퍼딩의 의견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이런 소박한 생각에 솔깃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은행을 국유화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제안이 아니지만 혁명을 통해 은행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통째로 장악했던 러시아와 동유럽에서의 실험이 일단 실패로 돌아간 지금 개별 국가 권력을 장악한다 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같은 책, 49-50쪽)
힐퍼딩이 말하는 금융자본은 단순히 은행자본이 아니라 은행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여 양자가 결합하는 독점자본을 말하는 것이다. 김상봉은 여기서 금융자본을 단순히 은행자본으로 오해하여 “국가가 은행만 장악하면 모든 생산수단을 사회화할 수 있다”고 힐퍼딩이 주장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 여기서 김상봉은 자본주의 국가권력을 타파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혁명전략을 부정하고 있다.
자본주의에 포섭되어 찬사를 보내는 반동 철학자
이러한 혁명전략을 부정하는 김상봉은 이제는 자본에 대해서는 규제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버리고 자본의 이윤추구에 대해서도 긍정하는 반동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맹목적 이윤추구와 생산의 무정부성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에서 이윤추구 자체를 부정함으로써 자본주의의 폐해를 교정하려 할 때, 그들은 경제 자체를 부도덕한 활동으로 매도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이윤이라 부르든 아니면 잉여가치라 부르든, 경제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까닭은 없다.”(53쪽)
“두말할 필요가 없”다던 김상봉은 바로 다음 문장에서 “이윤추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비난하며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다. 김상봉은 노동자 착취를 낳고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노예적 예속을 낳고 자본주의 모순을 심화시키는 이윤추구가 정당한 경제활동이기 때문에 비난받을 까닭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 이윤원리에 바탕을 둔 착취체제를 그대로 둔 채 자본주의 폐해를 극복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2004년 나라별로 주식회사의 CEO와 종업원의 평균임금을 비교한 것을 보면 일본의 경우 사장이 종업원 보다 10배 더 많은 임금을 받고, 독일이 11배 더 많은 임금을 받으며, 프랑스는 16배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유럽에서 미국을 가장 닮았다고 할 영국에서는 사장이 25배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 내가 노동자라면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 나보다 열 배나 열다섯 배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해서 사장을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국처럼 스물대여섯 배를 더 많이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혁명을 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떠한가?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 자본가들의 낙원에서 CEO는 종업원들보다 평균 531배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같은 책, 63-64쪽, 김화진,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금융, 박영사, 2009년, 212쪽 참고.)
김상봉은 미국 자본주의의 탐욕성, 소득 불평등을 비판하면서도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같은 자본주의를 부의 불평등이 그리 극심하지 않는, 그리하여 ‘사장을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건전한 자본주의’, ‘착한 자본주의’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에서 부의 불평등이 극심하다는 것 말고는 이 통계수치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사장의 임금(?)이 종업원 보다 10배, 독일에서는 11배 높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주식회사 전체 CEO와 종업원 평균임금의 비교다. 독점자본과 노동자 평균임금이 비교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CEO와 종업원의 비교라고 했는데 CEO에 대표이사만 포함되어 있는지, 이사 전체가 포함되어 있는지, 혹은 종업원에 이사와 고위 관리자를 제외한 노동자만을 포함하고 있는지가 분명치 않다. 뿐만 아니라 자본의 순수 봉급만 포함하고 있는지 스톡옵션처럼 언제든지 주가가 오르면 매각하여 처분할 수 있는 주식배당금을 포함하고 있는지도 분명치 않다. 또한 봉급 이외에 자본이 보유한 부동산, 예금, 주식자산 등 거대한 소득불평등은 여기서 비교대상이 아니다.
김상봉은 일본의 자본주의를 ‘종업원 주권, 종업원 운명공동체’라며 자본주의 모범으로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실제 일본 자본주의 현실은 극심한 빈부격차, 실업, 비정규직 확대, 복지축소로 자본주의 모순이 극심하다는 것은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다. 김상봉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청년실업과 복지후퇴로 폭동이 일어나고 노동자, 학생들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마치 네그리주의자들처럼, 김상봉은 자본주의에 대한 과학적 분석 대신에 우화와 경구 같은 사변적인 주절거림으로 가득 찬 몽상의 세계로 도피하고 있다.
“시장이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까닭은 그것이 수동성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모든 만남 속에는 수동성과 능동성의 계기가 공존한다. ...시장이 보다 근원적인 의미에서 자유의 장소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같은 책 72쪽)
“...모든 사람이 합법적으로 서로의 노예를 삼을 수 있는 권리란 법의 보편성을 파괴함으로써 법적 권리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같은 책, 112쪽)
“이미 맺어져서 객관적 실체로서 존재하는 만남의 현실태가 바로 사회 공동체이다. 그리고 그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외적 구속력이 바로 권력이다. … 너와 나의 만남을 유지시켜주는 그 외부적 힘이 바로 권력인 것이다.”(같은 책, 116쪽)
김상봉에게 현실 사회주의의 계획은 노동자의 착취와 노예화를 낳는 억압의 장소인 반면에 시장은 근원적인 자유의 장소이다. 시장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자본가들이 마음 놓고 이윤추구를 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다. 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노동자의 노동력을 구매함으로써 자본가는 노동자를 노예화로 인도한다. 자본주의 시장은 무정부적이고 무계획적이어서 자본주의 공황을 야기하게도 한다. 이러한 시장을 근원적인 자유의 장소라 할 정도로 김상봉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어 반동적 사고를 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과 소유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법률에 대해서는 ‘보편성’이 담겨 있다고 하고 있다. 김상봉은 물리력과 강제력 즉 폭력이 본질인 국가권력에 대해서는 너와 나의 만남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힘으로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자본은 운동하지 않는다. 욕망하는 자도, 운동하는 자도, 꿈꾸는 자도 우리들 인간이다. 주식회사는 자본이 아니라 우리들 욕망이 만들어 내고 우리들 자신이 스스로 갇혀버린 매트릭스다.”(같은 책, 303쪽)
김상봉에게는 자본이야말로 노동자를 착취해서 운동하며 성장하는 물질적 힘이고 자본이 축적이라는 운동을 멈추면 증식할 수 없는 화폐에 불과한 것이 된다는 과학적 인식이 들어설 틈이 없다. 과학적 인식과 변혁적 실천 대신에 시적 감수성과 문학적 수사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의 영역에서 시적 감수성과 문학적 수사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극하고 문화적 삶을 풍성하게 한다. 그러나 정치의 영역에서 그것도 진보신당의 사상적 지주로부터 나오는 과학과 변혁적 사상이 없는 말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초헛소리로 노동자의 사상을 짓누르고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을 가로막는다. 더 나아가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말들이 숨어 있기도 하기 때문에 대단히 반동적이고 위험하기조차 한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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