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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백만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삼바운동’을 시작하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 홍명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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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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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02:09:51, 조회:2,924, 추천: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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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삼바운동’을 시작하자!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투쟁 과정과 현재 상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 홍명교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전국 곳곳에 흩어진 삼성전자서비스 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세운 노동조합이다. 지난 해 7월 설립되었으니 8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노조이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무수한 일을 겪어왔다. 삼성 자본이 가하는 온갖 노조 탄압의 풍파를 맞으며 동료 조합원들을 잃기도 했고, 지난 해 9월에는 칠곡센터에서 일하는 서른셋의 노동자가 출근 준비 도중 쓰러져 과로사 하기도 했다. 또 10월 31일에는 모두가 알다시피 최종범 열사가 전태일 열사를 언급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 사회를 비통함과 분노에 빠지게 하기도 했다.
그런 모진 과정 속에서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조합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싸웠고, 지금의 임단협 투쟁 국면까지 달려왔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열망이 그만큼 강했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난 후의 달라진 삶의 기쁨과 열망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1천6백 조합원들은 자신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간에 갖게 된 이 투쟁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삼성 자본을 흔들고 이곳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은 곧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투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그것을 ‘노동조합을 갖는 것’, 한국사회의 무수한 미조직 노동자 대중이 ‘노조할 권리’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진 ‘무노조’ 탄압이 ‘민주노조’를 낳다
모든 것은 삼성전자서비스 동래센터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다. 2012년부터 동래센터 노사협의회에선 ‘근로기준법’을 아는 한 노동자가 나타나 노동자로서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에 대해 요구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는 쉬게 해 달라, 야간 수당을 지급하라, 정해진 노동시간에 맞게 출근하겠다, 산재 발생의 책임을 져라 등 그간 몰라서, 그런 것은 감히 요구할 수 없어서 말하지 못했던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있었고, 내부의 갈등도 있었지만 이내 사건은 지난 해 6월 동래센터의 갑작스런 폐업까지 흘러간다. 사장이 갑자기 회사를 폐업해버리고 동래센터 전체가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새로운 바지사장과의 재계약 과정 속에서 외근직 엔지니어와 내근직을 구분하여 회사를 분리시키고, 노사협의회를 주동했던 위영일(현 지회장) 등 두 노동자는 빼고 다른 노동자만을 재고용했다.
노조 설립을 시도했던 이들은 털고 가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사태를 더욱 확대시키는 꼴만 낳고 말았다. 해고된 두 노동자는 동래센터에 머무르지 않고 사태를 전국화 시키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다. 조직화 말고는 더 이상 믿을게 없었기 때문이다. SNS를 통해 사태를 알렸고, 유명 트위터리안을 통해 사안이 유포되면서 조직화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동래센터에서 일궈졌던 여러 성과들에 대해 전국 곳곳의 센터들에 소문이 났고, 서울과 경기, 해운대와 아산, 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초동주체들이 모여들었다.
프랑스혁명기념일인 7월 14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건물에 대절된 관광버스들이 올라왔다. 관계된 활동가들은 당일 아침부터 설렘과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날 지회 설립총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사측에서 당일 출근 시 별도 수당 8만원씩 지급하겠다며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사측의 회유와 탄압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삼성의 이런 조치는 지회 설립 총회의 참석률을 낮추기는커녕 더 풍성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첫날 38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마침내 삼성에서 대규모의 노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이어 조합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설립 후 보름 만에 1천 명을 돌파하더니 8월 중순 경에는 1천5백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전국 108개 협력사 중 60여 개의 협력사 소속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8월 24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첫 상경 집회에는 6백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위태롭게 시작했던 지회가 마침내 본격적인 투쟁 가도에 올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삼성의 앵벌이였습니다”
이런 열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 11시~12시까지 쉬지 않고 일해야 했고, 점심시간에는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산재를 당해도 공상 처리되거나 개인적인 책임으로 내몰렸고, 실적이나 고객만족도 평가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반성문을 쓰거나 일요일 산행 벌칙을 하기도 했다. 저녁 늦게까지 열린 석회에서 인민재판식 질타를 받게 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이대로 살다간 죽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삼성의 앵벌이였습니다”라고 고백이 이어졌다.
많은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다녀왔고, 일요일에도 쉴 수 있었다. 어떤 정치인이나 사장도 만들어주지 못했던 삶을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조합을 세워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무노조 방침’의 산실 삼성 자본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난해 공개됐던 ‘S그룹 노사문제’ 문건에 나온 것과 같은 노조 탄압 행태가 전개된 것이다. 전국에서 90여 명의 조합원들에 대한 표적감사가 자행되었고, 여기에 걸린 조합원들에겐 ‘노조 탈퇴’ 협박이 이어졌다. 3년에서 4년 전 고객의 사정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무상처리 했던 사안까지 들먹였다. 이런 과정 속에서 10월 31일 오후 천안센터의 최종범 열사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임단협 교섭 요구안이 제시된 지 1주일,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탄압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루어지던 마지막 날 일이었다.
이로부터 약 2개월 간 열사 투쟁 과정 속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들은 더 강하게 단련되었고 투사가 되어갔다. 전국의 서비스센터 앞에서 매일 추모 묵념을 했고, 빈소를 차렸다. 12월 2일부터는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아직 쟁의권도 없던 시기라 연차를 내고 전국 곳곳에서 조합원들이 모여들었고, 연일 삼성 본관 앞 경비들, 경찰들과 격렬하게 싸워야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삼성은 경총을 내세워 열사 문제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내용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차량 리스 제공 등의 내용은 임단협 투쟁 국면으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지회에 힘을 실어주었다.
“내 생애 첫 파업”
그리고 올해 1월 13일 지회는 부산과 경남에서의 첫 파업을 시작으로 투쟁 국면에 돌입했다. 중앙과 권역에 쟁대위가 세워져 곳곳에서 게릴라식 파업을 이어갔고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에 맞서 싸웠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합원 수가 점차적으로 늘어가기 시작했다. 첫 파업에 돌입하고 불과 보름 여 만에 1백여 명의 조합원이 새로 가입한 것이다.
이에 삼성은 결국 노동조합이 예상했던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3월초 해운대센터를 급작스럽게 폐업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해운대센터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조합원에 가입한 조직률이 높은 센터로 그간 삼성의 생계압박형 노조탄압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곳이었다. 해운대센터 바지사장은 경영상 어려움과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폐업하겠다고 갑자기 통보했다. 이런 거짓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간 해운대센터의 경영악화가 있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삼성 자본이 가한 ‘지역 떼 가기’로 인한 일감 축소가 그 유일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것이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와 탄압 때문이라고 보도자료를 뿌려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노조를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삼성이 던진 마지막 카드다. 이천센터와 아산센터까지 3월 31일부로 폐업하겠다고 통보했으나 단 한 명의 조합원 이탈도 없다. 위장폐업이 명백해 노동조합 말고는 믿을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센터들을 그대로 두고는 영업 자체를 중지해야 하는 삼성의 딜레마 때문이다.
폐업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집단가입
현재 지회는 흔들림 없이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도리어 해운대센터 폐업 이후 ‘제2조직화’ 시즌이 시작된 모양새다. 그간 미조직 센터로 남아있던 경남의 마산센터와 창원센터, 부산의 구포센터가 대규모 집단 가입을 선언하고 교섭 요구공문을 띄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7일에는 서수원센터와 서울의 성북센터가 노조에 집단가입 했다.
이로써 전국에서 조합원이 있는 센터는 70개 센터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런 집단 가입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깨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화되었다는 인식이 커지고 동료들이 있는 센터의 폐업 등 탄압을 그냥 지켜볼 순 없다는 인식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조가 처음 설립되는 과정 속에서 동래센터의 폐업이 있었다는 사실이 노동자들의 이런 연대의식을 방증하고 있다.
위장폐업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수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사실은 삼성 자본이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삼성은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데올로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폐업된 분회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생계를 보족하고 이 조합원들이 조직화 투쟁대오가 되어 모든 삼성 노동자들을 만난다면 어떨까? 이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1천6백 대오는 어떤 싸움이든 임할 각오가 되어있다. 중요한 것은 삼성의 변화이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것이다.
삼바운동을 시작하자!
부익부 빈익빈의 비정상 사회에서 노동자 대중의 미래는 누구에게 달려있는가? 그것은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어 자신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 단결해 투쟁하는 것 밖에 없다. 그 어떤 ‘보호’ 운운도 노동자들의 미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깨달아가고 있다. 삼성의 다른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23일 설립하는 금속노조 삼성SDI울산지회, 가장 선봉에서 투쟁을 시작한 에버랜드 노동자들, 그리고 최근 투쟁 현안을 갖고 개별 사업장에서 싸우고 있는 코닝과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 연구직 노동자들. 삼성과 그 하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1백만 노동자들의 미래는 이제 민주노조 운동에 달려있다. 삼성 노동자들과 함께, 언제든 삼성을 포위하는 전선을 만들 수 있는 시민들과 함께 ‘삼바운동’(삼성을 바꾸고 우리 삶을 바꾸자!)을 시작하자!<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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