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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혼돈의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계급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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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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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5 02:07:47, 조회:3,009, 추천: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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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계급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마치 아시아 극동 쪽에 살고 있는 우리도 그들과 함께 약 100년간 이어오는 세계 근현대사를 같이 살고 있는 동시대인들이라는 역사의식을 강하게 일깨워주듯이 말이다.
2013년 11월 21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한 것에 대한 항의표시로 시작된 반정부시위는 신나찌주의자들의 폭력적인 시위로 변질되었다. 2014년 2월18일에서 2월 20일 사이인 불과 3일 만에 약 100여 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유혈사태로 악화되자, 2014년 2월 23일 의회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퇴진을 선언하고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의회 의장에게 대통령 권한 이전을 결의함으로써 새 정권을 탄생시켰다. 이 정권의 구성에 “스보보다(Svoboda)”와 “우파(the Right Sector)” 출신의 신나찌 파시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자 크림반도 주민들은 2014년 3월 16일 국민투표를 통하여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하고 러시아에 합병하는 것을 결정했고(투표율 83%에 찬성률 96.6%), 그 이튿날 러시아 푸틴대통령은 즉각적으로 크림반도의 러시아에로의 병합요구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이에 미국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은 이 국민투표는 불법이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몇 가지 중요한 핵심적인 쟁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미제국주의의 야욕이다. 두 번째, 우크라이나에서 민족갈등으로 표출되는 문제의 내면에 있는 계급문제이다. 세 번째로, 근대와 현대를 잇는 길목에 서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100년 전에 일어났던 파시즘의 재등장이다. 네 번째, 우크라이나 인민들의 ‘민족자결권’의 문제이다.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미제국주의의 야욕
우선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미제국주의의 야욕을 보자.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에 자신들의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는데 성공했는데, 그 시나리오는 2011-2013년에 일어났던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색깔혁명(Color Revolution)”과 유사하며, 리비아와 시리아의 사태와 매우 유사하다. 불과 최근 몇 년 동안에 리비아, 시리아, 이란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또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 그리고 그들의 군대인 나토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 시나리오는 매번 유사하다.
그 거점 지역의 인민들이 기존의 지도부의 부패나 무능함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반정부 시위에서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 및 나토동맹들이 혼란한 정국을 틈 타 자신들의 명령을 수행하는 무장용병세력들을 동원하여 무력시위를 조장시키면서 기존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 친 유럽 연합의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제국주의의 지속적인 제국주의 확장의 일환이다.
사실 우크라이나에 드리운 미제국주의의 야욕은 그들의 동유럽으로의 확장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쏘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CCCP, 이하 쏘련으로 표기)이 붕괴하자 미제국주의는 쏘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여러 동 유럽 국가들을 나토(NATO)로 합병시키고,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로의 제국주의적인 확장을 계속해왔다.
나토의 동쪽으로의 진출은 이미 쏘련 붕괴직전인 1990년에 통일된 독일을 나토에 편입시키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나토는 1999년에 러시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중앙유럽(폴란드, 체코, 헝가리공화국)까지 확장했고, 나토의 동쪽으로의 진출 두 번째 시기인 2004년도에는 중앙유럽국가인 슬로바키아와 두 발칸 국가들뿐 아니라 세 곳의 쏘련 공화국들(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나토 가맹국들이 흑해(Black sea,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나토는 발틱해(Baltic sea)에서부터 흑해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에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나토에 가입했다.
미제국주의와 나토의 이러한 동쪽으로의 진출에는 러시아를 육지와 바다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면서 위로는 북해와 발틱해에 이르기까지, 아래로는 흑해와 카스피해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옥죄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특히 미제국주의는 세계 제패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러시아와 파트너인양 가장한 채 러시아의 ‘협력과 협조’를 구하면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가운데, 중동, 동유럽, 발칸반도, 발틱해 국가들을 나토와 자본주의의 속국으로 만들어 버렸다. 미제국주의는 러시아가 세계 정치의 주요세력으로써 재등장하는 것을 막고,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국제적인 위상을 약화시켜서 옐친시대의 노예적인 종속관계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 미제국주의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찌 세력을 지지하면서 자신들을 위한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려는 목적이 바로 러시아에 대한 공세를 가하여 러시아의 기반을 약화시키면서 러시아 중심부를 향해서 제국주의적인 침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에 있는 것이다(James Petras, America’s Advancing Empire: Putsch, Pillage and Duplicity, Global Research, 2014.3.9).
민족문제인가? 계급문제인가?
서방 자본주의 언론들은 우크라이나의 문제를 언어적인 차이로 인한 ‘민족체’의 문제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어를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서쪽지역을 친(親)유럽파로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 동쪽지역을 친(親)러시아파로 나누면서 이를 ‘민족적인’ 문제라고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서방자본주의 언론들은 언어의 차이에 따른 ‘민족체’의 문제를 ‘민족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필자주: 이 글에서는 언어공동체를 ‘민족체’로, 언어이외에도 사회경제적 관계 등을 포괄한 역사공동체를 ‘민족’의 개념으로 본 엥겔스의 개념정의를 따랐다(엥겔스, 노동자계급은 폴란드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866년에 씀, 맑스 엥겔스선집 3권, 박종철출판사, 1990). 이러한 그들의 부르주아적 시각을 차치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민족적인’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우크라이나 내의 계급대립이 주된 것이며, 이러한 계급대립이 민족대립으로 표출되어 나타난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 부르주아 계급 분파가 자신의 독자적인 세력만으로는 지배력을 장악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가 자본주의화 되면서 나타나는 빈곤이나 실업, 불평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자, 각자가 미제국주의와 나토를 위시한 서방과 러시아의 힘을 빌려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을 통치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크라이나 내의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갈등이 민족끼리의 갈등으로 외화된 것이며, 우크라이나 자본가계급이 손잡고 있는 미제국주의와 나토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외화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지배세력은 부패하고 기생적인 자본가계급의 집단이며 이들의 여러 분파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정권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언어적, 문화적 분할을 조장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야누코비치 정권이 친(親)러시아 경향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이전의 권력을 가졌던 집단은 바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단(Maidan) 반대파 세력인 것이다. 이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권력을 탈취하면서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인민들을 황폐화시키고 빈곤으로 몰아넣었다.
우크라이나의 계급갈등의 근원은 경제공황, 부채, 노동자계급의 삶의 황폐화에 있다.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냉전과 쏘련의 붕괴로 빈곤화되어버린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에서 쏘련 시대에 비해 임금이 75% 정도로 감소했다. 이들 국가에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계급과 인민들의 빈곤화의 심화와 정치세력으로서 노동자계급의 힘의 약화는 파시스트들이 역사에 재등장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이 내세운 꼭두각시 연합정부에는 신나찌 파시스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크라이나의 신나찌 파시스트당들인 “스보보다(Svoboda, 자유)”와 “우파(the Right Sector)”를 포함한 신나찌당이 국방부 국가위원회를 지휘하고 무장군인들, 경찰들, 안보기관들을 감독하고 있다. 이들 신나찌 세력들이 우크라이나 법과 군대를 장악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2차 세계대전 이래 신나찌가 유럽국가의 정부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단-파시스트조직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에 유럽에서 최초로 구성된 신나찌 정부이다. 이들 신나찌주의자들은 바로 제2차 세계대전시기에 독일나찌에 협력함으로써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인민대중들과 유대인들에게 잔혹한 행위를 했던 나찌주의자들의 후손들이다. 이들은 민족혁명(national revolution)을 주장하며 부르주아 정치세력으로써 합법성을 획득하고 있다.
지금 미제국주의가 역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잔혹한 행위를 했던 나찌 파시스트들의 재현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제국을 확대하겠다는 그들의 의도는 전 세계 노동자계급과 인민들에게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민족문제
우크라이나는 정치적 지리적 요충지이자 러시아뿐 아니라 카스피해 주변 국가들의 석유, 가스 자원의 유럽으로의 이동 통로이다. 이것이 지금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이 노리는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또 하나의 욕구는 바로 현재 러시아를 포위하면서 쏘련의 영향 하에 있던 지역을 빼앗겠다는 것이다.
당장 우크라이나만 해도 그렇다. 우크라이나 역사는 18세기 이래 드네프르 강 서쪽은 폴란드에, 동쪽과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병합되어 있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자, 볼셰비끼 혁명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고자 무병합-무배상을 원칙으로 모든 교전국과 정부가 즉각적으로 ‘민주적 평화협상’에 들어갈 것을 촉구하면서 우선 독일과 협상을 시작하였지만, 당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나찌 독일의 책동에 의하여 1918년 3월 3일 브레스트-리토프스크(지금의 브레스트)조약을 통하여 우크라이나를 독일제국에게 넘겨주게 되었다(1918년 11월 13일, 제1차 세계 대전의 종결로 이 조약은 파기되었다).
그 이후, 쏘비에트 적군은 우크라이나 우파인 백군을 몰아내고, 1920년 12월 우크라이나 쏘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을 형성하였다. 1921년 폴란드와 소비에트의 전쟁을 종식시킨 리가조약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서부 지역이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에 할양되었고, 우크라이나의 중부지역과 동부지역은 우크라이나 쏘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PCP)으로 탄생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쏘련의 승리로 끝나자 우크라이나 서쪽 지역까지 우크라이나 쏘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에 통합되었다. 이어 1954년에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크림 반도를 선물함에 따라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에 소속된다.
이후 1991년 모스크바에서 쏘련 공산당의 쿠데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에 독립을 선언했고 현재의 우크라이나 공화국으로 남아있다. 크림반도는 1991년 쏘련 붕괴이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를 선언했으나, 러시아의 중재로 현재와 같은 자치공화국형태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여기에서 보듯이 크림반도의 주민들은 이미 1991년 이래 계속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를 원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역사 속에서 민족문제는 진정 무엇인가?
우크라이나 지역은 수많은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민족체’들의 공동체였다. 역사가 흘러감에 따라 여러 ‘민족체’들이 우크라이나 지역에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왔지만 우크라이나 언어를 쓰는 ‘민족체’와 러시아 언어를 쓰는 ‘민족체’로 구분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러시아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는가? 그들은 다 슬라브족을 기원으로 하고 있으며, 수천 년 동안 같은 지역에서 같이 살아왔다.
이러한 ‘민족체’의 작위적인 구분으로 민족문제를 부가시키려는 것은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이다. 엥겔스는 1866년 당시에 유럽에서 만연했던 “민족체 원리”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민족체 원리는 유럽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민들이 민족단위로 존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고 있지 않고”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당시의 지배계급이 민족체의 원리를 이용하여 모든 종족을 흡수 통일시키려고 했던 것을 지적했었다(엥겔스, 노동자계급은 폴란드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866년에 씀, 맑스 엥겔스선집 3권, 박종철출판사, 1990).
현재 서방 언론들이 우크라이나의 서쪽 지역을 친(親)서방파, 우크라이나 동쪽을 친(親)러시아파로 분리하는 것도 ‘민족체’의 작위적인 구분이다. 서방 제국주의세력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언어공동체인 ‘민족체’ 문제를 들이대면서 서로다른 언어공동체끼리 이간질과 분열을 시켜 자기들의 지배권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의 푸틴정부도 부활한 자본주의체제 속에서 봉건주의시대의 대러시아제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듯 ‘민족체’를 통해 ‘러시아 민족’의 대통일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민족의 문제는 봉건주의가 쇠퇴하고 자본주의가 이제 막 발전하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전체로서의 민족 대 민족의 투쟁이 아니라 지배민족의 지배계급과 피억압민족의 지배계급간의 투쟁이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투쟁은 지배계급의 지주에 대항하는 피억압민족의 농촌 부르주아지(폴란드의 우크라이나인), 혹은 지배민족의 지배적인 귀족 계층에 대항하는 피억압민족의 전 ‘민족적’ 부르주아지(러시아의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리투아니아인)에 의해 지도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한 오늘날에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민족문제는 미국제국주의, 유럽연합, 러시아 재벌의 제국주의적인 패권과 침탈에 대항하는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투쟁의 문제이다.
맑스는 민족 간의 대립과 갈등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았다. 민족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에서, 맑스는 자본주의체계의 착취제도가 폐지되고 사람에 대한 사람의 착취가 폐지될 때 한 민족의 다른 민족에 대한 착취도 폐지될 것이라고 보았다.
현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족의 대립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민족문제에 대한 맑스의 테제는 “타 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그 스스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맑스가 억압받는 제(諸)민족에게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한 것은 민족문제를 노동자들의 혁명운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본 것이다.
레닌은, 우크라이나의 동쪽지역이 제정러시아에 합병되어 있을 때에, 우크라이나의 자유권을 인정해야한다고 보았다. 레닌은 ‘민족자결권’을 제안하면서 “민족자결권은 정치적 의미에서의 배타적인 독립권, 즉 억압민족으로부터 자유롭게 분리할 정치적 권리를 뜻한다.”라고 했다. 레닌이 민족자결권을 제기한 이유는 사회주의 목표인 “제민족의 통합”으로 가기위한 과도기로써 “모든 피억압 민족의 완전한 해방”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레닌, 사회주의 혁명과 민족자결권(테제), 1916.4)
레닌은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에 동유럽에서 민족자결권을 이 지역 프롤레타리아트들의 임무로 보았는데, 즉 동유럽 국가의 프롤레타리아트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개혁을 완성하고, 다른 나라들의 사회주의 혁명을 지원함에 있어서 민족자결권을 옹호해야한다고 했으며, 프롤레타리아트들의 중요한 임무는 억압민족의 노동자들의 계급투쟁과 피억압민족의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했다(레닌, 사회주의 혁명과 민족자결권(테제), 1916.4).
그런데, 쏘련이 건설된 이후, 쏘련의 입장에서 바라본 우크라이나의 민족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우크라이나 지역은 현재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이 눈독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나찌 독일의 히틀러도 눈독을 들였던 곳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히틀러는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으로 획득했던 우크라이나를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했지만, 계속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적인 야욕을 가지고 있었다. 한 예로 히틀러는 우크라이나를 나찌 독일의 속국으로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스탈린이 고의로 기근을 촉발하여 대량학살을 저질렀다는 흑색선전을 벌였다(마리오 소사, 진실이 밝혀지다-쏘련 역사에 대한 거짓말, 노사과연, 2010.11.6.).
그런데, 실제 1932년과 1933년에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기근의 주된 원인은 꿀락(부농)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극우파의 사회주의와 농업의 집산화에 반대한 투쟁으로 인해 벌어진 농촌의 황폐화였다. 이는 극우파의 반혁명 시도가 매우 심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사회주의를 막 건설하기 시작한 국가에서 반혁명을 시도하는 낡은 부르주아 계급과의 투쟁이 주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쏘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에서 민족문제란 나찌 독일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야욕을 막고, 낡은 자본주의적인 민족들의 유산을 청산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과거의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통해 맑스, 레닌의 민족문제를 살펴보았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미제국주의와 유럽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제국주의적인 침탈과 착취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 비해 이들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 투쟁해 나갈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힘이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국가들을 비롯하여 제국주의 국가들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은 우크라이나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과 함께 투쟁해 나가야 한다.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은 이들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억압받는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정치적 분리와 자유를 요구해야 하며, 피억압민족의 사회주의자들은 특히 자민족의 노동자들과 억압민족의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통일을 포함해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연대를 주장하고 실행해야 한다(레닌, 사회주의 혁명과 민족자결권(테제), 1916.4).
한편, 크림반도는 어떠한가? 현재 크림반도의 거주민들은 우크라이나 본토로부터 독립하여 러시아에 병합되기를 국민투표로 결정했고, 이미 실현되었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크림반도의 인구는 총 235만 명(2007년 기준)이고, 인구의 구성은 러시아인이 58%, 우크라이나인이 24%, 타타르인이 12%를 차지한다. 크림반도는 미제국주의가 유라시아를 통한 전진작전기지(Forward Operating Base, FOB)를 확장하고, 생명의 파이프라인 통로와 자원들의 통제권을 움켜쥐고, 그리고 미제국주의를 새로운 세기에 지배적인 군사 및 경제 강국으로 세우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할 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크림 반도 거주자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해서 러시아에 합병하길 원했다”라는 일면적인 사실 하나만으로 전체를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다. 크림반도 주민들은 그들이 키예프의 서방자본주의 정권의 통치로부터 벗어나서 그들 스스로를 분리할 권리가 있다.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지배하에 두려는 미국과 유럽연합 및 나토의 제국주의적인 침략에 대해 반대해 왔던 우크라이나 동쪽지역과 1954년 이전까지 러시아에 속해 있다가 그 이후 우크라이나에 속해 살고 있는 크림 반도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우파의 집권으로 미제국주의의 침략과 파시스트 정권의 공격의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림반도의 주민들은 미제국주의와 유럽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에 반기를 들면서 독립을 선언했다. 그들이 스스로 러시아에 병합을 요구한 것은 한편으로는 그들 스스로 국가를 형성하기엔 너무 소규모 집단이라는 한계가 가장 컸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1954년 이전에 수백 년 동안 러시아에 속해왔던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현 자본주의 체제에 복무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정부는 자본가계급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흡수통일하는 것을 원했을 것이다.
현재 크림반도의 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민족문제를 오직 발전하고 있는 역사적 조건과의 연관 속에서 보고, 또한 민족문제를 “구체적 역사적 조건, 유일하게 옳은 문제설정으로서의 변증법적 문제설정(스탈린, 민족문제와 레닌주의, 1929.3.18.)”을 통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크림반도의 분리의 문제는 민족문제로 표출되고 있지만 계급문제가 반영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림반도에 러시아인들이 58%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하는데 83%의 투표율에 96.7%의 찬성률을 보인 것은 이번 사건이 단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민족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크림반도 지역은 특히 제2차 세계대전시기에 히틀러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처참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동안 수천 명의 나찌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역사를 가진 그 지역 주민들은 키예프의 장관들과 의회가 파시스트로 채워지고 극우파 민족주의자들의 세력으로 구성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새로 구성된 정권은 신나찌 파시스트들을 여러 군대, 국방장관, 내무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등의 주요 요직에 등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국가 전역에서 공산주의자들, 진보주의자들, 반파시스트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파시스트 정권에 반대하는 노동자, 민중들을 억압할 것이다.
크림반도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본토로부터 독립한 것은 우크라이나 파시스트 정권이 우크라이나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인민의 저항이 거세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전선은 한편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 세력 및 러시아 재벌과 결탁한 우크라이나 지배세력과 다른 한편에서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로 그어지고 있다. 이제 우크라이나 및 크림반도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은 러시아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과 힘을 합하여 과거의 오류들을 극복하고 또 다시 사회주의의 건설을 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미래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2013년 11월 21일 부터 마이단 광장(Maidan Square)을 가득 채웠던 수백, 수천의 민중들의 열망은 정치체계에 만연해 있는 부패를 끝장내고, 인민들의 정부를 세우고 인민들의 이해에 따라서 정치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열망을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이 신나찌 파시스트 세력을 이용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들의 꼭두각시 정권을 세웠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힘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 및 우크라이나 파시스트정권이 우크라이나 인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미국 자본과 서방 유럽 자본이 우크라이나 내로 착취자로서 밀려들 것이다. 더욱이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속국으로 만들려할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 유럽연합은 경제위기에 빠진 우크라이나에 차관과 무상 공여 등 110억 유로(150억 달러, 약 16조5천억 원)의 유무상 지원을 앞으로 수년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과 섬유 제품 등에 대한 수입 관세를 철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연간 5억 유로(약 7천500억 원) 상당의 통상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은 경제적 지원과 아울러 협력협정의 정치 부문을 우선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분야 협력협정 체결도 서두를 계획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경제지원은 우크라이나 인민들에게 국가부채로 돌아올 것이다. IMF가 돈을 빌려주는 것은 바로 갚아야할 부채가 되는 것이다. 국가는 부채에 빠질 것이고, 임금동결, 긴축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경제 붕괴가 일어나고 우크라이나 인민들은 빈곤에 빠질 것이다.
또한 유럽연합은 대출을 조건으로 긴축을 요구하고 있어서 우크라이나 인민들의 빈곤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미제국주의, 유럽연합, IMF는 파산정권에 대해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에너지와 가스 보조금 40% 삭감, 공공분야 연금 지불 50% 삭감, 소비자 물가 인상, 공공기관의 사유화를 요구했다. 이 결과는 전 인민의 실업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신자유주의 긴축정책은 임금노동자들의 삶의 질의 수준을 더욱 저하시킬 것이고, 신나찌에 저항하게 하고 새로운 폭력적인 대중시위가 촉진될 것이다.
또한 신나찌 파시스트들에 의해 통제되는 국가권력은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을 더욱 큰 고통과 혼란과 빈곤에 빠지게 만들 것이다. 신나찌 정권은 신자유주의자들과 연계해서 작동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나찌 정권은 월가를 대신하는 미국과 나토, 그리고, IMF의 명령에 따를 것인데, 이러한 정부는 우크라이나 민중들을 더 빈곤과 고통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합병되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관계는 어떠할 것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노동자계급과 민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 것인가?
미국, 유럽연합, 나토는 서방에 러시아의 금융 자산들을 포함하여 러시아 경제의 전략적인 분야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무역과 투자에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유럽연합, 특히 유럽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러시아의 경제는 유럽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자본가들의 이윤은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영국, 프랑스, 다른 유럽 자본주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현재 자본주의 세계 공황의 상태에서 제국주의 세력들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한다면, 독일, 영국, 프랑스 자본의 이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제재는 분명 부패한 러시아 재벌(олигарх, Oligarch)들에게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 백만장자들에 대한 해외자산에 제재를 가하고 동결한다면 서방의 주요 금융기관들을 위한 모든 이러한 이윤추구의 거래들이 축소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조치는 러시아의 국내와 국외 정책을 급진화 시켜서 지금까지 푸틴과 메드베데프 정부의 유화정책에 영향을 받았던 친 서방 재벌들의 힘을 약화시킬 수도 있고, 서방세력들이 러시아의 취약점을 공격할수록 러시아는 점점 더 서방의 주도권에 저항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미제국주의, 유럽연합, 러시아의 자본가 계급은 자신들끼리 경쟁을 계속하다가도 세계자본이 총체적 위기에 도달했을 때, 근본적으로 전 세계 노동자계급에 대해서는 공동의 적으로써 대응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노동자계급과 민중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 것인가?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것은 결코 러시아의 정치체계가 사회주의적이거나 진보적이어서가 아니다. 러시아는 재벌들, 은행가들, 산업자본가들에 의해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 통합되어있다.
러시아의 통치계급은 해외은행에 수 조 달러를 예금해 두고 있다. 러시아 자본가들은 국가기업들을 통해서 또는 직접 우크라이나로부터 중앙아시아, 미국, 유럽에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자본은 미제국주의와 유럽 제국주의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고, 러시아 자본가계급은 세계자본주의에 통합된 지 20년이 지난 상태에서 미제국주의와 유럽 제국주의에 비하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노동자계급과 인민들에게는 미제국주의와 유럽연합뿐 아니라 러시아 재벌들도 착취자들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려는 미제국주의, 유럽연합, 러시아 재벌에 대항한 계급투쟁이며, 세계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에 대항한 계급투쟁이다. 그것은 바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의 모든 인민들 사이에서 국제적인 단결력을 높이는 일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반제국주의 단결을 높이는 일이다. 가장 시급한 일은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이 미제국주의와 유럽 제국주의가 내세운 꼭두각시 정권을 전복하고 인민의 권력을 쟁취하는 일이다.
전 세계 노동자계급은 국제주의적 관점으로 자본주의 자체에 대항해서 투쟁하고, 우크라이나 전체를 흡수통합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의 파시스트 세력들에 대해 반대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노동자계급의 단결력을 높여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민족구성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단결력이 이 투쟁의 성공 지름길이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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