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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8호] 끝나지 않은 노동법개악 시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파업결의를 배신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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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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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18:30:54, 조회:2,784, 추천: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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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노동법개악 시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파업결의를 배신하는가?
기어이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 12월 30일, 노동법 개악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것이다. 민주당의 추미애 환노위위원장은 이미 노동법 개악안이 통과되기 하루 전 날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한나라당 차명진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장 3자 회동을 통해서 이번 노동법 개악안의 토대가 된 자신의 중재안을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서 3자 합의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지만 같은 당 소속 의원인 추미애 위원장을 막지 못했다. 이후 추미애 위원장은 29일 밤 10시에 환노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바로 다음날인 30일 전체회의를 재소집 했다. 그리고 오후 1시53분 야당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한 채 회의를 속개해 민주노동당 홍희덕의원 안, 민주당 김상희의원 안을 폐기처리하고 자신의 ‘중재안’을 재적위원 9명 중 한나라당 의원 8명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번에 환노위를 통과한 노동법 개악안은 자본의 입장을 대변한 한나라당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복수노조는 1년 6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1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안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은 내년 7월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노동조합 활동을 봉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타임오프의 범위는 노사관계 안정 및 발전에 직접 기여하는 노사 공동의 활동에 한정하는 것으로 하였다. 그 상한선은 노사와 공익위원 5명씩이 참여하는 노동부 소속의 ‘근로시간면제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 밖에 막판 쟁점이 되었던 산별노조의 교섭권은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만 예외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이렇게 12월 30일 환노위에서 통과된 노동법 개악안에 따르면 노동조합 활동은 노사공동의 활동에 한정됨으로써 조합원의 일상적인 현장 사안과 노동자 의식을 높일 수 있는 교육, 집회 및 파업 준비와 관련한 활동 등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노동자의 이해에 직결하는 노동조합의 기본활동은 봉쇄하고,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노사관계 안정 및 발전에 직접 기여하는’ 활동만 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 안대로 갈 경우, 민주노조는 그 존립기반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고, 자본의 입맛에 맞는 어용노조만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산별노조의 교섭권 역시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만 예외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은 결국 현실에서는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도 독점자본들이 산별교섭을 해태하고 있는 상황인데 법적으로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사용자가 산별교섭에 응하겠는가? 이들이 말하는 예외적 보장의 경우는 오직 개별 사업장의 투쟁이 격렬해져서 해당 자본이 산별교섭을 통해서 이를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해당될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과 단위사업장을 뛰어넘는 위력적인 파업투쟁을 전개한다는 산별노조의 지향점과 대립되는 것이다.
이렇게 노동법 개악안은 민주노조를 말살하는 노조말살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위원장은 뻔뻔하게도 복수노조 유예는 한나라당안 보다 1년 줄어들지 않았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복수노조가 허용될 즈음이면 이미 다른 노동법 개악안을 통해서 민주노조 자체가 말살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기존의 조직된 민주노조 세력이 말살된 후에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노동법개악안 통과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12월 31일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개회와 동시에 산회되면서 연내 국회본회의 처리는 어려워졌지만, 자본과 정부는 현장의 혼란을 이유로 노동법 개악안 통과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노동법개악안도, 현행 노동법도 모두 민주노조 말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 민주노조 운동이 군사정권 시절의 암흑기로 회귀하느냐, 생존하느냐 여부는 온전히 우리의 대응에 달려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어디 있는가!
추미애 위원장은 이미 노사정 다자협의를 구성할 때부터 노동법 개악안을 올해 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그 근거는 아무것도 처리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기존의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현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환노위 강행처리로 노동법 개악안은 확실한 법제도적 체제까지 갖추면서 혼란을 넘어서서 노동현장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다.
노동법 개악안이 환노위에서 강행 처리된 12월 30일 오후, 민주노총은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단위사업장 대의원 이상 간부와 조합원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기본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노동법 개악안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부르주아 언론들과 전국 노동자들의 눈과 귀는 민주노총 지도부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이 날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즉각 파업에 돌입한다는 ‘총파업 지침’ 대신 ‘교섭 지침’을 내렸다.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산별대표자들 의견을 물어 이 자리에서 투쟁지침을 내린다. 2010년 새해 벽두부터 현장에서 특별단협을 요구하며 일제히 교섭에 돌입하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1월28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 모두가 참가하는 합법성을 가진 총파업 투쟁을 결의할 것이며 그 시기는 3월31일에서 4월15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개별 자본의 단협개악안도 막아내기 힘든 상황에 개악된 노동법을 단위 현장에서 교섭을 통해서 막아내라는 것이 ‘투쟁지침’이란 말인가! 또한 민주노총 대대를 앞당겨서 다시금 총파업을 결의하고 실천하는 투쟁을 전개해도 모자랄 판에 1월 28일 파업 결의한 지 두 달이 지난 후에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총파업을 조직할 시기에 추미애가 제안한 노사정 협의체에 들어가서 시간만 허비한 채 총파업조직화 임무를 방기했다. 자신들이 총파업을 조직하지 않고서, 이제 와서 현장 동력을 핑계로 또다시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을 폐기시킨 것이다. 개악된 노동법을 일단 단위 현장에서 막아내라는 것은 더 이상 민주노총 지도부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한나라당, 자본가 집단과 야합만 하지 않았을 뿐, 전체 노동자계급의 열망을 배신했다는 점에서 한국노총 지도부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노동법 개악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고 해서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다. 1월이든, 2월이든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언제라도 강행 처리될 수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즉각 ‘교섭지침’을 철회하고 노동법 개악에 맞선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라! 민주노조 말살은 곧 민주노총 해체를 가져올 것이다. 민주노조와 민주노총 사수를 위하여 이명박 정권과 명운을 건 한 판 투쟁을 조직하라! 민주노조를 건설하다가 먼저 간 선배 열사들의 통곡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전체 노동자계급의 염원이다! 노동법개악을 막아내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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