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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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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23:50:28, 조회:3,074, 추천: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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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식인 환자식사마저 외주로 팔아넘기는 더러운 세상
- 공공노조 활동가
직접고용 비정규직에서 외주업체 비정규직으로.. 지금은 2차 하청 노동자로 살아갈 위기에 처한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들
대구 중심에서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지역민을 넘어 해외선교까지 한다는 동산의료원 뒤에는 환자식사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존재한다. 2007년까지 직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을 했으나 비정규악법 시행령이 적용될까 불안했던 동산의료원은 환자식당을 외주업체로 넘겨버렸다. 직접고용 2년 넘으면 정규직화하는 조항을 역으로 자본이 정규직화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주화를 진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사람도 그러한데 하물며 아픈 사람의 밥은 어떻겠는가? 환자식은 단순한 밥 한 끼를 넘어 치료의 연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와 마찬가지로 환자를 치료하는 구성원이다. 그럼에도 주변업무로 분류하여 경비, 직원식당에 이어 외주업체로 넘겨버렸다.
동산의료원에서 계약직으로 10년, 20년 이상 일해 온 환자식당 노동자들은 외주반대 투쟁을 하면서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외주업체로 넘어가 버린 환자식당에서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와 3년 동안의 고용보장을 약속받고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외주업체가 들어오고 나서 입사한 사람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게 되었다. 같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30만원 가량의 임금격차가 있었던 것이다. 임금격차를 없애기 위한 외주업체와의 투쟁이 있었으나 최저낙찰제라는 것을 넘지 못했다. 그렇기에 새로운 외주업체와 계약을 앞둔 시점에서는 최저낙찰제를 비판하며 직접운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풀무원 ECMD는 재료만 대겠다며 인력은 유니토스라는 아웃소싱업체와 다시 도급계약을 맺었다. 외주업체로 넘어간 것도 서러운데 2차하청이라니!
동산의료원 환자식당의 이러한 현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비정규악법의 모순을 가장 악랄하게 이용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환자식당의 3단계 구조 “동산의료원 → 풀무원 ECMD → 인력아웃소싱업체”
10년 넘게 일했어도 최저임금 받기 싫으면 떠나라!
동산의료원 환자식당에서 일하던 50여명의 노동자들은 6월 1일이면 한화리조트와 동산의료원의 위탁계약이 끝나고 풀무원 ECMD 업체가 들어오면서 해고위기에 처해있다. 풀무원 ECMD는 우리는 법적으로 고용할 의무가 없으니 우리가 도급계약 한 유니토스와 얘기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아니, 도급 계약한 일을 다시 재도급주는 것을 어떻게 뻔뻔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환자식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길래 직접운영의 요구에 재도급으로 답하는가! 재료만 담당하는 풀무원 ECMD가 환자식을 올곧게 제공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문이 든다. 인력을 담당하겠다는 유니토스는 “설날, 추석, 노동절 3일 쉰다. 임금은 최저임금이다. 입사지원서 쓸 사람만 등본 가져와라.”며 온 동네 전봇대에 구인광고를 냈다. 그것도 ‘주방 아줌마 구함’이라고. 환자식에 대한 기본 이해도 없는 사람들이 환자식당을 운영한다면 환자식사가 어떻게 제공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직영에서 외주로 넘어오니 꽃게탕도 안 나가고 매일 시레기국만 나가고 서로 반찬 모자라서 싸우는 일이 빈번하다고. 그런데 한 단계 더 나아가 재도급의 형태로 운영되면 환자식당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일해오던 환자식당 노동자들의 임금을 30만원씩 삭감시켜서 최저임금 85만원으로 그것도 풀무원도 아닌 하청의 하청업체인 유니토스에 지원하라는데 누가 반가워하겠는가? 지원자가 없으면 모두 고용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병원 밖에서 인력을 공급하겠다며 해고를 종용하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경고했다. 환자식을 만드는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든지 아니면 동산의료원 환자식당의 위탁계약을 포기하든지! 풀무원 ECMD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이 두가지 뿐이다.
동산의료원 영양실분회(환자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됨) 조합원들은 환자식사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환자식사의 질을 향상시키지는 못할망정 저하시키는 다단계외주를 인정할 수 없고, 기존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고 또한 풀무원 ECMD도 아닌 유니토스에 소속되어 일할 수 없기에 투쟁에 나섰다. 더 이상 최저임금의 인생을 살지 않겠다는 당당한 선포이기도 하다.
원청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피켓을 부수는 폭력 뿐!
3년 전 환자식당을 외주업체에 팔아넘길 때 근로조건과 임금은 그대로 해준다며 감언이설로 꼬시던 동산의료원은 3년이 지난 지금, ‘당신들은 동산의료원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다’라며 당장 생계가 걸린 급박한 문제로 의료원장 면담을 요구한 노동자들에게 업무방해니, 불법이니 하며 관리자들을 동원하여 피켓을 부수고 문전박대를 하고 있다. 풀무원 ECMD와 계약한 실질적인 책임권자인 동산의료원이, 환자식사를 제공받는 동산의료원이 상관이 없다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 환자식사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지역의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큰 병원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동산의료원은 환자식을 외주 준 것도 모자라 다단계외주까지 인정하고 있다. 환자식사를 오로지 돈벌이 목적으로만 생각하기에 이러한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자신들은 다단계외주에 상관없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위탁계약서에는 도급받은 일을 다시 재도급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그것을 어기면 계약위반이다. 그런데 풀무원 ECMD가 공개적으로 저렇게 나오는 것은 동산의료원이 묵인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동산의료원과 풀무원 ECMD는 환자식의 질 향상에는 관심도 없고, 노동자들의 고용은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오로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치료식인 환자식을 가지고 돈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조합원들은 교육을 받고 1인시위에 90% 이상 참여하면서 똘똘 뭉치고 있다. 풀무원 ECMD 본사에 가서 항의면담도 하고 집회도 하고, 동산의료원 앞에서 1인시위 및 집회와 의료원장 면담투쟁을 힘차게 진행하고 있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악이라도 한 번 지르겠다는 심정으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외주 업체가 바뀌었다고 동산의료원 환자식당에서 10년 넘게 근무해오던 노동자들에게 근로조건 저하와 최저임금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을 우리는 거부한다.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는 반드시 되어야 한다. 또한 가장 낮은 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만든 노동조합을 인정하게 할 것이다. 고용승계 이후 임단협을 요청하며 우리의 권리를 지켜나갈 것이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 이후에 일 할 사람들을 위해 임금격차를 없애고 기존의 근로조건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개선까지 시켜내서 동산의료원 환자식당에서 끝까지 일 할 것이다! 투쟁!<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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