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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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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0 19:13:50, 조회:2,123, 추천: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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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 현장을 초토화시킬 핵폭탄,
노사관계로드맵! 그 실체를 해부한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지난 11월 9일 양대 노총에 노사관계법․제도선진화방안(이하 로드맵) 관련한 다양한 대화를 제안했다. 양대 노총은 모두 ‘대화 자체는 거부하지 않으나, 로드맵 국회처리를 앞두고 명분 쌓기에 불과하므로(즉, 진지하게 대화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므로)’라는 이유로 거부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것과 무관하게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 9월부터 수차례의 당정협의를 거쳐 오는 12일, 로드맵 총 34개 항목 중, 24개 항목을 우선 처리하겠다며, 올해 12월 초에는 입법화하고,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로드맵은 한마디로 노동현장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핵폭탄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로드맵, 로드맵’ 말은 많은데, 그것이 정확하게 현장을 어떻게 산산조각 낼지에 대해 둔감하다. 로드맵을 집중해부 해보도록 하자.
노사관계 로드맵! 그것은 무엇인가?
“선진국들은 오래 전에 노사갈등을 극복하고 노사정간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국제경쟁심화, 지식기반경제의 도래 등의 경제환경 변화에 인적자원개발, 고용형태 다양화 등 노동환경을 변화시켜 능동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상대방을 투쟁과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대립적 노사관, 전투적 운동방식이 잔존하고 있어 노사문제가 기업투자 활성화와 고용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사분규로 인한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노동부, 「대화와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방향」, 2004.5.31)
이미 2년 전, 2003년 9월 4일 노동부에서 제출한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은 전투적 노동운동, 대립적 노사관, 파업투쟁 등을 뿌리 뽑기 위해 제출되었다. 크게 ‘1) 단결권․교섭권 및 노사협의, 2) 단체행동․분쟁조정, 3) 근로기준법제’ 의 세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들을 종합해봤을 때 이것이 현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핵심은 2가지이다.
1) 일상적 노조활동 무력화, 중층적 교섭 강화, 파업 원천봉쇄 → 노조 말살 정책!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금을 규제하고, 복수노조를 설립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 하겠으며, … 조정기능을 활성화(노동위원회, 기업별 노사협의회, 업종․산업․지역별 노사(정)협의회 확대강화)하여 노사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신속․확실하게 의법조치 함으로써 법을 무시한 행동에는 반드시 손해가 뒤따른다는 인식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노동부, 「노사관계 개혁방향」, 2003.9.4)
첫째, 민주노조운동의 성과인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규제하고, 복수노조를 설립하고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여 현장장악력이 약화되어있는 민주노조의 근간을 뒤흔들고자 한다. 단체교섭 대상에도 ‘임금과 복지’ 관련한 사항 외에 ‘경영상의 문제, 정치적인 문제’는 아예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단협 효력도 3년으로 제한하고 그 이후에는 6개월 이내에 일방적으로 그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완전하게 노동조합을 일상적으로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전임자 임금이 조합비에서 지출되게 된다면, 조합비를 인상하지 않는 한 전임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노동조합의 일상적 활동 자체가 축소되는 결과를 야기시킬 것이다.
그것도 ‘조합비 과다 부과 자제’를 명시함으로써 조합원 결의가 뒷받침된다고 하더라도 조합비 인상을 법적으로 규제하겠다고 하고 있다. 아예 자본가의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라는 단어를 만들어 규제하겠다고 한다. 주요 내용은 ‘노조의 교섭거부, 무노동유임금 강요, 조합비 과다징수 등’이다.
또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시기까지 제한하고, 투표 방식을 우편업무로 진행하는 것까지 고려하는 등 어떻게 해서든 쟁의행위에 돌입하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머리를 짜내고 있다.
둘째, 모든 노조는 파업이라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고해야 한다면서 교섭에 매진하여 최대한 파업 없이 노사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라며 수많은 교섭틀을 만들어놓아 강제하고 있다. 기업별 노사협의회를 강화하고, 업종․산업․지역별 노사(정)협의회를 확대 강화한다.
게다가 쟁의행위 조정능력을 갖고 있는 노동위원회를 확대강화하고 노사정위의 역할까지 강화하여 파업 한 번 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자본가와 뿐만 아니라 정부와도 거쳐야 하는 교섭기간만 수달이 걸리게 만들어놓았다. 파업을 금지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하여 그 안에서 충분한 조정과 해결을 유도하도록 집단 노사관계를 총괄하는 노동위원회의 기능을 강화시켰다. 또한 ‘성실교섭 후 파업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기 위해 공공부문의 강성노조 중심으로 특별조정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단다.
또한 모든 협의회에 참여하는 노동위원의 대표성과 특혜까지 보장하고 있다. ‘사전정보 공유 및 비밀 유지 강화’하도록 해, 모든 협의 내용을 비공개에 부치고 비밀을 유지하기 않았을 경우에는 처벌까지 할 수 있는 강제조항이 있다. 편의제공까지 확대되어, 그런 편의제공을 의무화하는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더러운 베일에 가려진 교섭틀 속에서 서로 웃으면서 은밀하게 노동자 몇 백명, 몇 천명의 목줄이 왔다갔다 할 지, 그 속에서 어떤 정치적․금전적 빅딜이 오갈지 누가 양심선언이라도 하지 않는 한, 폭로할 도리가 없어진다.
셋째, 그렇게 긴 시간동안 조정을 거치고, 협의를 거쳐도 해결되지 않아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파업 같지도 않은 파업’이 될 수밖에 없게 만들어놓았다.
“5대 불법행위 근절”을 명시하여 사용자 스스가 노조에게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도록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주요업무 시설 점거 ▲사업장 출입 저지 ▲비조합원의 조업방해 ▲폭력․파괴 및 협박에 대해서는 사전 경고․신속한 경찰력 투입을 통한 불법상태 예방 및 제거 등 “5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검찰과 경찰청과 함께 확실하게 대처하겠다고 한다.
생산과 주요업무 시설을 마비시킬 수 없다면 파업의 위력은 생산중단이고 그로인한 자본의 이윤축적에 타격을 가하는 것인데 그것이 원천봉쇄된다. 또한 위에 열거한 “5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사후에라도 반드시 의법조치 하겠다 고 함으로써, 투쟁 마무리에 힘 있는 투쟁의 성과로 노사 쌍방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를 취하한다고 해도 검찰과 경찰청은 그것과 무관하게 반드시 의법조치하여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더군다나, 조합원 조직력이 높은 투쟁사업장의 파업까지 무력화시키기 위해 공익사업장까지 포함한 ‘대체인력 투입 합법화’는 물론이고 ‘신규채용과 하도급’까지도 허용하겠다는 지침까지 내리고 있다. 즉 어떠한 전술의 파업을 하더라도 자본가의 생산과 이윤에는 절대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용자의 직장폐쇄 요건까지 완화시켜 합법파업이든, 불법파업이든, 경영상의 이유이든, 그렇지 않든지 간데 언제든지 직장폐쇄를 시킬 수 있게 해놓았다. 직장폐쇄는 그동안 벌어져왔던 수많은 비정규직투쟁에서 자본이 최후로 꺼내든 카드였다. 이것이 이제는 일상적으로 용이해지는 것이다.
2) 근로기준제도 개악 - 근로시간, 임금, 고용(정리해고 요건 완화)
그 외에도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최대한 유연화 시키겠다고 재천명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란, 그 동안 수 십년 간의 투쟁의 성과로 임금과 고용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위해 최소한으로 보장받아왔던 틀마저 산산이 부셔버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첫째, 정리해고 시 노조와의 협의기간을 거쳐하는 점, 부당해고 처벌 규정 등을 없애겠다고 한다.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서 ‘긴급한 경영상의 이유’가 없이도 얼마든지 해고할 수 있다. 또한 부당한 해고 시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라는 판정이 나더라도 노사 화해를 통한 해결, 혹은 금전적 보상으로 원직복직을 대체하는 등,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방식을 원직복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둘째, 주5일제가 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재량 근로시간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노동시간을 얼마든지 유연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셋째, 임금 제도 역시, ‘성과주의 임금제’와 ‘임금피크제’ 등의 임금삭감과 경쟁체계를 확산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일상적 힘마저 무력화시키고, 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절차를 각종 교섭틀로 집중시켜놓으며, 정작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생산에 타격을 입힐 수 없게 만들어놓은 것이 노사관계 로드맵의 핵심이다! 이것은 그 동안의 각종 법안 개악을 완결판으로서, 민주노조 근간을 뿌리 뽑아, 불씨하나 남기지 않고 죽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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