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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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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16:30:29, 조회:2,215, 추천: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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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한 채 꽃피우는 노사화합
- 현대미포조선 현장활동가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 사측과 노사화합결의대회 개최
노동조합 김충배집행부는 지난 3월 17일 “상호 신뢰와 존중을 통한 산업평화 정착 및 선진 노사문화 구현”이라는 취지의 ‘선진 경영 실천 노사공동 결의대회’에 동참하였다. 미포조선 현장조직들은 민주노조를 다 팔아 먹는다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이번 노사화합결의대회를 추진한 것은 집행부는 물론이거니와 대의원들이 대대에서 집행부가 상정한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는 것에서 더욱 경악스럽다.
결의대회 선언문을 보면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선진복지 노조를 지향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한 자주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노동조합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지속적인 회사의 성장 발전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한다.
◎노사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적 선진 노사문화 창출 및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되어있어, 누가 보아도 노사화합선언, 백기투항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김충배집행부는 유인물을 통해서 이번 노사화합결의대회를 3월 14일 주주총회를 맞아 조합원들이 추가성과금 및 특별격려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미 임단협에서 합의했던 추가성과금과 특별격려금 때문에 노사화합결의대회를 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미포조선이 2007년 사상최고의 순이익을 냈고, 그래서 주식배당이 한주당 7천5백 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들의 피땀에 대한 특별격려금을 받는데, 왜 민주노조의 정신을 사측에 팔아먹는 노사화합 결의대회가 필요한가! 또 노사화합 결의대회가 그렇게 떳떳하다면, 적극적으로 조합원들에게 홍보하고 자신 있게 노사화합에 동참하자고 주장할 것이지, 성과금과 격려금을 이유로 했다는 식으로 마지못해 보고하는가!
이미 2007년 10월 노조집행부를 장악한 현 집행부는 상급단체 규정에서 민주노총 소속을 삭제하려는 내용과 중공업처럼 현장활동가들의 언론표현의 자유를 대의원대회를 통해 제약하려는 내용의 규약개정(개악!)을 시도한 바 있다. 이에 현장조직들은 당시에 규약개악 반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여 조합원 총투표에서 부결시킨 바 있다. 비록 대의원들마저 사측이 장악하고 있을지언정, 현장 조합원들의 민주노조를 열망하는 정신은 살아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
3월 16일자 서울경제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면, 지난 몇 개월 동안 미포조선 현장에서 연이어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이 죽어나갔다. 하지만 사측은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개인의 부주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노동부 역시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커녕 형식적인 관리감독만 하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에 대해서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해야하며,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향후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안전관리 총괄책임자의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산재사망사고 관련해서 특히 원청인 현대미포조선 사측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재발방지를 위해 실질적인 원인규명과 대책강구는 불가능함은 너무나도 뻔하다.
지난해 10월경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에 올해 1월 2월 또다시 비정규직 노동자가 언이어 사망하자 금속노조 조선분과 산안국을 중심으로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회의가 개최되었고 노동조합 집행부와 금속노조가 강력한 대응의지를 1월 22일 성명서를 통해 밝히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노동조합과 금속노조의 구체적 대응 의지라는 것이, 성명서를 발표한지 벌써 2개월이나 흘렀고 그 사이 산재사망사고가 또 일어났건만,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그동안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미포조선 현장조직 활동가들이 나서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집회를 사내에서 개최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활동가들은 만약 상급단체와 미포노조가 나서지 않는다면, 직접 안전관리총괄책임자를 고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미포노조와 상급단체에 기대지 않고, 현장활동가들이 직접 사내하청 노동자 산재사망 사건 관련 투쟁에 나서고 있다.
언론에서는 미포조선의 노사화합 결의대회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산업현장에 무분규 전통이니 선진노사문화가 미포에서 꽃피고 있다고 하고 있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 나가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측과 손을 맞잡고 노사화합 결의대회를 개최한다는 어이없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미포조선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또 다시 명확해졌다. 미포조선 현장에서 활동가들이 나서서 사측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싸우는 것,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는데 사측에 빌붙어 있는 노동조합을 규탄하고 폭로하는 것, 사측과 손잡을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굳건하게 손잡고 참혹한 현장을 바꿔내는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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