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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6호] 생존권을 지키려는 인도 농민들의 저항 : ‘포스코는 물러가라!’ -이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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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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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8 17:54:22, 조회:7,846, 추천: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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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을 지키려는 인도 농민들의 저항 : ‘포스코는 물러가라!’
- 이병진
1. 저항하는 인도 농민들
2011년 5월 18일, 오디샤(Odisha ; 오리사 주의 새 이름) 주(state) 포롱(Polong)과 놀리아사히(Noliasahi) 마을에 150명의 무장경찰들이 들이닥쳤다. 경찰들은 200명 가량의 농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켰고 마을 공유지의 농작물들을 파괴했다.
포스코가 이곳에 약 12조원을 투자하여 건설하려는 일괄종합제철소 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무장경찰들이 투입된 것이다. 자가트싱푸르 군(district) 주민들은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6년 동안 싸우고 있다.
6월 3일, 놀리아시히 마을 주민들이 농경지를 훼손하려는 경찰들에게 저항하였다. 이 과정에서 17명이 연행되었는데, 4명의 여성과 5명의 어린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였고 24시간 안에 토지에서 떠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경고 방송을 하였다. 이 사건으로 주민들은 격분하였으며 이웃 마을 주민들까지 동요하였다.
6월 6일∼13일, 6일에 강제이주에 직면한 디인키아(Dhinkia) 마을과 고빈드푸르(Gobindpur) 마을 주민 수천 명이 경찰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시위를 한다. 그날 오사사 고등법원에 고소장도 제출하였다.
경찰은 중무장한 특수경찰 1천명 이상을 디인키아와 고빈드푸르 마을에 배치한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해산’하라고 경고 방송을 한다. 3천 명의 주민들은 인간방패로 저항하고 있다. 저지선의 맨 앞에는 어린이들이 서 있다. 여성들과 노인들이 길바닥에 앉아 있고 맨 뒤에는 남성들과 청년들이 지킨다. 경찰은 깃발행진을 하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6월 17일∼27일, 마을 주민들의 저항이 장기화되면서 이 문제를 여론이 주목하였다. 농민들의 저항이 인도 전체로 알려지고 있다.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평화적 문제해결을 지지하며 마을 주민의 편에 섰다. 정당 지도자들, 인권 활동가들이 고빈드푸르 마을에 방문하였고, 포스코 문제가 TV로 인도 전역에 방송되었다.
경찰은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마을을 봉쇄한다. 드디어 6월 27일 무장경찰이 고빈드푸르 마을에 진입을 시도한다. 이제 주민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숲, 우리의 물, 우리의 땅을 포기할 수 없다”
절망과 억울한 분노감에 휩싸인 3천여 주민들이 그들의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 지금도 싸우고 있다.
2. 철광석의 수탈과 가난한 원주민들
오디샤 주는 인도 동쪽의 해안가에 있으며 풍부한 자원과 숲과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오디샤의 천연자원은 소수의 토착지배 세력들의 이익만 채워줄 뿐 일반 농민들과 부족민들은 그들의 지배 아래서 가난과 고통을 강요받으며 살고 있다.
오디샤의 철광업은 영국의 인도 식민 지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인도 최대의 독점재벌인 타타그룹도 오디샤의 철광석 산업에 뿌리를 두고 성장했다. 타타(Jamshedjee Tata)는 영국의 식민 정부에 충성의 대가로 1912년 마유라브 한즈(Mayurbhanj) 군의 광산을 채굴할 수 있었고 그곳에 제철소를 지었다. 이 제철소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광산개발은 케온자하르(Keonjhar) 군의 카리아파니(Kaliapani) 계곡까지 확대되었다. 계곡의 철광석을 30년 동안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일괄제철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자원을 개발하면서 부족민들과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부족민들은 점점 급진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에 위협을 느낀 타타 제철은 부족민들을 소탕하지 않으면 산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주정부에 압력을 가했고 2010년 3월에 마오주의 반군 작전에 투입하는 특수 군사경찰 병력이 포함된 700명의 경찰을 동원하여 타타 프로젝트를 위한 토지 확보 작전을 전개하였다.
오디샤의 농민들과 부족민들은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는 독점 자본가 계급의 희생물이다.
3. 포스코 인도 진출의 정치경제적 함의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사업은 “철광석 등 원료자본의 독점적 지배와 인도와 세계시장 진출”을 추구하려는 포스코 자본과 이러한 초국적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인도 지배 세력들의 이해관계의 결과물이다.(백철현, “찜통더위와 투쟁하고 계신 동지께” 편지 글,2011)
2005년, 오디샤 주 전 수상인 나빈 파트나이크(Naveen Patnaik)는 포스코에게 30년간 철광석을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고 대신 포스코는 12조원을 투자하여 일괄제철소를 짓기로 하였다. 이는 인도에서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 투자 금액이다. 경제 자유화 정책을 추진하던 인도국민회의당은 외국 자본의 직접 투자가 내심 반가웠지만, 복잡한 정치적 관계 때문에 사업발표 초기에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였다.
오디샤에서 철광석 사업을 직접 경영하였고 오디사의 정치적 실력자인 비쥬 파트나이크(Biju Patnaik)의 작은 아들인 나빈은 환경공학자로 미국에서 살았다. 1997년 그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오디사에 돌아 와서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하여 비쥬 인민당(Biju Janta Dal)을 만들었다. 나빈은 주 정부의 철광산 장관이 되었고 그의 형이 사장인 제철회사는 오디샤의 거대회사로 성장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게 된 나빈은 2000년 극우 힌두 보수당인 인도인민당(BJP)과 연합하여 주 정부를 구성하였고 그는 주 수상이 되었다. 2005년 당시 주 수상이었던 나빈과 포스코 사이에 철광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된다.
이 사업이 발표되자 자가트싱푸르 군에서 지지 기반이 단단한 인도공산당(CPI)이 크게 반발하였다. 통합진보연합(United Progressive Alliance)으로 구성된 중앙정부는 인도 진보진영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사업 승인을 계속 유보하였다. 인도국민회의당도 BJP와 연합한 오디샤의 BJD에 일정한 거리감이 있었다. 그래서 포스코 사업은 표류하게 되었다. 그런데 2009년 총선거에서 인도국민회의당 단독으로 중앙정부를 구성하였고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는 중앙정부의 경제발전 정책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1년 초 중앙정부는 산림법 위반으로 발목 잡힌 포스코 제철소 건설 사업을 조건부로 승인해 주었다. 이제 포스코 사업은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으며 강력하게 추진되는 듯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디샤 지역의 정치구도가 바뀌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BJD가 친 국민회의당 쪽으로 기울자 BJP는 두 당 사이의 연합을 깨고 BJD를 견제하기 위하여 反 포스코 전선에 합류하였다. 또한 인도공산당(CPI)의 강력한 반대 아래 인도공산당(맑스주의), 인도공산당(맑스-레닌주의), 붉은기와 새민주주의(Flag and New Democracy), 사회주의단결인도중앙(공산주의-SUCI : Communist), 전진전선(Forward Block)이 공동전선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디샤 지역정당인 BJD 내부도 어수선하다. 친 포스코 성향인 BJD의 부회장인 다모다라 루우트(Damodar Rout)가 법정에 섰다. 그를 지지했던 친 포스코 성향의 지방의원들과 주 정부 장관들이 도금계약서 제출을 요구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32명이 체포되기도 하였다. 그러자 친 포스코 성향의 지지자들(the Pro-Posco United Action Committee) 회원들도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이런 지역 정세의 변화 때문에 새 주 수상인 니란잔(Niranjan Patnaik)은 2011년 6월 11일 강제이주를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함에도 6월 27일 무장경찰들이 고빈드푸르에서 작전을 감행한 것은 중앙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개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4. 전망과 시사점
인도 포스코 제철소 건설을 위한 강제이주에 저항하는 농민들을 지지하는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의 투쟁에 인도의 지식인층과 각계각층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인도에서 진행되는 경제성장 중심의 발전 전략에 대한 걱정과 의구심들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포스코를 인도의 철광석을 수탈해가는 제국주의 다국적 기업의 하수인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천문학적인 돈으로 주민들의 토지와 이주보상비를 주었다고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돈은 부패한 정치인들과 관료들에게 돌아가고 농민들은 무지막지하게 쫓겨나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인들을 관리하여 우호적인 여론형성에 애쓰고 있다. 이는 농민들이 저항하는 ‘진의’를 왜곡시켜 오히려 불신과 갈등만 더욱 키울 것이다.
그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절박함으로 필사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 인도 농민들의 저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참고자료
백철현, “찜통더위와 투쟁하고 계신 동지께” 편지 글. 수신인 : 이병진 수신기관 : 전주교도소 날짜 2011년 7월 19일.
Ramesh Gopalakrishnan, "Urgent Appeal on POSCO", EPW Vol XLVI No.25, June 18, 2011.
Harish Dhawan, Paramjeet Singh, People’s Union for Democratic Rights, "Somersault on POSCO" - an open letter to Jairam Ramesh, Minister of State for Environment and Forests, Government of India-, EPW Vol XLVI No.8, Feb 19, 2011.
Banikanta Mishra, Birendra Kumar Nayak, “Paan or POSCO?", EPW Vol XLVI No. 26 and 27, June 25, 2011.
참고 신문
Prashant Paikray, POSCO Pratirodh Sangram Samiti, "ANTI-POSCO : Villagers resist the government’s push to acquire lands", Sanhati 27th June, 2011.
-후기-
이 글은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도움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신문과 저널들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보내주신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동지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글이 착취당하고 억압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투쟁하는 인도 민중들을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전주교도소에서
이병진 올림
2011년 7월 20일.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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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
15: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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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사 오디아는 오리사의 오기인 것 같습니다. 수정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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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
2011-08-18 |
16: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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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오디사(Odisha ; 오리사 주의 새 이름)'에서 보듯 오디사는 오리사의 새로운 이름인 것 같습니다. 기고문 그대로 했는데 군데 군데 오디아는 오디사가 맞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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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
17: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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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가요? 몰랐었네요. 그런데 알파벳 표기가 Odisha 라면 오디샤가 맞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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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2011-08-26 |
15: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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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사를 오디샤로 수정하는 문제는 저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하는게 좋아서 수정하지 않았는데 저자가 다음과 같은 편지는 보내와서 수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병진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특히 제 글을 읽고 꼼꼼히 지적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본문 중에 오디사주를 오디아로 잘못 표기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또한 '오디샤'가 맞는 표기가 아니냐는 질문도 있습니다. 과거 '오리사' 주 이름의 여운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오디사'라고 표기하였는데 영어식 표기는 '오디샤'가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하겠습니다. 제 글에 댓을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고립과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글을 쓰신 이병진 동지의 글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의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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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
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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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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