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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8호] 자본주의 판 ‘고려장’, ‘연령차별 금지’ 고령화 대책이 노리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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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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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30 13:33:46, 조회:3,380, 추천: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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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에 대한 ‘대우’들
최근 여기저기에서 길거리에 멀쩡한 도로를 깨부수고 새로 벽돌과 콘크리트를 까는 작업들이 자주 보인다. 동네마다 노인들이 거리청소에 주차위반 딱지를 떼러 돌아다닌다. 지하철 역에도 노인들이 보조원으로 일한다. 더 많은 예산편성을 위해서 지자체, 공공기관들은 세금을 거리에 쏟아 붓는 작업에 공공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동원하고, 더 싼 임금으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에 고용된 이들 비정규직 고령 노동자들은 작년 신설한 기간제 법에 따르면 계약직, 임시직 노동자로서 고용이 언제까지나 ‘보장’된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남용을 방지한다는 비정규직 법은 결국 정규직화를 가로막고 무한정 착취와 이윤 확대를 보장해주는 악법이라는 것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와 함께 계약직, 파트타임과 파견직에 고령노동자들은 무제한 고용해도 된다는 내용의 비정규직 악법은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차별을 시정하기는커녕 차별을 합법화시키고 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노동자계급의 차별을 확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령에 따른 차별 금지’ 논란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 어쩌구 하면서 고령화 대책으로 추가된 연령차별금지법은 고용확대를 명분으로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계급에게 전가시키는 공격의 일환이다. 지난 3월 고령화 고용촉진법이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었다. 고령자 대책에 추가된 내용은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채용과 퇴직, 해고와 승진, 배치, 교육훈련과 임금 등에서 연령에 따른 차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령차별 금지 법 개정은 2000년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를 넘어서 남한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하면서 10년 후면 14%가 되고 20년 후에는 20%까지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치에 근거하고 있다. 이렇게 고령화에 대해 자본가 국가가 위기를 느끼는 것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나는 등, 재정 고갈에 따른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40년 후엔 그동안 거둬들였던 국민연금마저도 완전히 바닥날 것이라고 예상되자, 국민연금을 더 거둬들이기 위한 국민연금 개악이 추진되었다. 그나마 부결되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공동 발의한 내용은 지금보다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덜 받는다는 열우당, 정부 안보다 더 반동적이라는 점에서 또한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국민연금 개악 추진의 배경에도 드러나 있듯이 이미 국민연금 재정고갈은 예상되어 있었다. 단지 애초 예상보다 5,6년 정도 더 앞당겨졌다는 것이 개악의 배경이다. 개악도 이미 예상되어 있던 것이다. 문제는 국민연금 자체가 노동자들의 임금의 일부를 미래에 대한 투자, 안정성 확보라는 장밋빛 환상으로 포장하면서, 사실은 국민연금을 모아서 국가가 주식투자를 통해 자본가 기업들을 부양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노동자들의 노후 보장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들의 현재와 미래를 고스란히 헌납시키는 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과 국가가 고령화 사회 위기론을 전파하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은 단지 국민연금 등의 재정고갈에 대한 위기감 때문만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사적소유를 통해 노동자들의 생산의 결과를 착복함으로써 이윤 확대를 보장하는 체계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산물에 대한 자본의 처분권한은 노동자들 간의 분열과 경쟁을 강화시킴으로써 더 확대된다. 노동자들이 자본이 원하는 것보다 많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여야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은 확대될 수 있다. 자본이 원하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많아서 남아도는 것을 상대적 과잉인구라 한다.
상대적 과잉인구에는 주로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포함된다. 특히 노무현 정권은 대선 공약에서부터 줄곧 ‘실업률을 잡겠다.’, ‘그래서 한국 경쟁력,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그 결과 실업자들은 비정규직 집단에 편입되어 실업 대신 저임금의 비정규직 취업이 보장되었다. 실업수당과 무상 사회복지 대신 세금을 내는 초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가 확대되었다.
자본가 국가가 실업률을 잡고 완전고용을 달성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업률 제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규모의 실업자들이 존재하고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해야만 노동자들 스스로 경쟁을 강화하게 되어 자본의 임금노예가 될 수 있고, 자본가들의 배를 불려줄 수 있다. 그래서 노무현 정권도 실업자들의 비정규직 취업을 지원하고 직접 공공근로,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본가들이 오염시킨 환경과 죽음의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생명은 단축되면서 동시에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조금씩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자, 자본은 가능한 노동력을 끌어 모아 노동을 최대한 많이 지출하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해왔다. 비정규직 법 개악을 통한 비정규직 확대 방안에 덧붙여, 가정주부들을 자본가들의 손아귀에 넣기 위한 ‘일과 가정 양립 제도’나 ‘고령자 고용촉진 법’들이 그러한 것이다. 게다가 생산이 가능한 인구 중에 학생을 제외한 (정년)퇴직자들과 실망실업자들(이미 구직 활동을 포기하여 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에도 포함되지 않는 실업자들을 말함)도 노동착취 현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생산이 가능한 인구 중 비경제활동인구가 40% 정도 된다. 이들은 아직 학생이거나, 실업자들이지만 취업도 포기하고 있는 실망실업자이거나 정년퇴직 등으로 은퇴한 고령자들이다. 특히 노동이 가능한데도 왜 취업하려 하지 않고 놀고 있냐는 국가 조사에 많은 사람들이 “그냥 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들이 ‘그냥’ 쉬는 것은 취업해봐야 최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전전긍긍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업여건이 좀 나아지면 그때 구직활동을 하려고 하는 경우거나,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이건 이처럼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하려 하지 않는 백수, 그리고 노동이 불가능한 사람들은 자본 입장에서는 총자본의 이윤 확대를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간주될 뿐이다.
자본가 국가는 상대적 과잉인구 중 정년퇴직과 해고, 노인인구 증가로 인해 국가에서 (무상)부양할 노동자가 증가하자, 이윤은 확대시키면서 재정 부담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키고자 고령화대책 - ‘연령차별 금지’를 추진했다.
그런데 자본은 자본을 위한 연령차별 금지 법 개정에 대해서 발끈했다. “채용과 노동조건 및 해고 퇴직 등에 대한 연령차별 금지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채택한 정년퇴직제도와 정면충돌하며 정부가 개별기업의 정년연장을 간접 강제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연공서열형 임금관리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현실을 무시한 입법”(경총 성명서)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경총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다음에 있다. “연령차별 금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확립과 유연한 노동시장이 전제돼야 한다.”
이미 채용 시 나이제한을 없앤 근로복지공단이나 한국전력, 토지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한국노총 소속이거나 노사화합, 무쟁의 선언을 하는 선두주자들이다. 이렇게 자본은 연령차별 금지의 전제와 효과로 연공급 폐지와 성과능력주의 확대 및 이에 동조하는 노동조합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은퇴자들은 ‘취업 기회의 평등’이라고 대거 환영하고 있지만, 실제 취업 기회가 평등하다고 해서 노동자들의 생활수단을 필요한 만큼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생존권의 평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본이나 국가가 고령자 대책, 그리고 비정규직 대책이라고 추진하는 것은 동일하게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을 노동귀족이라고 몰아부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파괴하고 노동계의 양보와 노사협조를 호소하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지난 2004년 경제성장으로 고용도 창출하겠다던 노무현 정권의 두 마리 토끼 사냥은 결국 실패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생산력의 발전은 기계와 생산수단 등 불변자본을 늘리는데 반해, 노동력(가변자본)을 ‘남는 인력’으로 간주하게 하여 퇴출시킨다(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즉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의 대가로 부를 영위하는 자본가계급은 거꾸로 노동자들이 해고, 퇴출되어감에 따라 이윤율 하락을 겪게 되어 다시 위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자본의 무한 착취의 욕망이 결국 자본을 위기로 몰아넣는 구조를 국가가 나서서 수습해보려는 것이 계속되는 노동유연화와 구조조정 공격이고, 복지 삭감과 법제도 개악인 것이다.
오래 사는 것도 자본주의에서는 재앙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대적 과잉인구는 자본의 축적의 결과이자, 자본 축적과 독점을 통한 자본주의 발전의 근간이 된다. 상대적 과잉인구는 노동력을 공급하는 시장이며, 노동자들 간의 경쟁을 통해 더욱 나쁜 조건으로 고용되는 경향을 띄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노동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을 방해하는 경향을 갖는다. 특히 자본주의에 내재하고 있는 무계획적인 생산이 과잉생산, 공황으로 폭발할 때는 해고를 통해 자본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상대적 과잉인구는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중고령 노동자들이 해고당하면서 형성되는 유동적 과잉인구와 농업의 자본주의적 농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농민층 분해과정에 있는 잠재적 과잉인구, 그리고 고용이 매우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인 정체적 과잉인구, 그 외에도 도시빈민, 고아나 빈민의 자녀, 노동이 불가능한 사람 등 산업예비군의 죽은 층이라 불리는 영세민들이 해당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자 전체 평균 이하의 임금으로 생활하며 자본의 착취가 자유로운 저수지라고도 불린다(맑스의 자본론 참조).
그런데 상대적 과잉인구는 자본주의 공황기에는 자본의 폐기 과정에서 더 많은 해고와 너 무 많은 ‘과잉’인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자본주의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 프랑스 실업자들이 생활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을 대대적으로 벌였던 과거나 최근 예비노동자들인 학생들이 ‘자유로운 해고’를 보장하는 법에 반대하는 전국적 정치투쟁을 벌였던 것들이 그 단적인 예다.
따라서 남한에서 이번에 고령화 대책으로 추가된 연령차별 금지 법 역시 고용을 담보로 전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 중 하나다. 왜냐하면 이미 국가에서 지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용을 원래대로 정년까지 보장하는 대신 연령에 따라, 즉 생산능력에 따라 임금을 삭감시키는 제도로 이미 도입되어 있고, 중소기업은 물론이거니와 LG(현재는 GS), 대우 등 대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에 좀 더 확산시키기 위해서 임금피크제에 따라 줄어드는 임금의 절반은 당분간 국가에서 보전해주겠다는 국가의 부채질이나 연공급을 폐지해야만 가능하다고 직무 성과급을 주장하는 경총이나 동일한 공격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귀족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연령차별 금지가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생존권, 생활권리의 평등이 아닐진데, 민주노총 내의 개량주의자들은 계속해서 사회연대전략이니, 뭐니 하면서 기업경쟁력 강화를 고용보장과 등치시키는 몰계급적 인식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기업이 해외투자를 늘리고 국내공장을 취소하는 추세여서 제조업 공동화와 구조조정이 만만치 않다. 3년 안에 고용 위기가 올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파업을 자제하고 대화에 치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들은 사회 양극화와 빈곤화의 문제를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고 현상에 치우쳐 분배 투쟁에 매몰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경제위기, 자본 간의 경쟁의 격화와 독점화를 재벌해체와 투명경영이라는 구호로, 초기 자본주의로 돌릴 수 없듯이, 노동자들의 절대적 빈곤화와 상대적 빈곤의 심화는 자본주의 내의 분배투쟁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와 가족, 공동체의 생존권을 ‘골치 아픈 노인 부양’이라는 문제로 왜곡시킴으로써 공동체의 파괴, 노동자 생존권의 파괴의 원인을 은폐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생산이 사회적인데 반해 생산수단의 소유와 생산의 결과에 대한 처분권을 극소수의 자본가계급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양극화와 빈곤화의 원인이며, 이미 생산의 과잉으로 나타나는 생산력의 발전적 성과를 모든 인간이 사회적으로 누리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고령화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발전되고 인간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생산력 발전의 성과여야 한다. 그런데 이를 골칫거리로 보고 재앙으로 취급하는 것은 자본주의라는 계급사회에서의 고령화이기 때문이다.
실업자와 국가가 부양할 노인인구를 줄이겠다는 국가의 신념 자체가 노동자계급의 희망이 될 수는 없다. 이미 비정규직 법 개악과 시행방침, 그리고 연령차별 금지라는 고령화대책에서 무조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확대시키고, 정규직도 비정규직화, 노인도 비정규직화 시키겠다는 국가와 자본의 의지가 비정규직 해고와 초저임금, 노동조건 악화 및 비정규직 노조 탄압이라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고용‘보장’이냐 임금삭감이냐는 선택을 종용하는 양보교섭과 노사협조주의를 분쇄하는 투쟁을 조직하자! 비정규직을 도와준다는 명분으로 정규직의 양보와 구조조정 합의를 강요하는 타협주의 논리를 깨자! 연령차별 금지를 명분으로 추진하는 직무급, 성과급을 분쇄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입각한 연공급 단일호봉제를 쟁취하자. 생계비 쟁취를 위한 임단투를 비정규직 악법 철폐투쟁과 함께 전개하자! 자본주의의 재앙을 노동자계급에게 전가하는 자본주의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자본과 정권의 반동적인 공세에 대해서 폭로하고 투쟁을 조직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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