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노사합의를 이끌어 낸 풀무원 춘천공장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10일 동안 ‘노사 한마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지 이번 주말이면 5개월이 된다.
163일의 장기간의 투쟁을 접고 현장으로 복귀한 풀무원 노동자들의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풀무원 춘천노조는 현재 단체협약 준수와 부당전직 철회의 요구를 내걸고 노동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춘천노조는 작년 파업투쟁시 의령노조보다 한달여 늦게 타결이 되었다. 사측의 개악안을 거의 수용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던 의령노조보다 더 후퇴한 안이었다.
연맹으로 위임된 교섭은 연맹의 직권합의로 마무리되었고, 산별로 가기 전에 노조를 통합하겠다는 목표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상황이다.
투쟁의 패배로 인해 잠시나마 현장 조합원의 상실감을 노려 현장 복귀 이후 자본은 지속적으로 노조를 분열시키기 위한 탄압을 해왔다.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면담을 통해 노조가 회사를 망하게 하고 있다며 노조탈퇴를 종용하고, 노조간부에게는 노사간에 합의한 단체협약을 어기고 위원장을 제외한 조합간부들에 대해서 3월 6일자로 부당전직을 실시한 것이다. 또한 자본의 행위에 대해 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서도 구체적인 시정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풀무원 자본은 유기농산물만을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한다며 노동자들을 더욱 착취하여 초과이윤을 챙겨왔다. 그러나 얼마전 유전자변형 콩을 사용한 혐의가 밝혀졌다. 최대의 이윤착취가 목표인 자본에게 있어서 양심이란 포장지 겉면에 새겨넣은 허울좋은 ‘유기농’이라는 이름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기 위한 자본의 현장탄압, 노조말살 책동에 맞선 투쟁에 다시금 노동조합은 나선 것이다.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와 허탈감을 뒤로 하고 최근의 투쟁을 통해 현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일만이 남아있다.
패배를 딛고 전진하는 노동자들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풀무원 투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