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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호(통합103호)]반동적 조합주의는 노동자 타살의 공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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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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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9 23:55:48, 조회:4,316, 추천: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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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적 조합주의는 노동자 타살의 공범이다!
나는 회사를 증오한다.
자본 아니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
내가 못 가진 것이 한이 된다.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 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못하겠다.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입니까??
꼭 돌아와서 승리해 주십시오...
돈이 전부인 세상에 없어서
더 힘들다....
- 최강서 열사(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 유서
독점자본의 주구들은 저마다 사회대통합을 외친다. 박근혜 역시도 사회대통합의 기치 하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박근혜가 당선되고 반년이 되고 1년이 지난 것도 아닌데, 고작 며칠 사이에 한진중공업에서, 현대중공업에서, 대학노조 외대지부에서, 청년 활동가가 연이어 자결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는 통합되기는커녕 계급으로 처절하게 분열되어 있다.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계급으로, 가진 자들과 못가진 자들로, 권력을 움켜 쥔 자들과 소외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로 갈기갈기 분열되어 있다.
열사의 유서를 보라! 착하디착한 한 노동자가 가족을 버리고 삶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서조차 악랄한 한진자본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저들이 사회통합의 기치를 내걸었다는 것은 계급으로 분열된 사회의 모순을 잘 해결하여 통합시키겠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이 자본주의 사회가 계급모순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있으며, 그리하여 노동자 민중이 목숨을 내던져 항거할 만큼 그 모순이 폭발할 지경에 있다는 것을 은폐하고 투쟁이 격렬하게 터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술책으로 내걸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정권교체 실패 때문에 노동자들이 잇달아 자결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적으로는 맞다. 최강서 열사도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못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 대다수의 솔직한 정서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삶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 민중 다수가 느끼는 정서다.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민주통합당이 되면 노동자 민중의 삶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믿고 민주통합당을 지지해서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김대중 정권 5년 동안 정리해고로 비정규직 확대로 혹독한 삶을 살았던 노동자들은 노무현 정권으로 교체 된 이후에도 연이어 자결을 했다. 한진중공업노조 김주익 지회장 역시 노무현 정권 하에서 한진 자본의 손배가압류와 노조탄압에 항거해서 자결했다. 세원테크 이해남 지회장과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 광주본부장 역시 자본과 정권의 노조탄압과 비정규직 확대에 맞서 자결했다.
국민의 정부라고 하는 김대중 정권 하에서 처절하게 당했던 문제들이 노무현 정권으로 권력 교체된 뒤에도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결 사태가 잇달아 벌어졌던 것이다. 지금 노동자들은 이번에는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당했던 것과 같은 악몽이 박근혜로 다시 5년간 변함없이 계속되리라는 것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 자신들이 당하는 고통이 앞으로도 5년은 더 반복될 것이고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절망감 때문에 목숨을 내던지고 있다. 이번에 죽어간 노동자들 대부분은 이명박 정권 이전에 이미 벌써 해고당하고 자본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최강서 열사는 단순하게 절망한 것만은 아니다. 손배가압류 압박뿐만 아니라 이명박정권 때 만들어진 복수노조법으로 파괴된 민주노조를 조합원들이 다시 돌아와 재건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자본에 맞서 반드시 승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들을 죽였다. 노조탄압과 손배가압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없었다면 노동자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악’과 ‘차악’을 나눠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차이를 부각시키지만, 권력이 누가됐든지 상관없이 노동자들에게는 악랄한 자본독재가 계속되는 것이었고 그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죽어 나갔다. 자본주의 착취체제가 노동자들을 타살하고 있는 것이다.
주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노동자들의 연이은 자결은 철저하게 고립되었고 투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과 전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개인 혼자, 개별 현장만의 투쟁으로 저 철벽과 같은 자본과 정권에 맞서 투쟁해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고립감 때문에 그렇다. 결국 투쟁전선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투쟁의 거점이 있고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살아서 싸운다. 그런데 지금은 투쟁전선이 무너졌다. 복수노조법 시행 이후에 더더욱 노동자들이 분열되고 노동조합이 힘 있는 투쟁거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개별 노동조합이 무너지고 민주노총으로 조직된 전국적인 총전선이 무너졌다. 현재로선 자본과 정권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중적인 노동자 투쟁전선인 민주노총 차원의 투쟁전선이 무너지면서 농민, 철거민 등 민중투쟁 전선도 약화됐다.
12월 27일 최강서 열사를 추모하는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에서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싸우지 않는 우리가 더 가슴 아프다. 싸우지 않고서는 바꿀 수 없다”며 “더 이상 제2의 제3의 최강서가 나오지 않으려면 싸워야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대선 직전인 17일 결의됐던 결정사항에 따라 “오는 1월 금속노조는 총파업을 통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가 선봉에 서고 민주노총이 투쟁에 나서서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어나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런 결의가 입 발린 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고립되어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 투쟁부터 제대로 엄호해야 한다.
열사 추모를 말하며 또 다시 비정규직을 죽이려는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금도 현대자본에 맞서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다. 철탑 위에서 바닷바람과 싸워가면서 사투한지 70일이 넘어서고 있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처절하게 싸우다가 고립돼서, 투쟁전망을 상실해서 절망에 빠져 죽어나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전선을 복구하고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열사 추모사에서 외쳤던 투쟁의 결의가 고립되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구체적인 투쟁 앞에서는 흐려지고 있다.
현대차지부 문용문 지부장은 정규직화 투쟁을 가로막기 위해 현대차 자본이 기만적으로 던진 쓰레기안인 신규 채용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안을 가지고 불법파견 교섭을 타결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투쟁의 주체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극렬한 반발을 무시하고 직권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이에 대해 “지회 동의 없는 잠정 합의는 72일째 차가운 철탑 위에서 목숨 건 농성을 하고 있는 최병승, 천의봉 동지와 십 수 년 간 불법파견 피해를 온 몸으로 감당해온 현대자동차와 사내하청 노동자 모두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모는 폭거다”라고 강력하고 처절한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처럼 현대차 지부 집행부가 직권 처리하려고 하는 특별교섭 안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모는 폭거다.” 이미 이경훈 집행부 하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러한 고통을 경험했다. 지부의 연대단절이라는 폭거에 맞서 한 동지가 분신으로 항거하기조차 했다. 지부는 철탑 고공 위에서 현대차 재벌의 거대한 힘에 맞서 해고당하고 폭력 앞에서 피 흘리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지부가 특별교섭을 직권으로 처리하려 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성명서에서 예고한 대로 불법파견 교섭장을 봉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지부는 27일 즉각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비지회 조합원들의 교섭 봉쇄로 교섭이 진행되지 못한 것은 유감을 떠나 용납 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 비지회의 교섭 봉쇄는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지부는 이번 투쟁과 교섭에서 불법파견 문제만큼은 해결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비지회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자주권을 침해한 교섭 봉쇄로 불법파견 정규직화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 어떠한 정치 논리가 작용되어선 안 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노동조합의 자주권을 침해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불법파견정규직화를 위해 비지회 동지들의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이 회복되길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과연 노동조합의 자주권은 무엇인가? 현대차 민주노조는 어떻게 자주권을 쟁취해 왔는가? 민주노조의 자주권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본과 정권에 맞서 구속, 수배, 해고되고 목숨을 내던져가면서 쟁취해왔다. 노조의 자주권은 바로 자본의 부당한 압력과 탄압, 협박으로부터 지켜낸 민주노조의 빛나는 성과물이다. 그런데 비정규직 투쟁 주체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안을 가지고 자본과 타협하여 직권처리 하는 것은 민주노조의 자주권을 지키는 것인가? 그러면 비정규직 지회의 자주권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더 나아가 이 투쟁을 자신의 투쟁으로 인식하고 연대하는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정규직화 투쟁을 통해 정규직화 꿈을 꾸고 있는 전국의 노동자들의 열망에 누가 과연 찬물을 끼얹고 있는가? 이걸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열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것이 과연 정치논리가 적용되는 것인가? 이것을 부정하는 지부 집행부의 ‘정치논리’에서의 정치는 바로 조합주의 정치 아닌가? 그것도 노동자의 단결에 찬물을 끼얹고 또 다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반동적인 조합주의 정치논리가 아닌가? ‘정치적 이해관계’라 함은 마치 정파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과도한 투쟁을 하고 있다는 말 아닌가? 자본과 정권이 수없이 노동자 투쟁에 대해 악선전할 때 써먹던 말이다. 이경훈 집행부 때도 수없이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이 회복’되어야 하는 당사자는 과연 누구인가? 이건 전도된 의식이다. 합리적 사고와 이성을 넘어서 무엇보다 노동자 계급의식이 회복되어야 한다.
금속노조는 12월 28일 “현대차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대한 사실왜곡 불신조장 행위를 중단하라!”며 몇몇 단체들이 15차 특별교섭을 앞두고 금속노조 위원장이 ‘잠정합의’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묘사한 것은 “왜곡된 내용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항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15차 특별교섭을 앞둔 12월 24일 “비정규 3지회가 동의하지 않는 교섭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이 단체들의 성명서가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및 현대차비정규조합원의 단결을 저해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에게 묻겠다. 지금 단결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게 누구인가? 현대차 지부 문용문집행부야말로 노동자 대단결의 원칙을 훼손하고 조합주의에 빠져 비정규직을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닌가? 금속노조는 몇몇 단체에게 항의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노동자 단결을 근원적으로 훼손하는 현대차지부를 압박해서 일방처리 입장을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 상급단체로서 지부에 대한 지도책임을 분명하게 지고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차 지부가 계급적 단결로 공동파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속노조가 비정규직 3지회가 동의하지 않는 교섭은 어렵다는 입장임을 공식 천명했으므로 이러한 자신의 입장이 훼손되거나 상급단체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는 노동자계급 앞에서 준엄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과거에도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현대자동차, 기아차, GM대우 등 어용노조이든 ‘민주노조’를 자처하는 사업장이든 가리지 않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뿐만 아니라 자본과 결탁하거나 야합한 반동적 조합주의 집행부에 의해 탄압을 당했다. 저들 반동적 조합주의자들은 계급적 단결을 고취시키기는커녕, 자기들만 잘 먹고 잘살겠다는 조합원들의 이기주의적 심성을 이끌어냈으며, 이렇게 자신들이 불러낸 반노동자적인 ‘정규직 정서’를 등에 업고 투쟁하는 비정규직들을 외면하고 고립시키고 투쟁을 통제하고 심지어 박살내기조차 했다.
전 세계 노동자들의 국제주의적 단결을 고취시키고 민중 전체를 지도해야할 변혁적 노동자들의 원대한 임무를 가지기는 고사하고, 저들 반동적 조합주의자들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도 계급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에 자본이 조장한 추악하고 탐욕에 빠진 극단적 이기주의와 분열주의에 사로잡혀 자본이 원하는 대로 비정규직 투쟁을 압살하려 하고 있다. 저들 반동적 조합주의자들은 자신들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자본에 노동력을 판매하는 임금노예의 처지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 안정성마저도 전 세계적 공황이 현대차를 강타하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는, 실제 1998년에 실제로 겪어야 했고 또 앞으로 언제든지 닥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자본과 정권에 의해 노동자들이 사회적 살인을 당하지만, 반동적 조합주의는 그것을 방조하거나 동조한 공범이다. 고립되어 처절하게 싸우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유성기업, 쌍용차처럼 고립된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방치하거나 동조하지 마라! 자본의 분열공작과 노동자 타살에 맞서 계급적 단결 의식과 노동자계급의 변혁적 정치사상으로 공고하게 무장하고 전국적, 전 계급적 투쟁전선을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 자본주의 착취체제를 종식시키는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야 한다. 그럴 때만이 자본과 정권의 탄압이 아무리 악랄할지라도, 지금의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노동자들은 더 이상 죽지 않고 살아 싸워 마침내 승리할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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