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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9호] 민간위탁에 맞서 원주지역 청소용역 노동자들도 일어났다! -지역일반노조 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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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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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6 23:59:58, 조회:3,215, 추천: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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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일반노조 활동가
최근 울산과학대나 광주시청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처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청소용역노동자들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이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고령이라는 조건 속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일을 하고,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조건 속에서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떨어야 한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들의 비인격적인 대우 속에서 일해야만 한다.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공공부문 청소용역노동자들의 투쟁 가운데 최근에는 각 지방자치 단체의 환경미화원들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지역만 다를 뿐, 노동조건과 고용조건은 거의 동일하다. 이들은 한 때 공무원 신분으로서 고용과 임금수준에서 일정정도 안정성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위탁’에 의해서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불안정 한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민간위탁을 위한 허울뿐인 명분들
민간위탁이 급속도로 확대된 것은 IMF외환위기 때부터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에 의해서 강력하게 진행된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의 지침을 근거로 각 지자체는 인력감축 및 고용구조의 비정규직화를 급속도로 확산시켰다.
지자체가 민간위탁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국가기관의 비효율적 운영 개선과 예산의 절감 및 효율적 사용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 ▲국가사업에 대한 민간참여를 유도하여 참여민주주의 실현 등이었다.
그러나 민간위탁이 추진되고, 그것이 민간위탁 하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노동자들이 투쟁을 시작하면서 민간위탁의 실상이 폭로되고 있다. 지자체의 민간위탁의 대표적인 사업인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사업의 경우를 예로 이야기 해보자.
① 예산절감을 명분으로 한 비정규직 확대
각 지자체는 민간위탁을 통하여 예산 절감의 효과를 말했지만 민간위탁 전환 후 예산은 아니라 오히려 늘어났다.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사업을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든, 위탁업체가 운영하든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장비(청소도구, 청소차, 유류비 등)는 동일하다. 그러나 민간위탁이 되면서 각 지자체는 간접노무비, 즉 환경미화원을 감독하는 위탁업체 관리자들의 임금까지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대다수의 위탁업체들은 이런 감독자를 허위로 신고하여 그들의 임금을 부당하게 받아가고 있고 지자체는 일정 비율로 위탁업체의 이윤까지 추가로 부담해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위탁에서 예산문제는 본질적인 목적이 아니다. 전체적인 예산이 줄든 늘어났든 위탁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노동조건이 후퇴되면서 그 만큼의 이익은 업체 사장이나 지자체 고위 공무원들에게 돌아간다. 정부의 ‘비정규직 확대’라는 본질적인 의도에 맞춰 공공기관의 청소업무를 민간위탁 시키고, 동시에 업체 사장의 배를 부르게 하는 것이다.
② 인력감축, 노동 강도 강화로 공공서비스 질을 향상 시키겠다?
외환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정부는 공공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그 때마다 들먹인 것이 ‘경쟁을 통한 공공서비스의 질’이다. 그러나 인력감축, 노동 강도 강화로 환경미화원들이 담당해야 할 구역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청소의 질이 떨어지게 된 것처럼 구조조정에서 ‘공공서비스의 질’ 또한 민간위탁,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도입하고 노동자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었던 것이다.
③ 민간참여를 유도하여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한다??
참여민주주의(?)의 효과는 엉뚱하게도 위탁업체 사장의 입으로 들어간다. 위탁업체 사장은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여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환경미화원들을 허위로 신고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위탁업체에는 업체 사장의 친인척을 업체의 사원으로 등록해 놨다. 그러나 실제 그들을 일하지 않는다. 허위신고로 인건비를 받아갈 뿐이다. 또한 위탁업체들은 쓰레기에 물을 타면서 자신들이 처리한 쓰레기의 양을 부풀려서 보고한다. 황금알을 낳는 환경미화 사업에 민주주의는커녕 비리와 유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면서 그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정부에서 말하는 민간위탁의 효과는 이처럼 허구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민간위탁이 노동자들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민간위탁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강원도 원주시는 2001년부터 생활폐기물 사업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했다. 원주시는 당시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노동, 고용조건의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간위탁 전환 2년 후인 2003년 1월부터 위탁업체인 (주)우리환경은 연봉제를 도입한다. 이때부터 임금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물론 강제로 도장을 찍게 했다. 반대하면 일터를 떠나야만 했다. 기본급 삭감과 각종수당의 폐지를 통하여 해마다 평균 20만원 정도의 임금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민간위탁 전과 비교했을 때 약 100여 만 원 정도가 하락한 것이다. 고령노동자와 젊은 노동자의 임금 차별, 사측에게 잘 보인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간의 임금차별이 이루어지면서 노동자의 단결은 멀어져만 갔다.
고용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매년 시청은 위탁업체를 새롭게 선정하는 입찰을 하게 된다. 위탁업체가 지자체와 새롭게 계약을 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은 꼼짝없이 일터를 떠나야한다. 그러나 지자체가 위탁업체를 매년 바꿔서 계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탁업체는 거의 독점화 되어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지자체와의 계약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는 지자체와 위탁업체의 오랜 유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위탁업체가 지자체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할 가능성은 노동자들에게 있다.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노동조합을 만들면 지자체는 위탁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다. 원주시의 경우도 “청소사무의 공공성을 감안하여 을(위탁업체)의 집단행동으로 시민의 일상생활에 불편이 초래될 경우 갑(원주시청)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어서 환경미화원들의 노동조합 건설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고 바로 대한민국의 지자체가 앞장서서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다. 법적인 정년을 넘긴 상태이다. 따라서 다른 일거리를 찾기 어렵다는 분리한 조건에서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용불안을 감수하면서 일하고 있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3개월 계약을 강요하면서(계약하기 싫으면 나가라!!) 노동자들을 항상적인 고용불안으로 몰아가고 있다. 3개월 단기계약이라면 어떻겠는가? 그사이 노조를 만들면 이들은 3개월 후에 재계약이 불가능해진다. 위탁업체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시간 끌다가 재계약 안 해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환경미화원들의 분리한 지위는 곧바로 현장 내에서의 노동조건의 열악함으로 이어진다. 전국적으로 환경미화원들은 작업복, 안전화, 장갑, 작업도구도 제대로 지급 못 받고 일하고 있다. 매월 월급 명세서에 작업복, 안전화 등에 해당하는 비용이 공제되고 있다. 심한 경우 싸리나무를 키워서 빗자루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감독관들이 60세의 노인들에게 욕설과 비하 발언하는 것은 기본이다. 위탁업체 사장과 고위공무원들은 환경미화원들을 마치 자신의 개인적인 노예처럼 취급해 왔다. 업체 관리자들이나 고위 공무원들의 자가용 세차는 물론 위탁업체 사장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나 별장, 주유소 등의 관리 및 건설공사에 수년 동안 강제로 노역을 시켜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고 있다.
민간위탁의 전환이 곧바로 노동자들의 해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전북 정읍의 경우 2004년 7월, 경기도 평택의 경우 2003년 6월 생활쓰레기 수집운반업무를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면서 환경미화원들을 정리해고 했다. 물론 행정자치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미화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민간위탁의 확산과 비정규직의 양산
중앙정부가 뒷받침하고 각 지방자치 단체가 앞장서는 가운데 민간위탁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2006년 2월 ‘물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 오는 2015년까지 상하수도 부문의 민간 위탁을 통해 세계적인 물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각 지자체는 상하수도 부문의 민간위탁을 진행하기 위한 각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위탁은 상하수도 부문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각 지자체가 민간위탁의 근거로 주장하는 예산절감이나 공공서비스 질의 향상과 참여민주주의의 확장이란 것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고, 지자체가 실시한 연구용역에서도 민간위탁에 대하여 다시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 추진 중인 상수도 사업 민간 위탁과 관련하여 "물 공급의 안정성 등 문제점이 많으므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가 민간위탁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비정규직의 양산을 통하여 자신이 필요할 때, 자신의 통제가 자유로운 유연화 된 노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지자체의 의지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비정규직보호법안을 만들어 내고 있는 자본가 정권의 본질이다.
민간위탁 철회하고 직고용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위탁업체를 뛰어 넘어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투쟁의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
환경미화원들의 투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민간위탁 된 환경미화원들의 투쟁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쟁취하는 것은 여전히 투쟁의 핵심이 될 것이다. 과거에 이들 환경미화원들은 분명히 지자체에 소속된 공무원 노동자들이었다. 오로지 지자체의 필요에 의해서 환경미화원들은 외주화 되었고, 용역 노동자가 되었다. 그 결과 임금하락과 만성적인 고용불안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쟁의 목표는 환경미화원들의 삶을 불안정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민간위탁을 철회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투쟁의 방향은 위탁업체를 넘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되어야 한다. 전국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은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의해서 결정되어지고 있다. 실제 각 지자체는 행정자치부의 지침 기준으로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탁업체에게 지급하고 있다. 다만 위탁업체에 의해서 중간착복이 이루어지고, 각종 부정과 부패가 판을 치는 것이다.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수준과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기준도 행자부 및 지자체가 만드는 것이고 그 기준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해야할 의무와 책임도 행자부와 지자체에게 있는 것이다. 지자체와 중앙정부를 향한 투쟁으로 민간위탁을 철회시키고 직접고용을 쟁취해야 한다. 이미 전주, 부천은 비록 한국노총 소속이긴 하지만 투쟁을 통하여 민간위탁을 다시 직영으로 바꿔낸 사례가 있다. 포항의 경우 민간위탁 확대하려는 시도를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서 막아냈다.
원주지역 환경미화원들의 투쟁!
민주노조로 단결하여 민간위탁 박살내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매일 아침이면 원주지역 환경미화원 해고노동자들은 원주시청으로 향한다. 출근하는 원주시장에게 ‘원주시는 민간위탁 철회하고, 환경미화원들을 직접 고용하라!’, ‘원주시와 (주)우리환경은 환경미화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 ‘부당해고/해고위협/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는 투쟁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늙은 노동자들은 출근투쟁이 끝나면 인근에 있는 시내 한복판에 가서 시민들을 향해 소리친다. “환경미화원들이 무작위로 해고당하고 있습니다.” “민간위탁을 철회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주말이 되면 조합원들 모두가 나와서 시내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투쟁을 선전하고 서명을 받는다. 늙은 노동자들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일이 일어났다. 새벽 3시부터 일터로 나가 무섭게 달려드는 자동차 경적소리에 가슴 철렁이면서 거리를 청소해왔다. 세상의 온갖 오물과 먼지구덩이 속에서 묵묵히 일해 온 환경미화원들에게 원주시청은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씌워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하락하는 임금, 갈수록 나빠지는 노동조건에 노동조합을 만든 것이 지난 초겨울이었다. 한국노총에 가입했으나 한국노총 어용 세력들은 사측의 이해를 대변할 뿐이었다. 임금협상 날짜를 계속 미루더니 고작 두 장짜리 임금협상 자료를 내놓고 도장을 찍으란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왕년에 탄광에서 일할 때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것이다.(조합원 중 몇몇은 과거 사북항쟁에 동참했던 노동자들이었다.) 조직변경이 필요했다. 사측의 회유, 협박을 깨고 4월 6일 민주노총으로 조직변경하는 총회를 사수해 냈다. 총회의 자리는 노동자들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무엇인지 느끼고 확인하는 자리였다. 총회에서 조합원들은 하나가 되었고, 노동자가 무엇이고, 민주노조가 무엇이고,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로 단결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웠다. 5월 1일이 전 세계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날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서울에 올라가 많은 노동자들을 보았고, 하루하루 배워 가면 갈수록 새롭다.
우리에게 민주노조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이제 더 이상 관리자들에게 순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 우리가 주인이고 그들은 껍데기에 불과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노조이다. 이제 더 이상 위탁업체 사장의 골프장에 가서 풀을 뽑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더 이상 사장의 가든을 꾸미는데 나무를 구해오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우리에게 민주노조이다. 바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인간답게 살기위해 이들은 민주노조로 단결했고, 민주노조의 이름으로 인간답게 살기위해 민간위탁을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다. 원주시는 민간위탁 철회하고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 조합원이 똘똘 뭉쳐 민주노조 사수하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투쟁!!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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