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구조조정]
비정규직화, 장시간 노동-저임금, 70년대식 현장통제,
노비문서…, 더 내몰릴 곳 없는 버스현장!
그러나 희망은 있다
- 버스노민추 정책국장 김준태
“7월1일부터 버스가 빠르고 편리해 집니다 ”
서울시와 버스사업조합, 심지어 서울시내의 버스노동조합들은 간선구조조정을 놓고 ‘버스가 빠르고 편리해’지고, 노동자들도 훨~씬 좋아진다는 ‘흑색’선전을 해댔다.
그러나 7월1일! 시행일부터 다음날, 또 그 다음날까지 서울시는 사상 초유의 교통대란을 겪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시민여러분, 죄송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버스노동자들은 졸음을 참기 위해 눈을 비비면서 운행해야 했다. 서울시 사이트, 서울버스노조 사이트 등에는 시민들과 버스노동자들의 불만과 성토가 봇물처럼 올라오고 있다.
“시용기간이 6개월이라니, 참내 말도 안나온다. 좀 써보구 맘에 안 들면 짜르겠다는 얘기…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뭐하는 것들이냐, 서울시는 왜 교통체계 개편을 해가지고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를 괴롭히는 거냐“(서울버스노조 홈페이지 게시판, 7.3.)
“근속수당 …퇴직금…5,6월분 상여금…손해를 볼 위기…시험에 합격해도 원거리 근무처 배정… 6월달 근무를 만근을 채워주지 않고 막대한 손해를 유도하는 회사…노동조합은 지부에 알아봐라, 지부는…떠나는 조합원 나 알 바 아니다…서울시는 퇴직금 및 상여금 손실분에도 못 미치는 입사축하금 몇푼 주고 자기들은 최선을 다 한냥 엄격한 근무조건만 내세우고, 답답합니다.”(같은 게시판, 6.30.)
서울버스노조의 총파업 선언…유보, ‘파업쇼’
이번 간선구조조정이 시행되고 나서 7월 5일 서울버스노조는 총파업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미 임단협도 끝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총파업이 선전되었지만, 버스노동자들은 믿지 않았다. 서울버스노조는 매년 임단협 시기면 총파업 선언을 해왔지만 파업당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극적이지도 않은 ‘극적타결’이라며 파업쇼를 벌여왔다. 막상 총파업 들어가면 모를까, 지금껏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되어버린 어용버스노조의 ‘파업선언’은 또 무산될 것이라 지레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천하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어용인 버스노조가 총파업 결의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그만큼 현장에서의 압박이 상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버스노조는 7월 5일의 결의문에서 “서울시는 기계적인 예비차 비율 적용으로 인한 고용의 감소, 반강제로 전직을 강요당하는 종사자들에 대한 손실임금 상당액의 무책임한 방치, 복지확대는커녕, 휴게시간 및 식사시간 조차 확보되지 않는 노선 운행 편성 등, 실로 버스운영체계 개편에 따른 노동자 기만책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했다. 또한 “서울교통네트웍 주식회사의 소위 노비문서식 고용계약서 작성에 관해 즉각적인 철회…고용의 감소, 복지확대는커녕 휴게시간 및 식사시간 조차 확보되지 않는 노선 운행 횟수 편성 등 근로조건을 철저히 후퇴시키는 버스운영체계 개편에 대한 서울시의 신속한 실태조사와 이의 즉각 시정…노선별 운행특성을 무시한 채 293㎞이상을 무조건 운행하게 하는 서울시와 사용자들의 지시…즉각 시정과 보완”이 되지 않을 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이튿날인 7월 7일 서울버스노조의 산위노조 대표자들의 임시 회의에서 ‘총파업은 유보’되었다. 이유는 “운행계통 사항이 있는 경우 회사 측과 근로자 측이 협의하여 수정, 변경안을 작성 서울시로 제출해 주면 이를 수용…운행횟수는…탄력적으로 적용…근무시간 연장은 자체 규정한 근로협약의 범위 내에서 운행토록”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용노조들은 조합원들의 높아가는 불만을 서울시로 겨냥하면서 정작 자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사측과 협의해서 수정, 변경하라고? 아니 운행횟수 늘리고, 휴게시간 안주는 것에 따른 이득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서울버스노조는 과거나 지금이나 자본과 한통속이 되어 자본이 원하는 것을 마구 도장찍어주었던 조직이다. 오죽하면 사측의 노무2중대, 사측의 시다바리라고 하겠는가? 이미 매년 노사협의에서 근무시간에 대해서 협약 범위 내에서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던가? 더욱이 소위 노비문서 문제는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다. 파업을 유보시킬 어떠한 내용도 없었던 것이다.
간선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를 공영제로 보는 교통연대(준),
국가에 대한 중립적 환상의 광신도들
간선구조조정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민주버스, 궤도연대, 민주노동당, 공공연맹, 시민단체 등이 ‘교통연대(준)’을 발족해서 활동했다. 이들은 버스사업이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에 시민에게 편리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기관에 의해 투명하게 통제되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버스는 개별 사업자들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이용자 부담’, ‘수익성’에 목을 매게 되고, 따라서 공공서비스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렴하면서도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을 만들어 교통량을 대중교통에서 흡수 △노선변경, 지하철과의 연계노선, 안전-정시운행 보장을 위해 통일된 노선 정책 △이용시민 중심의 서비스정책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버스운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대구와 광주지역의 시내버스의 파업에서 내건 요구가 바로 공영제 실시였다. 이 파업을 조직하고,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것은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주들이었다. 그리고 공영제의 결과는 사업주들에 대한 보조금의 증액과 노선개편 과정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의 수용이었다. 이것이 공영제이다. 이들이 심각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보고’, ‘계획’과 하나도 다름이 없음을 본다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누구것을 배낀건지….
지금까지는 교통시설의 설치 및 운용을 관리주체 별로 독자적으로 시행토록 되어 있어 광역교통체계가 왜곡되고, 관리청이 서로 다른 시설이 연결되는 부분에서 교통애로 현상이 발생, …국가 전략에 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교통망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건설교통부,「제1차 지방 5대도시권 광역교통5개년계획(2001-2006)」2001.12.)
이러한 수도권의 광역교통문제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수도권광역교통망계획이 필요(건설교통부,「수도권 광역 교통망 계획 (2001~2020)」2001.12.)
대중교통중심체계로의 전환
수단별 적정수송 분담구조 달성을 위한 광역교통망체계 구축… 연계 수송체계 구축을 통한 대중교통 이용편의 제고(위의 글.)
도시의 과밀화, 경제적 효율성, 개인교통수단에 의한 소통난의 가중, 환경오염 등에 따라 향후 대중교통의 필요성…고급화․ 다양화된 서비스제공이 요청…도시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과 개인교통수단의 효율적인 환승체계 구축…대중교통서비스의 고급화․다양화…대중교통정보체계의 개선…저공해성, 고속성, 대량성 및 운영의 효율성을 갖춘 대중교통수단 도입…대중교통우선처리대책의 적극시행(버스전용차로, 버스우선신호 등)…버스노선체계의 합리적 조정(건설교통부,「도시교통정비계획 업무편람」 2004.3.)
준공영 개념 도입을 통한 공공성 확보(서울시,「2004 주요업무계획」)
사실상 구조조정의 동반자를 자처한 꼴
이러다 보니 현재의 교통연대(준)는 간선구조조정에 대한 반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차이는 국가가 소유주가 되느냐(교통연대), 공영제 개념의 도입(정부)이냐의 차이이다. 지선, 간선이 바로 공영화의 모습이다. 공영화 방식에 대해 머릿속으로 그리는 완전한 가치중립적인 공영화를 꿈꾼다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지난 2001년 발전파업 당시 발전노동자들은 발전소 사유화의 문제에 대해 초기에 생존권의 문제로 접근하던 데서 공공성 강화, 국민적 이해, “독립운동가…애국자”의 관점으로 경도되었다. 그 이후 합의과정에서 이런 주장은 이후 민주노총에서 직권조인을 찍고, 복귀를 하는 데에서 “국민들에게 전력산업의 민영화에 대한 반대 여론을 82%까지 조성한 것 아니냐?”는 논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복귀 이후 발전산업노조 5개사에서 중부발전, 남동발전 등의 매각문제, 복귀자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 해고, 징계 등이 남발되었다. 철도는 어떠했던가? 당시 파업에 발전, 가스와 함께 돌입했지만 3일 만에 “노사는 철도가 국가 주요 공공 교통수단이라는 데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하고 향후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에 대하여 공동 노력한다.”(철노속보 제80호 2002.2.28 철도쟁대위)는 합의를 하고 파업을 접었다. 철도는 정부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누가 소유하느냐의 문제, 누가 노동자위에 군림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하는 현재의 공영화 논리는 정확하게 현재의 철도와 같은 소유체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철도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외에 지하철, 도시철도,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직제개편, 600여명 정리, 비정규직 도입 및 역사의 민간위탁, 공기업 평가를 통한 성과급조의 인센티브를 통한 경쟁 유도, 상시적인 업무 감사, 적정인원 확충, 산재 다발 등 무수히 많은 현장의 심각한 문제들이 거론되고 있다. 공영화 주장은 국가는 이 사회의 노동자, 자본가계급 위에 중립적․초월적으로 존재한다는 환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자본의 이윤의 문제와 관련해서 노동자와 자본가간의 투쟁이 벌어지면, 국가는 이에 대해 중립의 가면을 벗어던진다. 국가는 체제유지를 위한 장치이며, 이 체제가 자본의 이윤창출을 위한 다양한 조건 △노동자 고용을 위한 계약상의(형식상의) 평등관계 보장 △생산-유통 자본의 투자에 보다 유리한 조건 확대(각종 규제 개혁, 시장 개방, 각종 세제혜택 및 생산설비, 공장부지 등의 헐값 임대, 신용제도 확대 등) △생산과정에서의 경영영역(노동력배치, 감시감독, 지휘-지시 등)에 배타적인 보장 △자본 회수의 유리한 조건 창출․확대(사회간접자본 투자, 금융상 혜택 등) 마련하도록 제도적, 무장력, 사회적 관습화, 교육 등의 장치를 통해 만들어 내고, 유지․강화하도록 한다. 지금 현재의 체제가 자본주의적 생산, 교환, 축적, 분배 양식을 그 체제의 고유한 질서로서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다양한 생존권적인 이해마저도 자본의 이윤확대를 위해서 걸림돌이 된다면 이를 없애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의 국가는 중립적일 수 없으며, 자본 편향의, 자본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하는 국가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 국가의 계급적 편향성을 오히려 중립적으로 치환하려는 것은 노동자들의 입장이 아닌 자본가의 이해일 뿐이다.
국가는 중립적일 것이라는 환상에서 나올 수 있는 대안은 중립적인 국가가 공공적인 성격이 있는 업종, 영역에서 직접 소유해서 경영한다면 공공성이 강화(공영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영화 주장은 그렇지 않아도 현장 노동자들을 활동가로 조직하고, 나아가 더욱 노동자 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의식적, 실천적인 단련과정에서 이미 한계를 지우고, 더 이상의 발전, 그들이 주체로 참가하는 자본과의 투쟁에서 스스로 전략, 전술들을 제한하게 하면서, 사실상 노동자 투쟁을 손발 묶인 상태에서만 진행하게끔 한다. 이것은 파업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투쟁 속에서 맨땅에 헤딩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스스로를 무장해제 시키면서 노동자 투쟁 승리의 관건이 노동자 자신의 주체적인 힘과 그 힘에 기반한 투쟁력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조금 덜 악하거나 노동자의 배짱이 적어서 스스로 손을 드는 데서 찾는 것으로 만든다. 그 결과 버스현장을 실제로 조직하고 이를 구조조정 분쇄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서울시청 앞에서의 집회와 공공성 강화 토론회 및 언론플레이로 나타났다. 이게 끝이다. 이 사이에 버스노동자들은 더욱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
살인적인 노동시간, 강도, 비정규직화의 도입 등 우려가 현실로!
서울시는 모든 노선에 일률적으로 하루 293㎞ 이상을 운행하게 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200㎞) 100㎞/시로 달리면 두 시간이 걸린다. 293㎞를 운행하려면 한 번도 쉬지 않고 10시간(서울시는 30㎞/시의 소통속도를 예상했다)을 노동해야 한다. 실제 운행속도도 30㎞/시가 안되고 있고, 나아가 출퇴근시간대의 정체, 식사시간, 오전 대기시간, 퇴근 시 차량 청소 등까지 생각하면 지선버스든 간선버스든 평균 13시간 이상을 노동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간선노선에 (반)강제적으로 보내진 노동자들의 경우 기존의 퇴직금누진제, 근속연수, 이동과정에서 만근이 깨지면서 발생한 상여금, 임금의 삭감분도 억울한데, 소위 ‘노비문서’라는 것을 일률적으로 내야 했다. 이 내용은 6개월 기간을 시용기간으로 두고 이 기간동안에는 사측에서 행하는 어떤 해고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6개월 비정규직이다. 이번 간선버스 시행과 동시에 간선노선에 투입된 1,600여명은 전원 비정규직화 된 것이며, 기존에 있던 버스업체에는 여전히 과거 계약직이었던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본다면 1,600여명의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하루아침에 바뀐 셈이다. 각 버스자본들은 서울시 계획을 핑계로 고정차량 노동자를 땜빵 기사로, 마을버스 기사를 대형버스 기사로 올리지 않고 계속 비정규직 상태를 유지하게 하고,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거기에 고정으로 있던 활동가들을 정리하거나 원거리 근무지로 발령을 내는 등의 현장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운수의 경우 6월30일 회사공고를 붙이고 다음날인 7월 1일 700명 전원의 근무교대 방식을 바꿔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총체적인 구도의 한 축으로 진행되는 버스구조조정!
7월 1일 구조조정 역시 한 버스회사에서 이윤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개별적인 방식이 아니라, 서울시 차원에서, 나아가 6대 도시 차원에서, 또한 이들 시도를 묶는 광역적 차원에서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내무부, 행정자치부가 통일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교통체계 등 시스템과 관련한 구조조정의 방식과 함께 이에 대한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체계 등에 있어서는 노동부「(연봉제․성과배분제 등 성과주의 임금체계의 노사자율적 도입을 적극 지원…※임금체계의 합리화 지원을 위하여 “임금직무혁신지원센터”를 한국노동연구원에 설치 운영할 계획(상반기), “(「2004주요업무 계획」중 ‘04추진계획’ 2004.3.4 노동부)에서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큰 그림 속에서 각 부서들이 그 고유의 업무분담을 철저히 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큰 틀의 구조조정 계획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세부적으로 적용하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단지 버스업종에 한정되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시도별, 전국적 차원에서의 물류비용 및 수송 분담률 등의 다각적인 고려 속에서 철도, 지하철, 도시철도, 화물, 택시와의 종합적인 고려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98년 수립한 1차 계획에서 2020년 장기목표를 설정…제1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 및 추진계획(1999-2003)이 2003년에 완료…건설교통부가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수립…각종 교통수단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응과 교통투자의 합리화를 통한 수도권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협조와 실천을 전제…장기비전을 제시하는 상위개념의 기본 계획”(건교부, 제2차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계획 및 추진계획(04-08)」2004.4.)이다.
이 상위개념의 기본계획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한 6대 도시들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사항들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의 각종 계획과 지침, 서울을 비롯한 6대 도시의 계획, 전망에서는 한 군데도 빠짐없이 버스, 철도, 지하철, 택시, 화물에 대한 통일적인 접근한다. 그리고 그 결과 전반적인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한 노동법 개악 및 여타의 법제정, 개정과 맞물리면서 각 시도 지방자치체 차원의 ‘조례’ 제정 등으로 체계를 법률적으로 명문화해오고 있다. 각 도시별 지하철, 철도, 택시의 운송비율을 계획하고 이에 대한 도로정비, 전산화 등 기반들을 다져온 것이다. 여기에 각 업종별 경영지원계획들을 수립하여, 구조조정의 포화를 집중해온 것이다. 실제로 현재 지하철, 도시철도 등에서 진행하는 인센티브제를 이번 구조조정이후에 각 업체별 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지급이 확정되었다. 현장통제의 방식들도 동일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버스의 사적자본 전국시대는 사업장 통폐합 및 독점화의 99-2003년 기간을 지나서 “노선 및 운행방식을 시가 결정하고 운행평가, 운영은 민간주도”라는 준공영제의 2004-2008년까지의 2차 구조조정의 시기로 들어선 것이다. 철도의 민영화, 지하철, 도시철도 공사의 민간위탁 등의 구조조정과 버스의 구조조정은 공기업에서 사적자본의 도입, 사적자본에서 공영제 도입과 같이 방향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공동투쟁의 필요성을 더욱 피부로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열악한 버스현장의 투쟁들, 그러나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가능성을 보여
구조조정 분쇄, 생존권 사수, 정규직 인원 충원!
하철 등의 공공사업장은 민주노조운동의 경험들이 있지만, 버스의 경우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치열한 개개인의 투쟁이 있었지만 이 투쟁들이 자양분이 되어오지 못했던 한계들이 있었다. 이러다보니 버스현장의 조합원들은 해도 안된다는 패배주의와 활동가들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다. 쉽게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서울시, 사업조합, 어용노조들에서 간선을 보내기 위한 사탕발림, 그 과정에서 간선구조조정의 폭로를 통해 간선지원이 없자, 강제적으로 간선으로 보내는 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막상 일하다보니 더 죽을 맛이고, 기존 사업장(지선) 역시도 더 높아진 노동강도와 길어진 노동시간, 이 시기를 이용해서 마구잡이로 조합원들을 길들이려던 사측의 노골적인 시도들 때문에 더욱 불만이 높아졌다. 활동가들이 있던 사업장들에서는 지속된 선전으로 간선지원자들이 부족했고, 컨소시엄의 다른 사업장들에서 추가로 더 보내며 인원을 채웠다. 활동가들이 없는 곳에서도 근무체계 변화 등에 대해 심지어 어용과 친하던 조합원들마저 집단적으로 노조사무실을 항의방문 하거나, 곳곳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들이 늘고 있다. 동해운수의 경우는 간선구조조정 직전에 SM버스로 매각되면서 한 개 노선이 자동적으로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현장이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껏 현장투쟁의 경험들이 쌓여있지 않다보니 일시적인 투쟁들로 터져 나왔다가 사그라들고 있는 형국이다. 다행이 활동가가 있어서 간선구조조정 전부터 지금까지 쭉 활동을 하는 곳에서는 조합원들의 지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만큼 어용노조, 자본의 탄압과 발악도 그 강도가 높아졌다. 아무 건수도 없이 그냥 와서 활동가들의 멱살을 잡는 경우가 매일 터져 나오고 있다.
시내버스뿐만이 아니라 10개 고속사업장 역시 2011년까지 인수 합병의 구조조정 계획이 계획되어 있고, 이 결과 코오롱고속 매각문제 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직 미약한 조직이지만 이에 맞서 투쟁이 결의되고 있다. 삼화, 중앙고속 등에서도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면서 이제는 사소한 항의도 조합원 제명을 하려하고 이에 대해 노조사무실 항의방문 및 대의원대회 저지 투쟁 등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전체 버스현장은 아니지만 활동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현장들에서는 불과 몇 달 사이에 투쟁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조직력도 확대되고 있다. 갈수록 어용노조가 숨길 그늘은 폭로되고 있으며, 어용노조의 위선과 사탕발림에 속아온 버스노동자들이 그 대안을 갈망하고 있다.
조건은 무르익었지만, 활동가들의 나약함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런 버스현장 주체역량의 미약함은 다른 궤도, 운송의 투쟁에 힘있게 공동투쟁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자본과 국가에 대한 투쟁과 함께 동시에 노사협조주의 세력에 대한 투쟁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함에도 버스현장의 틀 내에 상당히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한계는 공공현장 내 전투적인 반노사협조주의 세력들과의 공동실천도 복구시켜야 한다.
지금 버스현장의 구조조정은 향후 2020년까지의 장기계획으로 나와 있다. 앞으로도 끊이지 않는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다. 아직은 운동의 외각에 머물러 있지만 버스현장의 투쟁은 자본과 정권의 총체적인 구조조정에 맞설 수밖에 없도록 계속 추동하고 있다. 버스현장은 구조조정 분쇄, 생존권 사수, 정규직 인원충원이 지금도, 앞으로도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각 버스현장별로 공통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공동실천, 각 현장별 특성에 맞는 사안별, 현장별 실천이 멈추지 말고 진행되어야 한다.
이미 그러한 초기의 실천은 2003년 중앙고속, 한성여객 총파업, 삼성여객, 코오롱고속 투쟁에서 철저히 깨지면서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 투쟁들은 이제 다른 고속현장들에 대한 조직화 및 강화, 확대된 현장투쟁, 시내버스 현장의 투쟁들로 확대되어 더 큰 투쟁들을 요구하고 있다. 투쟁의 패배로 무너질 듯했던 조직들이 다시 살아나서 더 큰 투쟁에 임하고 있다. 각 버스현장 별로 사업체 매각, 노선매각, 인원축소, 비정규직화, 및 기존의 제 현장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투쟁들 속에서 지금까지 신뢰받아오지 못하던 버스현장의 활동가들과 조직들이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그런 의미에서 버스현장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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