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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0호] 러시아혁명의 교훈과 소부르주아 사회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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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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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3 15:24:03, 조회:2,697, 추천: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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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조직론] 러시아혁명의 교훈과 소부르주아 사회주의
1. 문제는 ‘혁명’이다!
‘불멸의 혁명가 레닌’,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어떤 혁명가가 한 말도 아니다. 어떤 사회과학 책에서 한 말도 아니다. MBC TV 9시 뉴스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한 말이다. 얼마 전에 끝난 KBS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흉내 낸 것 같은 ‘불멸의 혁명가 레닌’이라는 말은 썩지 않게 약품 처리되어 미이라로 보관되고 있는 레닌을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니면 땅에 묻을 것인가에 대한 러시아 사회의 논란에 대하여 보도하면서 한 말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표현이 9시 뉴스 아나운서의 말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은 남한 사회의 형식적 민주주의의 확대와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의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러나 이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확대는 노동자에 대한 무자비한 착취강화와 노동자에 대한 물리적 〮이데올로기적〮 법적 탄압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선명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내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이미’ 사회주의는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 과거완료형이지 현재진행형은 아니라는, 더 이상 사회주의는 現체제의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부르주아지의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부르주아지의 자신감의 표현 또는 여유이다.
부르주아지에게 레닌과 볼셰비키가 이미 지나간 과거로 무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소련 붕괴의 원인을 제공한 자이거나 사회주의를 왜곡시킨 자로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레닌을 현대판 미이라로 만들어서 영구보관을 시도한 것은 레닌의 뜻이 아니다. 레닌을 통하여 러시아 혁명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자로 자신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스탈린의 행위이다. 레닌은 어머니와 함께 땅에 묻히기를 원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러시아 혁명에 대한 왜곡이나 자의적인 해석은 레닌의 입장이나 레닌의 탓이 아니다.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나 현재 처지의 이해관계의 표현이다.
레닌은 철저하게 현실주의자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혁명적 현실주의자’였다!
레닌은 러시아 사회주의 당 건설 때 러시아에서 민주주의는 ‘장난감’이라고 조롱하였다. 짜르의 폭압적인 전제정치가 행해지고 있는 러시아에서 당에 광범위한 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당을 파멸로 이끌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향식 당이 아니라 철저하게 하향식 당 즉 중앙집중적인 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조직론에서 나로드니키의 비밀조직기술과 혁명가 조직론을 도입했다.
레닌은 러시아 전체 인구의 10분의 9에 해당하는 농민을 혁명의 동맹자로 적극적으로 끌어 들였다. 노동자와 농민에 의해 추진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혁명론을 러시아 2월 혁명의 진행과정을 보고 노동자와 빈농에 의해 추진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바꾸었다. 그 유명한 4월 테제가 그것이다. 혁명의 격랑 속에서, 반혁명 세력의 위협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조급한 봉기심리를 자제시키고 소비에트에서 볼셰비키가 다수를 장악할 때까지 기다렸다.
소비에트가 부르주아 임시정부를 도와서 볼셰비키를 탄압하고 공장위원회를 탄압하고 소비에트를 해산할 가능성을 보이자 공장위원회를 봉기의 기관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혁명의 진행이 혁명세력과 반혁명 세력의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노동자 대중의 임시정부와 멘셰비키, 〮사회혁명당 우파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볼셰비키에 대한 강한 지지로 바뀌자 소비에트가 아닌 당이 주도하는 봉기로 바꾸었다. 시기를 놓치는 것은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봉기는 볼셰비키의 주도 아래 소비에트의 도움을 받아서 성공했다. 그리고 독일과의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 우파는 물론 정치적 동맹세력인 사회혁명당 좌파와 볼셰비키 내부의 부하린을 위시한 좌익공산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사시켰다.
강화조약은 전쟁의 지속에 따른 대중의 삶의 기반의 붕괴와 대중의 혁명에 대한 지지철회, 이에 따른 혁명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가피한 타협이었다. 이는 제국주의 세력사이의 전쟁의 시기에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혁명정부는 혁명이 일어나고 전시공산주의체제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조건적으로 일시적으로 채택한 전시공산주의의 관성의 힘에 이끌려서 전시공산주의를 공산주의 일반으로 착각하는 분위기에 빠지다가 크론슈타트 수병의 반란의 포성소리에 깨어서 과감하게 신경제정책으로 전환했다.
레닌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규격화된 혁명론이나 사회주의론이 아니라 러시아에서 혁명을 성공시키고 유지하고 유럽의 혁명을 촉진하여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즉, 세계사회주의 혁명이었다. 그 어떤 것도 혁명의 이익과 목적에 우선 할 수 없었다. 혁명의 목적과 이익에 부합하는 것은 선이고 저해하는 것은 죄악이었다. 혁명의 법과 도덕이 있을 뿐이었다. 명확하게 원칙을 지키되 현실의 계급의 정서와 역학관계의 변화, 실천의 결과에 따라서 그 원칙을 새롭게 적용하고 가다듬어 살아있는 혁명이론을 만드는 것이었다.
레닌의 사상은 역동적인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레닌은 교조적 사회주의자나 수정주의자가 아니었다. 실천적 사회주의자였다. 레닌이 왜 “모든 것은 회색이고 영원한 것은 푸르른 생명의 나무다”라는 괴테의 말을 좋아했는지 이해가 된다.
이 글에서는 레닌의 ‘혁명적 현실주의’에 따라서 민주주의를 가장한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을 간략하게 비판하겠다.
2. 쟁점
소부르주아지들이 레닌과 볼셰비키를 공격하는 것은 현실에서 레닌과 볼셰비키와는 다른 조직이론과 혁명전략 및 전술을 취하기 위해서다. 소부르주아지들이 공격하는 내용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대중의 자발성에 대한 억압과 민주주의의 부재이다. 위로부터 지도되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가 아니라 그냥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를 주장한다. 이들의 실천적 결론은 자기만족적인 소부르주아 선전주의와 대중추수주의다!
이 점을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살펴보자.
혁명의 성공의 관건은 당이다!
그 누구도 러시아에서만 혁명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소망한 사회주의자는 없었다. 러시아 혁명이 유럽 혁명 특히 독일 혁명의 도화선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경제적, 문화적 후진성에 허덕이던 러시아에서만 혁명이 성공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불가리아, 헝가리, 핀란드에서는 실패했다.
혁명의 성공과 실패의 관건은 당의 문제였다. 러시아에는 볼셰비키라는 잘 훈련된 혁명정당이 있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혁명이 실패한 국가에는 혁명을 조직하고 지도할 수 있는 잘 훈련된 혁명정당이 없었다. 로자와 리프크네히트가 주도한 스파르타쿠스(독일공산당)는 현실의 혁명적 실천과 훈련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유아적 수준에 있었다.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고 기민하게 대중을 조직하여 권력 장악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혁명의 시기에 상황은 번갯불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변화한다. 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당의 정치적, 〮조직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대중의 지지를 확대하고 당원을 급속하게 증가시켜야 한다. 그리고 부르주아지와 그 국가가 가장 약한 상태에 있고 대중의 분노와 사기가 가장 높은 때를 놓치지 말고 대담하고 결연하고 신속하게 국가권력 장악으로 대중을 인도해야 한다. 봉기는 기예이다! 따라서 조직적이고 기술적으로 잘 준비되고 조직되어야 한다.
그러나 독일과 그 밖의 국가에서는 혁명을 오랫동안 준비하고 계획해 온 혁명정당이 부재했다. 또 독일에서는 당의 조직적 통일성이 높지 않았고 당이 정치적 지도를 수행하면 대중은 스스로 봉기하여 권력을 장악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대중을 우상화 하는 입장이 상당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봉기는 다수의 노동자를 당이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것도 분산적으로 이루어졌다. 봉기는 실패했다!
소비에트는 스스로를 사민당과 노조에게 갖다 바쳤다. 당에 의해 지도되지 않는 소비에트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보여주는 생생한 예이다. 소비에트에 대한 조직물신주의는 소비에트를 혁명의 대중기관으로 만들지 못한다. 소비에트는 국가권력쟁취기관, 봉기기관, 노동계급 독재기관이다. 그러나 선언적인 말만으로 소비에트가 이렇게 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소비에트가 이런 기관으로 될 수 있는가이다. 소비에트는 저절로 이런 혁명적 기관이 될 수 없다. 소비에트를 이런 기관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당의 지도와 대중의 경험이다.
“소비에트는 그 자체만으로는 혁명승리의 기적을 이룰 수 없다. 다만 노동계급의 장점과 단점을 다 포괄하는 계급적 표현일 뿐이다. 바로 이 때문에 그리고 오직 이 때문에 소비에트는 국가권력쟁취를 위한 혁명적 투쟁 상황에서 모든 정치적 경향의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는 조직적 기회를 제공한다.” <트로츠키, 반파시즘투쟁>
소비에트는 공동전선의 최고기관이다. 이 공동전선의 최고기관으로서의 소비에트의 정책과 노선을 혁명적으로 변화 〮발전시키는 것은 혁명적 전위정당이다. 러시아에서 소비에트는 1917년 2월 혁명 당시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볼셰비키는 제3당의 위치에 있었다. 이때 소비에트는 국가권력쟁취기관, 봉기기관, 노동계급 독재기관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볼셰비키는 급격하고 격렬하게 변화되는 혁명의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민하게 대처하여 소비에트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핵심적인 슬로건은 ‘토지 〮빵 〮평화’와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였다.
대중은 서방의 부르주아 역사가나 정치가들이 말하듯이 천재 정치가인 레닌의 권모술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대중 스스로의 경험을 통하여 볼셰비키의 정책과 노선이 올바르다는 것, 볼셰비키만이 대중의 혁명적 이해관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볼셰비키를 대중의 정당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멘셰비키와 우파사회혁명당은 대중의 편이 아니라 부르주아 임시정부의 편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노동자 대중의 혁명적 본능의 최고의 구체적 표출형태인 소비에트에서조차도 대중은 국가와 다양한 정파의 영향을 받는다. 소비에트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이해를 넘어서 노동자계급이 혁명의 열정과 열망 아래 단결할 필요성에서 건설된다. 노동자 계급의 계급적 단결 속에서 정치적 정파들은 자신들의 정책과 실천을 통하여 누가 진정으로 노동자 계급의 이해관계를 표현하는지를 검증한다. 노동자 대중은 대중적 실천을 통하여 누구의 입장이 진정으로 노동계급의 입장인가를 검증한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하여 당과 소비에트는 노동계급의 전체로 통일된다.
파리꼬뮨에서도 블랑키스트와 푸르동주의자 등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이 꼬뮨을 주도했다. 전국적인 혁명정당의 부재와 소부르주아들의 은행국유화 조치 불이행을 비롯한 중앙집중적 행동의 결여와 머뭇거림은 파리꼬뮨의 패배를 가져왔다. 맑스는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이 과거의 명성과 혁명적 감언이설로 노동자 대중을 현혹하고 혁명의 정신과 행동을 오염시킨다고 하였다. 이런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의 척결 없이 혁명은 성공할 수 없다.
이 주장에 대하여 러시아와 유럽은 다르다고 항변 할지 모른다. 실제로 카우츠키를 비롯한 독일과 유럽의 사민주의자들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독일의 초좌익들은 이런 주장을 펴면서 러시아의 특수성으로만 취급했다. 후진국 러시아의 예외적인 현상으로 러시아혁명을 본 것이다.
그러나 의식 〮계획은 부르주아 혁명 보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에서 훨씬 중요하다. 러시아 혁명의 성공과 유럽의 혁명실패는 이를 잘 보여준다. 또 러시아와 같은 경제적,〮 문화적 후진국가 보다 유럽과 같은 경제적,〮 문화적 발전이 높은 수준에 이른 국가에서 이 문제는 더 중요하다.
부르주아지는 의회를 통하여 정치적 훈련을 받았다. 부르주아 사회는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동의의 절차를 통하여 움직인다. 노동자는 경제적 강제에 의하여 부르주아 사회에 포섭되지만 인격적 자유가 있다. 제한적이지만 자기 자신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그리고 습관화된 개인주의적 삶의 양식이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는 중앙 집중적인 국가체계와 더불어 다양하고 광범위한 종교, 학교, 예술, 스포츠 ,언론매체가 있다. 이것은 다양하고 체계적인 이데올로기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유포한다. 대중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양한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에 대항하는 당과 핵심적인 대중적 진지와 일상적인 대중투쟁에의 개입과 훈련 없이는 대중의 의식의 변화와 혁명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현장을 중심으로 국가와 부르주아 정치세력이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곳에서 부르주아지를 폭로하고 타격하고 이를 대중의 의식화와 조직화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트로츠키는 러시아에서는 노동자계급이 혁명을 승리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권력을 장악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한다. 반대로 유럽에서 혁명이 일어나면 혁명을 승리하는 것은 어렵지만 권력을 장악하기는 쉽다고 말한다. 부르주아지의 강력함의 차이 때문이다. 양자 모두에서 당의 역할은 결정적이지만 유럽의 경우에 더욱 더 당의 의식적〮․계획적 역할 즉, 지도적 역할은 크다.
소비에트와 공장위원회
소비에트는 혁명의 시기에 건설된다. 소비에트는 대중의 혁명적 능력의 표출이다. 언제든지 당의 명령과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질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자발적인 대중의 혁명조직이다. 그러나 소비에트유형의 조직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이에 대한 의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혁명의 시기, 적절한 시점에 당의 요구나 촉구에 의하여 소비에트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소비에트는 혁명의 시기에 정치적 이중권력을 형성한다. 공장위원회는 공장에서 경제적 이중권력을 형성한다. 공장위원회는 준혁명적 시기와 혁명의 시기에 등장한다.(일상적 시기의 공장위원회는 노사정위원회처럼 국가와 자본과 노조 지도부의 계급 타협물로, 이때의 공동결정제도는 자본의 공동결정제도에 지나지 않는다. 독일을 보라!)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지고 대중의 삶의 고통이 심화되고 부르주아지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대중의 행동이 고양될 때 대중은 자본주의의 위기와 파국이 대중의 위기와 파국으로 나타나는 것을 막고 대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생산통제에 나선다. 영업비밀을 철폐하고 생산을 감시한다. 그러나 경제적 이중권력은 오래 갈 수 없다. 권력은 하나다. 노동자 대중이 자신들의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이해관계가 달려있는 현장에서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을 부르주아지의 손에서 노동자계급의 손으로 가져와야 한다. 즉 소비에트에 의하여 국유화 시켜야 한다. 즉, 혁명을 통하여 공장위원회에 의한 생산통제는 소비에트로의 국유화를 통한 생산통제로 바뀐다.
소련의 붕괴이후 소부르주아 사회주의자들은 러시아에서 전위정당의 국가장악과 국유화 조치가 국가의 관료주의화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이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스탈린주의는 레닌과 볼셰비키 노선의 필연적 귀결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장위원회를 통한 노동자 자주관리를 주장한다.
소비에트와 공장위원회를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대립시킨다. 마치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하자마자 소비에트가 자동적으로 관료주의화 된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소비에트는 대중 스스로가 혁명을 통하여 만든 것이다. 파업위원회가 소비에트로 발전한 것이다. 볼셰비키는 권모술수가 아니라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대중의 경험을 통하여 인정받고 소비에트의 다수를 장악한 것이다. 그리고 혁명과 혁명 이후에 공장위원회는 볼셰비키의 중요하고 거대한 현장의 대중적 기반이었다.
공장위원회는 소비에트의 권위를 인정했다. 그 전제 아래에서 공장의 경영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다. 소비에트의 권위를 무시하고 혁명적 행동을 할 수 없었다. 소비에트는 노동자의 혁명의 상징이었다. 공장위원회는 소비에트 아래에서 경영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소비에트의 주도적이고 지도적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공장위원회가 완전한 공장의 경영권리를 행사하려면 공장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시장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기업처럼 집단적 자본가로서 노동자가 노동자 자신을 착취하고 노동자 기업끼리 경쟁하게 된다. 분산적으로 생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노동자 스스로가 경영하고 생산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노동자가 경영을 전적으로 책임질 경우에 생산성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적으로 공장위원회의 경영은 생산성 상승이 아니라 하락과 전국적 생산과 유통체계의 혼란을 키웠다.
러시아처럼 경제적,〮 문화적 후진성의 지배를 받는 사회, 경제가 파국을 맞고 있는 상태, 제국주의 세력과 반혁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에서 공장별 자체 경영은 혁명의 파멸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에트에 의한 국유화와 공장 생산에서의 공장위원회와 노조의 구조적이고 적극적인 참가와 비판과 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산전과 사후에 소비에트(국가)와 공장위원회와 노조가 공동으로 함께 생산을 조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공장위원회와 노조는 통합하여 공동으로 생산의 조직화와 평가에 참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국유화가 된 후에 따로 남아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장차원뿐만 아니라 지역적, 〮전국적인 규모에서 국가와 함께 생산을 조직해야 한다.
이 때, 노조와 공장위원회의 파업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일반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은 사회주의에서도 모순적으로 될 수 있다. 물론 개별적 노동자 집단이 노동자계급의 일반적 이익을 무시하고 개별적 이해관계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협력하고 공동행동을 조직하되 파업의 권리는 주어져야 한다.
공장위원회를 통한 자주관리의 강조 이전에 어떻게 하면 소비에트의 대중성을 강화할 것인지, 어떻게 현장에까지 소비에트에의 대중의 참가를 조직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지역적, 전국적 차원뿐만 아니라 현장의 차원에까지 소비에트는 대중의 행동기관으로서 작동해야 한다. 반국가로서의 소비에트, 사멸해가는 국가로서의 소비에트는 경제와 정치의 통일과 대중의 적극적 참가와 대중의지의 기관이 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에트를 대중국가로 만들고 대중성이 확대되도록 하기 위하여 공장위원회와 노조를 비롯한 대중조직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정치적 선동과 사회화
레닌은 노동자가 권력을 장악하여 사회주의 사회를 조직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회화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사회화는 정치적 선동에 의하여 달성될 수 없는 것이다. 사회화는 실질적으로, 노동자 대중이 행동을 통하여 사회화를 실행할 수 있을 때에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에 공허한 혁명적 공문구나 정치적 선동으로 사회화를 대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것은 급속한 국유화론자들이나 노동자 자주관리나 노동자 반대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레닌은 실질적으로 사회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적 능력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회화가 사회전체에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아야 즉, 습관화 되어야 실질적인 사회화가 되고 무계급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다.
러시아의 상황은 돌격 앞으로가 아니라 소비에트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진지전의 입장을 취했다. 러시아에서 생산의 파국을 막고 생산을 전체 사회적으로 조직하여 한단계 상승시키고 유럽의 혁명을 촉진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소위 레닌의 국가자본주의도 그것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적 방식으로 러시아 생산을 조직하여 생산의 사회화를 촉진하고 실현시키려고 한 것에 핵심이 있었다.
레닌은 자주관리론은 무정부주의를 부추기고 급속한 국유화론은 전시공산주의를 되풀이 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생산의 상태, 노동자와 농민의 상태, 당의 장악력, 국제정세를 신중하고 균형적으로 파악하여 적절한 정책과 행동을 조직하려 하였다.
따라서 레닌에게 완결적인 사회주의론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완결적인 사회주의 구상은 물론 없었고 또 없을 수밖에 없었다. 사회주의 사회건설 계획은 단순히 고안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레닌과 볼셰비키는 러시아 상황에서 러시아 혁명을 수호하고 유럽의 혁명을 기다리면서 사회주의사회의 조직화를 시도했다. 러시아 자체만으로 사회주의 사회를 완전하게 조직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공상적인 일국사회주의론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레닌과 볼셰비키가 완성된 사회주의건설 계획안이 없었다는 것을 소련의 붕괴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주관주의적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3. 소부르주아 사회주의는 자기만족적 선전주의다.
자율주의는 이성은 근대적인 것의 산물이라고 해서 즉,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토대라고 해서 거부하고, 대중의 혁명적 본능에 기대어서 자본주의 법과 제도에 대한 거부와 대중의 직접행동만을 주장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제도와 조직을 통하여 대중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제도와 법에 잡아먹힌다고 본다. 그리고 자본주의 제도와 법, 규칙과 본질적으로 다른 대중의 행동양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자본과 국가의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자본과 국가의 힘을 절대화 하는 즉 자본과 국가의 힘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다. 또 대중의 본능적인 혁명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새로운 노동자의 질서를 만든다는 점에서 실현 불가능한 개량주의를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자주관리 사회주의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으로 현실에서 자주관리 사회주의를 실천할 것인가? 자주관리 사회주의의 주체는 누구인가? 자주관리를 자본주의에서부터 현실화 하는 것은 사민주의적 공동결정제도와 마찬가지로 개량주의로 빠질 뿐이다.
평의회에 의해 통제되는 당 또는 평의회와 함께하는 당을 주장하는 세력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오류를 범한다. 평의회와 공장위원회는 아무 때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혁명이나 준혁명기의 산물이다. 평의회나 공장위원회를 일상적 시기에 만들 수 없다면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대중적 실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노동자의 파업을 찬양하는 것밖에 없다. 관료주의와 기회주의를 비판하는 것, 선전을 통하여 혁명적 순수성을 가진 노동자를 개별적으로 교육하고 혁명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길밖에 없다. 우리는 이러한 대기주의가 아니라 현장에 중핵을 만들고 노동자계급의 대중투쟁에 결합하여 현장의 투쟁을 노동자 해방의 전망과 결합시켜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말한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로부터 나오고 일상적 시기나 혁명의 시기나 혁명의 주도조직은 노동자계급의 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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