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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8호] 현대차, 기아차 “주간연속2교대” 합의 무엇이 문제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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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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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2 10:34:20, 조회:8,993, 추천: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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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 “주간연속2교대” 합의 무엇이 문제인가?
10년만의 합의 “주간연속2교대”
2012년 9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에 대한 노사 잠정합의안이 가결 (현대자동차: 52.7%의 조합원 찬성률, 기아자동차: 54.5%의 조합원 찬성률)되어 2013년 3월부터 현대차, 기아차 모두에서 주간연속2교대가 실시될 예정이다. 한국GM지부(민기 지부장)도 2014년 1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로써 두원정공처럼 현대차와 기아차보다 먼저 ‘주간연속2교대’를 도입하여 이미 실시하고 있는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업체도 2014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대다수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의 설립 이래 45년 만에 처음 야간노동이 폐지된다고 난리다. 지난 10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의 가장 큰 염원은 야간노동 철폐였으니,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야간노동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라도 단 하루만이라도 밤에 잠을 안자고 일 해본 사람이면 야간노동의 고통을 절감한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있는 노동자들은 대부분이 1980-1990년에 공장에 입사하여 벌써 20-30년 이상 야간노동을 해온 노동자들이다. 수십 년 이상 밤낮을 거꾸로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야간노동의 고통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현장노동자들이 일차적으로 야간노동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깊이 동감하는 바이다.
야간노동 철폐 투쟁은 10년 전 자동차 공장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2002년부터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이 건강에 극심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야간노동철폐요구를 해왔으며, 매 집행부마다 야간노동철폐가 핵심과제로 대두되어왔다.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2시간 주야맞교대 근무를 해오던 여타 자동차 완성사공장들과 부품업체 공장들의 노동자들을 대표하여 자본 측과 협상을 해온 격이 되었다. 처음에 2005년도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3무(임금손실 없고, 노동강도 강화 없고, 고용불안 없는)’원칙에 의한 ‘8(시간)/8(시간)주간연속2교대’를 내걸었고, 노사는 2009년 1월부터 시행하자고 합의했었으나 자본 측의 거부로 실시되지 못했다. 그 후 2008년 노동조합 집행부(윤해모 지부장)는 노사합의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하고, ‘3무’원칙을 훼손하는 잠정합의안인 8/9근무형태의 ‘단계적 도입안’을 수용했다. 거기에 더해 10/10 노동시간 때의 임금보장과 총고용 보장을 받는 대가로, 생산능력 및 생산량도 10/10 노동시간 때로 유지하는 안에 잠정합의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이경훈집행부는 여기에서도 더 후퇴되어, 지난 2010년에 사측이 의도한 대로 M/H위원회가 구성되고, 노사 공동 M/H 산정기준, 적정인원 산정 기준 및 세부 시행방안이 수립되었다. 2011년에는 노사협의체인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이하 근추위)’에서 ‘30 UPH 증가에 대한 노사합의가 진행되었으며, 결국 2012년 9월 문용문 집행부 시기에 와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실질적으로는 2005년 노동자들이 원했던 것보다도 훨씬 후퇴하여 결국 현대 자본이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진 셈이다.
2011년 5월에는 현대자동차 자본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하나인 유성기업에서 사측과 노동조합사이에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합의안(유성기업 노사는 2009년 말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2011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자고 합의했었다.)을 거부하고, 유성자본을 내세워 공장을 폐쇄하면서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탄압하였다. 이에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밤에는 잠 좀 자자”라는 구호를 내걸면서 전 조합원이 공장 밖에서 3개월에 걸쳐 힘겨운 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자본이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억압한 이유는 유성기업의 노사합의안이 현대자동차에서 노사가 합의하려는 안보다 훨씬 노동자들에게 좋은 안이었기 때문에 역으로 그들에게 미칠 여파를 두려워했던 것이다. 결국 2012년 9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임단협에서 ‘주간연속2교대합의안’이 만들어지면서 2002년부터 10년 동안 자동차공장 노동자들의 염원이었던 야간노동철폐는 일단락된 듯하다. 그러나 노동시간단축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 이번 “주간연속2교대”합의는 많은 한계와 맹점을 드러내며, 미완의 투쟁으로 남게 되었다.
합의안의 구체적 내용과 문제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자. 처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서 노동조합이 제기한 것은 ‘3무 (임금손실 없고, 노동강도 강화 없고, 고용불안 없는)’원칙에 입각한 ‘8/8’ 주간연속2교대였다. 그런데 2012년 9월에 현대차, 기아차의 ‘주간연속2교대’ 합의안의 골자는 2013년 1월 1일부터 ‘8/9’ 주간연속2교대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노사 합의문의 주 내용을 보면, “노사는 ‘8/8’ 근무형태를 시행한다. 단, ‘8/8’ 근무형태는 근추위 본회의를 통해 향후 중장기적인 설비투자 등 제반 조건을 감안, 2014년까지 구체적 방안을 노사합의하여 2016년 3월까지 도입한다.” 라고 되어 있어 2016년까지는 ‘8/9’체계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에 더하여 이 합의문에는 사측의 중요한 단서조항이 있는데, 그 단서조항은 “노사는 ‘8/8+1’ 근무형태 도입시점의 인원 및 설비 등 제반조건을 기준으로 생산성 향상과 추가 작업시간 확보를 통해 평일 ‘10/10’ 생산능력 및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즉 사측은 이 단서조항을 들어서 ‘8/8+1’ 근무형태 변경시 각 공장 라인별 UPH UP을 실시하여, 총 30 UPH를 증대시키겠다고 했다(UPH는 시간당 생산대수를 말하며, 30UPH 증가란 의미는 울산과 아산공장에서 총 30 UPH를 증대시키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총 울산과 아산공장을 합하여 총 402UPH 이라면 이를 432UPH 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 합의안에는 작업속도 증대와 생산량 증대에 대한 인력충원문제는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고 다만 “근무형태 변경에 따라 신규투자, 보전부문, 장시간근로 해소 등으로 인한 필요인원은 충원하고 세부 시행방안은 각 부문별 별도 협의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작업속도증대(30UPH 증대)에 대한 인원충원에 대한 합의내용이 전혀 없다. 자본측은 인원충원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이 합의문에는 “노사는 2012년 단체교섭 체결이후 노사공동 M/H(맨아워)위원회를 구성하여 M/H기준을 수립하고, ‘8/8’ 근무형태 도입 시부터 적용한다.”고 하여 노동자들의 여유시간을 없애고 최대한 노동을 짜내기 위한 맨아워를 새로 적용하려는 자본 측의 흑심만 내보이고 있다.
합의안에서 야간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추가 작업시간확보 내용을 보면, 노사간 주간연속2교대 관련 별도 회의록에서 생산량 보전에 따른 추가 작업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회시간, 안전교육은 평일 근무시간외 실시토록 한다.”와 “혹서기 휴게시간 및 신정 전일 야간조에 대하여는 정상 근무토록 한다.”라도 되어있어 안전교육시간, 휴식시간이 줄어들고 2조 추가연장시간이 늘어나 148.6시간의 추가 작업시간을 확보하기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합의문에 합의된 현대자동차의 하루 노동 시간표를 보면, 1조는 오전 6시 40분에 시작하여 15시 20분에 끝나며, 2조는 오후 15시 20분에 시작하여 새벽 1시 10분에 끝난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40분밖에 안되며 점심시간은 노동시간에서 제외되어 있다. 또한 2조의 경우 9시간이 아니라 실제 9시간 10분이어서 10분을 더 일하는 셈이 된다. 또한 주야맞교대 근무체계에서는 주간근무동안 혹서기와 야간근무동안 모든 휴식시간이 15분이었는데 반해, 2조의 경우 주간연속2교대로 오면서 새벽 1시가 넘어서 일하는 데에도 휴식시간이 10분으로 줄어들었다. 더욱 더 문제가 되는 것은 2조의 경우 밤 10시 30분부터 새벽 1시 10분까지 약 2시간 40분을 휴식시간 없이 일하게 되어있다. 중간에 들어가는 휴식시간 10분이 빠져있다. 이렇게 하여 노동자들에게는 점심시간, 휴식시간이 줄어들고, 총 공장에 머무는 시간은 1조의 경우 8시간 40분, 2조의 경우 9시간 50분이 된다. 결국 실 노동시간은 9시간에서 10시간 사이가 되는 것이다.
한편, 노사합의안에서 임금체계는 “기술직(과거의 생산직을 기술직으로 바꿔 부른다고 한다.) 시급제 임금형태는 월급제로 전환”한다고 되어있으나 여기서 월급제의 의미는 기본시급을 월급형태로 주며 여기에 근무능률향상 수당과 연속2교대 전환 수당을 더하여 임금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이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노사합의안에서는 “주간연속2교대 기술직 월급제의 임금수준은 생산능력 및 생산보전방법에 따라 시행 시점의 평일근무(10/10) 기준 총액임금을 통상임금으로 조정하여 보전하되, ‘8/8+1’ 근무형태 변경시 근무시간대 변경에 따른 임금을 포함한다.”라고 되어있다. 또한 노사가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 관련 별도 회의록에서는 기술직 시급제 사원에 대한 월급제 전환 방식을 “기본급은 ‘기본시급 × 240시간’으로 한다.”와 “임금, 제수당 등 제반 기준에 대하여는 기존 시급제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단,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보전수당은 별도 협의 후 적용한다.”로 명기하고, 생산량 보전방법에 따라 보전되는 임금은 “생산성 향상(UPH UP, 추가 작업시간)에 따른 임금은 ‘근무능률향상 수당’으로 지급하고, 근무시간대 변경에 따른 임금은 ‘연속2교대 전환 수당’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합의문에서 명시한 월급제는 ‘무늬만 월급제’이지 실제 내용은 시급제이다. 자본은 낮은 시급을 계속 유지하면서 일시적인 수당형태를 이용하여 노동자들의 임금을 통제하려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현대차, 기아차는 2013년 3월 4일부터 ‘8/9’주간연속2교대를 실시하되, 생산량을 ‘10/10’주야맞교대제의 생산량으로 증대시키며, 안전교육시간, 휴식시간 등을 줄여서 추가노동시간을 확보하며, 이후에 M/H위원회를 구성하여 노동자들의 노동을 최대한 짜내는 반면, 인원충원을 안하겠다는 것이다. 하루노동시간을 보면, 점심시간이 제외되고 2조에서는 휴식시간이 15분에서 10분으로 줄고, 마지막 연장시간에서 10분 더 일하게 되었으며, 노동자들이 실제 공장에 있는 시간은 8시간 40분/9시간 50분이다. 또한 임금은 시급제를 월급제로 전환한다는 말은 노동시간이 2-3시간 부분에 대한 시급 임금이 줄고, 새벽 2-7시 사이에 야간노동을 안하는 부분에 대한 야간노동수당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자본은 이 줄어든 임금부분을 ‘근무능률향상 수당’과 ‘연속2교대 전환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자본은 기본급을 올리지 않고 수당제를 유지함으로써 낮은 임금을 통해 노동자들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이 합의안은 2009년 유성기업에서 노사가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제‘안 보다도 훨씬 후퇴한 것이다. 유성기업 노동조합(2009년 김성철지회장)이 제기한 안은 2011년 1월 1일부터 ’8/8‘교대제근무와 시급제를 월급제로 전환하여 실시하며, 위 주간2교대제 도입과 관련 중요사항(임금, 생산능력 및 생산량)은 2010년 특별교섭으로 진행해 그 외 세부사항은 2010년 1월 1일까지 노사준비위를 구성하여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한편, 자동차 부품업체인 두원정공은 2005년부터 노사 논의를 거쳐서 이미 2010년 9월부터 ’8/8‘교대제근무와 월급제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마당에 현대차와 기아차 노동조합이 만들어낸 ‘주간연속2교대합의안’은 부품업체의 교대제근무보다도 더 하등의 것이며,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고 단결하여 투쟁을 통해서 이루지 못한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현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간연속2교대”합의안을 “자본의 구조조정안”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합의안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노동강도가 강화 됐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노동강도 강화이다.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10/10’에서 ‘8/9’로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노동자들에게 하루 생산량을 ‘10/10’때의 생산량으로 맞추라고 요구했다. 노동자들의 야간노동시간 단축요구에 대해서 마치 노동자들에게 ‘시혜’를 주는 양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준 ‘시혜’에 대해서 보답이라도 하라는 듯이 작업속도를 빠르게 해서 생산량을 늘리려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30UPH 뿐만 아니라 이후에 점차 작업속도를 빠르게 하려는 시도를 계속 할 것이고, 그 결과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계속 증가하게 되어 이후에는 노동시간 단축의 효과가 상쇄될 뿐 아니라 더 강도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자본가들의 노동강도 강화 방식은 이미 맑스의 자본론에 나오는 전형적인 노동강도 강화 방식이다.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의 노동일의 단축요구에 대해 노동강도와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그들에게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자본이 원하는 바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야간노동철폐와 노동시간 단축 요구에 대해 자본이 새로운 기계와 생산방식을 도입해서 인원을 줄이고 최소인원이 강도 높은 노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맑스도 이야기했듯이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의 노동일을 무한정 연장하는 게 한계가 있으니까 상대적 잉여가치를 높이려는 시도인 것이다.
자본가 계급은 노동자들의 노동일을 절대 자발적으로 단축하려고 하지 않지만, 노동자들의 요구가 거세져서 노동일을 단축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래하게 될 때, 노동일을 무한정 연장하여 절대적 잉여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 한계가 있으니까, 노동강도 강화와 노동생산성 증대를 통한 상대적 잉여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노동시간단축의 요구에 대해서 자본가계급은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을 들고 나온다. 자본가계급이 주장하는 것은 “노동의 대가에 대한 정당한 노동”을 주장한다. 자본가계급은 ‘10/10’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었으니 그에 합당한 노동을 하라는 것이다. 자본가계급은 노동자들에게 ‘8/9’시간대에도 ‘10/10’시간대의 임금을 주니 당연히 생산량을 ‘10/10’으로 맞춰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 자본의 논리가 맞는가? 이것은 전형적인 자본가들의 논리이다. 이것이야말로 교묘하게 진실을 왜곡하는 부분인 것이다. 자본가들은 이미 임노동계약 시작부터 노동자들에게 “노동력의 하루의 가치를 지불”하고 나서 “노동력을 하루 동안 사용”하려고 한다. 자본가계급은 임금을 노동력의 대가로 보지 않고 노동에 대한 대가로 보기 때문에, 2-3시간 줄어든 부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미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에게 자신의 노동력 유지비에 해당하는 부분의 노동(지불노동)외에 추가적인 부불노동(잉여노동)을 해오고 있다. 만약 노동일의 절반은 지불노동이고 나머지 절반은 잉여노동이라고 가정한다면, 현대차와 기아차 노동자들은 거의 30년을 노동해왔으니 그 중 15년은 자본가계급을 위해서 일해 온 것일 것이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한 현대차, 기아차 자본의 또 하나의 노동강도 강화 방식은 점심시간, 휴식시간, 안전교육시간 등을 줄이고 있으며, 점심시간은 물론 일부 휴식시간에 대해서도 임금을 지불을 하려 하지 않고 있다. 주야맞교대 노동시간은 정확히 말하면 ‘10/10’시간이 아니라, ‘12/12’시간이다. 주야맞교대 근무를 하면서 노동자들은 정확하게 하루 12시간을 공장에 있어야 했고, 두 시간은 식사시간 (점심, 저녁(또는 저녁과 야식))으로 자본이 계산하는 노동시간에서 제외되어 임금지불에서도 제외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8/9’교대제에서도 식사시간이 자본이 계산하는 노동시간에서 제외되어 결국 임금에서도 제외되게 된다. 그런데, 이전보다 더 노동강도가 강화된 이유는 식사시간이 40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휴식시간도 주야맞교대 근무 시 주간조의 혹서기 때나 야간조의 야간노동 때 15분이던 것이 주간연속2교대에서는 1, 2조 모두 10분으로 줄어들었고, 2조에서 마지막 10분의 노동시간은 임금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게 되면서 자본은 노동자들의 시간을 40분(점심시간 20분을 줄임+야간조가 15분 휴식하던 것을 2조에서는 10분 휴식으로 줄임+2조 연장시간 10분추가)을 가져가게 된다. 2조 근무때에는 2시간 40분 (밤 22시 50분부터 새벽 01시 30분)의 노동시간 중에 휴식시간이 전혀 없어서 이것은 노동법에도 어긋난다. 자본은 노동자들로부터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자본이 주장하는 ‘주간연속2교대’는 사실 ‘주간’이 아니라 주야간이 합쳐진 노동일을 늘리기 위한 전형적인 자본주의 교대제 방식이다. 지금 현대기아차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에게 ‘8/9’교대제를 실시하면서 마치 ‘주간’2교대인 것처럼 호도하는데, 실제 ‘8/9’교대제 그 자체도 장시간 교대제에 속하며 이미 노동강도가 심한 교대제에 속한다. 하루에 8～10시간사이의 노동은 이미 장시간 2교대제에 속한다. 이것은 서구 유럽에서 이야기하는 1조 6시간 주간2교대제가 전혀 아닌 것이다. 이것은 이미 하루 24시간의 한계를 넘어선 시간인 것이다. 노동자들에게는 24시간을 완전히 쓰고도 모자라니 하루 24시간 자연일을 넘어선 시간인 것이다.
자본가계급은 노동자의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 26시간 있는 것처럼 여긴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법적인 노동시간은 8시간이다. 자동차공장에서 야간노동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8/9’노동시간은 현대자동차를 기준으로 볼 때 1조가 오전 6시40분~15시 20분이고 2조가 15시 20분~01시 10분이다. 자본가계급에게는 하루 24시간동안 잠자는 시간도 없고 주야간의 구분도 없지만, 보통 자연의 법칙으로 볼 때 야간노동시간은 일몰이후인 저녁 6시 이후이며, 인간의 사회적 생활양식으로 보아 저녁 6시 이후에는 하루 일과가 마감되는 시간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8/9’노동시간은 엄밀히 말하면 주간교대제가 아닌 것이다. 새벽 1시 30분 (기아자동차 공장)에 끝나서 집에 가면 새벽 3시가 되는 상황이 어떻게 주간근무에 해당되는가? 이러한 “8/9주간연속2교대“제도 또한 자본의 무한한 잉여노동에 대한 탐욕으로 노동일의 도덕적 한계뿐 아니라 육체적 한계를 넘은 상황인 것이다.
자본은 주야맞교대제의 노동시간을 ‘10/10’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12/12’시간이다. 자본은 시급제에 기반을 두어 수십 년 동안 주야 연속 2교대제로 극한적으로 이윤을 챙겨먹고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노동자들의 생명을 해치고 건강을 악화시켜왔는데, 노동자들의 오랜 요구와 투쟁으로 심야노동을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자,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에 응하면서 결국은 노동강도를 극한적으로 높여, 자본으로서는 도리어 생산성이 높아짐으로써 이윤을 늘리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야간노동은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의 노동일을 연장시키는 가장 전형적인 방법이었다. 그동안 자동차공장 노동자들은 야간노동을 통한 노동강도 강화로 인하여 노동자의 노동력이 소진되어왔다. 이미 현대 기아 노동자들은 대개 1980년대 중반에 입사하여 평균 근속년수가 45세 정도가 되었다. 노동자들은 20-30년 동안 야간노동을 하면서 청춘을 다 보냈다. 노동자들은 약 30년 동안 자신의 임금(노동력 가치)에 해당하는 노동에 더하여 자본가에게 잉여노동을 해주느라 하루에 두 배의 노동을 해왔다고 볼 때, 노동자들은 이미 60년 동안 할 일을 다 해버린 셈이다.
“자본은 노동력의 수명을 문제 삼지 않는다. 자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로지 1노동일 안에 운동시킬 수 있는 노동력의 최대한도일 뿐이다(맑스 자본론).” “그리하여 [본질적으로 잉여가치의 생산이고 잉여노동의 흡수인] 자본주의적 생산은 노동일의 연장에 의해 노동력으로부터 그 정상적인 도덕적, 육체적 발전조건과 활동조건을 탈취함으로써, 인간노동력의 위축을 가져올 뿐 아니라 노동력 그 자체의 조기소모와 사망을 가져온다. 그것은 노동자의 수명을 단축시킴으로써 주어진 기간 안에서 노동자가 생산에 전념하는 시간을 연장한다(맑스 자본론).“
표 1.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12시간 주야맞교대와 ‘8/9’시행예정인 ‘주간연속2교대제’ 시간표
표 2. 현대자동차공장과 기아자동차 공장의 ‘8/9’시행예정인 ‘주간연속2교대제’ 시간표
실질임금이 저하됐다!
둘째, 노동자들의 임금 저하이다.
우선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강도 강화, 노동생산성 증대로 인한 노동력의 가치감소로 인해 임금이 저하된다. 노동자들에겐 노동력의 가치가 감소됨으로써 실질임금이 저하된다. 즉, 현재 상태에서는 임금이 ‘10/10’으로 보전되는 것 같지만, 작업속도를 증대시키고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킴으로써 단위시간의 노동력의 가치는 하락되어 실질임금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10/10’의 임금에서 ‘8/9’의 시간으로 줄이면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10/10’중 ‘8/9’시간에 해당하는 통상임금을 주겠다고 하여 야간수당 부분의 임금을 감축했다.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야간수당은 명목상 야간수당이지 실제로는 노동력 유지비인 것인데 자본가가 임금에서 일부분을 야간수당이라고 명명하면서 노동자들을 야간에 일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 명목상 주던 야간수당을 주지 않게 되니 노동력 유지비인 임금부분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주간연속2교대’를 하면서 점심시간, 휴식시간, 안전교육시간 등을 줄이고, 점심시간은 물론 일부 휴식시간에 대해서도 임금을 지불을 하지 않음으로써 실질임금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했다!
셋째, 정규직 노동조합 집행부는 노동자들의 경쟁을 조장하는 자본가계급의 노림수를 막아내지 못했다. 2012년 현대차 노동조합 문용문 집행부의 치명적인 한계는 임단협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과 함께 하지 못한 점이다. 임단협 합의안이 통과되던 날 바로 그 시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자본의 ‘3,000천명 신규 채용 안’, 즉 “3,000여명 수준의 단계적, 선별적 신규 채용과 공정재배치로 진성도급을 추진하는 것”을 거부하고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내걸고 싸우고 있었다. 현대차 자본의 이 ‘쓰레기 안’은 결국 ‘3,0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다고 하면서, 공장에 있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부만을 정규직으로 채용함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들끼리의 갈등과 경쟁을 조장시키고,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신규채용에 의해 정규직 노동자로 전화되는 구조를 마련하여 점차적으로 “제조업 파견의 전면 합법화”를 꾀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3,000명 신규 채용 안’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공장 내 나머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제조업 사내하청 100만을 다 팔아먹는 것이 되므로 이를 결사적으로 반대해 왔던 것이다.
현대차 지부 문용문 집행부는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이 힘을 모아야할 시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동을 연대해야하는 대의를 저버렸다. 문용문 집행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외치며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는 그 마당에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을 조속히 타협해버림으로써, 결과적으로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볼모로 이 협상을 맞바꾼 것처럼 되어버렸다. 이것은 자본이 가장 원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을 하게 될 때 가장 좋아하는 집단은 자본가계급이다. 현대기아 노동조합은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유도하는 자본의 의도를 간파하고 이를 막았어야 했다.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노동자 대단결 정신에 입각해 공동투쟁을 했어야 했다. 엥겔스는 영국노동자계급의 상태 (1845년)에서 “노동자들 상호간의 경쟁이 제어되고,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부르주아지에 의해 착취당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소유의 지배는 끝날 것이다.”라고 했는데 불행히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자신감 있게 끌고 가지 못하면서 자본가들의 소유의 지배를 무기한 연장했다.
총자본에 맞서지 못했다!
넷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야간노동철폐투쟁과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전체 노동자계급을 위한 투쟁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은 새벽 1시 이후 아침 7시까지의 야간노동을 없앤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대의와 전체 노동자계급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야간노동 철폐 투쟁으로 나가지 못했다.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의 협상안은 같은 공장 내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뿐 아니라 부품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고용조건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며, 나아가 전 산업에서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고용조건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노동자들끼리의 경쟁과 갈등이 심화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야간노동 철폐 투쟁과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단위사업장 집행부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각 단위사업장에서 자본가들이 노동자끼리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을 제어하고, 노동자들의 염원인 야간노동 철폐를 이루기 위해서 총자본에 대항한 총 노동의 투쟁을 전개했어야 했다. 한 예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철폐 투쟁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처절하게 투쟁할 때, 이 기세를 몰아서 전국총파업을 진행하여 그 총파업의 기세로 불가피한 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노동법을 바꾸어냈어야 했다. 아직 대다수의 사업장에서 야간노동을 포함한 주야교대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러한 총자본에 대항한 총노동의 투쟁은 지금도 유효하다.
전체 노동자 염원을 외면한 조합주의다!
다섯째, 전체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아내지 못했다. 현대기아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투쟁한다면 전 사회적으로 노동운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공장 노동자들이므로 전체 노동자계급을 대표해서 투쟁했어야 했다.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 집행부는 대공장의 사회적 역할도 망각한 것이고, 자신들의 합의가 인류의 야간노동 철폐로 가는 준거점이 되어야 하는데, 양보와 타협으로 점철돼서 쓰레기 합의안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이번 합의안은 야간노동을 인정한 교대제 형식이어서 한계가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라는 발상 자체가 야간노동 자체의 철폐와 주간노동이 아니라 자본이 과거 인류 역사에서 없던 노동력을 극한으로 착취하려고 만든 교대제를 인정한 속에서 출발한 것으로 수세적이다. 더구나 현대차 노동조합이 애초에 내걸었던 ‘3무’ 자체도 사실 수세적인데, 이번 합의안은 ‘3무’를 폐기한 것은 물론이고, 작은 부품사 사업장인 두원정공만도 못하고 유성합의안 만도 못한 합의안을 대공장이라는 막강한 사업장의 집행부가 자신이 가진 힘의 10분의 1도 써보지 않고 애초부터 자본의 생산성 논리에 입각해서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서 만들어진 게 이번 합의안이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 집행부는 현대차, 기아차 노동자들 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염원인 야간노동철폐요구를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2011년 유성기업(김성태지회장) 노동자들의 처절한 야간노동 철폐 투쟁으로 인해 야간노동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확산되었고, 야간노동 철폐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이다.
이번 합의안이 현대차, 기아차 외에 수십만에 해당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들 뿐 아니라 야간노동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 것인가? 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주간연속2교대 합의안’으로 만들어진 이번 ‘자본의 구조조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이후에 이 합의안에 숨어 있는 ‘구조조정’ 내용들의 여파가 비정규직에게로 전가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강도 강화, 임금 삭감 등으로 인해 노동조건이 더욱 열악해질 수 있다. 이번 합의안에서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점이 문제이다. 한 예를 들면, ‘주간연속2교대’가 합의되었다고 해도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노동자계급의 힘이 약화된다면, 노동자들이 쉬는 시간인 새벽 2-7시 사이에도 공장가동을 멈추지 않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투입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아직 남겨두고 있다.
이미 두원정공은 현대차, 기아차 합의 이전에 더 나은 수준으로 합의해서 시행했는데, 이번 현대차, 기아차 합의는 자본에게 도리어 이윤을 더 늘려주는 상황으로 되어버렸다. 그동안 야간수당, 장시간 노동에서의 잔업수당 등으로 연명해 왔던 조건이 열악한 수십만에 달하는 연관 부품 계열사 미조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들의 사업주들이 이 문제가 많은 현대차, 기아차 합의를 따라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할 경우, 노동강도는 강화되고 생산성은 높아지는 방향으로 되고, 임금마저도 대폭 삭감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현대차, 기아차 합의가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 집행부들의 행보는 현장 노동자들의 분출하는 야간노동철폐 요구를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끌어내어 그 투쟁력으로 야간노동철폐를 관철하기보다는 책상 앞에서 수십 차례가 오가는 지루한 노사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지금 당장 하루하루의 야간노동이 생명력의 손상으로 직결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현대 기아 노동조합 집행부들이 사측과 10년 이상 소모적인 협상만을 계속하는 것을 지켜보는 노동자들의 마음은 타들어갔을 것이다.
야간노동 자체를 없애는 투쟁으로 나아가자!
현대차, 기아차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나? 현장노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현대차, 기아차 노동자들은 30년 이상 야간노동을 하면서 야간노동이 건강을 악화시키고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야간노동철폐는 노동자들의 염원이었다. 그런 까닭에 현장 노동자들은 야간노동이 단 몇 시간이라도 줄어드는 자체를 환영한다.
그렇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염원인 야간노동 철폐요구에 응해주는 척하면서 노동강도 강화, 전환배치, 인원감소, 임금삭감을 꾀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또한 노동조합이 야간노동 철폐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투쟁에서 조합원들의 의지를 상승시키는 투쟁을 하지 않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선 시행 후 보완’을 설득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열망을 누그러뜨리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이현수동지는 “지금 약 70%정도가 회사 쪽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처음에 너무 많은 것을 내주었다. 이후에 나중에 싸워야 한다. 하나하나 뺏어 와야 한다. 이 상태로 노동현실이 유지될 수는 없다. 다시 뺏어오겠다.”라고 말한다.
특히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강화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형진환동지는 “기아 화성공장이 작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그런데 '주간연속2교대‘가 실시되면 작업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이다. 현재 화성공장의 UPH가 44.4인데 4.3을 더 올리게 되어 48.7이 된다. 그러면 시간당 약 5대가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시간당 5대이면 10시간이면 한 조에서 하루에 50대 더 생산하는 것이고, 다른 조도 50대를 더 생산한다면 하루에 100대를 더 생산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노동강도이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사측에게 점심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포함해서 40분 이상을 빼앗긴 것이다. 특히 2조 근무시간에는 밤 22시 50분부터 새벽 01시 30분의 기간인 2시간 40분의 노동시간 중에는 휴식시간이 전혀 없어서 이것은 노동법에도 어긋난다. 또한 현대차, 기아차 자본은 작업속도를 빠르게 하는 조건으로 기술의 도입 등 노동생산성 증대를 들었는데, 노동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서들인 엔진, 변속기, 자동변속기, 경합금 부서들에서는 사측이 암암리에 ’12시간주야맞교대‘를 계속 실시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그러면 ’주간연속2교대‘로 전환하면서 받는 불이익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노동은 이전과 똑같이 해야 하므로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안은 개악안이고 후퇴한 안이다.”라고 하면서 문제점을 정확하게 말한다.
이번 합의안의 가장 큰 한계는 자본주의가 이윤추구욕 때문에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교대제와 야간노동을 만들어냈는데, 현대차, 기아차 노동조합 집행부는 이 체제와 맞서 싸우는 결단이 없이 협상 중심으로 양보와 타협을 하면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야간노동 자체를 앞장서서 없애야 한다는 전체 노동자들의 요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합의안이 교대제를 인정하는 속에서 노동자들의 야간노동 자체를 없애지 못하고 7시 이후의 야간노동을 온존시킨 한계,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것을 막지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여전히 야간노동 철폐의 과제는 끝난 게 아니다. 이제 현장노동자들이 다시 나서야 한다. 야간노동 철폐 투쟁과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노동해방을 위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투쟁이므로 반드시 노동자들이 단결과 투쟁을 통해 쟁취해야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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