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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0호] 언론지배, 물질세계를 넘어 정신세계마저 장악하려는 독점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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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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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12:42:33, 조회:2,749, 추천: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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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지배, 물질세계를 넘어 정신세계마저 장악하려는 독점자본!
2월 26일 MBC 새 사장으로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이 내정되었다. 김재철 내정자는 이명박과는 대학 동문이며 이명박이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2009년 8월 방송문화진흥위원회에 친여 이사 대거 포진, 주요 임원에 대한 표적 인사, 엄기영 사장의 자진사퇴 유도, 친여 신임 사장 내정 등으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고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음을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8일 엄기영 사장의 자진(?) 사퇴를 기점으로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었다. 언론노조 MBC 본부가 총파업 찬반투표를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끌어 냈고 각 시민사회 단체들은 앞 다투어 ‘공영방송 MBC 사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자신의 측근을 MBC의 새로운 사장으로 앉히는데 전혀 머뭇거리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은 반대여론을 전혀 개의치 않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MBC에 대한 직접 장악을 노골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사 직접 장악 일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언론사 직접 장악에 관한한 이명박 정권은 이미 전문가이다. 집권 2년째인 이명박 정권은 벌써 두 차례에 걸쳐 언론사에 대한 직접 장악을 자행했다.
2008년 7월 17일 YTN 이사회는 용역깡패들의 보호 속에 구본홍을 YTN의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한다. 노동조합의 격렬한 항의 속에 단 40초 만에 안건처리가 끝났다. 구본홍은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방송 특보를 맡아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반 년 만에 구본홍은 YTN의 사장 자리를 거머쥔 것이다. 이후 구본홍 사장의 출근을 저지한 이유로 YTN노조원 6명이 해고되고 27명이 중징계를 당하게 된다. 2009년 11월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 해고자들이 승소하였지만 YTN은 지금까지도 해고자 복직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2008년 8월 8일 마찬가지로 친여 낙하산 이사들로 구성된 KBS이사회는 경찰병력의 철통경계 속에서 정연주 사장을 전격 해임한다. 정연주 사장은 노무현 정권의 가장 대표적인 코드인사로 알려져 있고, 2007년 대선에서도 BBK 사건을 집중 보도하여 이명박 후보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명박 정권이 그대로 놓아 둘리가 없다. 집권 반년이 지나자 이명박 정권은 정연주 사장을 ‘부실경영’을 사유로 해임하고 후임으로 자신의 측근인 이병순, 김인규를 연달아 KBS 사장자리에 올려놓는다. 정치권의 입김에 따라 KBS가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아 보고자 투쟁했던 KBS노동자들의 외침은 이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묵살된다.
이명박 정권은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을 무참하게 짓밟은 후에 언론사에 대한 직접적인 장악을 파렴치하고 노골적으로 그리고 갈수록 대범하게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독점자본의 언론장악법’을 만들어낸 이명박 정권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인사를 통하여 언론사를 직접 지배하는 것 이외에 또 다른 측면에서 언론장악을 시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바로 언론악법이 그것이다.
2008년 12월 3일 한나라당은 신문 방송 겸영을 주요 골자로 한 7대 언론악법(언론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여기서는 언론악법의 핵심인 ‘신문법’과 ‘방송법’의 대표발의자와 주요내용만을 간단히 기술하고자 한다.
◎ 신문법
한나라당 강승규. 현행 신문․방송간 겸영 금지 조항 삭제. 신문시장 점유율 60%이상인 3개 신문사(조,중,동)를 신문발전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해 왔던 조항을 삭제. 신문 발행부수와 판매부수, 구독수입과 광고수입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던 “경영자료 신고 의무 조항” 삭제로 신문사들이 투명성 확보 의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함.
◎방송법 :
한나라당 나경원. 대기업과 신문사, 뉴스통신사의 지상파 지분 소유를 20%까지 허용하고, 보도․종합편성채널은 49%까지 지분을 소유토록 허용.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MBC, SBS등 지상파 방송사의 지분 20%를 소유할 수 있고 조중동과 같은 대규모의 신문사가 20%를 소유할 수 있다. 또 종합편성채널(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 등)과 보도채널 등의 지분을 49%까지 대기업과 조중동이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삼성과 중앙일보에 기회가 주어지면 이들은 연합하여 총 98%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독점자본의 언론장악법”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언론장악법은 2009년 7월 22일 한나라당에 의해서 날치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이후 대법원에서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대리투표 등 위법은 있었지만 미디어법은 유효하다.”는 모순적인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독점자본의 언론장악법’은 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언론사에 대한 직접 지배와 미디어법 통과가 말하는 것
이명박 정권은 낙하산 인사를 통하여 언론사를 직접 지배하는 한편, 독점자본이 언론을 장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언론을 독점자본의 홍보도구, 독점자본가 권력의 홍보도구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독점자본에 의해 모든 자금이 조달되고 그 수장마저 독점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로 채워지는 언론의 미래는 참담하다.
최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가 낸 책 "삼성을 생각한다"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며 인터넷 서점가에서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을 언론에 광고하려하자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광고 내보내기를 거부하였다. 이미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삼성으로부터 막대한 광고수익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을 비난하는 책을 광고한다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부르주아적 이성을 가진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또 지난 2월 12일 대전M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시사플러스>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집단 백혈병 발병 및 사망과 관련하여 심층 취재를 통해 반도체 사업장의 유해성 문제를 다룬 방송을 보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3일 대전MBC 사측은 방송 열흘을 앞두고 돌연 ‘취재중단’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이 날 <시사플러스>는 결방되었다. 이전에도 MBC <피디수첩>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주요 시사 프로그램에서 각각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암 집단 발병 문제를 취재하였지만, 모두 방송되지 못했다. 삼성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못하고 철저하게 차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독점자본에 의한 언론지배는 이미 전사회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독점자본이 광고수익을 통하여 언론사에 대한 경제적 지배를 해 왔다면 이제 미디어법을 통하여 독점자본이 언론사를 직접 소유하면서 더욱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언론지배가 가능하게 됐다. 게다가 이명박 정권은 언론사의 인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언론은 완전히 독점자본가 계급의 홍보도구로 전락하게 되었다.
물질세계를 넘어 정신세계조차 장악하고 있는 독점자본
“대중은 거짓말을 듣고 처음엔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거짓말을 되풀이하면 결국 믿게 된다.”--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
괴벨스는 언론매체의 목표는 ‘알리는 것’이 아니라 ‘훈령하는 것’이라 말했다. 나치의 선전 기술은 훈령에 적합하도록 단순하고 일방적인 주장만을 강요하는 방법을 택한다. 일체의 반대토론을 금지한 상황 속에서 일관된 선전내용은 큰 효과를 거두었다. 다양한 정보나 논증을 제시하기 보다는 단순하고 맹목적인 내용으로 대중들을 수동적인 추종집단으로 만들려는 저의에서 선전이 계획되고 실행되었다.
1933년 권좌에 오른 히틀러는 ‘독일제국방송사’를 장악한다. 거리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여 나치 정권에 대한 소식을 일방적으로 뿜어댔다. 또한 라디오 보급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이 라디오는 소련이나 영국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잡을 수 없게 만들어졌고 채널은 겨우 2개뿐이었다. 1933년 100만대이던 라디오가 1938년에는 950만대로 늘어나 5,000만 명의 독일인들은 정부선전과 이데올로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야만 했다.
물론 라디오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전쟁에서 독일이 패전을 거듭하고 연합군이 동서 양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그 순간에도 독일 국민들은 독일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나치 정권이 보급한 라디오에서 끝없이 거짓 승전보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뱉어내는 거짓말들은 독일국민들을 끝없는 환각 속에서 허우적대도록 만들었다. 환각에 빠진 독일국민들은 결국 파멸의 길로 빠져 들었다.
현대 독점자본에 의해서 지배되는 언론은 나치 정권의 선전기술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독점자본에 의해 지배된 언론이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바로 환각 속으로 빠져 들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환각은 노동자계급이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가로 막는다. 반대로 자본의 거짓말이 우리들의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거짓이 진실로 진실이 거짓으로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독점자본은 언론을 통하여 노동자계급의 정신세계조차 좌지우지 지배하려 하고 있다. 독점자본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물질적인 힘의 우위를 통하여 노동자계급을 지배한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독점자본은 더욱 능동적인 노력으로 노동자계급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독점자본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작용을 통하여 노동자계급의 의식을 무력화 시키고 노동자 계급의 자진 무장해제를 유도해낸다. 이것이 이명박 정권이 언론지배를 통하여 달성하고자하는 목표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지배를 바라보면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고 ‘공영방송을 사수’하자는 슬로건이 호소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언론지배는 독점자본에 의한 언론지배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투쟁은 민주주의와 공영방송을 사수하는 투쟁에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독점자본은 민주주의의 시체를 밟고 더 나아가 자본의 이데올로기로 노동자계급의 정신세계를 질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지배에 대한 반대 투쟁은 명백하게 독점자본에 의한 언론장악을 저지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독점자본의 언론지배에 맞선 노동자 계급의 이데올로기 투쟁
언론 장악에 앞서 이명박 정권은 언론노동자들을 철저하게 짓밟고 그 위에서 독점자본을 위한 언론의 성을 쌓는다. 지금 언론 노동자들은 독점자본의 언론장악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진영의 연대투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들의 투쟁은 미흡하다. 독점자본에 의한 언론장악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해볼 때 우리의 투쟁은 한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독점자본의 언론지배를 저지하는 투쟁은 누가 봐도 언론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바로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정신을 지키고 사상을 지켜내는 치열한 이데올로기 투쟁의 현장인 것이다. 언론지배를 저지하는 투쟁은 민주주의 수호를 넘어 노동자들의 이데올로기 선정공간을 선점하고 더욱 확장시키는 투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의 정신과 사상을 지키기 위하여 힘 있는 대중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와 동시에 현장에서 급속도로 뻗어 나가고 있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사상을 담은 우리들의 언론을 창조적으로 만들어내고 노동자 대중들과 함께 확장시켜 나가는 사업을 중단 없이 진행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철저한 이데올로기 투쟁, 대중 속에서의 철저한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독점자본의 언론지배를 저지하는 투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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