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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7호] 버스 ‘노조민주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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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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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2 00:55:15, 조회:2,905, 추천: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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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노조민주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 전국민주버스건설준비위원회 사무처장 박상길
한국노총에 소속된 노동조합 중 특히 버스, 항운, 택시, 항공 등 운수 관련된 노동조합들은 자본가와 결탁, 관료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노총에 실제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 55만 명 중에서 이들 운수관련 조합원들이 25만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강성천 전국자동차연맹(약칭‘자노련’) 위원장은 08년 4월 총선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밀어내고 한나라당 비례대표 6번을 받아 당선되었다. 한국노총 자노련은 전국에 8만여 명의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노련 상층조직은 버스자본이 나누어주는 돈으로 배를 두드리며, 현장조합원 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는 어용관료조직이다. 산하지역 위원장, 대의원들은 현장 조합원들의 직선으로 일부 선출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간선제 의해서 선출된다.
이렇게 선출된 지역버스노동조합 위원장(지부장)들은 자기에게 호의적 또는 충성파로 조합상집을 구성한다. 눈 밖에 난 조합원들은 각종 징계로 임금불이익(만근 깨기)을 주고, 노선배치, 신차배정 등에서 차별함으로써 조합원들을 지배한다. 어용 위원장들은 장기 또는 종신 간부직을 유지하며 본인들만 정년을 연장하기도 한다.
서울 서부지역의 한 사업장에서는 70살이 넘어 30년 넘게 지부장을 한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지부장들은 조합원들의 권익보호에는 눈감고 조합원들이 낸 조합비(판공비)로 놀면서 피땀 흘려 일하는 현장조합원들보다 많은 임금을 자본가로부터 보장 받고 있다.
또한 지자체별로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과정 속에 자노련 지역버스노동조합들은 지자체와 버스운송사업조합과 결탁해서 조합원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합의하고 각 지역별로 수억 원을 발전기금 명목으로 제공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복수노조시행을 1년여 앞두고 유니온샵 조항을 악용하여 해고위협을 하면서 조합을 탈퇴하지 못하도록 협박하고 있다. 노동조합 조직탈퇴 규정 관련하여 지부의 탈퇴는 지부 자체 조합원의 과반수에서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요건을 강화시키고, 지역노동조합위원장의 승인까지 받아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우리 버스노동자들은 수십 년간을 한국노총 어용 자노련 산하에서 온갖 차별과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며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해 왔다. 80년대 중반부터 협의회를 구성하여 줄기차게 노조민주화투쟁을 벌여 왔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시기에도 버스현장은 흔들렸으나 그 강고한 어용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였다. 1997년 5월 1일 마산, 경기지역의 일단의 민주노조 사업장들이 민주버스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민주노총에 가입한 이후 2006년 12월 이후 산별노조인 운수산업노동조합 버스본부를 구성했으나 최근까지 전국 조합원수는 1,500명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복수노조 실시가 계속 연기되면서 복수노조를 버스현장의 노조민주화의 호기로 이용코자 했던 많은 버스활동가들은 크게 실망해서 활동은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복수노조 실시 연기로 실망했던 일부 버스활동가들은 전략을 수정하였다. 산별노조형태라면 복수노조를 결성해서 활동하는 것은 이미 합법화되어 있고, 대법원 승소판례 역시 있었다.
자노련 버스사업장에는 대부분이 유니온샵이 실시되고 있다. 이 협약의 조항은 노조내의 활동가가 어용노조에서 자발적으로 탈퇴하면 어용노조가 위 조항을 이유로 자본가에게 해고시킬 것을 요구하여 민주노조활동을 억압, 통제하는 장치이다. 운수산업노동조합, 버스본부, 버스노동자협의회조직들은 법률 질의와 토론을 거쳐서 유니온샵의 굴레를 벗어 던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 바로 복수의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입하는 방안이었다. 이 방안대로 서울, 인천, 경기, 대구, 경북, 경남의 활동가들이 2010년 1월초 경에 토론회를 개최, 3월초에 대전인근 수련장에서 전국민주버스(준)결성을 결의하고 이중가입형태로 운수노조에 가입했다.
사업장의 민주적 조합원수가 1/3미만이어서 유니온샵조항 적용을 벗어날 수 없을 때는 어용자노련 산하 노동조합을 탈퇴하지 않고 민주노총 운수노조(버스본부)에 가입하는 방안이었다. 이러한 이중가입을 불법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기관은 없다. 2010년 1월 1일 새벽에 통과된 개악노동법은 단위사업장 복수노조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이 그대로 실시될 경우, 교섭창구단일화 조항에 의해서 과반수 미만의 신규노조는 교섭권이 박탈당해서 노조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2011년 7월 1일 이전에 산별노조 지부(지회)로서 복수노조를 결성하면 교섭권이 보장됨으로써 1년간의 교섭기간과 그리고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간은 복수노조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운수노조와 버스본부, 전국민주버스(준)조직들은 오히려 개정노동법상의 복수노조 실시가 발효되기 이전인 지금 최대한 조직을 확대 강화해서 공식적인 산별노조 지부(지회)를 결성해서 교섭권을 쟁취할 수 있도록 투쟁을 전개키로 조직적 방침을 결정하였다. 이 방침의 전환 이후 전국적으로 선전사업을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조직화사업에 박차를 가하였다.
마침내 전북(전주)지역에서 물꼬가 터졌다. 전북고속에서 이중가입으로 200여명이 운수노조에 가입하였다. 그리고 연이어서 광주 금호고속 시외부문(2팀)에서 운수노조 버스본부 산하 지회를 결성하였다. 이들 사업장들은 노동조건과 임금수준이 대단히 열악하다. 8시간 기준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을 받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운행준비 시간과 대기시간의 노동시간에서 제외, 비연고지 배차, 사고자부담, 비인간적 대우와 차별대우 등 전국 버스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통적 비리와 폐해 역시 만연하였다.
버스노동자들은 드디어 자신의 요구와 불만을 새로운 조직 가입이라는 행동으로 표출했다. 그리고 출, 퇴근 시 집회와 집단 선전전에 참여해왔다. 집회가 조직되고 선전전이 광범위하게 실시되던 중 도내 시내버스회사 19개 중에서 12개 사업장에 운수노조 버스본부지회가 결성되었다. 조직화사업이 본격화 된지 수 개월여 만에 1,700여명이 조금 넘는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어용 자노련을 탈퇴해서 민주노총 운수노조에 가입하였다. 현재 전북고속지회가 소송 제기한 교섭응락가처분 판결이 났다. “즉시 사용주는 교섭에 응하라. 한번 응하지 않으면 100만원씩 이행강제금을 지불하라”는 완전 승소 판결을 받아 교섭이 시작되었다. 금호고속지회 역시 10월초면 승소판결을 받고 교섭이 시작될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의 불만은 투쟁의 불꽃이 되어 전국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수십 년간 어용노조와 자본가의 억압 속에 온갖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아무 말도 못하던 우리버스노동자들이 노예의 사슬을 끊어버리고 노동해방 세상으로 한발 한발 진군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자본가는 순순히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요구를 쟁취하려면 생산수단을 멈춰 투쟁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운수노조 버스본부 가입의 필수절차인 파업투쟁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다. 버스노동자들은 이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이여! 새롭게 일어서고 있는 버스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투쟁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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