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창간12호]KTX여승무원의 주체적인 투쟁을 전체 철도비정규직투쟁으로 만들어가자!
노정신
2006-01-25 17:21:51, 조회:2,432, 추천:473
[현장기고] KTX여승무원의 주체적인 투쟁을
전체 철도비정규직투쟁으로 만들어가자!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
1.투쟁의 시작
상반기 새마을호 여승무원과 철도매점 투쟁이 끝나고, 또다시 철도의 비정규직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KTX여승원 투쟁이다. 새마을호 여승무원 투쟁을 통해 KTX여승무원들은 파견직이라는 자신들의 처지가 얼마나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있는지에 대해 분개하고 투쟁의 전선에 나서게 되었다.
지난 9월 30일부터 KTX여승무원들은 △불법파견 철회와 철도공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 △06년 전원 재계약 △체불임금 쟁취 △부족 인력 충원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용안정보장, KTX 승무원 차별철폐’라는 문구의 리본을 달고 선전물을 만들어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지난 10월 16일에는 서울열차․고속열차 사무소 합동청사에서 KTX여승무원들과 철도노조 조합원 등 150여명과 함께 투쟁집회를 열었고 10월 28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KTX 승무원 투쟁승리와 비정규직철폐를 위한 문화제’를 열고 투쟁의 결의를 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10월 29일 ‘철도노동자 1차 총력 결의대회’에서 KTX 승무원 투쟁보고와 함께 해줄 것을 당당히 호소하며 선전전 및 서명전을 전개하였다.
2.투쟁의 경과
교육거부 투쟁과 집회 및 선전전 진행은 철도유통과 철도공사를 압박했고, 이에 철도유통은 재계약여부를 선별적으로 우편통보하겠다는 협박을 가했다. 투쟁의 의지를 꺾으려는 철도유통의 이러한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KTX여승무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배치하고 조합원을 조직하여 단 한명이라도 계약해지 되면 전원이 책임지고 복직할 때까지 생계비를 지급한다는 희생자 구호결의를 모아냈다. 사측의 선별재계약을 막아내기 위해 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서울역 농성을 배치하였다. 어렵고 힘들지만은 않은 투쟁, 전조합원이 함께하는 즐거운 투쟁을 만들기 위해 노래와 율동배우기를 하면서도 조합원들의 요구를 담은 구호를 외칠 때는 사측의 탄압을 깨부수고 반드시 승리하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새마을호 여승무원 투쟁 때와는 달리 지부간부가 구성되어있는 상황에서 보다 주체적으로 투쟁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도부의 "한명도 남김없이 전 조합원이 함께 투쟁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지도력, 그리고 조합원의 지도부에 대한 높은 신뢰도는 앞으로의 투쟁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KTX 여승무원들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8퍼센트의 압도적 찬성으로 철도산업노조를 탈퇴하고 철도노조에 가입했다. 투표자 365명중 364명이 찬성하여 99%의 압도적인 찬성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KTX 승무원들 전원은 철도산업노조 탈퇴서와 철도노조 가입원서를 작성하여 12월 2일 조합에 정식으로 접수했다.
3. 이후투쟁을 위한 새로운 결의
서울역 농성투쟁으로 철도유통은 노조활동으로 인한 징계나 선별재계약 방침을 일시 유보한다는 게시문을 내었다. 사실상 유통의 선별재계약 방침은 막아낸 것으로 판단된다. 철도공사 관계자들이 나서 사실상의 교섭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사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승무자회사의 정규직화를 제안하고 있다.
사실상 똑같은 파견직으로 자리바꿈만 한다는 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KTX여승무원은 일관되게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실제 그것이 더 나은 처우라고 판단하지 않고 똑같은 파견직 노동자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선별재계약철회에 만족하고 투쟁의 수위를 낮추는 시기가 아닌 공사정규직화로 나아가는 더 강력한 투쟁들을 배치해야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그러나 공사 정규직화 투쟁이 올바른 방향임을 알면서도 투쟁이 처음이다보니 두려움이 앞서고 업무와 병행하면서 느끼는 피로감과 조합원들을 어떻게 설득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부담감등이 원칙적인 투쟁을 만들어 가는 데에 많은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도부들이 새롭게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갖고 투쟁의 정당성 그리고 이투쟁의 중요성을 조합원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조직하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KTX여승무원의 정규직화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당장 철도내의 모든 비정규직들의 투쟁으로 알려나가면서 새마을호 여승무원을 비롯한 다른 비정규직을 조직하여 투쟁을 확산시키고 강력한 투쟁으로 만들어 가야한다. 이러한 투쟁에 있어 정규직 활동가를 비롯한 노동조합은 이 투쟁을 대신 떠맡아 가져가서는 안되며 철저하게 비정규직주체를 형성하는데 매진해야한다. 그리고 정규직노동자에게도 이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철도내 비정규직의 문제의 심각성과 이는 비정규직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 철도구조조정과 맞물린 전체 철도 비정규직의 생존권과 결부된 문제임을 의식화 시키는 정규직 활동가들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도노동조합에서는 비정규직 조합가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중에는 1000명이상의 비정규직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X여승무원의 정규직화 투쟁은 이러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이후의 투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지본차원의 교육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하여 비정규직 투쟁을 조직하고 비정규직 주체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