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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6호] 한판 대회전을 예고하고 있는 철도노동자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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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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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0 13:02:23, 조회:2,365, 추천: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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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대회전을 예고하고 있는 철도노동자투쟁
철도노동자
철도노동자, 어떤 형태로든 투쟁을 지속해 왔다.
철도노조는 파업이 아니더라도 정부와 공사의 갖가지 도발과 공세에 직면하여 매년 어떤 형태로든 투쟁해 왔다.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되기 이전에는 민영화저지 투쟁을 중심으로 싸워왔다. 그 이후에는 주로 정원감축과 외주화 등에 맞선 구조조정 저지투쟁(공공철도 사수투쟁),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직접고용 투쟁, 해고자복직 및 원상회복 투쟁,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협약 개선과 사수를 위해 투쟁해 왔다.
2006년에는 3.1파업(KTX 승무원도 이때 파업돌입)과 복귀 후 현장투쟁에 힘입어 합의안을 쟁취한 바 있다. 2007년은 엄길용 집행부를 중심으로 KTX승무원 직접고용 및 직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저지 투쟁을 포함한 인력충원 및 구조조정 저지, 해고자 복직 등 제반 과제를 끌어안고 투쟁하다 화물연대와 연대파업을 앞두고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파업유보선언을 하면서 집행부가 총사퇴한 바 있다. 2008년 새로 선출된 황정우집행부는 단체협약안을 확정하고 인력충원 요구 등 제반 과제를 안고 투쟁하다 황당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고 이를 확대쟁의대책위에 부쳤으나 부결되면서 총사퇴했다. 이어서 임도창 직무대행체제는 과도집행부로서 일정한 합의를 도출했으나 식당노동자 등 비정규직 일부의 고용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들의 투쟁이 작년 말 촉발되어 지금도 싸우고 있다. 09년 철도노조는 김기태 (통합)집행부를 출범시켜 2008년에 이월된 과제들을 고스란히 안고(KTX승무원들은 08년부터 법정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황) 상반기 투쟁을 거쳐 이제 결정적인 대 회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철도공사와 정부의 공세의 성격과 주체(철도노조와 조합원)의 대응양상을 중심으로 간략히 적고자 한다.
정부와 철도공사, 막가파식 밀어붙이기 공세가 거세다.
현재 진행 중인 투쟁의 성격을 요약하면, 공기업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입체적이고 전면적인 구조조정 공세에 맞서 저지선을 치는 투쟁이다. 동시에 국가권력을 앞세워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이는 노동조합 무력화 공세에 맞선 민주노조사수 투쟁이다.
MB정부는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른바 ‘부자감세’와 ‘4대강 살리기’ 등에 재정을 쏟아 부으면서 400조 가까운 재정적자가 누적된 상태다. 이른바 공기업선진화방안은 바로 경제위기의 부담을 (공공부문)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공기업선진화 계획 중에 철도공사는 ‘2010년까지 07년 기준 적자액을 50% 수준 이하로 개선하고 2012년부터는 본격적인 흑자를 내지 못할 경우 철도민영화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2012년까지 예정된 인력감축을 2010년까지 조기 완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새로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경찰청장출신 허준영을 철도공사 사장으로 내려 보냈고, 허준영은 이사회를 열어 5,115명의 인력감축 계획안을 일거에 가결시켰다.
이러한 방침은 적자논리를 앞세워 정원을 감축하고 가능한 모든 업무를 외주화하여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다. 또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연봉제 등 직무직능급제로 바꾸려 한다. 즉 호봉제를 폐지, 성과연봉 30% 도입 예정 방침이며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저항할 수밖에 없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단체협약 중 경영권 침해 조항 삭제라는 명목으로 무지막지한 개악안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철도노조에 덧씌워진 70억(이자포함 100억)의 손해배상, 필수유지업무 지정이라는 파업권 제약, 쟁의행위 불법화를 통한 민 ․ 형사상 고소고발과 징계의 남발 등을 통해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는 한편, 노동조합에 대한 가능한 모든 탄압을 자행하는 형국이다.
휩쓸러 가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맞선다.
철도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제방을 쌓고 국지전을 벌이며 전면전을 대비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10월 12일 대의원과 지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쟁의발생을 결정하고, 10~11월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이날 임시대대에서 11월 3일~10일 단체행동 및 1차 파업, 11월 14일~22일 2차 파업을 결정한 바 있다. 주요 전술은 지역별 순환(필공)파업과 전면(필공)파업이고 이 과정에서 교섭의 진척여부, 주체의 투쟁력, 전국정세 등이 고려되어 이후 전술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10월 21~23일까지 3일간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찬성률 76.58%로 철도노조 역사상 최고의 찬성률을 보였다. 이리하여 투쟁의 굵직한 방침은 공식 의사결정단위를 통해 확정했고 일정별 세부 전술계획만이 확대쟁대위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이다. 한편 가스, 전기, 철도, 지하철, 공항 공투본과의 공동투쟁에 대한 수위와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시켜 일정한 가닥은 잡은 상태이다. 전술기조는 “전면적 총파업의 배수진을 치고 다양한 저강도 투쟁의 배합 ․ 배치를 통하여 투쟁력(파괴력)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파업투쟁은 11월부터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방침이 세부적인 일정과 전술의 배치와 혼합을 어떻게 구사할지는 노동조합의 중앙 전술단위에서 입안되고 확대쟁대위(10/29)에서 확정될 것이다.
변화된 조건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철도노조의 이전 투쟁과 교섭은 파업 일정을 박고(파업 배수진을 치고) 파업전야제를 정점으로 교섭하는 전술이었다. 이 과정에서 교섭의 진척이 없으면 파업에 돌입하거나 굴욕적인 회군을 하거나 했다. 이때는 모두 철도파업이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로 불법화되는 조건이었다. 올해의 경우는 필수유지업무지정이라는 새로운 파업권 제약이라는 조건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조건은 노동조합 지도부나 조합원도, 철도 공사측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조건이기도 하다.
철도노조는 이미 필수유지업무지정이라는 악법을 활용하여 기관차 승무직종에서 하루파업, 차량직종에서 4시간 총회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철도공사는 해당지부장 전체에 대한 고소고발과 징계의결 요구서를 발부했다.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에게는 전원 경고조치한 상태다. 그러나 탄압의 명분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고, 조합원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한편 이른바 필공파업은 열차 운행에 타격을 주는데 심각한 한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전의 파업투쟁 양상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3~4일을 넘기지 못하고 상황이 종료되었다면, 필공파업의 경우는 매우 완강하고 지난한 투쟁을 하지 않으면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도노조는 이른바 '필공파업을 주요한 투쟁으로 하되 전면파업의 가능성과 태세를 갖춘다'는 것이 기본 전술방침이다.
경계해야 할 것들, 집중해야 할 것들
국가권력과 자본, 수구언론은 민주노총과 큰 규모의 단위노동조합에 대한 무력화 시도를 그들의 ‘법’조차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미친듯’이 진행하고 있다. 전교조의 시국선언과 관련한 광범위한 징계와 탄압, 헛웃음 나오는 전공노에 대한 불법화 과정과 통합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 연일 민주노조운동을 고립시키고 타격을 주기 위해 ‘조․중․동․문’ 을 비롯한 수구언론의 일반대중을 향한 악선동과 선무방송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기업노동조합에 대한 공세 역시 그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투쟁에 나서라고 독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슬 퍼런 탄압을 의식해서 엉거주춤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물러서면 설수록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대한 기대를 점차 거두게 된다는 사실, 정세는 더욱 불리해 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전면총파업 배수진을 치고 필공파업을 주요 전술방침으로 정했다 해도 그 과정에서 조직력을 배가시켜 타격 줄 수 있어야 구조조정 공세와 노조무력화 공세에 대한 유의미한 저지선을 칠 수 있을 것이다.
필수유지업무지정제도를 활용한 투쟁전술을 채택하고 전면총파업을 태세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을 정했다면, 합법파업이라는 테두리 속에 스스로 갇히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공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이 그 한계를 배우고 전면총파업을 단행할 수 있는 주체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한 번의 투쟁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듯이 투쟁과정에서 조직적, 의식적 강화를 도모하는 활동이 간부와 현장 활동가들의 주요한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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