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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창간12호]현장조직운동은 어떻게 강화되어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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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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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5 19:46:43, 조회:2,681, 추천: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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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조직론]현장조직운동은 어떻게 강화되어야 하는가?
-미래연대 조직노선의 혼란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현장조직운동의 전망
한 때 현장조직운동은 노동운동 내부의 최대의 관심사였다. 거의 모든 정파들은 현장조직운동에 개입하여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조직운동 속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전망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이제 현장조직운동은 ‘죽은 개’ 취급을 당하면서 버려지고 있다. 심지어 노동운동의 위기를 낳았던 개량주의 관료들도 현장조직운동을 소모적인 정파간 대립과 갈등의 원천, 권력과 출세의 도구로 전락한 권력각축의 장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제 현장조직운동은 끝났는가?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서 현장의 강화와 정치적 전망을 위해서 현장조직운동이 새롭게 조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노동조합운동이 조합주의로 물들고 타락했다고 해서 아무도 노동조합운동으로부터의 기권을 말하지 않는 것처럼,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의 후퇴를 근거로 현장조직운동 자체가 없어져야 할 것으로 사고해서는 안된다. 현장조직운동은 정확히 있는 그대로의 현장조직운동의 상태에 대한 분석과 비판적 검토 속에서 이후의 계급적 발전전망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래연대는 현장조직운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래연대의 현장조직에 대한 태도는 과거에도 현장조직운동 내에서 여러 차례 논쟁이 된 적이 있는 ‘현장조직 과도기론’이다. 미래연대는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을 새롭게 계급적으로 재조직화 하여 발전시킬 것으로 보지 않고 소멸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연대는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현장조직을 정치조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의 한계와 문제를 근거로 그것을 정치조직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조직운동과 정치조직운동과의 긴밀한 연결과 결합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공장세포가 주도하는 현장조직운동’이다.
왜 현장조직과 정치조직을 대립시키는가?
미래연대는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을 비판하면서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이란 이런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의 결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대안입니다”라며 새로운 정치적, 조직적 대안을 내세운다. 미래연대는 이처럼 현재 존재하고 있는 현장조직과 정치조직을 대립시킨다.
미래연대가 말하는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은 도대체 무엇인가? 정치조직인가? 현장조직인가? 미래연대는 “선진노동자운동은 노동자계급의 전위가 되어야 합니다.…‘노동해방 정당의 건설자’로서의 능동적 임무를 기꺼이 떠안는다는 점에서 이 현장조직은 ‘정치조직’입니다”라고 말한다. 미래연대의 이 주장대로라면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은 정치조직이다. 그러면 왜 정치조직이라고 표현하지 ‘현장’정치조직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미래연대는 “이 조직은 노동조합의 권리쟁취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노동자해방의 관점에서 실천한다는 점에서 분명 ‘정치’ 조직이지만, 현장 바깥에서가 아니라 ‘현장 안’에서 정치활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분명 ‘현장’ 조직입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주장하는 혁명적 정치조직은 현장을 핵심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라면 왜 미래연대는 이 말을 이렇게 빙빙 돌려가며 사용하고 있을까? 정치조직은 현장을 핵심 거점으로 활동 하고 있고, 현장이 조직의 기초이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정치조직은 “‘현장 안’에서 정치활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분명 ‘현장’조직입니다”라는 표현은 100% 맞지는 않다. 정치조직은 현장 안에서의 활동과 현장 내에서의 활동가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미래연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미래연대는 “외부 정치조직과 현장 정치조직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부정치조직과 현장정치조직 사이의 기본관계는 노동해방 노동자당과 현장소조(혹은 노동해방 노동자당 공장위원회, 작업장위원회) 사이의 관계와 근본에서 일치합니다. … 그 점에서 보면, 노동해방 정당은 ‘외부’ 정치조직이 아닌 셈입니다”라며 외부 정치조직과 현장 정치조직을 구별해서 사용한다.
미래연대가 이처럼 굳이 구별되지 않는 정치조직과 현장정치조직을 내외부로 나누는 이유는 다음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미래연대는 “아직 조직적으로 결합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현장 노동해방정치조직(혹은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으로의 지향을 갖고 있는 현장조직’과 ‘노동해방조직’사이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만약 어떤 노동해방조직이 내걸고 있는 노선이 현장정치조직이 추구하고자 했던 정치적, 조직적 노선과 일치한다면 이 현장정치조직은 노동해방조직과 결합해서 그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노동해방 정치조직과 현장정치조직은 미래의 노동해방 노동자당의 두 구성 요소이고, 이 둘이 함께 만나야만 둘은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간단계가 필요합니다. 노동해방 노동자당의 건설 시점 전까지 노동해방 정치조직과 현장정치조직은 ‘노선적, 실천적 신뢰와 동의’가 이룩된다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서 활동해야 합니다. ”
미래연대는 현재에 존재하는 전투적인 현장조직과 미래의 어느 날에 통째로 조직적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연대의 입장에 비춰볼 때 우리는 미래연대의 공장세포와 현장조직운동에 대한 입장이 대단히 혼란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미래연대가 ‘노선적, 실천적 신뢰와 동의’를 통해 통째로 조직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전투적인 현장조직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이 현장정치조직 내에서 미래연대의 정치적 하부단위가 되길 반대하는 인자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면 미래연대는 전원이 다 동의할 때까지 조직적 관계를 유보하고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미래연대와 조직적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인자를 축출하고 동의하는 인자를 중심으로 조직적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또한 노동해방 정치조직과 관계를 맺지 못한 현장정치조직 내에 여러 정파가 활동을 하고 있고 아직 무당파지만 전투적인 활동가도 있다면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실제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미래연대는 이러한 현장정치조직 내에서 당연히 미래연대와의 조직적 관계를 맺기를 거부하는 타 정파를 축출하거나 자신들이 그 조직 내에서 나오거나 아님 ‘노선적, 실천적 신뢰와 동의’를 더 굳건하게 하기 위해 기다리던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미래연대는 이에 대해 “이 판단에 비춰볼 때 미래연대의 노선이 아니라면 동지들은 다른 조직과의 정치적 관계를 도모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미래연대를 선택하던지 타 정치조직을 선택하던지 전부 아니면 전무를 말하고 있다.
미래연대의 공장세포론은 합법적, 공개적 조직 사상에서 비롯됐다. 공장세포는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면 보통 현장 내에서 단일한 전체조직을 꾸리지 않는다. 공장세포는 보통 정치조직의 골간으로서 3-5인으로 구성된다. 공장세포는 정치조직이나 당조직의 모든 사안을 토론, 심의하고 결정권을 행사한다. 공장세포는 정치조직이나 당조직의 핵심적 유기체로서 공장 내에서 조직을 대표한다. 공장세포는 공장 내에서 활동을 하면서 조직, 선전, 선동사업 등을 통해 세포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이 공장세포를 통해 노동자계급 대중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영향력을 발휘한다. 공장세포는 그 자체로 단일한 조직으로 대외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노조, 현장조직, 문화패, 율동패, 노래패, 친목모임, 등산모임 등 다양한 현장 내 조직에 깊게 파고들어서 사업을 한다.
공장세포는 개량주의 정당, 반동적인 어용노조 등에서 활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공장세포는 자신들이 주도하지 않는 현장조직 내에서 건강한 인자가 있고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면 온갖 박해와 모욕이 가해진다 해도 거기에 들어가서 프랙션작업까지 수행해야 한다.
미래연대 식으로 현장정치조직이 노동해방정치조직과 관계를 맺는다면 자신을 덩어리 채로 전면 공개하고 드러내게 된다. 미래연대 식의 현장정치조직은 단일한 조직으로 자신을 전면 드러내기 때문에 프랙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노동해방정치조직의 하부단위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점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노동해방현장정치조직’의 조직원으로 활동하면서 타 현장조직에 이중멤버쉽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타 현장조직에서 이것을 반대할 것이 분명하다. 타 현장조직이 장악한 집행부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들어가서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타 현장조직과의 관계는 공동투쟁을 통해서 행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미래연대는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이 선봉대나 학습모임, 부서 소식지 등 주위의 선진적인 노동자들과의 폭넓은 연계망을 조직해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래연대는 “단 분명해야 할 것은 노동해방 현장정치조직은 언제 어떤 시기든 그것들에 대한 ‘독립성’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내에서 항상 ‘노동해방 운동가’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기본 방향은 노동해방 현장조직의 독립성을 더 분명히 드러내는 방향(이것은 타 현장조직과 섞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현장조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한다.
공장세포는 미래연대의 말대로 정치적, 조직적 독립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조직적 독립성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 타 현장조직과 섞여서는 안되고 독자적인 현장조직으로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러시아 혁명 이후에 전세계 혁명당으로 활동을 한 코민테른은 이점에 대해 “전위는 형식상으로는 비정치이고 유연하며 상대적으로 폭넓고 매우 강력한 노동자대중의 조직을 매개로 대중과 결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공장세포는 노동자대중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공장세포는 당 또는 정치조직의 골간이자 하부단위로서 정치적, 조직적 독립성을 분명히 하면서 다양한 조직 내에서 활동으로 대중적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서 당, 정치조직에 종속되는 것은 공장세포이지 그 공장세포가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대중조직은 아니다. 공장세포는 당, 정치조직의 강령과 전술을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대중 조직 내에 관철시켜야 한다. 여기서 공장세포가 자신이 속한 당, 정치조직의 입장을 대중 조직이 무조건적으로 따를 것을 요구해서도 안되고 요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공장세포는 자신이 속한 대중조직의 규약이나 질서를 존중하면서 활동한다. 세포의 활동이 대중조직을 불필요한 갈등이나 분열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하지만 때로는 필요하다면 조직분열도 서슴지 않는다. 단 이 조직 분열은 추상적인 정치적 슬로건을 통해서가 아니라 대중적 근거와 요구, 대중적 지지를 기초로 진행돼야 한다. 공장세포는 자신이 대중조직 내에서 활동을 통해 획득한 정치적 올바름, 신뢰 등 지도력을 가지고 대중적 조직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실패하면 공장세포는 대중적 조직 내에서 고립돼버릴 것이다.
미래연대의 현장정치조직론은 자칫하면 전투파 현장조직과 공장세포의 구별정립을 모호하게 하면서 공장세포의 정치적, 조직적 독립성을 잃게 하고 무정형의 조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과거 전위조직으로 가는 과도기로 설정됐던 정치적대중조직(PMO)이나 대중적정치조직(MPO)의 재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공장세포는 현장정치조직과 ‘노선적, 실천적 신뢰와 동의’를 구축해서 통째로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정치조직 내에서 활동하는 인자들 중 노선적, 실천적 신뢰와 동의를 거쳐서 조직의 엄격한 규율과 지침에 따라 조직의 한 부서 내에서 활동하는 인자만으로 구성돼야 한다. 전체 현장정치조직이 조직의 하부단위가 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장세포를 중심으로 인자를 획득하고 이것의 성과로 전체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공장세포가 주도하는 현장조직 운동을 강력하게 펼쳐가자!
미래연대는 현장조직운동의 타락과 오염을 근거로 현재 존재하고 있는 현장조직운동을 거부하고 인위적으로 현장정치조직론을 내세우면서 조직상의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는 현장조직운동과 공장세포를 대립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 현장조직 운동 내에 공장세포가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현장조직을 공장세포의 강력한 현장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장세포가 아닌 현장조직 자체, 전체 조직원이 계급의식을 획득하여 정치조직이나 당 조직의 하부단위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반대한다.
과거 현장조직운동은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에 반대전선을 형성하였다.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전국회의)가 사실상 해소된 현재, 현장조직 내의 전투적 활동가들은 사회적 노동운동 세력과 내부투쟁을 전개하면서 치열하게 현장조직을 혁신하려 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사회적 노동운동 혹은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이라는 이름이 ‘현장의 힘’ 내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 더구나 사회적이라는 표현으로 좌우를 모두 비판하고 있지만, 자본주의적 계급 대립을 스스로 은폐하고, 자본에 대한 공격을 통해 생존권 쟁취와 노동자 권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무현이 주장하는 것처럼 노동내부의 대립 해소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정주현, ‘현장의 힘’ 아!! 벅찬 감동과 약속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이렇게 전투파 활동가들은 현장조직 내부에 사회적 합의주의 세력이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데도 내부에서 혁신투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가? 이는 현장조직 바깥에서의 활동이 가져오는 대중적 고립을 피하기 위함이다. 여전히 현장조직 내에는 정치적으로 조직되지 못했지만 건강한 활동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합의주의나 ‘새흐름’ 같은 기회주의적 경향과 싸우면서 무당파 현장 활동가들을 조직하고 현장조직을 계급투쟁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물론 때로는 기존의 현장조직 내에서의 혁신투쟁이 불가능하다면 새로운 현장조직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현장조직의 정치적 명확함을 위해서 현장조직의 구성원을 정치조직의 조직원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노동조합이 정치적 명확성을 위해 정치조직의 강령을 승인하는 조합원으로 한정한다면 노동조합의 가장 큰 장점인 대중적 힘은 소멸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조직도 자신들의 대중적 기반과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본원리는 현장조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현장조직은 강령적 통일을 바탕으로 단일한 정치조직으로 구성돼 있지 않다. 현장조직 내에 여러 정파가 혼재해 있고, 무당파 활동가들도 있다. 만약 현장조직의 구성을 정치조직의 강령을 승인하고 조직 내에서 활동할 것을 결의한 활동가에 한정해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정치조직이지 현장조직이 아니다. 이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단, 현장조직은 활동가조직이라는 점에서 현장 내에서 노사협조주의에 맞서 투쟁하고 전투적인 활동가를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만일 현장조직 내에서 공장세포가 현장조직 전체를 장악했다고 해서 그 현장조직이 자신의 조직적 성격을 바꿔서 정치조직의 하부단위로 재편돼야 하는가? 그렇다면 앞으로 이 현장조직은 정치조직의 강령을 승인하고 조직 내에서 활동할 것을 결의한 활동가에 한정해서 조직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장조직은 정치조직의 조직원만으로 한정되면서 대중적 영향력은 축소될 것이다. 만약 현장조직원 전체가 공장세포로 조직됐다면 현장조직은 더욱 더 문호를 개방해서 공장세포가 주도성을 유지하면서 더욱 강력한 대중적인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이 힘으로 노조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면서 노조를 획득해 내야 한다.
예전에 전국회의는 현장조직이 정치조직으로 분화 발전해야 한다는 현장조직 과도기론과 맞서 싸워야 했다. 미래연대의 현장정치조직론도 현장조직 과도기론의 좌익적 재현이다. 현장조직운동은 남한 내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노동조합운동을 계급적으로 강화하고 현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현재의 현장조직운동은 과거의 활력을 잃어버리고 전투성과 계급성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하지만 이것이 현장조직 활동에 기권하거나 현장조직을 없애고 정치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공장세포가 강력하게 현장조직을 주도하면서 활동했다면 현재 현장조직운동의 약점을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전히 현장조직 내에는 건강한 선진 활동가들이 많이 있다. 이 활동가들 대부분은 비정규직 투쟁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 안고 투쟁하고 있고, 정규직노조의 비정규직과의 연대 외면과 조합주의적 타락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과 현장조직운동은 여전히 공장세포의 강력한 활동의 거점이다. 공장세포가 주도하는 현장조직운동을 통하여 대공장 운동에 만연한 조합주의를 분쇄하고 대공장을 노동자계급의 해방의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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