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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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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2 01:04:28, 조회:2,836, 추천: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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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지부가 가야할 길
-기아차 지부 현장 활동가
기아차노조 임・단협 투쟁이 여름휴가를 넘겼다. 예년에는 마무리 단계에서 휴가 기간을 활용한 숨고르기 성격이었다면 이번은 다르다. 임・단협 요구안을 4월말에 발송하고 4개월을 훌쩍 넘겼지만 상견례조차 못했다. 기아자본은 10여 차례의 교섭 요구에 단 한 번도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기아자본이 교섭을 거부하는 이유는 개정 노동법에 따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전임자 문제는 더 이상 임・단협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주장의 근거는 09년 임금교섭에서 ‘노동법이 개정되면 특별 노사협의를 한다.’라고 합의 되어있기 때문에 단체교섭이 아닌 노사협의에서 전임자 문제를 논의 하자는 것이 표면적인 교섭거부 이유였다.
그러나 기아자본이 교섭을 회피하는 속셈은 따로 있다. 그것은 기아노조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관련된 전국투쟁 전선에서 분리시키기 위해서였다. 또 하나는 기아차노조와 현대차노조의 올해 핵심 과제인 ‘주간연속 2교대 공동 투쟁 전선’을 분리시키고 기아를 고립시키기 위해서이다.
교활한 기아자본은 전임자 문제는 임・단협 단체교섭에서 절대 논의할 수 없다더니 7월31일 기아가 휴가를 들어간 후에야 노조에 휴가 후에 교섭을 하자고 요청했다.
전국 투쟁에서 이탈한 기아노조
개정 노동법을 활용한 기아자본의 현장 탄압은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노조 전임자, 파견상근자, 교육위원 등 5개 지회 234명을 7월1일부로 무급휴직 처리했다. 그리고 타임오프 매뉴얼에 따라 유급 근로시간 38,000시간과 전임자 18명만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조합에 제공하는 각종 지원물품을 회수하거나 끊었다. 또한 대의원 대회 및 각종 회의도 타임오프 한도 내 유급 활동시간으로 간주하며 조합의 목줄을 움켜쥐었다. 심지어 년 12시간인 조합원 교육도 타임오프 한도 내 유급 활동이라 주장했다. 3만4천 조합원이 1시간 조합 교육만 받아도 3만4천 시간인데 기아자본의 탄압의 정도는 노조를 아예 인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아차노조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기아자본의 주장이 단협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할 뿐 그 위법적인 사안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금속노조의 개정 노동법 분쇄 투쟁에도 일체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조가 전국 투쟁 전선을 이끌어 가고 개정 노동법을 분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심지어 7월21일 금속노조 4시간 파업도 사수하지 못해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기아-현대 그룹사 노조 대표자의 공동대책 회의와 성명서만 난무할 뿐 실천적인 투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처럼 기아차노조의 전임자 문제와 임단협 투쟁은 전국 투쟁 전선에서 완전 이탈했다. 올해 투쟁이 기아차노조의 명운이 걸린 투쟁이라고 말만 할뿐 스스로 고립된 길을 가고 있다.
개정 노동법 분쇄 투쟁에 나서라!!
4월말 투쟁과 5월말 투쟁이 천안함 사건과 6.2지방 선거를 핑계 대며 어물쩡 넘어갔다. 이로써 민주노총은 뻥카노총, 허수아비 노총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투쟁을 이끌어야할 총연맹 위원장은 노동악법 분쇄 투쟁의 실질적인 조직화는 포기한 채 임원 몇 사람의 단식투쟁으로 현 국면을 돌파하려 하였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다. 총연맹의 존재 의미가 무색할 정도다. 금속노조가 명맥만 유지 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지만 기아차, 현대차 노조가 결합을 거부함으로써 유명무실해 졌다.
한편, 현대차 노조가 작년 무파업과 임금 동결에 이어 올해도 무파업으로 임금투쟁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함께 공동투쟁을 통해 주간연속 2교대와 전임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현대차 노조는 초반 공동투쟁 시늉만 했을 뿐 결국에는 무파업으로 임금투쟁을 마무리했다.
현대차노조의 조기 마무리는 현대자본의 기아-현대 분리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결과이다. 기아차노조에는 코빼기도 안비추고 시간을 끌는 반면 현대차노조에는 속전속결로 대응해 주었다. 그리고는 현대차노조의 무파업을 끌어냈고 주간연속 2교대 실시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들어 버렸다. 현대자본이 기아-현대차를 분리하는 이유는 현대차의 결과가 기아차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기아차 현장에는 ‘현대차와 비슷하게 끝나겠네!’ 하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 기아차만 남았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그럼에도 개정 노동법을 분쇄하지 못하면 기아노조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다.
총파업 투쟁 없이 전임자-임・단협 승리 없다.
현대차 임금협상이 끝나자 기아차 내부에서 전임자와 임・단협을 분리하자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기아자본이 4개월간 교섭을 거부한 이유가 전임자와 임・단협을 분리시키자는 것이었는데 현장관리자를 포함해 소위 활동 조직까지 분리 교섭을 거들고 나섰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5개 지회 180여명의 노조 상근자를 7월1일부로 무급 휴직 처리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분리 교섭을 하는 것은 노조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총파업을 통해 전임자 문제를 핑계 삼아 교섭을 해태하고 있는 사측을 교섭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힘을 금속노조 투쟁 사업장과 연대해 전국전선을 끌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기아차노조가 투쟁을 하지 않는 것이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혹여 현대차노조처럼 무파업의 대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총 파업 투쟁 없이 교섭력의 한계는 들어났다. 전임자 문제로 사측이 노조의 목줄을 쥔다면 노조는 사측의 목줄인 생산을 거부해야 한다. 생산에 영향이 없는 한 기아자본은 꼼짝도 안 할 것이다. 이제 노조의 주장처럼 휴가후로 넘어왔다. 파업 투쟁을 호언장담했듯이 조합원이 실망감을 갖지 않도록 총파업 투쟁으로 전임자, 주간연속 2교대, 임・단협 투쟁을 승리해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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