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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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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14:21:14, 조회:2,326, 추천: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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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철도노동자 투쟁의 깃발을 올리다!
- 철도현장활동가
정부의 허울좋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이 일단락되었다. 남은 공기업 정책이 내부 다스리기 정도의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제 본격적인 실행만을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총자본의 대변자로서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한 정부는 공기업 사장의 물갈이를 완성해 놓고, 사장단을 불러 모아 다그치며, 민영화에서부터 구조조정까지 올해 안으로 '뭔가 보여주라'는 주문을 하였다. 그리하여 낙하산 사장들은 긴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형식적인 절차를 통해 '선진화 정책'을 승인하였다. 22000명의 구조조정을 예고해 놓고, 달성률이 21000명, 93% 완성되었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기가 막히는가?
정권은 철도에 첫번째 낙하산 인사인 강경호 사장이 뇌물수수로 구속된 뒤, 두 번째 낙하산 인사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내려 보냈다. 농민 열사를 만들어 낸 경찰 출신답게 물대포 등을 동원하는 등 경찰력을 빌어 취임식을 가졌고, 취임과 관련한 조합의 투쟁에 대량의 고소, 고발로 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설왕설래하던 부실덩어리 민자 공항철도를 떠맡는 역할도, 5115명의 인원감축안도 mb정부의 똘마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의 정당한 안전운행 실천 투쟁에 직위해제를 남발하고, 서울 지방본부의 천막농성장을 침탈하는 등, 자신의 본색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허준영 전 경찰청창은 mb의 애정에 보답하고 싶을 것이다. 여기에서 끝나나 싶었던 '공직 생활'에 재기의 희망을 심어주며, 한번 애써보라는 말에 화답하고 싶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에게는 아직도 경찰 관료의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개인의 공명심과 mb정부와의 끈끈한 애정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이미 물갈이를 완수한 공기업 사장단의 역할은 총자본의 대변인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이는 철도를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철도 사유화가 유예되었다고 하지만 구조조정을 주문하면서 단서를 두었는데 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5년 후 흑자전환이 없다면 사유화 시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래서 허청장-그는 여전히 경찰청장의 이미지를 누리고 싶어 한다.-은 역시 경찰력을 동원하여 이사회를 저지하려는 노동조합의 투쟁을 무력화하며, 장부상의 인원정리를 마쳤다. 그리고는 현장에 강제적인 인력감축은 없고 자연적인 감축이 가능하다고 유포하고 있다. 현재, 철도현장은 인력부족으로 인해 고통을 강요받고 있다. 새롭게 건설되는 역은 아예 외주화 되고 있고, 안전은 뒷전인 채 1인승무제를 도입하거나, 검차의 주기를 조정하고 있다. 장부상으로 정리하다보니, 인원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적인 장부상의 인원정리를 해놓았다. 자연감소분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허청장 자신이 치켜세운 상위직의 인사를 보면, 자리 뺏기, 짜르기에 다름이 아니었다. 아마 허청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유화, 구조조정이 핵심만은 아니다. 사측은 임금을 낮추고, 임금제도를 바꾸겠다고 공언하며, 임금삭감과 연봉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고임금(?) 노동자, 공기업 노동자 등에 대한 공격은 시작되었다. 은행의 부실을 이유로 도덕적 해이를 언급하며, 금융노동자에 대한 임금 삭감을 강권하고 있고, 공무원 등 정부관련 노동자들에 대해 임금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공기업에도 연봉제 전환 및 확대 적용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에 편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임금삭감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더불어 노동자를 쥐어짜고, 짤라 내어 경제공황을 돌파하려는 mb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이를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자본이 노동계를 길들이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선진화 정책 2기의 핵심목표가 노사관계의 선진화임을 염두에 둔다면 정부와 자본이 추진하려는 것이 뻔하게 보일 뿐이다. 정부는 노조와 사장간의 밀월 관계를 운운하며, 노동조합에 밀리는 사장의 경우 앞을 보장할 수 없다는 엄포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허청장의 노조에 대한 태도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 심각한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복수노조가 본격 시행도 되기 전에 구 어용세력인 철산노(이들은 자신을 한철노라 부른다)를 당당히 면담하는 허청장, 이들을 동원하여 노동조합의 투쟁을 깨뜨리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부추기는 등 상식이 없는 허청장에게 철도를 내맡길 수 없다.
철도노동조합은 총투쟁 결의대회를 통해 투쟁의 여력이 남아있음을 확인하였다. 남은 것은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조직하여 실질적인 투쟁으로 나서는 일 뿐이다. 천막농성장 침탈, 무더기 고소고발, 징계남발로 기세를 잡으려는 공사의 시도는 완강한 투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합법적인 집회와 당연한 저항에 대한 탄압이 더욱 더 강경한 투쟁을 불러 왔듯이, 노동자는 두들기면 두들길수록 강력해진다는 것은 청맹과니만 모를 뿐이다.
철도노동조합은 이미 총력 투쟁을 선언하고, 천막농성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투쟁일정을 잡으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도 역시 탄압에 맞서 6월 투쟁을 준비 중이다. 촛불정국이 안 된다면 노동자의 투쟁으로 촛불을 일으킬 것이다.
철도노동조합의 투쟁은 생존을 위한 투쟁임이 명백하다. 고작 몇 해 해먹을 사장과 정부를 위해 노동자의 생존을 맡길 수 없다. 이미 공항철도 인수에서 보듯 적자해소라는 정부와 공사의 목표는 물 건너가고,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자르고, 빼앗아 가는 방법만 남아 있음이 명백해 진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더욱 다가가 분노를 조직하자! 생존을 위한 투쟁임을 명백히 하고, 투쟁의 깃발을 세우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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