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협
|
2009-09-22 13:50:40, 조회:2,184, 추천:287
|
![]() |
|
|
![]() |
사회보험 임금반납 무엇이 문제인가?
- 사회보험지부 현장 활동가
사회보험노사합의 60% 가결, 개별동의서 제출 98.6%, 45억 임금반납!
1. 배경
4대 보험에는 건보공단이 10,420명, 연금이 4,827명, 근로복지공단이 3,397명으로 전체 18,644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09년6월 현재) 건보공단만(구 의료보험) 따지자면 98년 1차 통합과 2000년 2차 통합을 거치면서 1만8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현재 1만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제도는 확장됐는데 인력은 줄어들었다.
최근 사회보험 구조조정의 요인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인 데 첫째, 08년 노인요양장기보험시행으로 1,460명을 전환배치 한 것과 둘째, 2009년 3월 징수통합노사정합의와 관련법의 통과로 2011년에 실시될 4대 보험 징수업무통합으로 3개 공단의 징수인력 4천 명 중 30%의 전환배치가 있을 예정이다(* 참고: 근로복지공단에서 800명, 연금공단에서 1,200명, 건보공단에서 2,000명의 징수인력 모두 4,000명을 모아 이 중 2,800명을 통합징수업무에 투입하고 나머지 인력 1200명은 각 공단 신규업무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셋째, 공기업선진화방안과 연동된 것으로 2009년 5월 인력구조개선기금을 거둬 150명이 명퇴하고 320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것이다.
모두 문제가 있지만 사측에서 명퇴와 신규채용을 하기 위한 소위 '인력구조개선 기금조성' 공세에 대하여 사회보험지부가 (공공운수연맹 공공서비스노조 소속) 노동자의 임금반납이란 형식으로 노사합의를 했다. 사회보험지부는 임금이 아니라 성과급으로 했다고 선전하고 있고 임.단협이 아니라 노사협의회 구조로 합의를 도출하였다. 이미 경제위기 일자리 나누기 공세로 연초부터 인턴사원을 채용해 왔는데 이번 기금조성으로 명퇴 빈자리와 결원150명을 합하여 3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한다.
2. 임금반납노사합의 과정
최근 정부는 소위 공기업선진화방안의 일환으로 경제위기를 내세우며 대졸초임삭감 등을 강요하였고 공공부문노동자들에게는 10% 인력감축을 획책하고 있다. 자본과 노동은 싸울 수밖에 없는 관계이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임금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러나 노조가 자본의 계획에 손들어준 것이 바로 사회보험의 임금반납 노사합의사태의 본질이다. 그 속에서 임금에 대한 노동자의 천부적인 권리는 뒤죽박죽되었다.
3월부터 시작된 사측의 인력구조개선기금조성 요구에 대해 사회보험지부가 처음엔 거부지침을 내렸지만 투쟁도 못하고 결국 협상만 하다가 노사합의를 했다. 지부는 여기에 대해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므로 공공노조의 사전승인사항이 아니라고 간주하였고 현안인 승진적체문제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앙노사협의회 노사합의서
1. 지부는 공단의 인력구조개선기금 약 45억원의 조성에 참여한다.
2.위 참여는 2009년도에 지급되는 경영평가 성과 급의 일부를 출연하는 것으로 한다.
3.기금사용 등의 세부절차․내용은 노사가 합의하여 정한다.
⇒ 노조원 개별 동의는 1차 4급근속승진 이후, 공동명의로 보관할 기금의 사용은 신규채용공고 및 2차 근속승진 가시화 이후 노사 협의하여 시행하는 이행 담보장치를 마련함.
문제의 핵심은 임금에 대한 노동자 개개인의 판단을 노사합의사항에 연루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사측에서 승진문제를 푸는 것을 보고 개별동의서 거부 문제를 열든지 말든지 하겠다는 것인 데 사실상 여는 것이었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사합의 이후 승진이 터지자 98.6%의 동의서가 제출되었다. 현장단위에서는 잠정합의 부결투쟁을 전개하였지만 역부족이었고(60%가결) 막상 7/1일자 승진이 터지자 사측에서는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현장단위에서 다시 동의서 제출 거부 투쟁을 전개하였으나 그 결과는 참혹하게 전체 5,600명 중 149명만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합원들의 정서는 거부 투쟁하자는 동지들에 대하여 ‘신사협정을 지켜야한다. 다수결원칙도 모르는 철부지무리’ 운운이라는 말도 안 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노동조합 지도력의 상실 그 자체였다.
결과도 그렇지만 과정의 문제 역시 심각하였다. 처음에 거부투쟁으로 가다가 4/22일부터는 협상불가피론에 빠졌다. 투쟁 배치안은 부결되었다. 그리고 나서 실무합의 후 5/7일 지부중집에서는 노사실무합의안에 대해 임시총회 절차를 밟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후 5/11일 잠정 노사합의를 하고 5/13일 지부운영위를 개최하여 찬반투표 수순을 밟아나갔다. 순서가 일사천리로 가는 것도 문제였지만 5/13일 지부운영위원회의에서는 일부 운영위원들이 잠정합의 원인무효 안을 현장발의했는 데 의장(지부장)은 일방적으로 집행부의 임시총회안 부의안건과 병합심의했다.
결과는 13:13 가부동수였다. 사실상 부결이었다. 그러나 집행부는 중앙위심의안건은 총회부의안건성립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규약해석을 내리고 예정대로 총회일정을 확정지었다. 동의서제출을 거부하는 조합원들이 공공노조에 원인무효를 요구하며 질의하자 사회보험지부에서는 지부장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라면서 의견서를 당당하게 냈다. 임금과 성과금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규약상 공공노조에 사전 승인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하였다. 노조는 성과급 성격과 이를 규약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에 몰입하였다. 명퇴기금조성을 위한 임금반납이 구조조정이라는 점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지부자체의 의사결정이 왜곡된 것은 차치하고 5/19일 임시총회 일정이 나오면서 현장단위에서 개별동의서제출을 거부하는 모임이 형성되었다. 공공노조에 노사합의 원인무효를 요구하는 질의서가 들어갔다. 사전준비 없이 5/19일 지부총회를 하루 앞두고 들어갔지만 노조의 답은 지부에서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하면서) 보고 후 답변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답신이 왔다.
5/19일 임시총회 당일 전달된 이 내용은 내용도 문제였지만 찬반투표에 아무런 영향을 줄 시간이 없었다.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는 조합원 모임’의 기본 취지는 노사합의안 가결될 경우 이후 투쟁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공공노조는 5/28일, 6/25일, 7/8일로 이어지는 중집에서 사보지부 조합원들을 위해 동의서제출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될 만한 것을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내놓지 못했다. 사실 5/28일 중집에서는 토론을 하자고 하였고 6/25일 중집에서는 조치사항에 대한 논의를 하다가 정리는 했으나 결정하진 못했고 결국 7/9일 중집에서 비로소 결론을 내었다.
7/9일은 동의서 제출 마감시한이었다. 7/9일 노조 중집에서는 동의서 제출 문제와 관련하여 노조의 최소한의 지침을 내려주길 참관발언으로 요청하였으나 노조는 묵묵부답이었다. 사실 6/25일 잠정정리 한 내용에는 이미 절차상 규약위반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나 내용적으로 운동성에 문제있다는 것과 조치로서 권고사항까지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동의서 제출 문제에 대해 노조는 개입했어야 했다. 3년간 산별노조 건설을 목표로 달려온 공공노조는 사회보험지부를 지도하지 못하였다.
다시 지부로 돌아가 보면 사측의 동의서 제출 요구에 대하여 지부는 규약에도 없고 공식회의체도 아닌 7/7일 지회장회의를 열어 개인동의서 거부 지침을 해제하였다. 사측이 동의서제출자를 늘리기 위해서 7/9일 이후 임의적으로 기한을 7/13일까지 연장한 것이 현장 여러 단위에서 확인되었지만 지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였다.
규약위반을 토론하거나 논의해야 하는 건 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늘어지는 상황에서 사보지부집행부는 면죄부를 받고 지부조합원은 죽어갔다. 그 과정에서 공공노조에서는 임원단 사이에도 의견차가 나면서 임원단 한 명이 규약위반 입장을 남기고 사퇴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보지부에 대한 공공노조의 지도력은 없었다. 이는 공공산별건설역량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3. 결론
총고용과 총임금의 문제로 봤을 때 노동의 문제는 임금의 문제이고 지금의 구조조정, 해고 등 고용문제는 사실상 임금문제에 녹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금의 문제는 고용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은 이것을 별개로 다루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사보의 임금반납 노사합의 사태는 단연코 구조조정 문제이다. 구조조정 문제는 임금동결, 삭감 반납을 통해서 그리고 우회적으로 사보와 같이 성과급 반납이란 형태 등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노/정/협>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