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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기고]배아 줄기세포 복제, 제2의 핵의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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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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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17:42:24, 조회:2,943, 추천: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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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배아 줄기세포 복제, 제2의 핵의 시대?
최형록
비 갠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르기도 한데,
남포로 님 보내며 슬픈 노래 울먹이네.
대동강물은 어느 때라야 다 없어질 것인가.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덧보태지니.
고려시대 김부식의 맞수 정지상의 송인(님 보내며)이다. 단재 신채호가 ‘조선역사 천년래 최대 정치사건’이라고 평가한 묘청의 난의 지도자로서 김부식 일파에게 참살되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박일수 열사와 사별한 가족들의 슬픔이, 노동운동 등 민중운동으로 수배당하여 가족들과 생이별한 활동가의 슬픔이 이와 같지 않을까?
만해선사는 ‘이별의 눈물은 석가요 모세요 짠다크다’라면서 ‘사랑은 … 먼 마음을 서로 비치는 무형에도 있다’고 갈파했다. 이별의 눈물을 머금은 무형의 사랑이 남녀의 몸짓으로 유형의 생명을 창조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무궁해질 수 있다. 생명의 탄생에는 무성생식이라는 길과 함께 인간을 포함하는 포유류가 취하는 유성생식이 있다. 인간의 유성생식은 사랑의 감정으로 남성의 정자가 여성의 난자와 결합하여 수정란을 형성하며 이것이 ‘자연히’ 세포분열을 거쳐 여성의 자궁에 착상하여 100가지 상상의 별빛을 내며 아기가 태어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남녀 사이의 직접적인 사랑의 행위가 없어도 아기를 탄생시키는 일이 적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시대에 인류는 돌입했다.
1905년 아인시타인이 E=mc2 이라는 공식을 통해서 핵에너지(nuclear energy)를 태양신의 신화로부터 해방시킴으로써 인류는 생명의 유지에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편, 지구상의 최고의 미학이랄 수 있는 생명체의 다양성을 일순간에 절멸시킬 수도 있는, 역사상 최고의 미묘한 긴장상태에 돌입하게 되었다. 1953년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 휴전될 무렵인 4월, 왓슨과 크릭은 생명의 형성에 필수불가결한 DNA가 이중 나선구조임을 규명했다.
과학자들의 태양 같은 연구의 열정은 1997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이안 윌무트 박사팀이 ‘핵치환(nuclear transfer)' 기술을 이용, 생명의 탄생을 창조주의 신화로부터 해방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기술-과학적(techno-science) 해방은 핵에너지의 해방처럼 인류에게 경제적․정치적․법학적․과학철학적․예술적 난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류는 ‘이중의 핵시대 (Nuclear Age)'에 접어든 것이다.
이런 약 100년의 역사적 맥락에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그리고 평가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대한 그리고 크나큰 문제임은 분명하다.
이 글에서는 우선 기술- 과학적 부분을 최소한이나마 다루고자 한다. 진정한 민주화운동은 이제 기술-과학영역-시급한 분야로서 생명공학과 생명과학, 정보통신기술과 과학 그리고 생태과학을 거론할 수 있다 -을 운동 외적 영역으로 방치해 둘 수 없다.
시민운동부문에서 강조하는 ‘전문가 타령’은 비판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민중운동의 ‘장송곡’이 될 수도 있는 심히 위험한 경향이 아닐 수 없다. 남한사회가 글자 그대로 ‘지옥’이자 ‘아수라장’인 근본이유가 전문가 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중은 사회적으로 중대한 쟁점에 대한 기본지식을 습득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이해하고 학습해야 한다.
‘배아’, ‘복제’, ‘줄기세포’란 무엇일까?
‘배아’란 생명체의 싹이다. 생물학적으로는 수정란 즉 단세포단계로부터 포배기 단계까지를 가리킨다. 포배기 단계부터 어미의 자궁에 착상되기 시작하며 이때부터 태아가 성장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인간의 경우 임신 8주경부터 시작된다. 생명복제 실험과 관련해서 중대한 논란거리들 중 한 가지가 인간의 배아를 하나의 엄연한 생명체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다.
배아는 ‘4세포기’ (수정란- 2세포기- 4세포기-8세포기-포배기) 단계에 이미 여러 명의 사람들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배아세포의 세포들 각각은 새로운 배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복제’란 붕어빵과 비슷하나 다르다. 즉 기계적인 복사(copy)와 달리 생물학적 복제(clonms)는 어미와 완벽히 동일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제방법에는 세가지, 분리, 배아분할, 그리고 핵치환이 있다. 핵치환이란 1997년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키는 데 활용한 기술이다. 윌무트 박사팀은 우선 다 큰 양의 젖샘세포로부터 핵을 추출한 다음, 또 다른 양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추출한 핵을 이 난자에 이식하여 돌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황우석 교수가 동원한 복제기술이 바로 이것이다. 차이점은 척수손상, 소아당뇨, 면역결핍환자 11명의 배꼽 주위 피부세포를 채취해서 ‘핵치환’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핵치환 기술은 대단히 정교한 것이다. 이를테면 치환과정의 일부인 세포막의 결합- 황 교수의 경우 피부세포와 핵을 제거한 난자세포의 결합-을 위해서 1/10초 정도가 아닌 수/100만 초 간의 전기충격을 가해야 하는 것이다. 에드워드 사이드 뿐만 아니라 교조적이지 않은 역사학자들이 세계사의 전개과정이 ‘서구 중심주의적’이지 않음을 규명하고 있듯이 인간의 삶이 ‘유전자 중심주의적’(genocentric)이지 않은 것 역시 진리이다. 널리 퍼져있는 오류 중 한가지는 생명의 탄생과 성격에 대한 ‘유전자 결정론’이다. 심사숙고하지 않는 ‘믿음’은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도 ‘신앙 지옥’에 빠트린다. 생명의 탄생에는 DNA뿐만 아니라 난자 세포질의 역할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이것은 핵을 ‘재조직’한다. 이 과정은 수정란의 초기분열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세포질의 그런 능력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연구자들은 세포질의 소기관들 중에서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하고 있다.
이것은 세포의 신진대사를, 에너지대사를 통제하는 데 이것의 DNA는 몇 차례 분열하여 포배기 직전에 활동을 개시하며 핵의 DNA와 상호작용 한다. -세포 소기관들 중에서 미토콘드리아에만 별개의 DNA가 있다. 이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필수적인 효소단백질의 생산에 관여하는데 이 DNA에 결함이 있으면 여러 가지 장애가 발생한다.
‘줄기세포’는 분열하여 분화함으로써 특정조직- 뇌세포, 심장, 피부 등- 으로 성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에는 ‘전능한’ 종류와 ‘다능(多能)’한 종류 두 가지가 있다.
수정란은 ‘전능한’ 세포로서 4세포기까지 이런 능력을 유지한다. 이 단계까지 세포 각각은 분리되어 온전한 태아로 성장 할 수 있다. 따라서 생명파괴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발생학적 근거로부터 쌍둥이, 세 쌍둥이, 네 쌍둥이가 탄생할 수 있으며 이런 일란성은 유전자적 조성과 세포질의 조성이 동일하다. 배아가 4일 정도 성장하면 포배기 단계에 접어드는데 이 포배는 전능성을 상실하여 ‘다능성’을 지니게 된다. 줄기세포의 ‘다능성’이란 예를 들면 혈액줄기세포가 적혈구 세포, 백혈구 세포 그리고 혈소판을 생성시키며, 피부줄기세포가 다양한 종류의 피부세포들을 생성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황 교수의 연구가 일단 목표로 삼는 것은 바로 이런 줄기세포의 ‘다능성’을 이용하여 ‘이식용 장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이 전도유망한 것은 공중 화장실에서 장기판매 전화번호가 난무하는 현실에서도 알 수 있다.
황 교수가 2세~56세 연령의 지원환자 18명으로부터 배아줄기세포(ESC)를 생성시켰듯이 줄기세포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서 발견된다. 성인의 줄기세포는 황 교수가 실험한 피부는 물론 근육과 간에서 뿐만 아니라 뇌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성인의 줄기세포는 ‘치료용’으로 ‘다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면 45세~50세 성인으로부터 획득한 골수 줄기세포는 뇌세포, 간세포, 근육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아 줄기세포는 세 종류가 있다. 포배기 세포에서 유래하는 것, 난소나 고환으로 성장하게 될 배아 성세포, 체세포 핵치환 - 돌리와 황 교수의 실험의 경우-을 수반하는 것들이다.
이상과 함께 알아야 하는 것은 ‘면역거부반응’이라는, ‘치료용’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 중대한 난관이다. 면역체계의 작용이란 요컨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단백질과 종류가 다른 단백질-박테리아, 바이러스, 리케차 등- 이 체내에 들어올 경우 ‘적’으로 간주하여 퇴치하는 작용이다. 콩팥을 같은 식구끼리 이식할 때 ‘조직검사’를 하는 이유가 바로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 여부를 살펴보는 데 있다.
생명공학계 역시 경쟁은 치열하다. 「뉴사이언티스트」지에(2005.5.25)따르면 시카고의 생식유전학 연구소의 Y.베릴린스키 팀은 황교수 팀 보다 훨씬 더 나은 방식으로, 즉 인간의 수정란 대신 기존의 잉여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방식으로 ‘스템브리드’를 생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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