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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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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9 14:40:48, 조회:2,805, 추천: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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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영[陣營] 논리 즉 당파성은 과학성을 배제하는가?
노정신
2014년 9월 23일
툭하면 진영논리가 어쩌니 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입장을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일반적 특징은 첨예한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자신은 초월자, 중립자임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진중권이 그렇고, 조국이 그렇고 최근에는 표창원이 그렇다. 극우 역시 이를 바탕으로 순수성, 비정치 운운하며 진영논리를 비난하는데 앞장선다.
도대체 진영논리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난도질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원래 진영(陣營)은 군대가 진을 치고 주둔하고 있는 일정한 구역을 말한다. 이를 확장해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세력의 어느 한쪽을 의미한다.
요즘 세월호 투쟁을 둘러싸고도 이 진영논리 비판에 동참하는 사람이 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이자 세월호 국민대책기구 공동운영위원장인 이태호 역시 진영논리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태호는 이렇게 말한다.
"진영논리의 폐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운동조차 진영 대결의 구도에 포박되고 있다. 대결의 평행선을 만들어내는 정치적 편가르기, 공존을 거부하는 적대와 혐오, 공론형성을 방해하는 정보와 매체의 독점을 넘어서지 않고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다. 사회운동은 소통과 공감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세월호 이후의 사회운동, 한겨레, 2014년 9월 23일)
이태호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운동에서 정치적 편 가르기가 싫다고 한다. 공존을 거부하고 적대와 혐오를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세력들이 싫다고 한다. 소통과 공감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앞두고 아군이 이쪽에 진을 치고 있고 적들이 반대편에 진을 꾸리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세력이 마주보며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세월호 투쟁에서도 이 진영논리는 어김없이 작동되고 있다. 세월호 투쟁에서 우리 진영은 누구인가? 진상규명을 위해 싸우는 개인과 세력들이다. 우리의 반대진영은 누구인가?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세력이다. 진상규명을 반대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고 거짓말을 유포하며 조작, 은폐에 앞장서는 세력들이다.
그렇다면 이 화해할 수 없는 두 세력이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지 않고 적대와 혐오감에 사로잡히지 않고 공감과 소통능력을 키우고 공존할 수 있겠는가?
이태호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 첨예한 투쟁에서 화해와 중재, 타협과 소통, 공감, 공존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진영 반대편에서는 조중동, 종편을 내세우고 국정원과 검경 등 국가기관이 총출동하여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저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에 앞장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조차도 사찰과 감시,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유가족들의 처절한 외침과 목숨 건 단식투쟁에 대해 일베들이 보인 패륜적인 폭식 투쟁과 조롱과 망언, 폭력 행위들을 보라! 누가 일베를 뒤에서 부추기고 있는가?
비단 일베 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전 사회적 노력에 대해 저들 내로라하는 권력자들과 조중동, 종편 등이 내뱉는 망언이나 인식도 일베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도대체 가족들이 무슨 엄청난 요구를 하고 있기에 저들은 저렇게 적개심을 보이며 광분하고 있는가? “왜 우리아이들이 죽어야겠는지 알아야겠다.”는 소박하고 절절한 요구에 불과하다. 도대체 이 요구가 과연 무엇을 그토록 자극했기에 저들은 이처럼 노골적인 적개심에 사로잡혀 광란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진영논리에 앞서서 상호 적대하고 대립하고 충돌하는 두 진영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진영논리는 이 적대적 현실을 반영하는 이데올로기다.
세월호 투쟁에서는 “진실을 알아야겠다.”는 진영과 “진실을 영원히 감춰야겠다.”는 진영이 서로 마주하고 적대하고 있다. 우리의 진영논리는 철저하게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를 원하는 것이고, 저들의 진영논리는 진실을 감추고 조작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진영논리는 과학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극우 파쇼 언론의 은폐, 조작, 허위 선전과 기만을 뚫고 더더욱 과학적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항쟁기구다. 진실은폐에 맞서 권력과 싸워나가야 하는 투쟁기구다. 그런데 이태호는 이 첨예한 투쟁을 이끌어야 하는 직책에 있으면서도 화해와 중재, 타협과 소통, 공감, 공존을 이야기 하고 있다. 진영논리 즉 당파성을 부정하고 있다.
첨예한 사안을 앞에 두고 중립은 있을 수 없다. 중립지대를 말하는 것은 기회주의적으로 이쪽 저쪽을 기웃거리겠다는 것이다. 누구도 언제까지나 양 진영 사이에서 자유롭거나 초월적이거나 중립적일 수 없다.
물론 일시적으로 항상 첨예한 사태의 중간에서 갈피를 못 잡는 개인이나 세력들이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중립자들을 최대한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무력화하고, 반대진영을 최대한 고립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영 내부에 있다고 아무런 비판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상호 비판과 자기비판이 있어야 한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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