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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자정치신문79호목차/임박한 한미FTA 누가 중심 누구를 타격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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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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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9 01:46:28, 조회:9,677, 추천: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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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한-미 FTA!
누가 중심이 되어 누구를 타격할 것인가?
지난 5월 한-EU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에 이어 한-미 FTA가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 직전에 있다. 한-미 FTA는 2006년 노무현 정권과 미국 부시 정권에 의해 시작되어 2007년 4월 협상안이 체결되었다. 이어서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서 올해 2월 미국에 의해 재협상이 진행되고 마침내 10월 미 의회 상하원을 통과하면서 한국에서 일전을 앞두고 있다. 한-EU FTA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야합에 의해 국회에서 통과되고 운동진영은 그것을 막지 못했다. 한-미 FTA는 한-EU FTA에 비해 노동자 민중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 파멸적일 뿐만 아니라 한-미-일 제국주의 동맹을 공고히 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자체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도 지대하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거나 한-미 FTA가 노동자 민중에게 타격을 가하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만큼의 보완책을 마련하여 민주당과 야합을 통해 처리하려 할 것이다. 한-미 FTA는 한나라당이 얼마나 독점자본의 이해를 일관되게 대변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며, 한-미 FTA 협상의 원죄를 안고 있는 민주당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결국은 독점자본의 이해를 거스르지 못하는 독점자본의 또 다른 대변자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물론 한-미 FTA 반대 투쟁 전선에서는 전체 노동자 민중 진영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그 투쟁의 결과에 따라 제한적이고 기회주의적인 행보를 취할 수도 있다.
노동자 민중 진영도 한-미 FTA 통과를 앞두고 본격적인 최후의 결전을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에서는 전 조합원에게 투쟁 지침을 내리고 있으며 전농 등을 위시로 한 농민운동 진영도 이미 농성을 개시하였고 대중집회를 개최하려 하고 있다.노동자 농민을 포함하는 민중진영 전체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이하 범국본)로 결집하여 투쟁하고 있다.
전 세계 공황을 맞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독점자본은 한-미 FTA를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 독점자본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대미 수출이 증대하고 국민총생산이 5.7% 성장하여 35만 명의 취업자가 증대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이 낙관적 전망에 대해 한-미 FTA를 반대하는 운동 진영에서는 이것이 대표적인 불평등 조약으로 ‘을사늑약’과 같은 것이고 이 조약 체결에 앞장선 이명박과 통상본부장 등 고위급 관료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같은 ‘매국노’라고 규탄하고 있다. 물론 한-미 FTA에서 미 제국주의가 가진 경제적, 정치적 힘들이 월등하기 때문에 그 힘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협상안도 전반적으로 미 제국주의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 FTA를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1905년의 ‘을사늑약’과 같은 불평등 조약이라는 관점은 한국자본주의의 발전, 그것도 독점자본의 성장을 간과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관점이 아니다. 또한 노동자 민중의 한-미 FTA 반대 투쟁을 자칫하면 애국주의적, 국가주의적으로 오도할 수 있다.
한-미 FTA 반대 투쟁에서의 좌우편향
범국본은 ‘2011년에 국회비준에 즈음한 한-미 FTA 분석 특별보고서’(2011. 11)에서 전반적으로는 한-미 FTA가 농민, 어민이나 소상공인 등 소부르주아 하층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는 것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진영에 의한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성장의 효과라는 것이 사실은 미국의 전기 자동차 부분에 대한 관세율 인하의 제한성, 섬유 및 자동차 긴급수입 제한 조치 등으로 말미암아 “3. 한미 FTA는 미국에서 한국 기업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한-미 FTA는 전 세계적 공황의 한 가운데서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진영이 내세우는 성장이나 고용의 문제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거두는 효과라는 것도 노동자 민중 진영이 받을 치명적인 생존의 파멸로 인해 상쇄되어 지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범국본은 자본진영의 예측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전제 하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자본진영의 논리를 반박하려는 목적 하에 만들어졌지만 결국은 자본의 입장에 서 있다. 왜냐하면 이 논리는 결국 생산성 향상이 되면 성장을 가져오고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는데 사실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자본의 성장 자체가 실업을 가져오고 노동력의 재생산비인 임금을 저하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미국에서 한국기업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한국자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의 입장에서 한-미 FTA를 분석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독점자본의 집행위원회임을 감안한다면 한-미 FTA가 독점자본의 이해에 철저하게 복무하는 협상이기 때문에 한-미 FTA 체결에 앞장선 무리들은 ‘매국노’가 아니다. 저들은 독점자본의 인격화된 대변인인 국가의 수장이자 고위관료들로 자본가 국가와 독점자본의 국가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미 FTA가 예측과는 달리 “미국에서 한국기업을 보호하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면 그런 점에서만 ‘매국노’인 셈인데 그런데 그러한 주장은 노동자 민중의 입장이 아니라 결국 애국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자본의 입장에 서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애국주의, 국가주의적인 입장이 한편에서 한-미 FTA 반대투쟁 전선을 교란한다면, 극히 소수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급진적인 맑스주의의 이름으로 투쟁전선을 교란시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은 현실 운동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맑스주의의 혁명성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이들 관념적 맑스주의자들은 자유무역이라는 것이 자본의 국제화를 의미하고 그것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의 물적 토대를 제공하기 때문에 진보적이라는 주장을 한다. 따라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기 조차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맑스의 입장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나 철저하게 反맑스주의적인 것이고 종파주의적이고 반동적이다. 이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면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략과 지배는 봉건제적 생산관계를 파괴하고 자본주의 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에 진보적인 것이다. 따라서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는 진보적이고 제국주의에 맞서서 민족해방투쟁을 하는 것은 반동적인 것이 된다. 여기에 이르자 “일본 제국주의 지배는 조선을 근대화 했다”는 뉴라이트 식민사관이 떠오른다.
이러한 류의 주장은 맑스의 입장을 철저하게 비변증법적으로 보는 것이다. 맑스나 레닌이나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는 자본주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맑스, 레닌은 그 발전이란 것이 식민지 지배를 당하는 노동자 민중을 철저하게 짓밟고 수탈한 결과이기 때문에 제국주의와 맞서는 식민지 해방투쟁을 통해 사회혁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한-미 FTA도 자유무역으로 자본의 세계화를 낳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 민중이 이것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에서 계급적으로 단결하고 계급의식이 고양되어 사회혁명을 이룰 때만이 진보적인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미 FTA가 자유무역이라는 주장도 일면만 보는 것이다. 범국본이 몰계급적 관점으로 분석하기는 했지만 미국은 자국 독점자본의 경쟁력에 유리한 농축수산업, 영화, 제약, 기계, 금융 서비스 등에서는 한국에 관세율 인하를 요구하고 불리한 자동차, 전자, 섬유 산업 등에서는 관세율을 가능한 낮추지 않고 무역장벽을 쌓아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고 한다. 결국 한-미 FTA는 전반적으로는 양국 독점자본 간 교역의 확대를 낳는 것이 분명하지만 산업별로 보면 자유무역의 확대와 보호무역이 교차되고 있다. 실제 산업자본주의 발전 시기에 독일 자본주의는 발전한 영국 자본주의에 맞서 보호무역으로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자국 산업이 경쟁력이 생기자 자유무역을 요구하기도 했다. 자본은 자유무역을 하는 과정에서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여 자유무역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보호무역에 있어서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각각 노동자 민중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강화했다. 이런 점에서 자유무역이나 보호무역이나 전부 노동자 민중의 입장에서는 반동적인 것이다.
한-미 노동자 민중을 동시에 착취, 수탈하는 한-미 FTA
국회 처리를 목전에 둔 일촉즉발의 순간이지만 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미 FTA를 철저하게 노동자 민중의 입장에서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올바른 계급적 인식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절실한 것이다. 우리는 한-미 FTA 반대 투쟁에서 철저하게 노동자 민중의 입장에 서서 우리가 타격해야할 주적이 누구인지, 누구를 무력화하고 중립적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누구를 연합대상으로 할 것인지, 이 연합대상에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연합대상은 누구인지, 철저하고 일관된 동맹 세력은 누구인지를 전략전술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 FTA 협상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할 무렵 이명박은 미국을 방문하여 환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가 ‘각하’를 비난했다.
우리가 찬사를 보내는 각하는 국민을 사랑하는 분입니다. 각하는 농민과 노동자를 사랑하십니다. 하지만 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분은 한국의 대통령인데도, 오로지 미국의 노동자와 농부를 사랑하십니다. 미국인 여러분! 각하가 여러분들을 사랑했던 것처럼 한국 국민들에게도 관심과 존중을 보여주도록 설득해주세요. 아! 우리 각하의 이름은...(나는 꼼수다 24회 영어 오프닝 멘트)
‘나는 꼼수다’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유쾌하게 비틀고 폭로하고 있지만 계급적 시각이 빈 촌철살인의 말들은 공허할 뿐만 아니라 한-미 FTA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혼란스럽게 하여 투쟁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명박이 한국의 노동자 민중을 사랑하지 않고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이 한-미 FTA 체결로 미국 노동자 농민을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주장은 애국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 선동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한국 노동자 농민과 미국 노동자 민중의 이해를 대립시킨다. 노동자 국제주의 원칙에 반하는 이러한 선동은 실제 한-미 FTA 체결로 타격을 받는 미국 노동자 민중의 실제적인 이해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한-미 FTA는 전반적으로 미 제국주의에 유리하지만 본질적으로 양국 독점자본에 유리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한-미 FTA를 KORUS(KOREA-US) FTA라고 하고 있다. 여기서 ‘코러스’는 ‘CHORUS’ 즉, ‘합창’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키는데 이를 통해 저들은 한-미 FTA가 양국 더 나아가 양국 노동자 민중의 이해에 일치하는 것으로 호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오바마정권과 미 민주당 중심으로 재협상 논의가 시작되고 재협상된 내용을 바탕으로 의회를 통과한 것은 한-미 FTA를 자국 산업에 유리하도록 개정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미 의회를 통과한 협상안은 노무현 정권 때 체결한 내용보다도 한국에 불리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국가 간, 산업별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노동자 계급의 이해와 하등 관련이 없다. 왜냐하면 자유무역이나 보호무역이나 전부 다 자국 자본을 위한 것이고 산업별로 유불리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자본의 이해득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노동자 계급과 민중은 오로지 한-미 FTA가 노동자 민중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를 중심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한-미 FTA 협상은 기본적으로 자본의 경쟁력을 위해 정리해고와 노동의 유연성 강화 조치로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노동자에 대한 공격 조치로 나타날 것이다. 규제완화와 비용절감 조치는 노동자가 투쟁으로 쟁취한 노동권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임금인하로 나타날 것이다. 물론 한-미 FTA는 ‘노동장’(labor chapter)이라고 하여 국제적 수준의 노동권리 보장 부분이 형식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미국 독점자본이 상대적으로 저임금과 낮은 조건을 가진 한국 자본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하지만 ‘이행의무 부과금지’ 조항으로 인해 노동장을 준수할 강제적 의무는 없다. 또한 미국 자본이 국내에 진입했을 때에는 한국의 상대적 저임금과 낮은 노동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노동장을 무시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게다가 한-미 FTA에서의 노동, 환경에 대한 규제 완화 조항은 미국 기업이 인수 합병 시 고용승계, 단협승계 의무조항을 무력화하도록 해 노동3권이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 부분에서의 구조조정이나 사유화 역시 확산될 것이다.
농민 같은 경우도 이미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타격을 받은데 이어 전농으로 조직되어 있는 소농과 중농 전체가 괴멸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쌀은 지켰다“고 하지만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07년 8월 미 대사와의 만남에서 “WTO 쌀 관세화 유예가 2014년 종료되면 한국정부는 미국과 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한 것이 위키리키스 폭로에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 해 농림수산식품부는 쌀 관세화 유예시기를 2012년으로 앞당겼다. 소농, 중농에 비해 상대적 부농들이라 할지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2대 의장출신인 이경해 열사가 지난 2003년 WT0에 맞서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것을 봐도 한국 농민 절대 다수가 한-미 FTA로 타격을 받을 것이며 한국농업은 소수 기업농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미 거대 상업자본에 의해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 상인들과 소공업인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10만 명이 참여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려 하고 있다. 이밖에 영리병원의 도입과 ‘의약품-허가 특허 연계 조항’ 등은 약값을 급등시키고 노동자 민중이 투쟁으로 쟁취한 건강보험 제도를 송두리 채 뒤흔들게 될 것이다.
한-미 FTA 체결이 가져올 치명적인 결과에 대해 여기서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 협정은 노동자, 농민을 포함한 소부르주아 중하층 전체는 물론이고 소부르주아 상층 일부의 생존권에 중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다.
반면 범국본이 “미국에서 한국 기업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몰계급적인 우려와 달리 계급적 입장에 충실한 자본 진영은 한-미 FTA 체결에 대해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독점자본가 계급이 몰려 있는 전경련은 물론이고 자본진영 전체가 결집한 경총도 마찬가지다. 전국은행연합회 같은 은행자본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논평을 내고 있다. 심지어 중소기업중앙회도 개성공단에서의 특혜를 요구하고 자신들에 대한 지원 금액을 늘려달라는 전제 하에서 적극 찬성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중소 자본은 부품사처럼 대다수가 독점자본에 하청 계열화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의 수출 상승이 자신들에게도 덩달아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한-미FTA가 실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의 예측과 상관없이 한-미FTA에 대해서는 미 독점자본은 물론이고 한국의 자본진영 전체가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별 이해관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미 FTA에 대해 미국 독점자본이 절대적으로 찬성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미국가족농연합(National Family Farm Coalition)은 “한-미 FTA에서 승리자는 국제 투자자 권리로부터 이익을 얻게 되는 국제 금융업자들과 증가된 자동차 수입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동차 제조업자이다. 한-미FTA에서 패배자는 제조업자, 노동자, 농민과 소비자들”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미국 농민의 평균 토지 소유 규모가 397에이커(1에이커는 1224평)인데 반해 한국농민은 3.5에이커인데 비춰볼 때 미국의 가족농이 한국 부농에 비해서도 훨씬 대규모적인 농업을 하고 있음에도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노총(AFL-CIO)은 노무현 정권과 부시 정권이 타결한 협상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권이 체결한 최종 협상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반대하는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 노총 내 핵심 산별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오바마 정권의 한-미 FTA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나서면서 이번 협상안 통과에 앞장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전미자동차노조는 모든 나라들에서의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국제적인 이해와 평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지지한다.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 국제무역은 반드시 공정하고 정당해야만 하고 이익이 노동자들과 그 집단에 폭넓게 분배된다는 것을 확신하도록 해야 한다. … 2010년 12월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한 한-미 FTA는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도록 하는 중요한 전진을 담고 있다.(전미자동차노조 성명서)
전미자동차노조는 이 성명서에서 전임 부시 정권이 체결한 FTA 협상을 반대하는 반면 오바마 정권이 자동차 관련 조항을 재협상하고 있기 때문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미 FTA가 최종 타결된 직후 전미자동차 노조 위원장인 밥 킹은 재협상안이 “미국 자동차 수출을 위한 시장 접근이 크게 신장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한국 자동차 수입의 물결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자동차업종 보호조항을 강력하게 포함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국 노동운동 진영이 한나라당을 반대하고 민주당과 계급협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노동자 운동은 독자성과 계급성을 상실하고 오마바 정권과 자본에 노골적으로 포섭되어 있다. 미국 노동자 운동 내의 핵심인 전미자동차노조는 오바마 정부가 주도하는 한-미FTA가 자국 자동차 산업에 유리한 내용으로 재협상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정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노동계급 운동 내부는 이렇게 오바마 정권을 통해 제국주의적일뿐만 아니라 자국 산업자본가에게 봉사하고 자국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경우에조차 다분히 애국주의적 관점으로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트럭운송협회
한국 다국적 기업에게 미국법률을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권리를 준다는 것이 이 거래의 진짜 위험한 이유 중 하나이다. 왜 외국 기업과 투자자가 우리 소기업 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힘을 가져야만 하는가?
그러나 제국주의적이고 미 독점자본에 포로가 된 반노동자적 입장과 달리 미국 노동자 민중들 역시도 한-미 FTA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점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1992년 체결되고 94년 1월부터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NAFTA 발효 첫 해인 1994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노동소득분배율은 각각 68%, 64%, 50%였다. 2007년 노동소득분배율은 각각 65%, 60%, 40%로 떨어졌다. 멕시코의 실질임금은 되레 떨어졌다. 멕시코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93년 실질임금을 100이라 했을 때 1997년은 81.6, 2001년은 95.8이었다.(‘깨진 약속’ NAFTA의 교훈, 경향신문, 2011.10.25)
미국 독립정책 싱크탱크인 ‘오클랜드 연구소’(The Oakland Institute)에서 발표한 “한-미FTA에 관한 다섯 가지 거짓말을 폭로하다”는 글에서는 한-미 FTA가 양국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고 노동자를 조직화하기 위한 권리를 파괴하고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그 근거로 NAFTA를 들고 있는데 1992-2005년까지 중간 CEO의 급료는 186.2% 증가한 반면 노동자 중간층 임금은 단지 7.2% 증가하고 소득 불평등은 약 39%까지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노동자의 72.7%를 차지하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미국 노동자들은 나프타 체결 이전인 1993년에 비해 평균 13% 하락했다고 한다.
미국의 혁명적 노동자 조직인 ‘노동자세계당’은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에 1994년 전미자동차노조의 조합원은 7십6만 명에서 2009년에는 GM 등에서 대규모 노동자들이 실직한 결과로 3십5만5천 명으로 줄어들고 노동자의 권리가 약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미국 노동자계급에게 가해진 자본의 공격을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것만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2007년 말 미국에 들이닥친 공황의 여파와 여기에 맞서 미국 노동자계급이 제대로 투쟁하지 못한 결과의 측면도 있다. 그러나 미국 노동자계급에게 가해진 공격들은 한-미 FTA가 미국 노동자 민중들에게도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자유무역법은 아주 해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인민과 노동자 사이에 서로 이익이 되는 협정이 아니다. 그것은 각국의 지배계급 사이에서 노동자 대중들, 즉, 노동자계급과 개별 농민들을 효과적으로 착취하는데 이해가 일치하는 협정이다. 그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희생으로 무역과 금융을 지배하는 1%- 혹은 아마도 가장 부유한 1%를 부유하게 한다.(‘자유무역’과 제국주의, 노동자세계당, ‘WORKERS’, 2011. 10. 23)
그리하여 ‘노동자세계당’은 한-미 FTA는 “양국의 노동자를 공격”하기 때문에 한미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국제적 단결을 외치고 있다.
한-미 FTA 반대투쟁! 누가, 누구를
이제 한-미 FTA의 본질은 분명해졌다. 이제 쏘련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의 원칙이었던 ‘누가, 누구를’처럼 누가 일관된 우리 편이고 누구를 끌어들여야 하는지, 누구를 중립화나 무력화의 대상으로 하고 누구를 주요한 타격 대상으로 할지 전략 전술적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 FTA는 한미 독점자본의 이해에 복무한다. 이 투쟁은 미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한국 독점자본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이다. 이 투쟁에서 미 제국주의에 의해 자국 내에서 탄압당하고 있는 미국 노동자 민중들은 철저한 국제주의적 단결의 대상이다. 이 투쟁은 한-미 노동자 민중의 분열을 부추기는 애국주의가 아니라 일관되게 국제주의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 그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되어 농민과의 동맹 특히 전농으로 조직된 중소농민을 중심으로 하여 강고한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에서 한농연 같은 상대적 부농의 경우에도 이 투쟁전선에서 같이 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은 전농 같은 전투성이 없고 일관되게 반대하지 못하므로 이점을 경계해야 한다.
소부르주아 중하층인 영세상인, 소상인들도 이 투쟁에서 견고한 동맹의 대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 이명박 정권의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하고 있지만 과거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한-미 FTA의 원죄를 안고 있고 현재 투쟁에서도 부분적인 보완대책으로 ‘조건부 찬성’ 또는 ‘조건부 반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조건부로 공동 투쟁할 수는 있어도 그 기회주의성을 경계하고 이들이 독점자본 좌파로서 반동성을 드러내고 노동자 민중을 배신할 때는 대대적으로 폭로하고 타격해야 한다. 중소 부르주아는 노동자를 착취하지만 한미 독점자본에 의해 종속되어 위치가 불안정하므로 중립세력이 될 수 있도록 일면 타격, 일면 견인해야 한다. 범국본 내에서 시민단체, 민족주의 세력 등 애국주의적, 국가주의적 관점으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소부르주아적 입장의 세력들과는 공동전선으로 같이 나아가되 이들의 몰계급적 입장에 대해서는 비판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에게 파멸적인 한-미 FTA를 반드시 분쇄하자! 전 세계 공황에 이어 그 공황으로 인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 대한 착취와 수탈의 강화로 돌파하려고 하는 한-미 독점자본의 기도를 반드시 분쇄하자! 한-미 FTA 반대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혁명적 중심성을 발휘하고 제 민중과 함께 미 제국주의와 한국 독점자본주의에 맞서 변혁적 전망과 투쟁 역량을 강화하자! 단지 이점에서만 한-미 FTA가 독점자본이 결코 원치 않고 두려워하는 역사적 진보를 달성케 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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