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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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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9 01:44:52, 조회:9,677, 추천: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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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살해와 제국주의
제국주의 침략 정점에서 자행된 잔혹무도한 사건
카다피가 반군들에게 유혈이 난자한 채 비참하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카다피를 체포한 반란군들은 그를 처참하게 폭행하고 모욕을 일삼은 끝에 현장에서 살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살해당한 카다피의 시신은 고깃덩어리처럼 정육점 냉동창고에 공개 전시를 하는 것으로 부관참시 당했으며 유족들에게 조차 인계되지 않고 비밀리에 매장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다피의 사망에 대해 “보도되고 있다”, “알려지고 있다”, “전해지고 있다”는 단정적이지 못한 표현을 쓰는 것은 여전히 카다피 체포, 사망과 이후 매장 과정까지의 전모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마타바(Mathaba), 제4언론(The 4th Media) 등 일부 독립언론에서는 오사바 빈 라덴의 살해와 마찬가지로 카다피 살해는 조작된 것이고 증거가 확실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마타바는 체포와 살해 직전에 화면에 흐릿하게 공개된 인물이 실제 카다피가 아니라 카다피 고향마을인 시르테에서 비슷한 얼굴을 가진 알리 마지드 알 안다루스(Ali Majid Al Andalus)라는 사람을 죽여서 조작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폭로하기조차 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그러면서도 마타바는 카다피가 설사 죽었다 하더라도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인민들의 가슴 속에 살아남아 저항을 이끌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이기도 하고 있다.
‘대량살상 무기’를 근거로 이라크를 침략했던 미 제국주의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 것처럼 카다피 살해뿐만 아니라 리비아에 대한 제국주의 침공의 전모와 진실을 밝히려는 태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카다피 살해에 대해 제국주의 침략을 반대하는 쿠바 카스트로나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등 反 제국주의 진영이나 침략에 가담하지 않은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만약 카다피가 살아 있다면 언젠가 스스로 어떠한 방식으로든 얼굴을 드러낼 것이고 그러한 조작이 폭로된다면 제국주의 국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이점에서만은 조작의 근거는 약하다. 제국주의의 정보조작과 통제, 진실은폐가 이런 음모론을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단 카다피 사망을 객관적인 사실로 인정하는 속에서 그것이 정치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카다피 살해는 그를 시르테에서 체포한 반란군 중의 누군가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배후에는 미 제국주의와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있다. 그 동안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카다피 살해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혀 왔고 실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카다피 최후의 은신처인 시르테에서 카다피 경호차량을 추적하고 미국 무인기와 이탈리아, 프랑스 공군기가 여기에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카다피가 반란군들에게 체포당해 살해당했던 것이다.
카다피 살해에 대해 일부 국제인권단체, UN에서도 포로에 대한 제네바 협약을 어긴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다. 카다피 살해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리비아국가과도위원회(NTC)에서도 살해범을 찾아 단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를 직접 끌어들여 자신들의 조국을 피로 물들인 제국주의 하수인인 과도위원회는 말할 것도 없고 인권단체나 UN이 말하는 ‘인권’ 운운이 가소로운 것은 이들 친 제국주의 기관들이야말로 리비아에 대한 ‘인권’, ‘인도주의 개입’ 운운하며 제국주의가 리비아를 침공하도록 부추긴 ‘바람잡이들’ 이었고 실제 제국주의가 리비아를 침략해서 리비아 인민을 도륙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던 침략과 학살의 공범이었기 때문이다.
카다피 살해는 제국주의가 리비아를 침공하고 리비아를 완전하게 강탈하고 강도 같은 지배력을 구축하는 전 과정의 정점에서 벌어진 잔혹무도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리비아 지도자의 죽음이 이렇게 참혹했다면 리비아 인민들이 지금껏 겪어왔고 앞으로 겪어야할 참상은 더 끔찍하다.
‘인도주의적 개입’의 야만성과 제국주의의 실체
제국주의 열강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내세워 리비아에서 반정부시위가 시작된 지 불과 11일 만인 2011년 2월 26일 리비아 정부군의 유혈진압에 대하여 반인류 범죄(이에 대해서는 글로벌 리서치나 많은 독립언론에서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번 호 노동자정치신문에 실린 ‘리비아인민을 위한 승리인가-리비아 전쟁에서의 10가지 거짓말’을 참고하라!)로 규정하고 3월 17일에는 리비아 영공에 비행금지구역(NFZ)을 설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틀 후에 제국주의 연합군은 프랑스와 영국군을 선두로 즉각적인 리비아 침공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리비아 도시 전역과 학교, 병원, 탁아소 등 제반 시설이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미국은 첩보위성과 정보기관을 통해 이 전쟁을 배후에서 총지휘하고 유럽 제국주의 나토군은 리비아에서 7달 동안 2만 6천 소티(비행 출격횟수)를 기록했고, 방공시설 및 1천대 이상의 탱크와 차량, 카다피 측의 지휘시설 등 5천9백여 개의 군사 목표물을 파괴했다. 심지어 뉴욕타임즈는 영국, 프랑스 특수부대가 직접 리비아 내에서 반군에 대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나토군은 비행기 공습이 군사시설에 한하여 정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해 어린아이, 노인을 포함해서 수만 명의 리비아인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하고 부상당했다.
나토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쏘련에 대응하고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으로 탄생된 이래 미국의 주도하에 제국주의적 침략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나토는 1999년 코소보 전쟁에 개입하였고 2003년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제국주의적 개입을 하고 있다. 반쏘 반공주의 동맹으로 만들어진 나토의 중심에는 미 제국주의가 있으며 이 제국주의 동맹기구는 여전히 리비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전역, 아시아, 남미 등 세계 전역에서 제국주의 강도 기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제국주의 열강은 리비아에 나토군을 투입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그 명분으로 삼았는데 그것이 얼마나 추악하고 반동적인지 리비아에서 실험적으로 과시했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는 리비아 혁명의 승리를 선포하고 이제 리비아에서 자유정부가 꾸려질 것이라고 선전하지만 리비아에 제국주의를 끌어들인 반인민적인 괴뢰 반동 세력에 불과하다. 이들 괴뢰 세력들은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 정보기관과 군사기구에 의해 훈련되고 물자를 공급받으면서 구 왕정의 근거지인 벵가지를 근거지로 해서 카다피를 축출하고 반동 정부를 세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도위원회는 대중적인 지지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오로지 제국주의의 무력개입에 의해서만 리비아를 장악할 수 있었다. 실제 반군들은 고작 몇 주만 지나면 승리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미 제국주의와 나토군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도 8개월이 지나서야 리비아를 장악할 수 있었다. 반란군들은 제국주의의 공습이 잠시 소강상태일 때에는 수차례 리비아 군의 공세에 밀려 퇴각하기도 했다. 나토군은 11월까지 리비아 공습을 연장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반군들은 트리폴리, 시르테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출신 리비아 인들이나 이주노동자들을 대량으로 무참하게 학살하는 인종주의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제국주의 열강은 리비아 전쟁이 끝났다고 선포하면서도 리비아에서 물러가지 않고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나토는 카다피 사망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행기 동안 시민군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의 위임통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바마는 또한 리비아 국민에게 “이제 우리는 파트너가 되었다”고 선언함으로써 리비아에 제국주의적 침공 이후 그들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제국주의가 리비아를 공격한 주된 이유는 리비아는 물론이고 중동에서 석유 생산지를 절대적으로 안전하게 통제하려는 것이다. 비록 리비아는 세계석유의 2%만을 생산하지만 이 석유는 양질의 것으로 세계시장에서 매우 중요했다. 미국은 또한 아프리카군사령부(AFRICOM)를 통하여 아프리카 지역에서 중국이 거점을 가지고 있는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석유와 천연자원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군사령부는 2008년 부시 행정부가 중국이 아프리카의 광대한 석유와 천연자원을 통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미국의 특수군사기구이다. 세계 제국주의 패권국으로서 냉전 이래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있던 미국은 거대한 경제 확장을 해가는 중국에 대해서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으며 중국의 석유 회사나 천연자원 회사들이 아프리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아프리카군사령부 기지를 설치할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데(지금 이 기지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다), 리비아 전쟁이 끝나면 중국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곳에서 아프리카군사령부가 가동될 것이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는 리비아 침공을 통해 석유지원에 대한 통제와 더불어 리비아와 중동 전역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지배를 완성하려 하는 것이다.
리비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바마는 카다피가 사망하자 리비아 국민들에게 “당신들이 스스로 혁명을 쟁취했습니다”(“You have your own revolution”)고 말했다. 리비아 반란을 이끈 과도국가위원회(NT C)의 중심 세력은 누구인가? 그들은 구 왕정, 이슬람 극단주의, 친 제국주의 세력들로 구성된 반인민적 세력들이다. 과도국가위원회는 지금까지의 군사개입도 모자라 ‘2011년 10월 31일에 철수하겠다.’는 나토군을 부여잡고 2011년 12월말까지 리비아에 남아 군사작전을 수행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카다피의 처참한 죽음은 ‘독재자의 말로’라는 제국주의의 중상비방과 다르게 자주권을 상실하고 제국주의에 유린당하고 학살당한 리비아 인민과 제국주의 지배와 침략에 신음당하고 있는 전 세계 인민들의 현실을 비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리비아 카다피는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리비아 자마히리아라는 인민국가를 건설하고 석유 산업 국유화와 무상체제를 구축하여 리비아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가장 높게 만드는데 앞장서 왔다. 카다피는 反 제국주의를 기치로 해서 제국주의 침략을 규탄해 왔고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주적인 인민국가 건설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1991년 리비아를 지원하던 쏘련 사회주의의 해체와 1990년과 2003년의 이라크 침공을 보면서 2000년 중반부터 제국주의에 굴복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리비아의 국유화된 석유 시설은 제국주의 독점자본으로 넘어가기 시작했고 내부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카다피가 제국주의에 부분적으로 굴복하기 시작했지만 제국주의에게 카다피는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같이 중동 대다수 국가들처럼 노골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일례로 아프리카 전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카다피가 최근 안정적인 리비아 통화를 가지고 달러와 유로에 맞서는 아프리카통화기금을 창설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국국주의의 리비아 침공은 여전히 눈엣가시인 카다피를 제거하고 리비아에 대한 완전한 제국주의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국주의는 이제 꼭두각시인 국가과도위원회 내세워 리비아에 대한 신식민지 지배를 강화할 것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리비아 침략 과정에서 자신들이 수행한 역할을 서로 과시하면서 그 기여분 만큼 전리품을 차지하려 혈안이 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획득한 전리품의 분배를 둘러싸고 리비아를 재분할하기 위한 제국주의 국가 간 대립도 강화될 것이다. 저들은 국가과도위원회 중에서 저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내세우려고 하는 각축전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리비아과도위원회 내부의 추악한 면모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날 것이고 내부의 분열도 심각해질 것이다. 제국주의 군사력으로 인해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제국주의 지배와 리비아 내부 반역자들이 인민들에 대한 억압과 강탈이 늘어날수록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제국주의 지배에 맞서는 리비아 인민들의 저항도 점차 격렬해질 것이다.
리비아에서 제국주의의 축출을! 제국주의 앞잡이인 국가과도위원회의 해체를! 리비아에 자결권을! 리비아인의 해방을!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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