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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자정치신문 77호 목차/사악한 자본주의 변호론, ‘자본주의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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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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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01:57:24, 조회:9,975, 추천: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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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본주의 변호론, ‘자본주의 4.0’
부르주아 변신 몸부림은 공포의 산물
자본주의의 경제위기는 정치위기를 낳고 이것은 부르주아 정치체제뿐만 아니라 부르주아 경제학의 위선과 부패를 만천하에 폭로하게끔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위기에 빠진 체제를 구출하기 위해 독점자본의 최후의 보루인 국가의 물리력을 동원해서 노동자 인민을 탄압하고 투쟁을 분쇄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물리력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이데올로그를 동원해서 이론적으로 자본주의를 변호하기 시작한다. 지배계급의 철학은 세계의 변화가능성을 거부하고 정체해 있고 불변의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철학적 입장을 바탕으로 해서 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은 자본주의를 진보적인 체제로 이행할 수밖에 없는 과도적인 체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류 최후의 생산양식으로 간주한다. 맑스는 이러한 자본주의 변호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부르주아지가 정권을 쟁취했다. 이 순간부터 계급투쟁은 실천과 이론 모두에서 더욱더 공개적으로 위협적인 형태를 취했다. 그와 더불어 과학적인 부르주아 경제학은 조종을 울렸다. 그 뒤부터는 벌써 어떤 이론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가 문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자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편리한가 불편한가, 정치적으로 위험한가 아닌가가 문제로 되었다. 객관적인 학자들 대신 고용된 앞잡이들이 나타났으며, 진정한 과학적 연구 대신 비양심적인 사악한 변호론이 나타났다."(맑스, 자본론 1권 서문, 비봉출판사, 김수행 역, pp.12-13)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한 선봉에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파쇼신문인 조선일보가 나섰다. 그 동안 그리고 여전히 한편에서는 반동적인 논리와 사실왜곡, 조작으로 악의적인 매도와 선전을 일삼고 독점자본주의의 악행과 패덕, 부패와 기생성을 옹호하던 조선일보가 이제는 ‘착한 자본주의’를 말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8월 초부터 ‘자본주의 4.0’ 기획기사를 통해 비정규직 차별, 청년실업, 최저임금 등 사회적 양극화(노동자 인민의 궁핍화) 문제와 빈곤의 문제, 교육경쟁 시스템,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 발전, 고졸자, 청년 고용의무제 등 한국자본주의 전반의 문제에 대해 파헤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기획기사는 정동영의 변신만큼이나 놀랍고 신선하다. 그토록 성장을 강조하던 조선일보가 이제는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동희오토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악의적으로 매도하던 조선일보가 이제는 동희오토 이백윤지회장의 인터뷰를 싣고 동희오토 자본의 하도급 방식을 비난하며 “이런 고용방식으로 '경차 생산 100만대' 기록을 세운 동희오토를 보면 왜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면 거의 다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하는 걸 보면 천지개벽할 일이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이 상태로 굳어지면 21세기 신(新) 근로자 신분 사회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조선일보의 주장 뒤에는 “정규직이 누리는 처우 속엔 비정규직 희생의 대가가 포함돼 있다.”처럼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분열시키고 정규직의 양보를 획책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조선일보는 선별적 복지를 강조하면서 마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실은 최근 첨예한 논란을 빚고 있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속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의 그 동안의 반동적 논조를 볼 때 단순히 꼼수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도록 한다. 무엇이 조선일보를 ‘신자유주의 비판’에 앞장서는 ‘착한 신문’으로 변신하게 했는가? 조선일보 변신의 이유는 무엇인가? 조선일보는 ‘자본주의 4.0’ 기획 기사 곳곳에서 그 이유를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전(全) 지구적으로 확대된 무한경쟁에서 탈락한 패자(敗者)가 우리 사회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정규직‧중소기업‧빈민 등 각 분야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극한 경쟁의 자본주의3.0(신자유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특히 청년층이 일자리를 못 구하게 된 것은 자본주의의 시한폭탄이다.”
“불만 쌓여가는 30~40대 화이트칼라”
“한 줄 세우기로 다양성을 말살하고 젊은이들에게 패배감을 주는 '1등만 기억하는 사회'는 양극화를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것”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
대졸(4년제) 비정규직, 백수 매년 15만명… 한국자본주의 안에서 폭탄 키운다
"경제적, 계층적 격차가 더 이상 벌어지기 힘들 만큼 벌어진 상황에서 천문학적 이익을 내는 기업 소유주가 사회적 모순을 나 몰라라 한다면 '경제의 재스민 혁명(튀니지를 시작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혁명)'이 터져날지도 모른다"
쏘련 사회주의의 붕괴라는 역사적 격변을 앞에 두고 이후 일시적 호황국면에서 부르주아는 ‘이데올로기의 종언’, ‘자본주의 영구번영’, ‘신경제’ 등 운운하며 사회주의의 패배와 자본주의의 승리를 구가했다. 그러나 이제 전 세계적 공황을 맞아 그 자신감은 사라지고 ‘신자유주의’ 위기, 종말이라는 절박한 외침이 울려 퍼지고 있다. 이명박정권 역시 '747' 공약, '기업 프랜들리' 정책에서 그 기만성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모델의 한계’, ‘약육강식의 정글’ 운운하며 ‘친서민 중도실용’, ‘공정사회’, ‘공생발전’을 연이어 내걸고 있다.
조선일보의 변신은 정권 차원의 변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민주당의 ‘좌경화’는 물론이고 박근혜의 복지체제 강조 등 정치권 전반의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물론 그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르주아 정치인은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 우파 성향으로 간주되던 정동영의 변신이다. 정동영의 변신에 대해 정치전략으로 간주하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일각의 경계도 있고 용산투쟁과 희망버스 참여, 한진 청문에서 조남호에 대해 ‘해고는 살인이다’고 외쳤던 감동을 보며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부르주아 한 정치인의 변신에 대해 진정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주관주의 심리학의 문제이지 사회과학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무엇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 반동적이고 가장 우익적이던 조선일보가 스스로 사민주의 진영이나 좌파진영에서 주장했던 ‘신자유주의 성찰’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를 폭로하게 만들었는가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4.0’이라는 저서를 쓴 아나톨 칼레츠키도 말했듯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의 대공황이다. 부르주아는 자본주의 세계 대공황이 처음 발발했던 2007년 말과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극단적으로 표출됐던 공황 초반에는 공황의 일시적인 성격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실제 전 세계적 공황은 2008년, 2009년 집중되다가 2009년 하반기에서 2010년을 넘어서면서는 일시적으로 공황의 파급력을 누그러뜨리는 듯했다. 그것은 국가의 전면적인 개입으로 인해 공황의 심화를 유예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2010년 초에도 남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위기 문제로 인해 ‘더블 딥’이 올 수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자본주의 세계 대공황은 2011년 여름에 더 노골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르주아가 말하는 일시적 침체 이후에 다시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하는 더블 딥이 아니라 전 세계적 공황이 계속되는 속에서 현상적으로 일시적 회복과 침체가 반복됐던 것에 불과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 대공황은 독점자본주의 시대에 공황의 전형적인 형태로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물론 운동진영 내에서 종파주의적 이유와 과학성의 상실로 인해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이 사실상 폐기되고 전반적 위기론이 ‘스탈린주의’로 매도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독점자본주의 시대의 전반적 위기는 레닌이 ‘사멸하는 제국주의’에서 말했듯 독점자본주의 시대의 위기를 과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공황에서 재정적자, 부채위기를 아무리 떠들어도 그것은 공황의 현상에 그칠 뿐 그 본질인 과잉생산 공황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 개입에 의해 공황이 더 심화되는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공황은 국제적 수준에서의 사회주의 체제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자체의 내적 모순에 의해 격화되고 있다. 이 전반적 위기는 몇 개 국가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를 전반적인 경제위기로 몰아가고 있으며 위기의 끝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게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또한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 인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자본과 정권에 공세에 의해 전 세계적인 노동자 인민의 투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부르주아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노동자 인민의 투쟁이 격렬하게 전국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미 2008년 촛불투쟁으로 터져 나왔으며 용산학살과 쌍용차 공장점거 투쟁,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 전북버스 노동자 투쟁, 유성투쟁, 반값등록금 투쟁, 무상급식 투쟁으로 계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희망버스’라는 형태로 계속되고 있다.
이것이 부르주아에게는 조선일보가 털어놓듯이 ‘사회불안 요인’, ‘불만의 목소리’, ‘자본주의의 시한폭탄’, ‘경제의 재스민 혁명’이라는 공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저들이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듯 전면적인 폭발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폭발은 아직 잠재적인지만 언제든 전면적으로 폭발할 수밖에 없는 폭탄이다. 부르주아는 이 폭탄이 터지기 전에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맑스가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 공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과잉생산과 대중의 빈곤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의 생산력은 고도로 발전하면서 생산물의 과잉생산을 낳고 있는데 그 반대편에서는 노동자 인민의 빈곤으로 인해 이 과잉 생산물을 소비할 수 없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체제는 이 과잉생산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 인민의 임금과 복지를 대대적으로 향상시킬 수 없다. 자본가 국가는 그리스, 미국, 한국에서 보듯 한편에서는 ‘신자유주의 반성’을 말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잉복지, 고임금 운운하며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 인민으로 하여금 ‘내핍경제’를 견디라며 공세를 가하고 있다.
자본주의 4.0은 위기에 빠진 부르주아의 공포의 산물이다.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계급투쟁은 반드시 폭발하여 자본주의를 무덤으로 몰아갈 것이다. 그러나 재정위기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똥줄이 타면서도 자본가 국가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조금도 침해하지 못한다. 자본주의 국가는 독점자본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변신의 비과학성과 기만적 실체
여기서 부르주아 체제를 옹호하는 기만적인 변호론이 나타난다. 부르주아 변호론은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과정에서 진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산업 부르주아의 이해를 대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투쟁이 전면에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부르주아 경제학은 과학을 추구했다. 그것이 이른바 아담 스미스와 리카아도의 고전경제학이다. 맑스는 이들 고전경제학자들의 과학적 한계를 비판하면서도 그들의 과학정신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부르주아가 지배계급이 되고 부르주아에 저항하는 노동자 투쟁이 격렬해지자 부르주아 경제학은 이제 더 이상 어떤 이론의 옳고 그름이라는 과학성을 상실하고 자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만을 이해타산적으로 따지고 과학적 이론에 악담과 저주를 퍼부으면서 자본을 맹목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속류 경제학이 출현했던 것이다.
부르주아 경제학은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면서도 자본의 극단적인 위기 상황인 공황이라는 격변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변할 것인가의 방식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왔다. 이른바 케인즈주의와 신고전학파(신자유주의 학파)의 대립과 변화가 그것이다. ‘경제학 혁명’이라는 케인즈주의는 국가독점자본주의 시대인 1929년부터 1930년대 중반에 미증유의 전 세계적 공황이 닥치자 자본주의를 구출하기 위해 출현했다. 레닌은 이미 공산주의 인터내셔널 제2차 대회가 열리는 1920년에 “케인즈는 자본주의를 지키려는 그의 모든 불굴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볼쉐비즘에 대한 그의 모든 증오에도 불구하고”라며 케인즈주의가 전 세계 부르주아를 사로잡기 이전에 케인즈주의의 계급적 성격에 대해 명확하게 폭로하였다.
1917년 러시아 혁명과 이후 쏘련에서의 사회주의 발전으로 실업이 척결되고 인류의 진보적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을 때 자본주의는 1929년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대공황을 맞았다. 수천만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아사자가 속출했다. 케인즈주의는 쏘련 사회주의에 대한 적대성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혁명의 위협 앞에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구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케인즈주의는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해서 금융규제와 유효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국가가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재정확대 정책을 사용하여 사회보장을 확대하고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임금상승과 사회보장 확대는 이중에서도 케인즈주의 좌파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이들이 바로 서구 사민주의자들이다.
1950년대에 들어 자본주의는 이른바 자본주의 황금기라고 하는 ‘대호황’의 시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대공황을 극복하고 호황을 맞이한 것은 최근 케인즈주의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이 인정하듯이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다. 폴 크루그먼이 미국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면 당장 18개월 만에 해결될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도 전쟁이 과잉생산물을 파괴하고 자본주의 공황을 구출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인류 전체가 말살할 수 있는 전쟁에 대해 차마 말하지 못하고 가상적인 ‘외계인 침공’을 빗대서 위기 탈출구를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부르주아는 케인즈주의에도 불구하고 공황기에 자신의 이윤을 침해당하여 경쟁 자본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아서 임금인상과 사회복지 확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유럽의 복지체계와 미국의 사회보장 체계의 근간이 만들어진 것은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이 파쇼 타도에 앞장선 것에 비해 부르주아는 자국 내에서 파쇼와 타협하면서 도덕적, 정치적 지도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파쇼체제가 무너진 후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은 다시 격렬해졌다. 제국주의 체제가 공황과 전쟁을 불러일으킨 것에 비해서 쏘련 사회주의는 파쇼와의 대결전에서 승리하고 폐허를 딛고 다시 실업근절과 무상 복지체제의 확고함을 구축하면서 계획경제의 우월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쏘련 모델을 따라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할 것을 두려워한 부르주아 체제는 노동자들에게 대거 양보를 하게 되었고 이것이 복지체제로 나타났던 것이다.
케인즈주의 경제체제는 1973년 경 다시 터진 세계 자본주의의 대공황으로 또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케인즈주의 경제체제는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의 주범으로 비난받으면서 보수주의 경제학이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경제가 성립했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그들은 국가의 전면적 개입을 반대하고 재정균형, 규제완화를 주장하면서 자유경쟁 시대를 쫓아 시장의 자유를 주장하였다. 80년대 초 레이건 시대에도 공황을 맞으면서 대량실업과 도산, 생산설비 가동의 저하로 타격을 받았다. 일본이나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재정균형을 말하면서도 감세법안과 과세누진율 경감을 추진하고 군사비용의 대폭 증감으로 인해서 재정적자가 1000억 달러나 이르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레이건 당시의 군사비 급증은 쏘련에 대한 반공주의적 책동의 일환으로 펼쳐진 무기경쟁과 더불어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반동세력들에 대해 막대한 군사원조를 제공하는 등 자국 독점자본의 이익에 복무하고 제국주의 체제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노동자계급에 대한 보다 더 노골적이고 반동적인 공세를 의미하는 부르주아 경제정책 내부의 더 우익적이고 반동적인 신자유주의 체제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하에서 2007년 말 2008년도에 전 세계 공황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던 것이다. 부르주아는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 신자유주의 체제를 변호할 수 없었다. 이것은 최근 부르주아의 유일한 자본주의 위기 탈출구로 각광받는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4.0’이라는 부르주아 변호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4.0은 초기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대를 자본주의 1.0시대, 케인즈주의 시대를 2.0시대, 신자유주의 시대를 3.0시대로 분류하며 이제는 ‘따뜻한 자본주의’인 자본주의 4.0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부르주아 변호론자들은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스스로 변신하면 위기를 뚫고 해결해오면서 발전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특히 국가와 시장의 관계에서 자본주의가 핵심적으로 변화해 왔다고 주장한다. 1.0시대가 자유방임주의의 자본의 시대라면, 2.0시대는 ‘언제나 정부가 옳고 시장이 잘못’이라고 여겨진 시대, 3.0시대에는 “언제나 시장이 옳고 정부가 잘못"이라고 여겨진 시대인 반면에 4.0시대는 ‘정부와 시장 모두 잘못될 수 있고, 때로는 이런 오류가 거의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협력의 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부르주아 변호론자의 주장과 다르게 시장과 국가와의 관계에서 국가는 항상 자본의 이해를 대변해 왔다. 특히 국가독점자본주의 시대는 국가와 독점자본의 유착(스탈린은 본질적으로는 이것이 국가의 독점자본에의 종속이라고 표현했다)이 강화되는 시기다.
“첫째로 독점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한 권력기관으로서의 국가를 -노동자에 대한 군사감독으로서든 또는 금융자본을 위한 자본수출자로서든 간에- 계속적으로, 그리고 자유경쟁자본주의 시대 또는 독점자본주의 초기보다도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로 독점자본가 자신이 고급관직, 국가에서의 주요 지위를 차지하고, 역으로 점점 많은 관리가 독점자본가가 된다고 하는 형태로 독점자본이 이전보다도 훨씬 빈번하게 국가업무를 직접 지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쿠친스키, 이행기 세계경제, 제14장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대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작용, 솔밭, PP.165-166)
야경국가(내외부의 적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치안, 군대 역할에 한정하는 국가)를 자처했던 자유경쟁 시대에도 국가는 국내 계급투쟁에 대해 노동자들을 진압하고 각종 자본에 유리한 입법정책으로 자본의 이해에 복무해 왔다. 독점자본주의 시대에는 공황과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더 고도하게 국가와 자본의 관계가 밀접하게 형성되었다. 자본주의 국가는 경제적 파국 앞에서 독점자본의 이해를 위해 세계 대전을 일으키고 식민지 침략을 가속화하는 반동적인 제국주의로 나타났다.
저들 부르주아들이 2.0, 3.0, 4.0 자본주의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국가독점자본주의 하에서 자본의 이해를 어떻게 대변하고 추구할 것인가의 방법을 둘러싼 부분적인 차이에 불과했다. 케인즈주의든 신자유주의든 노동자계급에 대한 국가의 공세는 당시의 계급투쟁의 역관계에 따라 달라졌다. 80년대 이후 특히 90년대 넘어서면서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전역에서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에 대한 공격이 가속화되는 것은 쏘련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노동자계급의 투쟁역량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위선적으로 말하는 국가 개입 최소화도 사실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제국주의의 군사적 공세와 침공, 자국 노동자들에 대한 강화되는 공세에서 보듯 국가의 역할은 전혀 축소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시대라는 현대 제국주의 하에서 국가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공황 시기에 국가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파산한 독점자본을 구제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화폐를 쏟아냈다. 저들이 말하는 규제완화는 오직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국가 개입의 최소화이고 자본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국가개입의 최대화일 뿐이다. 결국 케인즈주의든 신자유주의든 국가독점자본주의 하의 사소한 정책상의 차이일 뿐이고 위기가 격화되면 자본은 케인즈주의 정책이든 신자유주의 정책이든 동원할 있는 모든 정책은 다 구사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부르주아 변호론자들이 자본주의 변신을 얘기하고 착한 자본주의를 역설하지만 부르주아 체제는 재정적자를 해결한다고 하면서도 부자감세를 유지하여 자본에 복무한다. 반면에 노동자 인민에게는 내핍경제를 감수하라며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인민, 타국에 전가하는 더욱 노골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다.
‘착한 자본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리비아를 침공하여 수천의 비무장한 인민들을 학살하고 있다. 저들은 군사시설만을 폭격했다고 하지만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서는 아이와 여성, 노인들의 참혹한 시신과 장난감, 젖병, 생활용품 같은 비군사용품이 발견되고 있을 뿐이다. 영국에서는 가난과 실업, 차별에 시달리던 젊은이들이 경찰에 의한 한 젊은이의 살해에 분노해서 절망적인 저항을 하자 ‘신사의 나라’인 영국 부르주아 국가는 수천 명을 체포하는 잔인한 보복을 가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복지확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최저임금 지급 등 ‘따뜻한 자본주의’를 운운하지만 실제로 전개되는 비정규직 투쟁과 청년들의 반값 등록금 투쟁, 최저임금 투쟁, 희망버스와 정리해고 반대 투쟁,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계급적 본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악담과 저주를 퍼붓고 있다. ‘따뜻한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지키는 방책으로 ‘존경받는 자본가’의 나눔과 봉사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성난 노동자 인민들이 자본가들의 곳간을 털기 전에 ‘자기 곳간 문 여는 것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자본주의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책이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체제만큼이나 부르주아 경제학은 위기에 빠졌으며 그럴수록 가증스런 위선과 비열한 뻔뻔함으로 자기무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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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
2011-08-30 |
1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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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무난하게 잘 된 것 같습니다. 상당한 노력을 하신 것 같습니다. *^^* 앞으로도 의식에 있어서의 고질병적 개념들은 나오지 않고 지양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번 호 같이 자신들의 결론적 주관보다 세계 정세와 한국의 정세 흐름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는 열린 협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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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코프스키 |
2011-08-30 |
23: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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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사진파일이 잘 안보이네요... 수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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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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