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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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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2 22:17:46, 조회:4,638, 추천: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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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오주의 공산당의 정치이념과 혁명전략
이병진
인도는 지금 전쟁 중이다. 인도의 독점자본가 계급은 혁명무장으로 조직된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쟁의 이름은 ‘녹색사냥작전(Operation Green Hunt)'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전쟁으로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의 주요 지휘관들과 인도 토벌군 사이에 서로 각각 1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인도 지배세력은 앞으로 5년~10년 이내에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 세력을 발본색출하고 사그라뜨리기 위하여 새롭게 ‘국가 반테러 중심(The National Counter-Terrorism Center)'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미국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원이 있다. 왜냐하면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이 반제국주의 노선을 분명히 제시하고 미제국주의와의 투쟁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도에 미연방수사국(FBI) 사무실을 만들었다. 미연방수사국은 인도 정부에게 대테러 진압작전에 필요한 작전과 전술 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조언을 받은 인도 정부는 작전지역 내에 대규모 병력을 전개시켰으며 군사기지들과 공군기지, 비행장을 여러 곳에 건설하였다. 무인폭격기(drone)로 주요 마오주의 간부들을 살해하고 있으며, 2012년 4월 말에는 ‘Resat-1’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정글 밀림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게릴라들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CPI(M)보도자료. 2012년 11월 30일).
‘The Times of India’는 인도의 대표적인 언론사이면서 독점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신문이다. 그런데 ‘The Times of India’의 2012년 12월 17일자 기사는 인도 마오주의자들이 새로운 전략과 전술로 인도 혁명을 장기적 관점에서 전개시키고 있다며 크게 걱정하고 있다(The Times of India, December 17, 2012).
그 기사에는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의 “신민주 혁명(New Democratic Revolution)” 전략과 전술내용을 담고 있는 “인도혁명의 전략과 전술(Strategy & Tactics of The India Revolution)”을 소개하고 있다. 인도에서 비합법 정당인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의 혁명전략 문건을 인도의 주요 보수 언론사가 소개하며 기사 거리로 삼을 만큼, 지배계급은 이 당의 투쟁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도의 지배계급은 정글 깊숙한 지역에서 근거지를 만들어 활동하는 인도 마오주의 공산당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 영향력도 미미해서 존재감조차 느끼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2009년에 네팔 마오주의 공산당이 무장투쟁으로 봉건 군주제를 쓰러뜨리고 권력을 잡자 인도와 미국은 크게 긴장하였다. 특히 마오주의 인도 공산당과 네팔 마오주의 공산당 사이의 연대가 강하다는 사실에 인도의 지배계급은 크게 놀랐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몇 십 년 동안 방치했던 원주민들을 산림과 광물자원 개발로 밀림과 숲에서 강제로 쫓아냈는데, 바로 이 원주민들이 인민해방게릴라군의 전사가 되어 혁명전쟁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지배계급에게는 엄청난 위기이자 혼란이다. 인도의 지배계급은 2천 년 이상 전해져 내려온 힌두교의 브라만 지배 사상과 카스트 신분 체계를 이용하여 지배체제를 유지하였다. 수천 년 동안 카스트 신분체계에 조차 속하지 않는 원주민들은 피지배자의 신분에 얽매여 지배자들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짐승처럼 살아왔다. 그랬던 그들이 총을 들고 무장하여 지배체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지배자들에게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무지랭이’들이 실제로 총을 들고 혁명무장으로 조직되었다는 사실은 지배자들에게 있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의 정치이념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의 정치사상은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일부 맑스-레닌주의자들이 혁명을 포기하고 수정주의와 우익 기회주의자들로 변절하자 농민 게릴라 투쟁을 벌이던 마오주의자들과 정통 맑스-레닌주의자들이 통합하여 2004년에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을 만들었다. 이들은 인도의 현 정세를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과 비슷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의 관점에서 인도는, 서유럽과는 달리,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이행하지 못했고, 영국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배로 봉건주의 체제가 유지되었으며, 영국제국주의자들로부터 권력을 이양 받은 매판독점자본가 계급이 식민지배하의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들은 현재 인도사회를 신식민지 형태의 ‘반(半)-식민(Semi-Colonial), 반(半)-봉건(Semi-Feudal)'으로 파악한다. 이와 같은 사회분석에 기초하여 인도의 근본 모순을 다음 4가지로 규정한다.
첫째, 제국주의와 인도 인민들 사이의 모순
둘째, 봉건주의체제와 광범위한 대중 사이의 모순
셋째, 자본과 노동 사이의 모순
넷째, 인도 지배계급 내부의 모순.
이들 4가지 근본모순은 혁명의 발전과 구체적인 정세 변화에 따라 주요모순과 주변모순으로 바뀔 수 있는데 인도 혁명의 현 단계에서는 첫째와 둘째를 주요모순으로 본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현재 인도 혁명에서 제기되는 주요모순, 즉 반제, 반봉건 투쟁을 위해서 “신민주혁명(The New Democratic Revolution)" 노선을 제출하였다.
신민주혁명 전략의 특징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이 제출한 신민주혁명 전략은 자본주의가 발전된 국가의 혁명 전략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제국주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자본주의가 저발전하여 봉건제적 요소가 존재하고 있는 인도식 사회주의 이행전략이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현 단계에서 곧바로 사회주의 혁명을 할 수는 없고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한 사회, 경제적 토대와 사상과 문화 개조 단계가 먼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신민주혁명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인민민주국가(People's Democratic State)' 건설이다. 이와 같은 인민민주국가 건설을 위해서 3가지의 전술을 실천하고 있는데 신민주혁명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좋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1. 장기적인 인민 전쟁(Protracted People's War)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현재 혁명 주체의 역량이 작기 때문에 압도적인 혁명 주체의 힘을 키울 때까지 수세적인 방어가 유리하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매우 긴 시간 동안 장기적인 인민 전쟁을 벌일 것을 요구한다. 기본적으로 험한 산악지대와 밀림 속에 근거지를 강화하고 점진적으로 해방구역을 넓히면서 중소도시까지 영향력을 키워 필요한 물품과 보급품들을 확보하는 게 하나의 사례이다.
이와 함께 인민대중들을 교육시키고 깨우치는 문화선전계몽사업도 아주 중요한 장기적인 인민전쟁이다. 그런데 장기적인 인민 전쟁을 이끌고 지도하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에 기반 한 노동자계급 전위당의 영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성찰인데 중국에서 혁명이 성공하였는데도 중국공산당이 변질되면서 자본주의 국가의 길로 가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 혁명 무력 건설, 선거참여 반대
인도 내에 있는 여타의 대다수 공산당과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력투쟁을 하느냐 아니면 타협적인 선거참여투쟁을 하느냐이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선거 참여를 단호히 배격하며 오직 무력으로 혁명을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타 대다수의 인도공산당들은 현재 인도의 혁명열기와 객관적 조건으로 볼 때,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고 있는 인도 지배세력과 맞서 싸워 혁명을 성공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선거에 참여하여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의회주의가 아니라 선거를 선전 선동의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공산당도 있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지난 50년 동안 선거참여에만 매몰된 ‘맑스-레닌주의자’들이 수정주의와 우익기회주의자들로 변질된 사례들을 비판하며 혁명무력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혁명무력이 혁명을 이끄는 게 아니라 혁명의 성과와 전진을 뒷받침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보고 있다.
3. 혁명적 통일전선(Revolutionary United Front)
이 전술은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의 합작 전술과 비슷하다. 중국공산당과 자본가와 군벌들의 이익을 대변했던 중국국민당이 일본제국주의 세력을 물리치기 위하여 연합을 했듯이 계급전선을 뛰어 넘어 대중전선을 강화시킨다는 전술이다. 이때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은 노동자계급의 전위당으로서 영도력을 발휘하여 노동자와 농민의 동맹을 굳건히 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토대로 소부르주아지, 지식인, 민족부르주아지 등등 광범위한 대중들을 묶어 반제연합전선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평가와 전망
인도의 지배세력이 인공위성을 쏘아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을 감시하고 박멸하려고 하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인도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사회모순, 즉 불평등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의 불만과 고통은 점점 심해질 것이고, 그런 사회적 갈등 요인이 마오주의 인도공산당의 활동을 정당화시키고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인도가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라 반봉건 체제라는 이들의 사회성격 규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인도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워낙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지방마다 발전 속도가 불균등하다.
인도가 아직도 봉건주의 체제 요소를 유지하고 제국주의 지배로부터 간섭받으며 지내는 이유는 인도의 지배계급이 영국제국주의자들에게서 권력을 넘겨받으면서 이들이 누렸던 기득권을 고스란히 쥐려 했기 때문이다. 영국지배자들은 인도를 통치하기 위해 카스트 제도와 봉건적인 토지 소유제도를 그대로 인정하였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지배계급도 봉건적인 토지 소유제도를 유지하였다. 인도의 토지제도는 실패하였고 인도의 농민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죽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991년 외국자본에 인도경제가 개방됨으로써 가난과 불평등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인도정부는 소매입, 항공, 전기발전, 방송 영역에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대부분 미국 독점자본가들을 위한 일이다. 외국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면 인도경제의 예속성은 강화될 것이다. 그런 조건에서 인도의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심화되면 심화되었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전 세계적으로 경제공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세계경제가 이런 국면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외국자본에 의존하는 인도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인민대중들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 무장하는 일은 정당하며 필연이다. 인도의 지배계급은 미제국주의자들과 결탁하여 인민을 학살하는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용감한 인도의 인민들은 혁명무력으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지금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인민을 수탈하고 지배하는 침략자들과 지배자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끝>
<노/정/협>
참고자료----------------------------------------------------------------------------------------------
Communist Party of India(Maoist), Central Military Commission, "Oppose the brutal offensives of the Indian Ruling classes", November 30, 2012.
CPI(Maoist), Central Committee(P), "Strategy & Tactics of The Indian Revolution"
신문자료
The Times of India, "Maoists plan new strategies to expand base", December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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