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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호]1789년 프랑스 대혁명 - 혁명사 기획(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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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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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20:54:36, 조회:2,946, 추천: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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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원시 공동체의 역사를 제외하고는 - 이라고 후년 엥겔스는 이 말을 첨가시키고 있다)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맑스가 집필한 공산당 선언의 이 유명한 문구는 많은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그동안 자본가계급의 이데올로그들은 계급투쟁의 역사를 몇몇 초인적인 영웅들의 활약상으로 축소, 왜곡시켜왔다. 그에 반하여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은 폭동이나 소요 등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이러한 역사관에 대한 왜곡은 사실 그 뿌리가 깊다. 수세기 전부터 역사를 절대이성의 발전으로 보았던 관념론자들과 유물론자들의 투쟁이 있었으며, 그 투쟁은 겉모습만 바뀐 채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맑스가 정당하게 지적했듯이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들 간의 투쟁의 과정이었으며, 그러한 계급투쟁이 경제적 문제와 결합되어 더 이상 화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혁명으로까지 나아갔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관계를 갈아엎는 혁명을 통해서만이 적대적 계급투쟁은 해소될 수 있었다. 부르주아 혁명이 그러했으며, 지금은 유산된 사회주의 혁명이 또한 그러했다. “모든 계급투쟁은 정치투쟁이다”라는 또 하나의 유명한 명제가 증명하듯이 혁명은 새로운 정치체제를 낳는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재 또한 이러한 과거 역사적 혁명의 결과이며, 미래 혁명의 토대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과거의 모든 형태의 혁명에 대한 학습은 무조건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혁명사를 기획기사로 실을 예정이다. 그 처음으로 1789년부터 10년간 지속된 프랑스 대혁명을 채택한 이유는 맑스가 프랑스 혁명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인 이유와 같다. 프랑스 혁명은 일국만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그 이후 각국의 혁명투쟁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혁명은 새로운 사상을 낳았고, 이후에 맑스 사상의 세 가지 원천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사회주의는 이후 더 큰 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혁명이라는 단어마저도 상업화되어 있는 지금,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현재 실천의 지향점을 올곧게 세워내자!!
프랑스 혁명의 원인
17세기 후반,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았으며, 영향력이 큰 나라 중 하나였다. 태양왕이라고 불리웠던 루이 14세에 이르러 강력한 절대주의가 확립되었으며, 그 체제는 더욱 공고해져갔다. 그러나 견고한 성벽 같았던 체제는 2세대도 못가서 무너졌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앙시앙 레짐’과 국가재정의 파탄을 프랑스 혁명의 주요한 원인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볼 수 없다.
흔히 ‘구제도의 모순’이라고 해석되어지는 ‘앙시앙 레짐’은 당시의 봉건체제에서 기인한 것이다. 당시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은 아직 농노제와 영주로 대변되는 봉건체제 아래 놓여있었다.(영국 또한 도시 인구의 수가 1851년에 처음으로 지방 인구수를 넘을 만큼 18세기의 유럽 경제는 압도적으로 농촌경제였다.) 토지의 소유 여부에 따라서 실질적인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뉘었으며, 이러한 경제체제는 절대군주제라는 정치체제를 통해서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미약하게나마 해외 식민 정책에 의해서 상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상인들이 농민들의 생산물을 사들이면서 차츰 교역이 발달하고 초기 자본주의의 조건이 마련되어 가고 있었다. 또한 자본주의의 길을 가고 있던 영국의 힘이 강대해질수록 자본주의적 요소는 전 유럽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 간의 오랜 기간에 걸친 전쟁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가 가까운 미래에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기도 하였다. 이 전쟁 속에서 프랑스는 한 번의 승리를 제외하고는 자본주의 영국에게 모두 패배했는데 이는 사실상 봉건체제와 자본주의 체제간의 투쟁이 국가간의 투쟁이라는 형식으로 전개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전쟁에서의 패배는 국가 재정의 파탄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프랑스 혁명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앙시앙 레짐과 국가재정의 파탄은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이미 구체제로 전락하고 있던 봉건주의 체제의 필연적인 모순에 따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봉건제 국가의 가장 전형적인 절대군주 체제를 갖추고 있던 프랑스가 무너진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이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봉건제적 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전형적이라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지배계급의 권한이 가장 철저하게 보장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기존의 지배계급과 떠오르는 신흥 세력과의 첨예한 계급투쟁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프랑스가 바로 그러했다. 이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당시의 계급 관계를 고찰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에서의 계급 역관계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했던 프랑스는 3개의 신분으로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2400만 명 가운데 주로 성직자로 구성된 극소수 10만 명은 제1신분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들은 영주로부터 봉건 지대를 받고 십일조를 징수했으며, 전체 국토의 1/10을 소유하면서도 면세의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주로 귀족으로 구성된 40만 명 정도의 제2신분이 있었다. 이들은 원래부터 귀족인 대검귀족과 돈으로 신분을 산 법복귀족이 있었으며 지대라는 명목으로 농민들을 착취했고, 전체 국토의 1/5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교회, 군대, 행정 등 고위 관료직을 독점하면서 연금을 받고, 면세와 도로 부역에서 면제되는 등의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체 인구의 약 95%를 차지하는 부르주아부터 가난한 농민에 이르는 제3신분이 있었다. 이들은 앞의 두 신분과는 대조적으로 십일조, 인두세, 소득세와 같은 과중한 세금에 시달렸다. 이 중 간접세에 해당하는 염세는 가장 악랄한 세금이었다. 정부는 7세 이상의 제3신분에게는 1년에 일정량 이상의 소금을 강매하였는데, 가격은 실제 시세의 10배였다. 해마다 염세 때문에 3만 명 이상이 투옥되고 500명 이상이 처형되었다.
제3신분의 절대 다수는 농민이었지만, 이들 중에는 부르주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경제적 부를 누리고 있었지만 신분적 제약 때문에 정부의 요직에서는 배제되었다. 따라서 자신들의 보다 많은 이윤을 위한 법제도적 권한을 가질 수 없었다. 이들에게는 정치권력의 장악을 통한 자본주의 체제의 건설이 사활적인 요구였다.
한편, 당시의 노동자계급의 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조직화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에 계급적 자각과 계급의식 또한 거의 없었다. 이들은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영국을 필두로 조직화되면서 하나의 독자적인 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따라서 당시의 계급 관계에 있어서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농민이었다.
이들의 상태는 봉건주의 체제가 종국으로 치달을수록 더욱 악화되어갔다. 또한 1788년과 1789년의 대규모 기근은 이들의 상태를 최악으로 만들었다. 불만은 극대화되었으며, 자발적인 투쟁들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농민들은 1789년 대혁명에서 가장 주요한 세력 중의 하나가 되었다. 또한 불만에 가득 찬 세력은 농민들만이 아니었다. 비록 상대적인 부를 갖고 있었지만, 신분적 제약 때문에 착취의 자유를 가질 수 없었던 자본가계급의 불만도 차츰 깊어져갔다. 이들은 후에 돈으로 신분을 사기도 하였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유행했던 계몽사상이 이들의 사상적 기반이 되어가면서 이미 혁명의 기운은 프랑스의 절대군주 체제가 옛것을 완강히 고집할수록 더욱 확실시되어갔다.
혁명의 전개
국가의 경제 사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자, 특권층으로부터 세금을 늘리려는 안이 제출되었지만 귀족들은 자신들의 특권의 확대가 없이는 모든 형태의 비용을 지불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당시의 상황을 자신들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계기로 삼기 위해서 1614년 이래로 소집되지 않았던 1,2,3 신분으로 구성되는 삼부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1789년 5월 5일 삼부회가 소집되었고, 제3신분은 프랑스에 새로운 헌법이 제정될 때까지 흩어지지 않기로 하는 테니스코트의 서약을 맺었다. 그 성과로 헌법제정 국민의회가 구성되었지만, 왕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삼부회의 최고책임자였던 네케르를 파면하고, 베르사유 부근에 군대를 집결시켰다. 이에 파리 민중들은 정치범들을 수용하였던 베르사유의 상징인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였다. 절대주의 상징의 몰락은 곧 전제주의의 몰락을 의미했다. 이 날로부터 약 3주 만에 봉건주의 체제는 무너졌고, 프랑스의 절대왕정 국가기구는 해체되었다.(프랑스는 이 날을 국경일로 삼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농민들의 투쟁이었다. 파리에서의 바스티유 감옥 습격 투쟁이 지방으로 전해지자 각지에서 농민들의 투쟁이 전개되었는데 농민들은 영주들이 보관하던 장원문서를 불태우고 영주들의 성을 약탈, 소각하였다. 이 시기는 소위 ‘대공포’라고 불려졌다. 8월 4일 밤 봉건적 특권과 영주제가 폐지되었다.
승기를 잡은 부르주아들은 제헌의회를 통하여 자본주의 법제도화의 기틀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제헌의회는 명백히 이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것은 제헌의회가 취했던 제 계층에 대한 정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제헌의회는 농민들에게는 공동지의 인클로저(사유지로 만드는 것)와 농업 기업가를 장려했다. 이는 대토지 경작제를 강화시켰다. 빈농들은 대부분 토지를 획득할 수 없었다. 소규모 수공업자에게는 길드와 조합을 철폐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는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촉진시켰다. 노동자계급에 대한 것은 결사와 동맹파업, 노동조합의 금지였다. 이는 당연하게도 자본가들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었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정책은 1791년 프랑스 헌법으로 집대성되었다. 모든 시민에게는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지만, 납세액에 따라서 능동시민과 수동시민으로 나누어서 직접세를 납부하는 시민에게만 투표권, 집회권, 청원권을 인정하였고, 국민 위병에서도 수동시민은 배제되었다. 또한 1790년에 실시된 교회 재산의 매각 등 국유재산의 대부분을 획득한 자들은 자본가들이었다. 이러한 제도들은 자본주의의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가 되었고, 제3신분의 분화 또한 가속화되었다. 이후 상퀼로트는 자본가와 노동자계급으로 분해 되었다. 혁명의 최대의 수혜자는 자본가들이었다. 봉건주의 체제의 몰락은 이처럼 새로운 체제의 성립과 계급관계의 변화를 가져왔다.
혁명전쟁의 전개와 쟈코뱅 당의 집권
프랑스에서의 혁명이 성공하자 자본가들은 혁명전쟁을 전개하였다. 프랑스는 패배와 승리를 반복했다. 유럽의 절대군주들은 처음에는 혁명에 무관심했으나 프랑스 국민의회가 국민은 자결권을 가진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부르주아 혁명이 승리하자, 프랑스 혁명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전쟁에 가담했다. 1793년 루이 16세의 사형에 경악하던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영국은 제1차 동맹을 형성했고, 여기에 거의 모든 유럽군주들이 가담했다. 이제 프랑스 대혁명은 이미 일국적 성격을 넘어선 것이었다.
절대군주들의 1차 동맹에서 프랑스가 패배하자 국내에서는 지롱드당과 산악당의 내부투쟁에서 산악당이 권력을 장악했다. 산악당 또한 그 계급적 토대는 부르주아였으나 이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더 민중의 편에 서 있었다. 이들은 소유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평등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공화국 헌법의 전문인 인권선언을 통해서 봉기권도 명시하였다. 또한 산악파 내에서의 자유 경제 추종 세력들을 누르고 곡물과 생필품의 매점을 금지하는 단속법과 생활필수품 39개 품목에 대한 최고가격령을 제정하였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했으며, 빈민들에게는 국가 보조금을 지급했다. 자유롭고 의무적인 교육의 실시를 선언했으며, 이에 소요되는 재정은 망명귀족들의 재산의 몰수 및 매각을 통해서 충당했다. 연이은 가뭄과 전쟁으로 인한 민중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정책이었다. 이 밖에도 보통선거, 노동 또는 생계유지의 권리가 보장되었으며 인민의 권리는 손에 넣을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실시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공식 성명 등이 채택되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발달했다는 지금 보더라도 급진적인 정책들이 연이어 표방되었다.
이후 산악파는 혁명정부를 선포하고 마라, 로베스피에르 등을 중심으로 혁명을 수호하기 위한 독재정치를 실시하였다. 부르주아 역사가들은 프랑스 부르주아 혁명은 찬양하면서도 로베스피에르에 대해서는 공포정치 운운하며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산악파가 집권한 14개월 동안 처형된 수는 1만 7천 명이었다. 이는 파리코뮌 이후 베르사유파에 의한 대량학살에 비하면 그다지 놀랄만한 수치가 아니다. 당시의 상황은 국내외적으로 반혁명 세력들이 호시탐탐 프랑스의 로베스피에르 정권을 노리던 시기였다. 프랑스의 80개 현 중 60개가 파리에 반대하는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고, 당시 프랑스는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전쟁 중이었다. 로베스피에르의 급진적인 조치에 반발하는 반혁명 운동이 각지에서 전개되었다.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국가 재정의 고갈은 항상적인 것으로 되었다. 그나마 경제통제 정책으로 국가의 파산을 막아낼 수 있었다. 이는 이후 혁명정부의 몰락과 함께 급성 인플레이션과 1797년 국가적 파산에 이르는 등의 사태를 통해서 당시 혁명정부의 정책이 정당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마라가 지롱드 당에 의해서 암살당하고 테르미도르 반동에 의해서 로베스피에르가 사형당하면서 산악당은 몰락하였다. 곧바로 정권을 장악한 지롱드 당은 로베스피에르 법을 기각하고 급진적인 모든 정책을 폐지시켰다. 이는 자본가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다. 혁명 정부는 개편되었으며 쟈코뱅클럽은 폐쇄되고 나머지 급진 산악파는 추방당하였다. 이후 총재정부가 수립되었으나 총재정부는 곧 1799년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하는 브뤼메르 쿠데타에 의해서 통령정부로 대체되었다. 이로써 온전한 의미에서의 혁명전쟁은 종식되었으며, 이와 함께 10년에 걸친 프랑스 대혁명도 막을 내렸다.
프랑스 혁명의 영향
18세기 후반에는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투쟁들이 전개되었지만 우리가 프랑스 대혁명을 주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첫째, 영국에서의 산업혁명이 경제영역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면, 영국을 제외한 대다수의 나라가 봉건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프랑스 혁명은 정치영역에서 자본주의 체제의 승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었다. 이는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자본가계급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프랑스 혁명은 이후 전개된 모든 혁명과정에서 나타났던 정치적 흐름들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자본가계급은 자신들이 지배계급으로 서기 위해서 노동자 민중을 동원하였으며, 권력을 장악하자마자 노동자 민중들이 세력화되는 저지하기 위한 각종 탄압 정책들을 펼쳤다. 중간계층은 대부분 구지배계급과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하는 세력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그들 중 일부는 전자를 택했고,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뒤쳐진 세력들은 후자로 결합했다.
가장 밑바닥에서 고통 받던 노동자 민중들은 항상 혁명의 진전을 요구했다. 이는 부르주아 혁명이 신분상의 자유 이외에 노동자 민중들에게 근본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혁명의 과정에서 급속히 성장했다.
셋째,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혁명시기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혁명 시기의 하루는 일상의 몇 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격변의 연속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10년 동안 정치체제는 수없이 변화했다. 그러나 혁명의 진전을 원하던 민중들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고자 했던 세력은 로베스피에르 정권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본가계급이 그토록 치를 떠는 혁명독재정치였다. 혁명을 통해서 구지배계급이 일거에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10년 내내 반혁명을 기도했으며, 때때로 승리했다. 혁명의 시기는 곧 반혁명 세력들이 준동하는 시기이기도 하며, 바로 그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혁명을 승리로 이끌려는 세력과 혁명을 패퇴시키려는 세력 사이에 평화란 있을 수 없다. 현재의 지배계급인 자본가계급은 자본주의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하고 있지만 그것은 자본가들만의 민주주의임이 분명해지는 지금, 반혁명 세력에 대한 독재는 혁명 주도 세력에게는 민주주의이다.
넷째, 혁명의 국제적 성격이다. 프랑스 혁명은 시작과 동시에 유럽 혁명으로 전화되었다. 구체제를 유지하려는 외국의 지배계급에게 있어서 바로 옆 나라에서의 혁명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당시에는 외국에서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통칭해서 쟈코뱅주의자라고 불렀는데, 외국에서는 곧바로 이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프랑스가 1792년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에게 선전포고를 한 데에는 이러한 정치적 상황도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하물며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지금의 시기에 있어서 순수하게 국내적 성격을 띠는 정치적 사안은 없다. 당장 북핵 문제를 보라. 전 세계가 벌집 쑤셔놓은 듯이 들썩이지 않는가? 모든 혁명은 국제적일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10년간에 걸친 프랑스 대혁명은 외국 혁명 세력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혁명운동의 전진을 가져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지나치게 과장할 필요는 없다.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대다수의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을 이끌만한 지도세력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이는 결정적으로 보다 민중적인 성격을 가진 로베스피에르 정권의 시기에 혁명의 전진을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에 아직 노동자층이 인구 구성 면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역사적 한계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노동자계급은 이미 대중적으로 조직화되었고, 정권을 위협할 만한 객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 대중에게 신뢰받는 권위 있는 지도력을 확보하는 것! 이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주관적인 바람에 그쳐서는 안 되는 현실의 절박한 과제이다!! 프랑스의 찬란했던 절대왕정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듯이 혁명은 느닷없이 우리 앞에 닥칠 수도 있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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