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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9호] 재정파탄에 빠진 태백시와 오투리조트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 중부지역일반노동조합 사무처장 정인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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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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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 23:29:53, 조회:6,894, 추천: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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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의 재정파탄으로 이어지는 오투리조트의 부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강원지역에서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강원도 태백시가 대주주로 있는 태백관광개발공사(오투리조트)의 부실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민주통합당 측에서는 새누리당의 염동열 의원(태백, 영월, 평창, 정선)이 강원랜드 이사진을 협박해 150억 원을 태백관광개발공사에 강제로 기부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박기춘 원내대책본부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과 박근혜 후보의 대선공약을 개발하는 미래도약공약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염 의원이 지난 7월12일 강원랜드 이사회에 참석해 태백시 오투리조트에 150억원을 강제 기부하도록 이사진을 회유, 협박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회의 의사록을 입수했다"며 관련된 동영상과 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중략>
염 의원의 '협박'으로 이사회의 150억원 기부 의결은 강원랜드 법무팀이 배임 가능성을 경고하고, 지식경제부도 기부 추진이 옳지 않다고 경고한 것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것.
박 본부장은 또 염 의원의 '협박'에 대해 "특정 이사를 회유, 협박하면서 찬성 못할 바엔 기권할 것을 종용하는 장면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새누리당의 본색을 재확인시켜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사과 와 함께 공천 최종 책임자인 박 후보의 입장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투데이코리아, 2012.10.10., 박기호 기자, ‘민주 "새누리 염동열, 강원랜드에 오투리조트 150억 기부 협박"’ )
태백시에 있는 오투리조트는 지난 2009년 태백관광개발공사가 태백시 출자금 등 2203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그러나 영업 부진으로 연간 250여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 데에 이어 은행 차입금 1460억여 원에 대한 이자 부담 등으로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 오투리조트의 경영난은 곧바로 태백시의 재정위기로 이어지고 있고, 오투리조트가 무너지면 태백시가 무너질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오투리조트에 기부금을 강제로 지급하도록 한 새누리당 염동렬 의원을 공격하면서 그 공격의 끝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민주통합당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돌아갔다. 문제는 지역 여론이었다. 태백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해서든 오투리조트에 자금을 투입하여 회생을 시켜야하는 극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오투리조트가 무너지면 오투리조트의 대주주인 태백시가 파탄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기부금에 대하여 민주통합당이 대선정국의 정치쟁점으로 불을 붙이자 태백의 여론은 ‘반 민주통합당’ 정서로 돌변해 버렸다. 심지어 민주통합당 소속 태백시의원들이 새누리당 시의원들과 함께 민주통합당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틈을 타서 새누리당 염동렬 의원은 지역 여론을 등에 업고 성명을 내며 "태백시민과 오투리조트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민주통합당이 이를 협박과 강요로 폄하했다. 민주통합당이 민생을 철저히 외면하고 태백시와 태백시가 출자한 지방공기업 오투리조트를 살리려는 눈물과 피땀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구태정치의 전형을 보여줬다. 6개월간 월급도 못 받고 고통 받는 오투리조트 임직원들에게 150억원은 목숨줄과 같은 돈이고 위기에 처한 태백시 경제를 살리는 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투리조트 문제를 방치하면 리조트 공사비 4400억 원과 태백시 빚보증 분 1600억 원 등 6300억 원이 넘는 국민세금이 낭비될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며 지역 여론을 새누리당 쪽으로 이끌어 갔다.
한바탕의 소란이 벌어진 이후 민주통합당은 꼬리를 내리고 황급히 상황을 수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전정희 의원(전북 익산을)은 태백시 김연식 시장을 증인으로 불러 “기부금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고 배임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자금을 회수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이것이 오투리조트 직원들의 생계라든가 이런 것들을 위해서 충실히 쓰일 수 있도록 그렇게 조치를 해주시기 바란다.”는 말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가고 있다.
국정감사를 넘어 대선정국에서 정쟁의 도구로까지 확산되었던 오투리조트의 부실, 아니 태백시의 재정파탄! 이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질적인 재정악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잉생산되고 있는 관광산업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악화는 전국적 사안이다. 이미 2010년도에 전국 246개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지역이 137곳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그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 되어 갔고, 특히 이명박 정부 임기동안 지방자치단체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2002년 말 17조903억원이었던 지자체 부채는 참여정부 출범 후인 2003년과 2004년 16조원대로 줄어들었다가 2005년 이후 다시 17조원대를 넘어섰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말에는 18조2076억원으로 5년간 부채가 1조1173억원 늘었다.이에 비해 이명박정부 3년간 부채 증가액은 10조3436억원이나 됐다. 집권 첫해인 2008년 지자체 부채는 19조2255억원으로 2007년에 비해 1조179억원이 늘었다. 2년차인 2009년에는 25조5531억원, 2010년에는 28조5512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지자체 부채는 행안부 통계가 없어 각 지자체를 조사해 잠정 집계한 수치다.
지자체 산하 지방공기업 부채도 지난 3년간 18조8333억원이나 늘어났다. 2007년말 27조3936억원이었던 지방공기업 부채는 2008년 32조1431억원, 2009년 42조3790억원, 2010년 46조2269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내일신문, 윤여운 기자, 「지자체 부채, MB정부 후 10배 늘었다」, 2011-6-29)
태백시는 이처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는 그 중간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오투리조트를 만들게 된다. 당시 태백시 재정이 넉넉해서 이런 대규모적인 사업을 펼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질적인 재정악화를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 보기 위하여 장밋빛 미래(또는 환상)를 유포하며 관광산업에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태백관광개발공사라는 지방공기업이 만들어지고 태백시는 오투리조트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게 된다. 그것도 빚잔치를 해서 말이다.
그러나 이미 강원도의 관광산업은 차고 넘치고 있었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지방공기업인 강원도개발공사는 2004년부터 2010년 7월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기반 시설로 평창군 대관령 일대에 1조6836억 원을 들여 알펜시아리조트를 조성했으나 허술한 업무처리와 분양 부진 등으로 현재 약 9900억 원 대의 부채를 안고 있다.
연이은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인하여 알펜시아리조트는 강원도의 골치 덩어리로 전락했고 이에 대하여 전(前)강원도지사인 김진선의 정치적 생명이 위기에 처해지기도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성사되면서 겨우 구사일생으로 알펜시아리조트는 회생의 길을 찾아 가고 있으나 그 회생의 본질은 동계올림픽이라는 또 다른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에 더 많은 재정을 투여하여 가속을 붙이는 것에 불과하다.
강원도 정선 사북은 이미 강원랜드를 비롯한 관광산업이 포화상태이다. 과거 탄광 노동자들의 설움이 서려 있는 사북은 탄광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공기업 강원랜드에 의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공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과는 다르게 강원랜드는 도박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하여 연일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 수익에는 자본가들의 금고 속에서 주체하지 못하고 썩어 들어가고 있던 돈의 일부가 있을 것이고, 다른 부분은 절망 속에 허우적대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이 헛된 환상을 좇으며 쏟아 부은 돈들일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사북의 관광산업. 그로부터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태백에 대규모 숙박시설, 스키장, 골프장이 포함된 관광지를 만든다는 것은 시작부터 무모한 것이었다. 하지만 태백시는 장밋빛 환상을 유포하며 사업을 강행하였다. 덕분에 건설자본가들과 대부자본가들만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태백의 주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더미 속에서 허우적대며 이자라도 메우기 위해 강원랜드의 기부금과 중앙정부의 지원에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강원도는 이 절망으로부터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기 위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또 다른 도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올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박이란 것이 본래 성공에서 오는 쾌감보다 실패로 인한 절망이 훨씬 더 치명적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희생과 절망, 우리는 어떻게 투쟁해 나가야 하는가?
과잉 생산된 관광산업은 오투리조트를 넘어 태백시와 강원도 전체의 재정파탄으로 나아가고 있다. 당연히 그에 앞서 노동자들에게는 희생과 절망이 강요되었다. 현재 오투리조트는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노동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희생이 강요되고 있다. 그 누구도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그저 “대안이 없다.”라는 침묵으로 일관하고는 노동자들의 문제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사소한 문제”로 전락시키고 있다.
오투리조트 정규직 노동자들은 수 년 동안 상습적으로 임금이 체불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노동자들은 알아서 회사를 떠나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급여지급이 중단되었고, 강제적인 무급휴직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 현장은 살얼음처럼 얼어붙었고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올 9월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을 시작하자 회사는 즉각적으로 핵심적인 간부 2명을 해고시켰다. 이어서 노조 활동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조합원들을 순차적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철저한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더 이상 오투리조트를 유지하고 운영할 능력을 상실한 자본가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죽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노동조합을 부정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간다 해도 노동조합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저들의 마지막 유언이 되고 있다.
이에 맞서 오투리조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태백오투개발주민주식회사 소속 노동자들)은 태백의 차가운 아침공기를 맞으며 해고자 원직복직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의 대열에 서고 있다.
파탄지경이 난 태백시에서 오투리조트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와 함께 협력사인 태백오투개발주민주식회사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 노동자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미래의 불투명을 희망으로 바꿔내기 위해 오늘도 노동조합으로 하나 되어 ‘원직복직 쟁취! 민주노조 사수!’의 머리띠를 묶고 있다.
사방이 절망으로 포위되어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공황기! 공황기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투쟁의 원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회사 살리기’ 이데올로기로부터 스스로를 철저히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살리기’에 조금이라도 오염되는 순간 노동자들에게 돌아올 것은 끊임없는 희생뿐이다. ‘회사 살리기’로 첫 단추를 끼워 맞추는 순간 노동자들이 할 것이라고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본가들에게 이끌려 이리저리 동원되고 그 앞에서 첨병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단결’일 수밖에 없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어느 순간 노동자들은 하나 둘 흩어진다.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의 힘은 약화 된다. 결국 모두 희생되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믿고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했을 때만이 모두가 이 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
저들에게 파국을 선언하고 파탄의 책임을 따져 묻자! 우리의 희생은 현 상황을 타개하는 전제조건이 결코 될 수 없다. 우리의 희생을 강요하는 저들의 공세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차돌 같은 단결로 우리의 미래를 개척하자! <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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