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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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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9 23:55:17, 조회:5,190, 추천: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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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의 상습적 기회주의
“언제 어디서나 ‘보다 나은 것’을 지지하라”
‘비판적’으로라는 알량한 수식어가 붙기는 했지만 <다함께>는 이번 대선에서도 공개적으로 문재인을 지지했다. 과거 조순 서울시장 후보와 김대중을 ‘비판적’으로 지지한 다함께의 상습적 기회주의와 대중추수주의가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던 것이다.
11월 22일 현재까지 문재인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노조는 총 1천3백64개이며 소속 조합원 수는 45만 6천여 명이다(<매일노동뉴스> 2012년 11월 23일치). 이 중 압도 다수는 한국노총 소속이지만 민주노총 소속도 포함돼 있다. 특히 문재인 캠프는 민주노총의 전현직 간부들을 통해 민주노총의 조직 노동자들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왔다. 진보정당의 분열과 위기 속에 민주노총이 투표 방침도 정하지 못하는 갑갑한 상황이 이런 민주당의 시도를 더 손쉽게 하고 있다. … 최선의 선택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다수 노동계급 대중이 최악(박근혜)을 막으려고 차악(문재인)을 찍으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민주당 정부 10년의 배신을 경험한 노동자들은 문재인이 차악이라는 것을 뻔히 알기에 내키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박근혜에 맞서 문재인이 승리한다고 해서 대중이 환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는 막았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싸우기가 좀더 수월하다고 느낄 것이다. 따라서 노동계급과 차별받는 사람들의 투쟁의 입장에 서 있는 우리 노동자연대 다함께도 불가피하게 문재인에 대한 비판적 투표 입장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 … 진보정치는 민주당으로부터 독자적인 세력화를 추구하며 민주당 정부의 예고되는 노동자 공격에 맞서 투쟁하는 가운데 건설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비판적 투표라는 전술상의 타협을 하는 이유는 박근혜 저지를 염원하는 수백만 노동 대중과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해서다.
사회주의자들의 투표 전술은 정부 의회를 통한 위로부터 개혁으로 사회를 바꾸겠다는 개혁주의자들과 다른 근거에서 나온다. 노동계급이 아래로부터 투쟁을 통해 자본주의에 도전한다는 사회주의 원칙에 근거한 투쟁 건설을 위해 무엇이 더 효과적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만은 막아야 한다는 노동자들 편에 선다. 문재인의 집권이 그나마 차악이라고 생각하는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저항을 건설하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의 리더 레닌도 “투표 지침이 바람이나 견해들에 의해, 한 집단이나 당 혼자만의 계급의식과 전투성 수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좌파 공산주의― 유아적 혼란》) “계급 전체의, 그리고 바로 모든 근로인민 대중의 의식과 준비 정도의 실제 상태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박근혜만은 막아야 한다는 노동계급 대중의, 심지어 조직 노동자들 다수의 정서를 무시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닐 것이다.(노동자연대 다함께 운영위원회 성명, 박근혜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문재인에게 투표하는 심정에 공감한다 하지만 아무런 환상도 없어야 한다, 2012년 12월 10일)
다함께는 이처럼 몇 가지 이유로 문재인에 대한 공개적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함께가 이러한 ‘어쩔 수 없이’ 타협에 이르는 배경은 첫째, 한국노총은 물론이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 상당수와 전현직 활동가들이 문재인을 지지하고 나섰다는 것, 둘째, 대다수 노동계급이 최악을 막으려고 차악을 찍으려 한다는 것, 셋째, 문재인 집권이 차악이라고 생각하는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저항을 건설하기 위한 것, 넷째, 박근혜만은 막아야 한다는 노동계급 대중 다수의 정서를 무시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다함께는 이러한 투표 방침을 ‘전술적 타협’, ‘사회주의 원칙에 근거한 투쟁 건설’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둘러대고 있다. 그런데 다함께가 내건 정치적 수사 말고 언급한 네 가지 근거들은 모두 하나로 수렴된다. 그것은 바로 ‘대중의 정서’이다. 다함께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라는 부르주아 양분파의 대결에서 대중 정서를 핑계로 문재인과 문재인을 내세운 민주통합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다함께는 대중정서 말고 문재인이 당선되면 노동자들이 최악의 결과를 막았다는 안도감으로 더 잘 싸울 수 있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다함께가 대중 정서의 사례 중 하나로 들었던,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문재인 지지와 전현직 간부들을 통해 문재인 캠프가 조직노동자들과 연결고리를 만들어 왔다는 근거는 정치조직이 더더욱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을 지지해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근거이다. 민주통합당과 문재인은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안철수 캠프로, 문재인 캠프로 달려갔던 민주노총 내부의 출세분자, 기회주의 분자들을 통해서 노동자계급 대중을 포섭하려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자신들이 자행했던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폭거를 은폐하고 노동자 민중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노동자계급 운동의 생명은 자주성과 변혁성이다. 조합주의 관료들은 조합활동 과정에서도 그렇지만 안철수나 민주통합당으로 투항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투쟁 원칙인 자주성과 변혁성을 더욱 더 심각하게 훼손했다. 노동자계급이 자주성과 변혁성을 상실하고 계급의식이 마비되어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이 어떻게 더 잘 싸울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 누가 되든 상관없이 노동자계급의 투쟁전선을 확고하게 사수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노동자계급의 사활이 걸린 과제가 되어야 한다. 자본운동에 대한 종속에서 벗어나 계급적 독자성을 고수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이라는 첨예한 부르주아 권력교체의 정치공간, 그것도 그 어느 때보다도 노동자계급이 독자적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자유주의 부르주아 밑으로 줄서기를 강요당했던 이번 대선에서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고수해야 했다.
레닌 사상의 교묘한 위조
다함께는 대중추수적인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레닌을 팔아먹고 있다. 특히 다함께가 자신들의 기회주의를 변호하기 위해 항상 내세우는 레닌의 저서는 ‘공산주의에서의 좌익 소아병’이다. 다함께가 얼마나 교묘하게 레닌 사상을 왜곡하고 위조하는지 다함께의 부분 인용문과 레닌 원문을 직접 비교해서 살펴보자!
계급 전체의, 그리고 바로 모든 근로인민 대중의 의식과 준비 정도의 실제 상태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펴야만 한다.(다함께 인용문)
물론 독일의 공산주의자들에게 의회주의는 “정치적으로 폐물이”돼 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 폐물이 된 것을 계급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대중들에게 폐물이 된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다시 우리는 “좌익들”이 어떻게 사고해야 되는지를 모르며, 계급정당으로서, 대중 정당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를 모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당신은 대중들 수준으로, 계급의 후진층 수준으로 떨어져서는 안된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당신은 그들에게 쓰디쓴 진실을 말해주어야 한다. 당신은 그들의 부르조아 민주주의적, 의회주의적 편견을 편견이라고 불러야만 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신은 (계급의 공산주의적 전위뿐만 아니라) 바로 계급 전체의, 그리고 (대중의 선진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로 모든 근로인민 대중의 의식과 준비 정도의 실제 상태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펴야만 한다.(레닌,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 김남섭 옮김, 돌베개, 1992년 개정판, 61쪽)
다함께는 자신들의 기회주의를 합리화하기 위해 레닌 저서를 선택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다함께는 인용한 문장 바로 앞에서 레닌은 마치 다함께에게 직접 경고하듯 “대중들 수준으로, 계급의 후진층 수준으로 떨어져서는 안된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레닌은 정치세력이 대중들의 정서에 맞춰 자신들의 정치적 수준을 낮추는 것을 경멸하면서 대중들에게 “쓰디쓴 진실을 말해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함께는 레닌의 다음 문장을 인용하면서 레닌이 괄호 속에서 말했던 계급의 공산주의적 전위, 대중의 선진적인 사람들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고 있다. 레닌이 대중의 의식과 준비 정도를 실제 정신 차리고 똑바로 봐야 한다는 것은 계급의 선진층 뿐만 아니라 계급 전체의 의식과 주체역량을 면밀하게 당이 고려하여 전략전술을 구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다함께는 대중추수주의로 제 멋대로 해석하여 자신들의 기회주의적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는 것이다. 자신들만 그 길로 가면 그러려니 하는데 레닌까지 팔아서 그 길을 가기 때문에 다함께는 더욱 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다함께가 인용한 문단 바로 뒤에는 다음 문장이 온다.
비록 “수백만” 또는 “숱한”은 아닐지라도 꽤 많은 소수의 산업노동자들은 카톨릭 성직자들을 따르고 있으며, 꽤 많은 소수의 농촌 노동자들은 지주와 부농들(Grossbauern)을 따르고 있다. 이 사실로부터 독일에서 의회주의가 정치적으로 아직 폐물이 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의 당으로서는 바로 자기 계급의 후진층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바로 미개하고 짓밟히고 무지한 농촌 대중을 자각시키고 개화시키기 위해서 의회선거에 참여하고 의회연단에서 투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이 의심할 바 없이 도출된다.(레닌, 같은 책, 61쪽)
다함께는 대중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중들의 정서를 이유로 문재인을 지지하는 대중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레닌은 후진층의 계급의식을 높여내고 농민을 정치적으로 자각시키기 위해 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다함께는 레닌의 ‘좌익 소아병’의 문장 내 한 단어를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 다함께가 인용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투표 지침이 바람이나 견해들에 의해, 한 집단이나 당 혼자만의 계급의식과 전투성 수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다함께 인용문)
러시아어 원본을 직접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위에서 인용한 국내 번역본은 영어판, 독일어판, 러시어판을 각각 비교한 것으로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이 된 것이기 때문에 다함께가 앞뒤 문장을 누락하고 특정 문장을 왜곡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게 한다. 문맥상으로도 레닌은 투표전술로 한정한 것이 아니라 의회 참여를 둘러싼 당의 전반적인 전략전술 수립 시 유의할 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과학이 요구하는 바는 첫째, 다른 나라들, 특히 역시 자본주의적인 다른 나라들이 경험하고 있거나 최근에 아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그 나라의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문제의 한 나라에서 움직이고 있는 세력, 집단, 정당, 계급 그리고 대중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정책이 단지 한 집단이나 정당의 욕구와 견해, 그리고 의식 및 투쟁태세의 수준에 따라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레닌, 같은 책, 89쪽)
위 인용문의 둘째 문단에서 레닌의 원문은 정책(policy)이었는데 다함께는 ‘투표 지침’으로 왜곡 번역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레닌의 저서를 직접 읽지 않고 다함께가 통상적으로 인용하는 존 몰리뉴의 글을 간접 인용했는데 애초에 몰리뉴가 그것을 왜곡해서 인용한 것이다. 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http://www.marxists.org에 있는 영어판을 참고해 보겠다.
Science demands, first, that the experience of other countries be taken into account especially if these other countries, which are also capitalist, are undergoing, or have recently undergone, a very similar experience; second, it demands that account be taken of all the forces, groups, parties, classes and masses operating in a given country, and also that policy should not be determined only by the desires and views, by the degree of class-consciousness and the militancy of one group or party alone.
(http://www.marxists.org/archive/lenin/works/1920/lwc/ch09.htm)
보다 엄밀하게 하기 위해서 레닌이 두 번째로 언급한 과학적인 원칙을 따로 번역해 보겠다.
두 번째로 과학은 일정한 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력, 집단, 정당, 계급 및 대중 모두를 고려해야만 하고, 또한 정책이 단지 한 집단이나 정당만의 바람이나 견해, 계급의식과 투쟁성 정도에 따라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레닌이 과학을 수립함에 있어서 강조한 첫 번째 원칙은 자국의 경험뿐만 아니라 외국의 사례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정책 수립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모든 세력, 대중 전체의 상태, 정서, 계급의식, 세력관계 전체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당의 오류를 최소화 하고 정세에 걸 맞춰 당의 입장과 행동방침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을 지도해야할 전위가 대중의 정서를 무조건 쫓아서 방침을 수립하라고 어디서 레닌이 말하고 있는가?
레닌은 선거 참여 자체를 기권하는 좌익 공산주의 세력들을 비판하기 위해 이 저서를 썼다. 레닌은 당시 노동자들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개량주의 정당이었던 영국 노동당을 지지하고 선거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닌은 영국 노동당이 필연적으로 노동자계급을 배신할 수밖에 없는 의회주의 정당이기 때문에 이러한 선거협정조차도 대중 다수의 정서를 눈치 봐서가 아니라 이를 통해 영국 노동당의 개량주의와 기회주의 노선을 폭로하고 이를 통해 혁명을 앞당기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당시 영국 노동당이 지배계급 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독점자본 정당인 민주통합당 지지로 연결시킬 근거도 취약할 따름이다.
민주통합당은 중도 성향의 지지를 확장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미군철수, 한미FTA 철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 제주해군 기지 폐기 등 노동자 민중의 사활이 걸린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민주통합당이 표를 얻기 위해 선거 공약상으로라도 이를 내걸었거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면 당선 이후에 이를 근거로 대중적인 압박을 가하고 이를 무시할 때 다함께의 말대로 대대적인 투쟁을 조직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도 없었다. 어느 모로 보나 민주통합당을 지지할만한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레닌의 말처럼, 일시적으로 고립되더라도 쓰디쓴 진실을 말해야 한다. 박근혜는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과 민주통합당도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독점자본의 정당임을 폭로해야 한다. 그런데 다함께는 대중 다수의 정서를 이유로, 이들과 소통해야만 한다는 이유로 달콤하고 접근하기 편한 말만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다함께는 노동자 대중들을 정치적으로 각성시켜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게 하는 정치조직의 임무를 망각하고 대중의 정서에 치여 민주통합당과 문재인을 지지하는 후진적인 정치행태를 보였다. 레닌에게 타협이나 선거협약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대중 다수의 정서 때문이 아니라 대중들을 사상적, 조직적으로 지도해서 변혁으로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첫 번째 역사적인 과제(의식 있는 프롤레타리아트 전위를 소비예뜨 권력과 노동계급 독재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가 기회주의와 사회 배외주의에 맞선 이념적이며 정치적인 완전한 승리 없이 성취될 수 없었다면, 혁명에서 전위의 승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위치로까지 대중들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오늘날 당면하게 된 두 번째 과제, 곧 이 당면과제는 좌익 교조주의의 청산 없이는, 그 오류를 완전히 제거함이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같은 책, 105쪽)
레닌의 이 저서는 혁명적 의회 활용과 노동조합 내에서의 활동조차도 부정하는 ‘좌익 교조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쓰여 졌다. 그러나 위 글에서 보듯, 민주통합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나 환상이 있는 “대중들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그리하여 변혁으로 나아가야 하는 오늘날 당면 임무를 가로막는 21세기 한국판 멘셰비키라 할 수 있는 다함께 같은 우익 기회주의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레닌은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 언제나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다함께 같은 기회주의 정치세력들에게 이렇게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다.
“‘양자택일해야 한다’―이러한 논거에 의거하여 기회주의자는 언제나 자기변호를 해왔으며 또한 현재도 하고 있다. … 현존의 악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아주 조금 교정하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양자택일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주 조금’ 교정하는 것에는 총체적으로 현존의 악에 불만을 품는 사람들의 최대다수가 찬성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일을 달성하여 우리는 큰일을 목표하는 투쟁을 용이하게 만들 것이다’
되풀이 말하지만, 이것은 전 세계의 모든 기회주의자의 기본적이고 전형적인 논거이다. … 그러면, 이 모든 기회주의자의 논의의 기본적인 오류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이러한 논의에서는, 유일한 현실적 추진력인 계급투쟁에 대한 사회주의적 이론이 ‘연대적’, ‘사회적’ 진보에 대한 부르조아적 이론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대체된다는 점에 있다. … 후자의 학설로부터는 평범한 부르조아진보파의 전술이 발생한다. 즉 언제 어디서나 ‘보다 나은 것’을 지지하라, 반동을 택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이 반동에 반대하는 세력들 중에서 최우익을 택하라는 등의 전술이 생기는 것이다.”(레닌의 선거와 의회전술Ⅱ, 다시 국회내각에 대하여, 백두, 102-104쪽)"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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